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화
<격변하는 세계의 전조.>
키스를 하는 순간 난 갈증 난 사람처럼 시아의 입술을 탐했다.
그녀의 달콤한 입술을 빨면서 그녀의 부드러운 설육을 핥았다.
그 다음부터는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내 감정에만 충실했다.
손을 움직여서 시아의 어깨를 쓰다듬다가 다른 한손으로 시아의 허벅지 안쪽을 애무했다.
“으음······ 음~.”
시아는 나와 키스하는 와중에도 성감대를 자극 받아서 신음 소리를 냈다.
내 입안에서 울리는 시아의 숨결마저 너무나 황홀했다.
난 그대로 시아의 허벅지 사이에 내 무릎을 밀어 넣어서 시아의 다리를 살짝 벌렸다.
그리고 시아의 은밀한 부분으로 내 손을 향했다.
약간 부드러우면서도 까칠한 음모를 지나서 내 손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시아의 안으로 내 손가락이 들어간 순간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면서 본능적으로 내 손길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난 더욱더 강하게 그녀의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으면서 시아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했다.
“으··· 으음······.”
이 키스는 위로의 키스다.
시아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괜찮다고···.
내가 널 사랑하고 있다고···.
그렇게 시아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사랑을 듬뿍 담아서 시아에게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시아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하는 한편 그녀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손으로 애무했다.
시아의 몸 중에서 아마 가장 익숙한 부분이 가슴일 것이다.
내가 잘 때 거의 잠버릇처럼 그녀의 가슴을 만지면서 잠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색다르다.
매일같이 만지던 가슴도 지금은 마치 처음 만질 때처럼 색다른 감각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민···재씨····?”
키스를 마치고 입을 때자 시아가 날 바라보면서 할딱이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이 위아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할 정도로 호흡을 가빠하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은밀한 곳도 날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가 다 된 것 같다.
난 그대로 시아의 몸 위에 내 몸을 겹쳤다.
서로가 찰싹 달라붙어서 마치 한 몸처럼 달라붙은 나는 전신을 통해서 시아의 매끄러운 나신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코앞에서 보이는 시아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면서 난 그녀에게 말했다.
“시아야····. 그럼·······. 괜찮아?”
이 와중에 또 물어보는 나는 뭘까?
겁쟁이처럼 스스로도 무서웠던 것일까?
그런 나에게 시아가 붉은 입술을 달싹 거리면서 말했다.
“······절···. 절 사랑해 주세요.”
“시아야~~.”
난 그 순간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흐읍~~!!!”
드디어 우리가 하나가 된 순간···.
시아는 눈을 질끈 감고 고통을 참기 위해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얼마나 꽉 깨물었는지 입가로 붉은 피가 흘러 내렸다.
그리고 가늘게 떨리고 있는 그녀의 전신은 지금 그녀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증거였다.
난 그녀의 몸 안에 들어간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시아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했다.
비릿한 피의 맛과 시아의 타액이 뒤섞여서 나의 미각을 자극했다.
“후우····· 시아야···. 이제 괜찮아?”
자기 몸 안에 내 일부를 품고 있는 시아를 보면서 내가 말했다.
처음인 시아에게 아프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런 시아를 배려해서 그녀의 통증이 가시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선이에게 처녀를 상대 할 때의 주의 사항이라고 배웠던 것인데···. 이렇게 써먹게 될 줄이야.’
어쩌면 그녀도 시아가 처녀라는 것을 알고 날 위해서 가르친게 아닌까?
아니면 나의 비약인걸까?
잠시 후···.
시아는 조금 호흡을 정돈 하더니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전 괜찮으니까··· 민재씨가 하고····· 싶은 데로 하세요.”
“·····시아야···.”
내가 배려하는 것만큼 시아도 날 배려하고 있었다.
날 위해서 고통을 참고 그 고통 속에서도 날 위해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 거기에 크게 감격했다.
그리고 더 이상 참기 힘들었던 나는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으·····.”
본격적인 행위에 들어가자 조금씩 밀려오는 쾌감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
그리고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시아도 거친 숨을 내쉬며 반응했다.
“하···· 하아···· 하··하하···· 하아······.”
아직은 쾌락보다는 고통이 강한 시아였다.
눈가에서 흘리는 눈물과 내 손을 꽉 잡고 있는 시아의 손길에서 난 그녀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 할 수 있었다.
