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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07화 (107/176)

109화

<부하를 만들다>

“사이렌만 울리면 다 비키니 편한 걸?”

“이 아비규환 속에서도 말이지······.”

슬쩍 차의 창문으로 하늘을 바라보니 상공에는 빼곡하게 능력자들이 포위망을 펼치고 있었다.

중국이 자랑하는 메이드인 쪽수인 것이다.

아까 나와 24선의 전투중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원래 상하이에는 24선의 정규 병력만 3만이 있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그 인간들 전부하고 싸우면 상당히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텔레포트나 하늘을 날아서 도망 가는게 아니고 당당하게 경찰차를 이용해서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이럴려고 수진이에게 경찰을 제압하라고 한 거니까 말이다.

“그럼··· 상하이를 빠져나가는 동안 이 쪽의 심문부터 한 번 해볼까?”

난 그렇게 말하면서 우리 뒤편에 앉아 있는 두 남매를 바라봤다.

남매라····. 소위 형제라는 거지?

‘처음 봤다.’

대환란 전이라면 모를까? 현대에서 혈연을 확인 할 수 있는 인간들은 아주 극소수였다.

그러니 나에게 있어서 남매라는 것은 무척이나 신기한 것이었다.

‘저 둘이 같은 DNA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이제 보니 외모도 제법 닮은 것 같기도 하걸?’

“·····뭐가 그리 신기하죠?”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둘이 남매라고? 어떻게 그렇게 되는 거지?”

“····같은 어머니에게서 같은 날에 태어났으니까 그러죠.”

“아~ 쌍둥이····. 하지만 보통 쌍둥이라고 해도 정부에서 관리할 때 떨어트려 놓지 않나?”

내 말에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우리는 정부의 시설에서 관리 받지 않았어요.”

“응? 어떻게····.”

“우리 중국에는 간혹 이런 경우가 있어요. 인구가 워낙에 많아서····.”

“아~~!!!”

그제야 이해가 갔다.

중국의 인구.

이건 최대의 장점이면서도 최대의 약점이기도 하다.

인구가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국력의 베이스중 하나다.

하지만 인구가 많다는 것은 인구당 들어가는 기본 소비도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중국은 자국인의 인구를 100% 소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태어나도 정부의 관리를 받지 못하고 그저 야인으로 자라는 인간들.

주로 중국의 외각 지역에 활동하는 소수민족이나 불법 마적들 사이에서 그런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아마도 이 남매도 그런 경우일 지도 모르겠다.

대강의 사정은 알겠다.

그럼 이제 궁금한 것은 대강 풀었으니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난 슬쩍 창 밖으로 바라봤다.

이미 우리를 태운 순찰차는 정해진 포인트에 들어갔다.

더 이상은 적들도 추격을 하지 못할 것이다.

상하이 외각의 공단 지역의 수많은 폐공장 중 하나.

우리는 여기에 몸을 숨겼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지···.’

지근 상하이 밖으로 나가면 아무래도 수색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동안은 여기서 텀을 뒀다가 움직이는 것이 좋았다.

“수고 하셨습니다.”

“음~. 차들은 잘 숨기고 보초 확실하게 세워.”

“알겠습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 내가 불시에 털었을 때 경계태세에 빵구 나 있으면 다들 각오하라고 전해.”

“·····명심·· 하겠습니다.”

이 정도로 말하면 잘 알겠지···.

전쟁중이라서 그런 걸까?

언제부터인가 부하들에게 잔소리가 늘어난 자신을 발견한다.

뭘 시켜도 으름장이나 갈굼을 곁들이지 않으면 무너가 허전하다.

이게 군대의 상관이라는 포지션의 부작용일까?

난 부하들에게 엄중하게 경고를 하고 수진이와 두 남매를 데리고 내 방으로 향했다.

난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래···. 그럼 하나 묻지? 이제 어쩔 거지?”

“··················.”

“네 오빠는 24선, 그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에이스 축에 들었지. 그렇다면···. 넌 어떻지? 얼마나 강한건가?”

“················.”

내 말에 이제까지 잘 대답하던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답 여하에 따라서 난 그녀를 죽여햐 한다.

일단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가 중요하다.

같은 에러라고 해도 수진이 만큼 강한 에러가 있고 전투용 능력이 거의 없는 에러가 있다.

일단 내가 확인한 그녀의 능력은 텔레포트 하나 뿐이다.

그런데 레벨이 그리 높은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레벨이 높았다면 어떻게든 오빠를 데리고 도망 가려고 시도해 봤겠지?’

물론 그랬다면 바로 내가 대응할 생각이었지만 오는 내내 그녀는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 말은 그녀의 텔레포트 레벨이 그리 높지 않다는 얘기고···.

또 텔레포트 레벨이 높지 않다는 것은 아마 전투형은 아닐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때 그녀가 한참의 침묵을 지키다가 나에게 말했다.

