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냉정하게 평가하면 그 맹공을 혼자서 적은 병력으로 잘 막아내고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었다.
신대호가 아닌 다른 십천이었다면 6명이나 되는 24선의 합동 공격을 막아내는 것도 불가능 했을 것이다.
하지만····.
민재가 24선을 세 명이나 잡아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부터 그는 초조함이 극에 달했다.
그도 지금 세간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는 잘 알고 있었다.
때쟁이 십천.
궁극의 쫌생이.
십천의 얼굴 마담.
이게 그의 귀에 들리는 말들이었다.
한일 전쟁에서 민재가 큰 공을 세우고 한국 최강의 능력자로 이름값을 굳혔을 때···.
그는 별 다른 공을 세우지도 못하고 부상 중이었다.
그 후 많은 이들은 민재가 십천의 톱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재의 양보와 신대호의 생때로 인해서 민재는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민재를 대한민국 최강의 능력자로 꼽았다.
그것은 오랫동안 대한민국 최강의 자리에서 군림해온 신대호에게는 참을 수 없는 굴욕이었다.
그래서 이번 전쟁에서 커다란 전과를 올려서 세상에 진정한 최강인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초초함이 극에 달한 것이다.
“뭔가···. 뭔가 수를 써야 돼. 이제라도 좋으니 나도 중국 본토로 들어갈까?”
그의 결정은 불가능한 것이다.
처음에 중국에 공격조로 지명당한 것은 자신이었지만 한차례 거부하고 나서 민재가 중국에 갔다.
결과적으로는 그게 베스트 초이스 이기는 했다.
그는 수비에서 훌륭한 제 몫을 하고 있었고, 민재는 공격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부에서 미쳤다고 신대호를 중국에 보내겠는가?
뭣보다 한국의 넘버 1, 2를 동시에 공격으로 보낼 생각은 절대 없는 정부였다.
지금 당장 신대호가 수도권 방위 라인에서 빠지만 그것도 큰 구멍이기 때문이다.
결국 신대호도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속만 썩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신대호님. 중국이 또 공격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대군입니다.”
“놈들이 또···. 알았다. 지금 당장 나가자.”
신대호는 중국의 공격 소식을 듣고 일단 군을 이끌고 출격했다.
어쨌든 중국의 파상 공격을 계속해서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자신 정도 밖에는 없었다.
사실 괜히 남의 떡에 손 뻗지 말고 자기 몫이나 다하는 것이 그에게도 이득이었다.
작고로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니 나 잘하세요.’
상하이.
원래는 중국에서 외국으로 오가는 배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발달한 항구 도시라고 한다.
한때는 우리 나라의 임시정부가 여기에 있기도 했다고 한다.
뭐···. 이렇게 세계가 미쳐버리고 나서 과거의 역사는 대다수 단절 되었지만 그래도 풍문에는 그런 소식이 전해진다고 했다.
우리는 일단 외각에 버스를 세우고 일단 소수의 무리로 나눠서 상하이로 침입했다.
상하이로 들어오는 방법은 일단 뇌물을 시도해 봤는데···.
생가보다 잘 먹히지 않았다.
아무래도 홍콩과 마카오가 털린 이후로 보안의 레벨이 좀 올라간 모양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미인계····를 쓰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수진이가 죽고 싶으면 그 말 해보라고 해서 일단 넘어갔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몰래 숨어드는 방법이었다.
사실 상하이가 어디 작은 촌동네도 아니고 우리가 작은 머릿수로 나눠서 잠입하면 막기는 좀 어려울 것이다.
난 찻집에 수진이하고 앉아서 이곳의 옷을 입고 주변을 정찰했다.
난 수진이를 무릎에 올려두고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더듬거리고 있었고 수진이는 그런 내 손길에 얌전하게 순종하고 있었다.
물론 연기다.
난 중국에서 제법 권세 있는 능력자 행세를 하고 있었고 수진이는 그런 내 슬레이브 역할을 하고 있었다.
원래 수진이를 이런 용도로 데려온 것은 아니었지만 의외로 이게 정말 잘 먹히고 있었다.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여자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누가 슬레이브를 데리고 전쟁을 하러 오겠는가?
혹 에러라면 모를까?
물론 수진이는 에러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는 그녀를 슬레이브로 차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항상 시아들과 어울려 다니기 때문일까?
실제로 슬레이브 역할을 하는 것이 제법 리얼했다.