“시아야···. 사랑해···. 세상 누구보다. 영훤히····.”
“민··· 미재씨····· 하아···· 나도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요.”
우리는 끝없이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서로를 갈구했다.
난 시아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면서 자시에게 각인 시켰다.
이게 내 여자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 민시아다.
난 점점 빨라지는 행위와 밀려오는 쾌락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제까지 그 어떤 행위보다 더한 쾌락이 내 전신을 휘감았다.
“시아야~~!!!”
난 시아를 있는 힘껏 껴안으면서 그녀의 안에서 폭발했다.
“하아······. 하아········.”
“후우······.”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시아를 껴안으면서 난 그대로 만족감과 황홀경을 느꼈다.
시아는 평소와는 다른···.
오로지 나만이 볼 수 있는 표정을 짓고는 나에게 말했다.
“민재씨····.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게요.”
“나도야·····.”
우리는 서로를 꼭 껴안으면서 더 할 나위 없는 만족감 속에서 잠들었다.
그런데····.
[정말 괜찮은거냐? ········에게 이런 짓을 해도? 네 ····· 겠지?]
잠들기 직전에 나는 뭔가의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다 들을 수는 없었지만 뭔가 익숙한 소리가·····.
‘기분 탓이겠지····.’
침대에서 동화책을 읽고 있던 혜미는 자신의 문을 열고 들어온 수진을 보고 깜짝 놀랬다.
“·····어~? 수진이 언니? 다시 왔어? 오늘은 민재 오빠하고 같이 잔다고 해 놓고?”
혜미는 의아한 듯이 수진에게 말했다.
요즘 같은 방에서 자주 자기는 했지만 오늘 수진은 민재의 방에서 함께 자려고 했다.
그런 수진이 다시 방으로 돌아오니 의아한 듯이 물어본 것이다.
“아·····. 우리 혜미가 보고 싶어서 다시 왔지?”
“헤헤헤···. 수진이 언니 제일····, 으음···· 아빠 다음으로 좋아.”
“요 녀석이 언니를 이등으로 먹이다니···. 간질러 줄 테다~.”
“꺄하하하~.”
혜미와 장난을 치는 수진은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괜찮아···. 언젠가는 이렇게 될 거였잖아? 잘 된거야·····.’
속으로는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는 그녀였다.
시간이 한 주 더 흐르고 김수경씨가 갑작스럽게 말했다.
“오늘 온다고 하는군.”
“이제야 말입니까?”
“그래····. 애당초 그 쪽의 무례함을 생각하면 당일이라도 통보를 준 것 이나마 다행이긴 하지.”
“그건 그렇군요·····.”
내가 캔버라에 오고 나서 3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온다는 애덤스 마이클스라는 개차반은 개속해서 온다온다 소리만 하고 언제 오는지는 정확하게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오늘에서야 놈이 직접 온다고 말한 것이다.
덕분에 오늘까지 포함해서 쭉 캔버라에 발이 묶여 있어야 했던 것이다.
뭐··· 캔버라에 있는 동안 이런저런 일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전부 좋은 일이기는 했다.
수진이는 혜미와 마치 친 자매처럼 친해졌고, 나 역시 김수경씨에게 많은 조언을 얻고 있었다.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우리 같은 남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해서 말이다.
그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나의 이해자이자 가르침을 내려주는 선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와 시아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 들였지····.’
사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여기 온 보람은 충분했다.
어떤 의미로는 그 미국산 개차반에게 감사를 표시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그 개차반이 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와 김수경씨는 일단 지정된 벙커로 식솔들을 모두 대피 시켰다.
“수진이 언니? 우리 왜 지하로 내려가? 오늘 아빠하고 그림 그리기 하려고 했는데····.”
“아빠는 오늘 바빠. 민재 오빠도···.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서 언니들이랑 놀자. 알았지?”
“우웅·····.”
어린 혜미는 처음 들어가는 방공호에 의아해 했다.
수진은 그런 그녀를 보고 잘 달래주고 있었다.
김수경씨는 그런 수진이와 눈을 마주치자 고개를 숙여서 감사를 표했다.
난 그를 보면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태도가 완전히 다른데요?”
“하하··. 그야 그렇지·····. 그때 죽였다면 큰일 날 뻔 했어.”
“천만 다행인 거죠····.”
