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화
“···············.”
“···············.”
‘이 놈 강하다···.’
침묵과 긴장 속에서 난 새삼스럽게 상대가 강자라는 것을 자각했다.
권선이라는 이름 답게 주먹을 꽉 쥐고 자세를 잡은 놈은 겉보기에도 무슨 권법가 처럼 보였다.
문제는 저게 그냥 쇼가 아니라는 것이다.
초능력에 무술을 접목한 듯한 놈의 공격은 상당히 능숙했다.
원래 초능력 대전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의 강력함.
그리고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그 능력의 활용도. 즉 개개인의 전투 센스라고 할 수 있다.
놈은 능력 자체도 상당했지만 그 이상으로 전투 센스가 대단했다.
순간 바람이 불고 내 시야가 낙엽에 가려졌다.
정말 순간····.
시간으로 치면 1초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낙엽이 지나가고 나서 내 시야에는 놈이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머리위에서 무시무시한 뭔가가 떨어졌다.
“죽어랏~!!!”
퍼퍼펑~ 펑펑~~.
권타의 연타. 아니 소나기가 작렬했다.
반사적으로 실드를 쳐서 막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데미지를 완전히 막을 수 없었다.
그 정도로 강력한 공격이었다.
“큭~. 이 놈이··.”
눈으로 제대로 보지도 않고 하늘을 향해서 뇌전의 채찍을 휘둘렀다.
하지만 채찍에는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
그 대신 내 뒤에서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리석은 놈.”
콰앙~!!
등에 놈의 팔꿈치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전신에 전력으로 염동 실스를 치고 있는데도 이런 충격이라니····.
쿠웅~.
한참을 날아간 난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고 심호흡을 하고 있는 놈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후우~, 제법 튼튼하군. 그걸 맞고도 일어나다니 말이야.”
“너야말로···. 그건 도대체 뭐냐? 초능력이냐? 권법이냐?”
내 말에 놈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고 말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무리에 맞춰서 펼치면 막대한 위력을 발휘하는 법이다.”
“말 어렵게 하기는···. 짬뽕이란 말이잖아?”
한 마디로 초능력을 무술의 원리에 접목시켰다는 말이다.
제길···. 안 되겠다.
이놈···. 능력이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서 처음 보는 스타일이라서 상대하기가 좀 까다롭다.
“어쩔 수 없나?”
난 천천히 일어나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어떨 수 없다.
“훗~, 벌써 포기인가? 누가 동이족 아니랄까봐 근성이 없군.”
“아···. 그래 포기다.”
내가 정말로 포기라고 하자 놈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난 그런 놈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포기야. 포기····. 정말 더 이상은 안 되겠어.”
“··············.”
난 의심하는 놈을 보면서 내 몸 주변에 뇌전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놈에게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적당히 하는 것은 이제 포기다. 더 이상은 적당히 싸울 수가 없어.”
“이 놈이······.”
그제야 놈은 이를 드러내면서 날 노려봤다.
짜식이···. 척 하면 눈치 채야지.
어쨌든 처음이다.
수련에서 얻은 성과를 본격적으로 시험해 보는 것은 말이다.
“우선은····. 육탄전부터 한 번 해볼까?”
“뭐? 육탄전?”
놈은 내 중얼거림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아마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육탄전에서 내가 상대하겠다고 하니 웃음이 나온 모양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그렇기에 의미가 있다.
저 놈은 능력자 중에서도 육탄전에 한층 특화된 놈이다.
그런 놈을 육탄전으로 짓누를 수 있다면 난 어지간한 능력자는 모두 근거리에서 제압 할 수 있다는 반증이 되지 않겠는가?
시험할 가치는 충분했다.
“어디 할 수 있다면 해 봐라.”
“좋아. 그럼··· 해 볼까?”
‘까.’ 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몸이 고속으로 잔상을 남기고 움직였다.
“이건? 환술?”
“환술 같은 소리하고 있네···.”
내가 고속 텔레포트로 잔상을 남기면서 이동하자 놈은 눈에 띠게 당황했다.
난 그런 놈의 옆에 나타나서 옆구리에 염동력을 실은 킥을 날렸다퍼억~!!
