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화
여기까지 모든 여자들의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시아의 에피소드를 살피기 위해서 들어가 보자.
민시아.
그녀는 민재의 최초의 슬레이브이자 민재가 세상에 그 어떤 여자들보다 아끼는 여자였다.
이 미쳐버린 세계의 다른 남자들 보다는 어떤 여자든지 아끼고 배려하는 민재였지만····.
그 중에서도 시아에 대한 대우는 차원이 달랐다.
극단적으로 만약에 시아가 민재에게 모든 슬레이브를 해고하고 우리끼리 살아요.
라고 애원하면····.
이런 저런 문제는 생길지 모르지만 민재는 정말로 그렇게 할 것이다.
그만큼 시아의 존재는 민재에게 강렬하다.
얼마나 강렬한가 하면 지금 시아 때문에 저택의 여자들 대부분이 욕구 불만에 빠질 정도이다.
뭐···. 술 먹이고 꼼수 쓰는 최지선은 빼고 말이다.
“으음····. 시아야····.”
“··········.”
그녀의 아침은 보통 민재의 잠꼬대를 들으면서 시작한다.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민재의 손을 치우면서 시아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베개를 정돈하고 민재의 볼에 살짝 키를 한 그녀는 그대로 부엌으로 내라겼다.
민재가 먹을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안녕하세요. 시아 아가씨.”
“안녕히 주무셨어요? 시아 아가씨.”
아침 일찍 일어난 메이드들이 시아를 보고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서 인사했다.
엄밀히 말해서 신분은 똑같은 슬레이브였지만 시아의 위치는 이 집에서 독보적이었다.
민재가 오로지 시아만을 배려하는 행위는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심해졌다.
원래 전쟁 전에는 다른 사람의 눈치도 보고 그랬지만·····.
지금 와서는 넓은 집에서 밖으로 새어 나갈 일도 없으니 마음 놓고 시아를 우대하고 있었다.
만약 십천의 랭킹 2위인 민재가 슬레이브에게 이렇게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들통나면 아마 해외 토픽감일 것이다.
하지만 말이다·····.
그런 시아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는 여자들도 있었다.
바로 지금 나타난 그녀들처럼 말이다.
덥썩~. 덥썩~.
“타깃 확보.”
“이제 지정된 장소로 데려 가겠습니다.”
갑자기 양쪽에서 나타나서 시아를 구속한 사람은 바로 한수진과 이은하였다.
“잠··· 잠깐? 뭐하려는 거야?”
“잠깐 강제적인 걸즈 토크야. 따라와.”
“나 주인님 식사 준비해야 한단 말이야~?”
“오늘 하루는 굶으라고 해~!!!”
수진과 은하는 강제적으로 시아를 데리고 노천 온천으로 데려갔다.
거기에는 이미 최지선과 민진아도 대기중이었다.
‘····무슨 일이지?’
그녀들이 자신을 호출한 이유를 알지도 못하고 시아는 어리둥절 했다.
“자~ 그럼 일단··· 네가 벗을래? 아니면 우리가 벗길까?”
“뭐~?”
“온천에 옷 입은체로 들어갈 수는 없잖아?”
“온천은 됐어. 난 지금 주인님 식사 준비하고 깨우러 가야 한단 말이야.”
“아니~. 넌 지금 걸즈 토크를 해야 돼. 안 그러면 내가 지금 민재 침실에 가서 확~.”
“····알았어. ···잠깐만 은하야··· 내가 벗는다니까····.”
“흐흐흐흐흐 언니~? 내가 하나하나 벗겨 줄까?”
일부로 변태 같은 미소를 짓는 은하는 분위기를 제법 탄 모양이다.
시아를 포함해서 다섯명의 여자들이 모두 온천에 몸을 담구자 최지선이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다른 메이드들에게는 한 동안 여기 아무도 오지 말라고 했으니···. 이제 슬슬 대화를 시작해 볼까?”
“············.”
대화라니 무슨 대화를 말하는 걸까?
어리둥절해 하는 시아에게 먼지 한수진이 말했다.
“시아야·····.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그게 뭔대?”