“그래··· 다행이야···.”
이제 가족을 모두 대피시켰으니 일을 해야 할 시간이다.
“캔버라의 시민들의 대피 상황은 어떻습니까?”
“전쟁중도 아닌데 완전한 대피는 무리였네. 대신 놈과 만나는 자리를 최대한 외각지대로 잡았네 거기라면 혹시 난장판이 벌어져도 인명 피해는 없을 거야?”
이 대두시에서 외각이라고는 해도 날뛰어도 멀쩡할 장소가 어디 있다는 거지?
“그게 어디죠?”
“캔버라 서쪽에 광활한 자연보호 구역이 있네. 거기에 임시 공항을 만들고 놈을 불렀어.”
좋다···. 이제 준비는 만전이다.
이제 그 미국의 개차반 애덤스 마이클스를 만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급하게 나무를 벌목하고 임시로 준비한 흙투성이 임시 공항.
이 먼지 투성이 황야에 임시로 준비한 간의 접견 회장····.
타국의 귀빈을 맞이하기에는 성의 없다고 받아 들여질 지도 몰랐다.
하지만 상대가 그 개차반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놈을 상대로는 예의보다는 안전에 신경을 더 써야 했다.
자칫 잘못 하면 어디로 튈지를 모르는 놈이니까 말이다.
피유우우웅~~!!
멀리서 비행기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 김수경씨가 말했다.
“저기 오는군.”
“예. 준비하죠.”
나와 김수경씨를 비롯한 우리쪽의 모든 사람들은몸을 긴장 시켰다.
이윽고 비행기가 착륙하고 한명의 흑인 남자가 내렸다.
그는 마치 미국의 접견장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편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힙합풍 패션에 모자를 돌려 쓰고 알이 큰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목에는 쇠사슬 까지 걸고 있는 저 모습이 바로 미국의 NO.2 애덤스 마이클스 였다.
‘TV에서 보던 대로군·····.’
그는 우리쪽을 보더니 흑인 특유의 하얀 이를 보이면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 옐로우 몽키들?”
빌어먹을 회견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
지금 우리는 양쪽의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를 바라보면서 얘기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얘기를 하는 것은 양국의 외교 전문가들이었고, 나와 김수경씨, 그리고 저쪽의 애덤스 마이클스는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놈은 시작도 하기 전에 우리를 원숭이 취급했다. 순간 바로 한 대 날려 버릴 뻔 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공식 석상이고 뭐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는 들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막나가는 생물인줄은 몰랐다.
생각은 하고 사는 건가?
인간이 맞기는 한 걸가?
저 새끼는 혈관 속에 피 대신에 코코아라도 흐르고 있는 걸까?
국가의 공식 석상····. 그곳도 한국과 미국 정도의 국력이 있는 나라라면 이럴 수는 없었다.
그런데 태연하게 저렇게 지껄이다니·····.
지금도 그렇다.
회의 테이블에 발을 떡하니 올리고 혼자서 담배인지 대마초인지 모를 시가를 피워대고 있었다.
회의 내용 자체는 완전 개무시였다.
‘하긴···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인가·····.’
옆을 슬쩍 돌아보니 양국의 외교관들이 열띤 설전을 벌이고는 있었다.
============================ 작품 후기 ============================
시아는 드디어 민재의 여자가 되었습니다.
이 과격한 세계에서 모순되는 플라토닉을 그려내기 위해서 시아의 철통방어는 중요한 설정이었습니다.
때때로 여러분들을 분노하게..... 솔직히 좀 많이 분노하게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막상 중요한 설정 하나가 없어지니 아쉽군요.
그래도 하나가 사라지면 또 하나가 있는 법.
준비해둔 보험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제 슬슬 스토리는 다음장으로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한국이 일본을 먹고 국력을 두배 가까이 신장 시켰지만 그래도 아직 강대국들의 위험이 많이 남았습니다.
거기에 관한 스토리를 조금 진행할 것입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추천 덕분에 제가 연참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PS. 저번 챕터에서 눈물을 유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는 했는데 혹시 코끝이라도 찡해지신 분 있는지요?
노린 포인트는 두 포인트. 혜미 엄마의 과거와 시아의 고백이었습니다.
휴머니즘에 호소해서 눈물을 노렸는데.... 아무래도 먹히지는 않은것 같군요..^^;;;
더욱더 정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