“읍~~!!! 이 놈~!!”
놈은 즉시 반격하려고 했지만 난 어느새 물러나고 난 후다.
내가 고속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중에는 텔레포트 간에 인터벌이 거의 없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공격 후에 노 딜레이로 그대로 빠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즉, 궁극의 히트 & 어웨이라는 말이었다.
퍼퍼퍽~!! 퍽퍽~!! 뻐억~!!
놈이 내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확인했다. 이제 난 작정하고 놈을 치기 시작했다.
“이 날 파리 같은 놈이····.”
놈의 손발이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권타를 날렸지만 아까 같은 절도는 없었다.
자세가 무너지기 때문이겠지.
‘이쯤에 큰 거 하나 먹여 볼까?’
난 그렇게 마음먹고 내 전신에 뇌전을 둘렀다.
지직~!! 파지직~!!!
내 잔상에서 뇌전이 감도는 것을 보고 놈은 당황했다.
“이건·····.”
“죽어 봐라.”
콰앙~!!!
당황하는 놈이 정비할 틈도 없이 난 하나의 미사일처럼 뇌전의 일격을 날렸다.
그야말로 속도도 위력도 최강.
내 공격에 놈은 수백 미터를 날아가면서 상하이시내를 초토화 시키고 있었다.
소멸의 권능을 쓰지도 않고 이 정도 대인 파괴력을 발휘 할 수 있다니····.
‘쓸만한 걸?’
난 만족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검선 문리향에게 말했다.
“자~. 오래 기다렸지? 시작할까?”
내 말에 놈은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응? 웃~!!”
퍼엉~.
난 급하게 몸을 피했고 내가 몸을 피한 곳에는 위력적인 권타가 작렬했다.
“이 놈···. 감히 이 정도로 날 제압 할 수 있을 줄 알았나?”
옷이 걸레가 된 권선 백삼광을 보면서 난 중얼 거렸다.
“엄밀히 말하면 죽일 수 있을 줄 알았지···.”
“이 놈이~~!!”
콰앙~!!
냉정함을 일어서일까?
아까 같은 절도는 보이지 않는다.
난 놈의 공격을 가뿐하게 피하면서 놈에게 말했다.
“그냥 죽은 척 하면 될 것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을 보면 너도 장수하기는 그른 놈이다.”
내 자조어린 말에 놈은 발끈해서 외쳤다.
“누가 그런 비겁한 짓을 할까 보냐?”
“그래····. 그럼 그냥····.”
난 놈의 배후로 급하게 돌아가서 놈에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죽어라.”
“쿨····럭·····. 이건·····.”
놈은 자신의 심장에 구멍이 난 것을 보고 그제야 내 공격이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다.
“내··· 금강이·····.”
그리고 놈은 자기 할 말을 다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으음···. 아무래도 이 놈의 무지막지한 맷집도 뭔가 의미가 있는 능력이었나 보다.
하지만 그 어떤 방어 능력이라고 해도 내 소멸의 권능을 막을 수는 없다.
털썩~.
“잘 가라···.”
난 쓰러진 놈을 치우고 한쪽에서 구경하고 있는 검선을 보고 말했다.
“자··· 오래 기다렸지?”
“그래····. 그런 샘이지···.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군.”
“좀 시험해 보고 싶은게 있어서 말이야···. 마침 적당한 연습 상대로 보이기도 하고·····.”
내 말에 놈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좋지···. 하지만 경고 하건데 나한테는 그럼 실험은 하지 않는게 좋을 거야.”
놈은 그렇게 말하면서 허공에서 수십 자루의 검을 소환 시켰다.
‘저기 놈의 능력인가?’
나한테 잡혔던 옥천은 잡혀가면서도 상하이에서 가장 강한 강자가 저 검선 문리향이라고 했었다.
과연 어느 정도로 강하다는 걸까?
아까 나와 싸운 백삼광의 경우 그 실력이 십천의 상위급에 비교해도 별로 꿀리지 않았다.
아마 홍련의 최우진하고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그런 놈은 어느 정도 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준비는 철저하게 해야 겠자.’