“우선 들어준다고 말해야 해.”
“·······나쁜 것 아니면 들어 줄게.”
“나쁘지 않아. 내 명예를 걸고 약속할게.”
“좋아. 그럼 뭐·····.”
시아의 허락이 덜어지자 네 명의 여자들이 입을 모아서 시아에게 말했다.
“너 주인님하고 섹스 좀 해~!!”
“너 주인님하고 섹스 좀 해~!!”
“너 주인님하고 섹스 좀 해~!!”
“너 주인님하고 섹스 좀 해~!!”
“········뭐?”
갑작스럽게 나온 모두의 이구동성에 시아는 크게 당황했다.
그리고 모두는 그런 시아를 일제히 공격했다.
“넌 도대체···. 주인님이 불쌍하지도 않니?”
“내가 너라면 지금쯤 3,000번은 넘게 했을 거야.”
“시아 네가 안 하니까 우리한테도 안 해 주시잖아?”
“너 때문에 모두가 얼마나 피해를 보는 줄 아니? 심지어는 2기 메이드들 사이에서는 민재가 불능이 아닐까 하는 루머가 돌고 있을 정도야.”
“··········왜··· 왜 나한테 그래? 주인님하고 나하고 세··· 세세····를 하든지 말든지 모두하고는 상관 없잖아?”
시아는 얼굴을 붉히고 큰소리를 쳐서 일을 무마하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헤에~? 그래? 그럼 넌 주인님이 나하고 섹스를 해도 괜찮다는 말이지?”
은하의 말에 시아는 움찔 하면서 말했다.
“···내···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만약에 하면 주인님한테 ······뭐랄까····· 좀 삐질 거야.”
뒤로 갈수록 작아지는 시아의 목소리였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의 귀에는 뚜렷하게 들렸다.
‘이 지지배를 도대체 어떻게 하지?’
‘무슨 계륵도 아니고···. 남 주기는 아깝고 자기는 먹기 싫다는 거야?’
‘으음····. 사실 난 주인님하고 대작하면서 종종 하기는 했지만·····.’
‘히잉~. 시아를 설득하지 못하면 주인님하고 계속 못하는 거야?’
약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몹시 절박했다.
시아가 이런식으로 비협조적이면 그녀들도 계속해서 욕구 불만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진아가 차분하게 말했다.
“저기 시아야····. 너 왜 주인님하고 하기 싫은 거니?”
일단 모든 일은 원인을 알고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윽박질러서 안 된다는 것은 확인했으니 이제 이성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진아였다.
진아의 말에 시아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싫은건 아니고········.”
“아니고?”
“···조금 무서워.”
“하아~. 시아야·····.”
조금은 이해를 하는 여자들이었다.
여성에게 있어서 첫 섹스는 누구나 조금 무섭다. 하지만 시아의 경우는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었다.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여성의 처녀성이라는 것은 보통 14~16세면 모두 사라지는 것이었다.
16세 정도까지만 지켜도 굉장히 운이 좋은 것이다.
시아의 지금 나이는 19세.
이 나이까지 처녀로 지낸다는 것은 민재라는 로또 급 주인을 만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큼~, 시아야···. 섹스가 무섭다면 내가 조금 연습 상대를 해 줄까?”
그때 최지선이 한 말에 모두가 신기한 시선을 보냈다.
연습?
여자랑 여자로?
························어떻게?
모두의 주목을 받으면서 최지선이 말했다.
“아니 그냥····. 사실 예전에 주인님중에 그런걸 보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거 ·····라면?”
“아~. 그런거지.”
“············.”
“············.”
“············.”
“············.”
모두의 시선이 최지선에게 쏠려서 뭔가 무서운 생물처럼 바라봤다.
“어때 해 줘?”
그 말에 정신을 차린 시아는 최지선에게 극구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아니요. 사양할게요····. 그러니까 무섭다는 말은 그런 의미로 무섭다는게 아니예요. 뭐···. 조금은 그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럼 뭐가 무섭다는 건데?”
진아의 말에 시아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러니까····. 제가 무섭다는 것은·····. 가끔씩 있잖아요? 그러니까 남자들의 경우는····. 질려 버린다거나?”
