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인선 제갈후는 24선중에서도 대인전에 관해서는 가장 약한 존재라고 했다.
아니···. 대인전에 관해서는 일반인이나 다른 없는 놈이라고 했다.
전투에 관련된 스킬은 염동력과 텔레포트 뿐.
그나마 모두 레벨3을 넘지 못하는 놈이었다.
그런 놈이 어떻게 국가에서 관리하는 고위 능력자에 올랐냐고 하면···.
그것은 이 놈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전투에는 약하지만 전쟁에는 특화되어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놈의 주 능력은 마리오네트라는 특수한 능력이었다.
그것은 놈의 능력중에 유일하게 X급에 도달한 능력으로 또 하나의 능력인 사이코 싱크로와 연동해서 썼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른바 세뇌와 컨트롤이다.
사이코 싱크로는 인간을 세뇌하는 능력이다.
한번 이 능력에 세뇌당하면 놈이 무슨 말을 하든지 거기에 절대 복종하는 철저한 수족이 된다고 한다.
거기에 강약은 상관없다.
일정 조건만 갖춰지면 그 누구라도 놈의 꼭두각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마리오네트는 그 세뇌당한 인간을 이용하는 능력이다.
그가 세뇌한 인간을 그가 수족처럼 부리는 능력으로 그 능력을 발동한 순간 자신이 세뇌한 인간의 능력, 의식, 시야나 그 밖의 감각까지···.
그 모든 것이 제갈후에게 컨트롤 당한다고 한다.
그래서 놈에게 세뇌를 당해서 꼭두각시로 전쟁에 서는 자는 평소보다 훨씬 강해진 상태라고 한다.
몸에 무리가 가는 것도 일절 신경 쓰지 않고 막 싸우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해서 제갈후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인간은 대략 200명 전후···.
그렇게 모든 꼭두각시를 데리고 싸우기 시작하면 이 놈 한자서 다른 24선 세 네 명은 거뜬하게 상대한다고 한다.
하지만·····.
놈의 불행이라면 그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도 취미(?) 생활을 위해서 나와 단 둘이 있었다는 것이다.
마리오네트와 사이코 싱크로를 빼면 이 놈의 능력이라는 것은 그리 대단할 게 없는 놈이었다.
“그럼·····. 이 놈을 어떻게 할까?”
난 쓰러진 놈을 제갈후 놈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가 심장에 손을 얹었다.
“어지간하면 살려서 뭐라도 물어보고 싶지만···. 넌 도저히 안 되겠다.”
난 이 놈이 생리적으로 기분 나쁘다.
그래서 지금 죽여야 겠다.
파직~!!
심장에 강한 전류를 집중 시켜서 난 놈의 심장을 태워 버렸다.
무방비 상태에서 이런 공격을 당하고 죽지 않는 놈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적국의 고위 능력자 한명 치고는 상당히 허무한 죽음이었다.
“자 그럼····. 한 명은 날로 해치웠고····. 나머지 두 명도 한 번 해볼까?”
원래는 저녁에 해가 지고 나서야 작전을 실행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미 노을이 지기 시작했고···.
또 이미 저질러진 이상 느긋하게 기다리기만 할 수도 없었다.
다음 상대는 권선 백삼광과 검선 문리향.
가능하면 검선 문리향은 나중으로 돌리고 싶다.
옥천 놈이 가면서 넘겨준 정보에 의하면 놈은 24선 중에서도 특히 강한 존재라고 했다.
그렇다면 섣불리 건드리지 말고 일단은 만만한 권선 백삼광이라는 놈부터 건드려 보자.
‘그나저나 삼광이라···. 혹시 동생은 사광, 오광인 걸까?’
난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시청의 안을 탐색했다.
하이딩 스킬을 쓰고 다른 사람들 몰래 시청의 내부를 살피던 나는 아무리 살펴도 두 놈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쩌지? 이 놈의 시청. 길이 너무 복잡해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으니·····.’