난 수진이의 차이나 드레스의 트임 사이로 손을 집어 넣어서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면서 그녀를 희롱하며 말했다.
“후후후·· 어때? 길에서 이러니 흥분되나?”
“······주인님 뜻대로 하세요····.”
수진이는 나에게 철저하게 순종했다.
마치 날 알기 전제 진아나 은하들이 이랬던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어디 팔자 좋은 인간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시선은 집중되고 있었지만 설마 내가 한국의 박민재라는 것을 의심하는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그냥 선글라스를 쓰고 머리스타일을 바꿨을 뿐인데 말이야·····’
난 수진이의 귓불을 핥으면서 그녀에게 속삭였다.
(“어때? 주변에 수상한 사람은 보여?”)(“아니··· 그런 사람은 안 보여. 하지만···. 내 허벅지 점 그만 쓰다 듬을 수 없어?”)(“왜? 싫어?”)
(“아니 싫은건 아니···. 아니 물론 싫지. 내 허벅지가 네 거야?”)난 수진이의 반응에 키득 거리면서 웃어 버렸다.
새삼 볼 것 다 보고 만질 곳 다 만진 사이에 빼기는····.
대환란 전에는 수진이의 이런 행동을 내숭.
혹은 전문 용어로 츤데레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실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김수경씨가 가르쳐 준 말이기는 한데····.
“손님 차를 더 드릴가요?”
“아니···. 차는 됐고 뭔가 먹을 만한 요리나 좀 가져와. 배가 고프다.”
“예. 손님.”
간단하게 점원을 돌려 보내고 난 창밖으로 보이는 상하이의 시청을 살폈다.
‘저기에 24선이 세 명이나 있단 말이지····.’
그중에 한 명은 제법 한다는 정보까지 들었다.
검선 문리향.
역시 능력에 관해서는 별 정보를 전해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놈이 상당히 강하다는 정보는 전해 받았다.
과연 어느정도일까?
십천의 상위급?
아니면 육대천왕급?
설마 그 이상은 아니겠지?
‘뭐··· 직접 확인해 볼 수 없는 이상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수밖에·····.’
난 여기에 정당한 결투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
목적은 24선들의 목숨이다.
원래 목적은 중국의 군수 시설과 보급 라인을 파괴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홍콩에서의 전투에서 목적을 바꾸기로 했다.
사실 군수 시설을 나 혼자 다 부수고 다녀봐야 별 효과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니 난 다른 방식으로 중국을 공격하기로 했다.
바로 24선 사냥이 그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진작에 방향을 그렇게 잡았어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야 했는데····.’
한일 전쟁에서 전황이 급격하게 기울었던 것은 두 번.
우리 나라의 십천들이 도쿄에서 박살났을 때.
그리고 해운대에서 내가 육대 천왕 둘을 잡았을 때였다.
시대가 변해서 고위 초능력자를 잡아내는 것이 그 어떤 공적보다 더 효과적인 전과를 올린 것으로 취급 받게 되어 버린 것이다.
홍콩과 마카오를 공격하는 과정에서도 그냥 항구 두 개를 파괴한 것 보다는 24선이라는 강자를 세 명이나 잡아낸 것이 더 전과를 크게 취급 받았기도 했고 말이다.
“요리 나왔습니다.”
“아~. 땡큐. 이건 팁이야.”
난 나온 요리를 먹으면서 있는대로 졸부 티를 다 내고 있었다.
가능하면···. 이쯤에서 누가 시비를 걸어 줬으면 하는데·····.
‘흐음··· 미끼가 안 좋은가? 그럴 리가 없는데?’
난 수진이를 슬쩍 바라보면서 내가 미끼를 안 좋게 뿌렸나 생각을 했다.
그래도 시아였다면 바로 낚이지 않았을까?
(“지금 무슨 무례한 생각 한 것 아니야?”)(“무례하다니 무슨·····.”)(“흐음···. 다음에 두고 보자고····.”)수진이는 남 몰래 새초롬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쯧~, 나중에 잔소리좀 듣겠군.
난 수진이의 부드러운 허벅지를 쓰다듬으면서 수진이가 젓가락으로 집어주는 요리를 얻어 먹었다.
요리는 맛있고 수진이의 허벅지는 기분 좋았지만 원래 목적은 이게 아니다.
이래서는 당초의 계획이 틀어지지 않는가?
그때···.