“아~!!!”
시아의 말이 뭘 뜻하는지 한수진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한 번에 알았다.
이미 다른 남자의 슬레이브 역을 몇 번인가 해 본 그녀들이기에 남자의 생리중에 하나인 질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예쁜 미인이라고 해도 남자는 언젠가는 그 미인에 익숙해져 버리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좋아서 보물 취급하다가도 시간이 지나서 살을 비빈 횟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조금씩 익숙해져 버린다.
그리고 익숙함이라는 감정은 좀 더 지나면 지루함으로 변해 버린다.
그리고 질려버린 남자는 여자를 홀대 하거나 다른 여자로 바꿔 버린다.
그것이 보통 그녀들이 알고 있는 남자였다.
하지만 민재는 보통 남자가 아니었다.
그 점은 순딩이에 눈치 없는 은하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시아에게 말했다.
“하지만·····. 주인님이 그러실 거라고는 생각이 잘 안되는데?”
“맞아 맞아···. 주인님이··· 그것도 시아 너한테?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정말로······. 상상이 안 가네.”
수진과 진아 역시 은하의 말에 동감하고 이썽ㅆ다.
그런 여자들의 말에 시아는 은근히 안심이 되는 것을 느꼈다.
그녀들이 보기에도 민재는 특별한 남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만약이라는게 있잖아? 지금 이 상태가 난 가장 좋아···.”
“거짓말이야.”
시아의 말을 단호하게 잘라서 부정한 것은 진아였다.
“거짓말 아니에요. 진아언니····, 난 주인님하고 지금 사이가 부서질지 모를 위험을 무릅쓰느니 그냥 이대로····.”
“그럼 넌 우리가 주인님하고 또 섹스해도 괜찮은 거지?”
진아의 말에 시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아니요. 주인님이 또 그러면 저 반항 할 거예요.”
“··········.”
“······시아야·····.”
“하아~. 너도 애는 애다·····.”
“시아 이 바보·····.”
시아의 말에 나머지 네 명이 모두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들이 보기에 시아는 어린애였다.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오로지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
어떤 의미로는 굉장히 이기적이기 까지 했다.
평소에 이런 애는 아닌데 민재를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다 보니 결국 이런 억지를 부리게 된 것이다.
이런 시아의 마음을 그녀들은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야속했다.
결국 마음씩 좋은 시아라고 해도 민재에 관해서는 이기적으로 행동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난 이만 갈래. 가서 주인님 깨워야 돼.”
시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온천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정말 민재를 깨우고 그를 위해서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를 보내야 할 시간이었다.
‘아침은··· 시간이 없으니 어쩔 수 없나? 일단 토스트와 베이컨으로 하고···, 대신 점심과 저녁은 맛있는 것으로 만들어 드리자····.’
시아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부엌으로 향했다.
온천을 나가는 시아를 보면서 네 명은 말했다.
“이제 어쩌지?”
“글쎄요·····. 어쩔 거요.”
“시아가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도 계속 쭉 이 상태인 거예요? 정말~?”
“····그럴지도 모르지.”
세 명의 여자는 모두 한 숨을 내쉬었다.
몰래 꼼수를 부리는 최지선 빼고 말이다.
한수진은 온천물에 몸을 푹 담구면서 나머지 여자들에게 말했다.
“하아~. 뭔가····. 뭔가의 계기가 없으면 시아의 마음은 바뀌지 않을 거야.”
한수진의 말에 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그 뭔가가 쉽게 나올까요?”
“······기다려 보자. 뭔가··· 계기가 있을 거야.”
“················.”
여기 있는 아무도 몰랐다.
한수진이 말한 그 계기는 생각보다 일찍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시아의 인생을 크게 바꿀 중요한 계기.
그것은 이미 민재의 주변에 대기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 챕터 부터는 스토리 진행을 해 나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추천덕분에 의욕을 끌어 올려서 이렇게 하루에 삼연참도 가능했습니다.
그럼 다음주 부터도 다시 힘내서 열심히 연재에 힘써 가겠습니다.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