난 한 손에 뇌전의 채찍을 들고 또 한손에는 소멸의 구를 들고 준비했다.
놈은 내 양손을 슬쩍 보더니····.
“거기 오른손에 있는 검은색 구체가 일본의 육대천왕을 잡은 기술인가 보지?”
“그래···. 이것도 제법 유명하진 모양이야?”
“영상으로 나 돌 정도지.”
“제길·····.”
망할 정부 같으니라고···. 정보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능력이 공개된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생존률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난 놈의 능력이 뭔지도 잘 모르는데 놈은 내 능력을 알고 있다니···.
‘저 능력을 봐서는 검을 조종해서 공격하는 것 같은데·····.’
과연 어느 정도로 강한 걸까?
“자 그럼··· 시작하자.”
놈의 말과 함께 몇 자루의 검이 나에게 날아왔다.
난 그것을 실드로 막으려 했다. 하지만 순간····.
“·····큭~.”
난 미래시에서 처참하게 조각난 내 시체가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본 순간 고속 텔레포트로 놈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그것을 피한 순간 내가 있던 자리에는····.
콰쾅~!! 쾅~!!!
‘어마어마한 위력·····.’
제길···, 능력으로 만들었을 때부터 파악은 했어야 했는데···.
저 검은 그냥 검이 아니다.
한 발 한 발이 강력한 미사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았다.
“잘 피했군. 막았다면 죽었을 텐데 말이다.”
“감이 좋아서 말이지.”
사실 미래시의 경고가 발동하지 않았다면 죽었을 것이다.
“그래···. 그럼 어디 이것도 어떻게 피하나 보자.”
그리고 놈의 주변에 다시 수십 자루의 검이 나타나서 나를 향해서 날아왔다.
난 그대로 검을 피했다. 한 번 놀랐으면 됐다.
또 놀랄 일은····. 젠장 있다.
씨잉~!!!
한 번 피했던 검들이 직각으로 방향을 꺾여서 나에게 날아왔다.
난 황급하게 뇌전의 채찍을 휘둘렀다.
“큭~~!!”
퍼엉~~!!!!! 쾅~ 쾅~!!
어마어마한 폭음이 울리면서 내가 고속 텔레포트를 유지 할 수 없을 정도의 반발력을 받았다.
‘고속 텔레포트 중인 나를 인간이 육안으로 쫒는 것은 불가능해. 그 말은····.’
“계속 간다.”
난 다시 날아오는 검들을 보면서 이를 갈았다.
저 공격은 멀티 컨트롤이 아니라 오토 컨트롤이라는 말이었다.
한번 공격을 하면 목표를 향해서 자동적으로 추적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난 날아오는 검들에게 채찍들을 휘둘러서 막으면서 놈에게 파고 들었다.
퍼펑~!! 펑~!!
반발력이 얼마가 거센지 채찍으로 쳐낸 손목이 얼얼할 정도다.
하지만 능력이 이게 다라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
“아~!! 참고로···. 나도 이거 할 줄 안다.”
“····빌어먹을····.”
난 놈의 양손에 타오르고 있는 화염의 채찍을 보면서 욕지꺼리를 지껄였다.
놈의 양손에는 나보다 위력은 좀 떨어져 보이지만 그 대신에 두 개의 화염 채찍이 들려 있었다.
놈은 그것을 나에게 휘두르면서 말했다.
“사람 생각하는게 다 거기서 거기인 가봐?”
“아···· 유감 스럽게도····.”
퍼어엉~!!!
놈의 화염과 나의 뇌전이 격돌하면서 폭음과 스파크를 튀었다.
위력은 호각.
놈의 화염과 나의 뇌전은 정확하게 호각을 다뤘다.
‘세컨드 스킬로는 결판이 안 나겠는걸?’
그때 놈과 나의 격돌로 인해서 내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놈은 그 순간을 노리지 않고 자신의 검으로 날 사방에서 포위했다.
“끝이다.”
============================ 작품 후기 ============================
한창 전투신중에 죄송하지만 분량 때문에 절단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분량을 딱딱 떨어지게 조정 못하는 제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