“어이~. 거기 촌놈.”
‘걸렸다.’
딱 봐도 나 제법 강해요. 라고 하는 놈이 나를 향해서 껄렁 거리면서 다가왔다.
아름다운 슬레이브 하나 끼고 레스토랑에서 있는 체는 다하는 재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한 보람이 있었다.
놈은 나에게 다가와서 목을 풀면서 나에게 위압적으로 말했다.
“상하이에 처음 왔나 본데···. 전쟁중에 식당에서 여자 끼고 호사라···. 너 같은놈 때문에 우리 중국인들이 욕을 먹는 거다.”
난 놈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요리를 우물 거리면서 수진이에게 말했다.
“주화야. 이상하지? 상하이에는 돼지가 말을 해? 웃기지? 웃어 봐라.”
“주··· 주인님····.”
수진이는 내 말에 정해진 연기를 시작했다.
난 곤란해 하는 수진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험악하게 말했다.
“웃으라고? 주인의 말도 못 알아 듣냐?”
“죄··· 죄송합니다.”
내가 수진이를 닦달하자 나한테 무시당하고 돼지 취급 받은 놈은 얼굴을 붉히면서 나에게 말했다.
“네 이놈 감히 날 무시하는 거냐?”
“응. 무시하는 거야. 알았으면 꺼져.”
내 말에 놈은 자리에서 인상을 와락 구기고 손에서 불꽃을 일으켰다.
‘딱 걸렸다.’
이제 저 놈하고 한판 어울리기만 하면 당초의 목적의 반은 이룬 것이다.
그런데·····.
“·······쯧~, 한 번만 봐준다···. 운 좋은줄 알아라 애송이. 그리고 행동에 조심하도록 해.”
놈은 그렇게 말하고 손을 내려 버렸다.
‘어···, 저 새끼가·····.’
이건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일까?
평소에는 시비 걸지 말라고 해도 내 여자들을 노리고 시비를 거는 놈들이 즐비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다니···.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놈이 인내력이 뛰어난 인간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 뭐 때문에 참고 넘어가는 것일까?
‘지금이 전쟁 중이라서 일까?’
놈은 자제를 하는 것 같다.
저 놈의 판단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이지만 이래서는 내가 곤란하다.
‘이리 와. 와서 이 재수 없는 캐릭터에 시비를 걸란 말이야. 이 근육 돼지야.’
내가 머릿속으로 아무리 바래도 놈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때 수진이가 애드립을 시작했다.
“부탁이에요. 도와 주세요.”
“········응?”
“응?”
수진이의 애드립에 나와 돌아가던 근육 돼지가 동시에 반응했다.
그리고 수진이의 애드립이 계속 진행 되었다.
“이 사람은 제 주인님이 아니에요. 제 원래 주인님을 죽이고 강제로 절 빼앗았어요.”
이런··· 그런 숨겨진 설정을 갑자기 만들어 내면 안 되지.
나보고 어떻게 따라가라고····.
“······이건 으음··· 그런걸 말하다니. 이 나쁜 년.”
크윽····. 제기랄····.
“·············.”
수진이의 시선이 따갑다.
아무래도 방금 내가 발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것 같다.
수진이가 갑자기 애드립을 해서 따라가지를 못하겠다.
과연 이런 딱딱한 발 연기에 놈이 낚일까?
“네 이놈~!! 감히 살인에 재산 강탈까지··. 그냥 두지 않겠다.”
다행이도 놈은 낙였다.
“흥~! 네가 무슨 상관이냐? 넌 꺼져라.”
“이 놈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놈은 양손에 불꽃의 공을 만들어서 나에게 던졌다.
난 몸을 날려서 피했고 놈의 불꽃은 그대로 폭발해 버렸다.
퍼펑~!!
저 정도 화력이면 그냥 맞아 줄걸 그랬나?
하지만 난 공격을 비하고 이번에는 내 염동파를 발사했다.
힘은 최대한 조절해서 대략 레벨 3~4정도로 맞췄다.
퍼억~!!
“크윽···. 제법 이구나.”
============================ 작품 후기 ============================
주인공은 애드립에 약합니다.
그리고 약한 애들과 투닥투닥.... 잘한다 우리 민재.
여러분들 응원 덕분에 슬럼프에서 30% 정도는 벗어난 기분입니다. 오늘은 제법 글발이 받았거든요.
모두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부디 추천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