방송국 같은 경우는 테러리스트에게 습격당했을 때라던가 그런 곳을 대비해서 복잡하게 짓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시청을 이렇게 지었다니···.
하긴 그러니까 전쟁중에 관사로 쓰고 있는 것이겠지.
난 한참을 뒤지다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아리따운 여성을 발견했다.
‘아름다운 여성 -> 고위 능력자 -> 24선.’
난 순간 머릿속에 떻오른 공식에 입각해서 그 여성을 미행했다.
어느 방의 앞에 도착한 그녀는 노크를 했다.
똑똑···.
“주인님. 식사를 가지고 왔습니다.”
“들어와라.”
난 문이 열리고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는 틈에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서는 한명의 남자가 웃통을 벗고 뭔가 세워놓은 통나무 같은 것을 손으로 때리고 있었다.
퍽~ 퍽퍽~.
‘저게 뭐지? 김수경씨가 보여준 옛날 영화에서 본 것 같은데·····.’
세워놓은 통나무에 가지 같은 것이 달려있고··, 놈은 그것을 손바닥과 주먹으로 퍽퍽 치고 있었다.
치는 것에 자세가 잡혀 있는 것을 봐서는 그냥 막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렇게 치는게 실전에서 효과가 있는 것인가?
너무 딱딱한 자세라서 그냥 맨주먹으로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놈은 수건으로 땀을 닦더니 가져온 식사를 받았다.
그리고 젓가락을 집고는····.
“왼 놈이냐~!!!!?”
내 쪽으로 집어 던졌다.
“크윽~!!”
피익~!!
제길·····. 피하는게 늦었나? 순간 얼굴 옆을 스치고 말았다.
아니 그보다····.
“어떻게 알았지?”
난 하이딩을 풀고 놈에게 말했다.
그러자 놈은 한쪽 남은 젓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나에게 말했다.
“능력으로 기척을 지운다고 해도 내 육감은 피할 수 없다.”
“흥~. 뜬 구름 잡는 소리군····.”
하는 짓을 봐서는 아무래도 이 놈도 멸선 권백원이나 비선 옥천하고 동급인 놈인 것 같다.
자신을 무슨 무인으로 생각하고 착각속에 빠져사는 머저리 말이다.
“하아~! 육감이라····. 기라도 느낄 생각이냐? 아애 에네르기파를 쏘지 그래?”
“········할 말은 그게 다냐?”
“다라면?”
“그럼 이제 자세를 잡아라. 우리 중에 하나는 죽을 시간이다.”
놈은 그렇게 말하면서 중국 권법의 자세를 잡았다.
‘가관이군····.’
초능력 대전에서 권법이라니 실소를 할 일이다.
“좋았어····. 해 보자고. 달인씨···.”
아무래도 이번 전투도 손쉽게····.
휙~!!
순간 내 시야에서 놈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 옆에서 뭔가가 날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큭~!!”
급하게 실드를 펴기는 했지만 그게 다였다.
난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적중했고 벽을 지나서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이 공격은·····.’
이건 뭔지 기억에 있는 공격이다.
그때 멸선 권백원이라는 놈이 썼던 능력 핸드다.
주먹이나 손바닥을 통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능력. 단순하지만 파괴력을 쓸 만했다.
그런데 이 놈은 그때 그놈하고는 전혀 다르다.
파워는 좀 처졌지만 그래도 스피드가 완전히 다르다.
난 실드로 막았는데도 어깨에 선명한 주먹 모양의 멍이 들 정도였다.
“결투 중에 정신을 팔지 마라~!!!”
놈은 그렇게 일갈하면서 주먹을 연속으로 뻗었다.
그러자 수 십 발의 권격이 내 쪽으로 날아왔다.
“이게····.”
난 고속 텔레포트를 통해서 놈의 뒤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전격의 채찍을 휘둘러서 놈을 박살내려고 했다.
하지만 놈은····.
“흡~!!”
놈은 맨손으로 내 전격의 채찍을 잡아 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날 잡아 당겨서 반대편 주먹을 뻗었다.