“어떻게 하면 저희를 살려 주실 건가요?”

“·········어떻게 냐고 물어도·····. 어떡하지? 수진아?”

내 말에 수진이는 날 째려 보면서 대답했다.

“왜 나한테 물어? 네 스타일이라며?”

“······내가 언제 그랬다고···. 뭐 미인이기는 하지만····.”

이미 여자라면 충분히 있는 나다.

사실 시아 한명만 해도 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고 말이다.

그런데 그녀가 미인이던 말던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때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그···· 그렇게 하면······ 살려 주실 건가요?”

“····응?”

“그····. 제가 당신의 ········슬레이브가 된다면···. 그럼 살려 주시는 건가요?”

“··················.”

이걸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난 머리를 북북 긁고는 수진이에게 말했다.

“너 때문에 오해하잖아?”

“핵심을 찌른게 아니고?”

“정말 이러기야?”

“그래 이러기다. 왜~!!!?”

수진이는 소리를 빽~ 지르고 나가 버렸다.

‘·····질투하는 건가?’

쯧~, 하여튼····.

나중에 화 좀 풀어줘야 겠다.

난 한 숨을 쉬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우선 말해 두겠는데 난 별로 여자가 부족한 인간은 아니오.”

“·············.”

“당신 오라버니도 고위 능력자니 알겠지만···. 원래 고위 능력자란··· 뭐, 대강 아시겠죠?”

내 말에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위 능력자는 주변에 여자를 쌓아놓고 살기 마련이다.

내 경우는 그 모든 여자가 성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사실 그렇게 우기기에는 내가 안은 여자들이 좀 많기는 많다.

“그러니 당신의 몸을 탐하는 것은 아니오. 그보다 살고 싶다면····. 항복할 생각은 없소?”

“항복?”

“예. 중국에서 한국으로 정식으로 항복하는 거요. 그렇게 하면····. 내 이름으로 당신 남매 정도는 지켜 줄 수 있소.”

“그게 정말인가요?”

“예. 뭐···. 당신 오빠도 같은 생각이어야 하겠지만·····.”

“항복 할게요.”

“응? 정말입니까?”

생각보다 빨리 나오는 대답에 난 조금 얼떨떨했다.

“예. 사실 우리는 중국을 떠나는게 우리 꿈이었어요. 지금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게요.”

“······뭐라고요? 중국을 떠나?”

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위 능력자라는 존재는 국가에서 귀한 취급을 받기 마련이다.

가끔씩 타국으로 망명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정말 드문 경우다.

예전의 최우진 처럼 자국에 커다란 위기가 생겼거나 중범죄를 저질러서 쫒기고 있다거나···.

대강 그런 경우가 아니면 자국을 떠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어째서 저 여자는 중국을 떠나는 것을 꿈이라고 하는 걸까?

눈이 초롱초롱 한 것이 연기라면 대단한 연기였다.

“········이유를 물어봐도 될 까요?”

“얘기가 길어 질 거예요.”

“시간은 많습니다. 천천히 듣죠.”

난 아얘 바닥에 자리 깔고 앉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름은 문이화.

내 예상대로 한적한 시골의 어떤 프리 여성의 뱃속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누군지는 모른다.

인구 2백 명 남짓한 마을에 남자들이 여덟 명 정도 있었는데···.

마을에서 그리 박하게 생기지 않은 여자들은 모두들 그 남자들에게 한번 이상씩은 안겨봤던 그런 마을이었다.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정부에 거의 방치 당하다 시피한 마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녀와 오빠의 어린 시절에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 프리 여성들은 입에 풀칠하기 어려워서 아이들을 버리거나 재수가 좋기를 바라면서 팔아 버리는게 그 마을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모친은 모진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아이들을 키웠다.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쌍둥이를 말이다.

어린 시절에 모성애라는 것을 받아본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성장의 배경이 전혀 달랐다.

그녀의 어머니는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자기 자식들이라도 서로 아끼고 사랑했으면 싶었다.

그래서 항상 둘에게 말했다.

서로를 아끼고 돌봐 주라고. 특히 오빠인 문리향에게는 동생인 문이화를 지키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되새겼다.

[“남자인 네가 여자인 동생과 같이 태어난 것은 네 반쪽을 지키라는 하늘의 뜻이란다.”]

이게 어린 시절에 두 남매가 질리도록 들은 말들이었다.

============================ 작품 후기 ============================

분량이 좀 줄었죠?

죄송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편하고 다음편의 분량을 세심하게 조절해서 스토리의 절정감을 끌어내서... 다음 편에서 독자의 눈물을 한 번 더 노려 볼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분량을 나누고 내일 오전 중으로 오랜만에 연참을 해 볼까 합니다.

붙여서 바로 연참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항상 그렇게 연참하면 추천이 줄어서...ㅠㅠ 그래서 내일 오전중에 연참 할까 생각 중입니다.

그럼 추천 잘 부탁 드립니다.

즐감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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