콰앙~!!
난 다시 한 번 막강한 파워를 느끼면서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후두둑····.
떨어지는 건물의 잔해 속에서 다시 자세를 잡으면서 난 느꼈다.
‘이 놈은··· 이 놈은 다르다.’
내가 홍콩에서 상대했던 무협물에 푹 빠진 가짜들하고는 다른 놈이었다.
뭐가 다르냐 하면 이 놈은 진짜라는 것이다.
이 놈은 정말로 무예의 달인이다.
그 무예를 초능력에 접목시켜서 실전에서 상승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제길···. 나도 방심 했군····.’
생각해 보면 옥천은 검선이라는 놈이 가장 강하다고는 했지만 권선이라는 놈이 약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가 직접 상대해본 이 놈의 능력은 십천의 상위급과 맞먹는 실력.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한 명 잡아 놓기를 잘 했군. 증원이 오기 전에 이 놈을 먼저 정리한다.’
난 결심을 굳히고 놈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이게 무슨 소란이오? 백삼광?”
“문리향인가? 눈앞에 보는 대로다. 적이 습격했다.”
빌어먹을····.
나와 백삼광의 전투의 흔적을 발견하고 다른 한 놈도 이 자리에 나타나 버렸다.
그 놈은 내 얼굴을 보고는 탄성을 지르면서 말했다.
“저 얼굴은·····? 호오~! 이번에 홍콩에서 대활약 했다는 그 젊은이군요.”
“·····저 놈이 기적의 박민재라고?”
“내가 알기로는 그렇소.”
“그래····. 그렇단 말이지?”
기분 탓인가?
백삼광이라는 놈의 얼굴에서 살기가 찐득해진 기분이다.
“네가 내 의제를 죽였단 말이지?”
“의제라···. 누굴 말하는 거지?”
“홍콩에 나와 같은 능력을 쓰는 자가 있었을 것이다.”
“아~!!”
권백원이라는 놈이 이 놈하고 의형제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의형제 연출이라도 했나?
복숭아 밭에서 한 날 한 시에 죽자고 맹세라도 했나?
미안하지만 전쟁 중에 내 알바 아니다.
쿵~~!!
그는 힘차게 진각을 밟으면서 검선 문리향에게 말했다.
“미리 말해두는데 절대로 나서지 마라. 저 놈의 목을 쳐서 내 의제의 제사상에 올려야 겠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하겠지만····.”
백리향이라는 놈은 나와 백삼광을 슬쩍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더니····.
“어차피 당신이 죽으면 제가 수고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글쎄요···. 당신은 스스로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물론이다.”
확신에 찬 백삼광의 말에 문리향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좋습니다. 당신 목숨이니···. 제가 뭐라고 할 말은 없죠. 다만···. 그냥 허무하게 죽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겠습니다.”
“걱정마라. 네 차례까지는 안 돌아 갈 테니.”
그 말에 문리향은 다른 곳에 자리를 옮겨서 털썩 주저앉으면서 말했다.
“저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놈은 완전히 관전 모드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이것들이····.
“너희들 일대일로 하겠다는 거냐?”
“당연하다.”
“라고 하는 군요.”
“···········.”
잠시 백삼광이 문리향을 째려보고는 다시 나에게 말했다.
“우리 중원의 남아는 비겁하게 협공을 모른다. 자~! 와라.”
“거짓말 하고 있네····.”
바로 얼마 전에 홍콩에서 3대1로 다구리 맞짱을 떴는데 어디서 저런 거짓부렁을····.
뭐, 내 알바 아닌가?
괜한 태클 걸지 말자.
어쨌든 1대1이라면 내 쪽으로서는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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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쩌는 스팩의 게이였지만 방심해서 골로 가고 말았습니다. 애당초 대인전으로는 쓸만한 능력도 없는 대전용 능력자였고요....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항상 여러분들의 추천과 댓글에 힘 입어서 연재하는 미력한 작가입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