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화
“너희들 여기서 뭐하니?”
문이 열리면서 한 명의 구원자가 나타났다.
그 구원자는 섹시한 매력으로 전신을 중무장한 최지선이었다.
“지선님~!!?”
“아앙~~!! 지선님~.”
“지선님~, 도와 주세요~.”
지선이라고 해도 그냥 보통 슬레이브일 뿐이지만 그녀들은 그런 지선이 마치 천국에서 내려온 천사로 보였다.
갑작스럽게 도와 달라는 그녀들과 그녀들을 포위한것 처럼 보이는 쓰레기 같은 남자들.
최지선은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쯧~, 외출 했을 때는 조심하라고 했는데····.’
마침 자신이 이곳을 지나가던 길이라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최지선이었다.
“앙~? 넌 뭐야?”
“호오~. 이것 봐라···. 어이 이 년도 새끈한데? 그리고 동양인이야.”
“헤에···. 그래···. 그렇군. 어이 너 이년들하고 한 패냐?”
‘이것들이····.’
최지선은 눈앞의 남자들을 보면서 눈썹을 꿈틀 거렸다.
과거 같으면 이런 남자들을 크게 무서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 그녀는 과거의 그녀와는 다르다.
무시무시한 백이 있지 않은가?
“예. 저희집 식구들입니다. 뭔가 오해가 있었던것 같은데 그만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최지선의 조리 있는 말에 남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크게 웃어 버렸다.
“크하하하···. 어이~. 이 년 말 들었어?”
“살다 살다 이런 년도 다 보네···. 아~!? 혹시 너 에러냐? 내가 에러를 본적은 없는데 딱 너같다고 들었다.”
“아닙니다. 전 저 아이들과 같은 집의 슬레이브입니다.”
“호오~, 그래···. 어떤 병신인지 모르겠지만 슬레이브 교육이 개판이군. 쌍판 한 번 보고 싶군.”
“아마 가랑이에 물건도 없는 병신일걸?”
“하하하하하······.”
좋을 대로 지껄이는 남자들을 보면서 최지선은 생각했다.
‘알아서 무덤을 파는 구나····.’
최지선의 눈에는 이 남자들이 자살 지망자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저희 주인님을 뵙고 싶다면 바로 가능합니다. 저기 계시군요.”
지선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남자들은 어리둥절해 졌다.
저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이 시드니를 영지로 받은 기적의 박민재라는 한국인의 포스터 밖에 없었다.
“어이~. 아무도 없잖아? 저기에 누가 있다고 그래?”
“있는 거라고는 포스터 한 뿐이구마.”
“그래 포스터 하나····· 만····.”
그제야 남자들은 뭔가를 눈치채고 어색한 침묵을 지켰다.
‘설마·····.’
‘아니겠지?’
‘아무리 그래도···. 잠깐 그러고 보니 같은 동양인이잖아?’
남자들의 불길한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예. 저 분이 우리들의 주인님이고 대한민국의 십천 중 랭킹 2위인 기적의 박민재님 입니다.”
“·············.”
“·············.”
“·············.”
“어쩔까요? 저희 애들하고 트러블이 있다면 주인님께 말해 드릴까요?”
지선의 말에 세 명은 기겁을 하고 손사를 쳤다.
“아니 무슨····.”
“별것 아닙니다. 별것···.”
“하하하···, 그냥 트러블이랄 것도 없었는데요. 뭐···.”
여자인데다가 슬레이브인 최지선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을 보면 정말로 무서운 모양이다.
하긴 자신들은 식민지의 국민이고 상대는 대한민국 최고위층의 슬레이브다.
자고로 옛말에 상놈은 정승 집 개 만도 못하다는 말이 있었다.
지금 이 세 명의 위치가 딱 그랬다.
민재가 마음만 먹으면····.
이 세 명은 내일 시드니 해변에 변사체로 떠 오를 것이다.
“그래도 이름 정도는·····.”
지선이가 세 명의 이름을 묻기도 전에 세 명은 그대로 가게에서 도망치듯이 나가 버렸다.
“우엥~. 지선님····.”
“고마워요····.”
“지선님 무서웠어요······.”
그리고 남자들이 나가자 미셸들은 그녀의 품에 안겨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래그래····. 많이 무서웠구나····.”
최지선은 그런 그녀들을 토닥거리면서 동생을 달래는 언니처럼 위로해 줬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말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지 잘 알겠니?”
“예.”
“잘 알겠어요.”
“주인님 이름을 대면 되는 거죠?”
최지선은 싱긋 웃으면서 대답해 줬다.
“그래··. 그렇게 하면 어지간한 남자들은 아무 짓도 못 할거야.”
민재의 위세는 예전하고는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에는 그냥 국가에서 좀 잘 나가는 남자들 중에 한명이었지만 이제는 국가의 얼굴에 가깝다고 할만했다.
그런 민재의 여자인 그녀들을 감히 어떤 남자가 건드릴까?
아무리 여자의 인권이 낮다고 해도 권력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저 여자들 주인이 그렇게 빵빵했다니····.’
한편 빵집 점원도 새삼 미셸들이 다시 보였다.
잘 나가는 집안의 슬레이브들 치고는 오만방자한 구석이 없어서 못 알아 봤는데····.
알고 보니 어마어마한 집안이었다.
저 정도 백을 가진 여자면 어지간한 남자보다 더 중요한 손님이었다.
‘조심해야지·····.’
그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 시키면서 몰래 한 숨을 내쉬었다.
그 후에 미셸들은 무사히 친구들 몫의 선물까지 공짜로 받아서 저택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그리고 그 후로는 1기 메이드 생들 중에서는 외출자가 상당히 늘어났다고 한다.
참고로 그때 미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남자들은 더 이상 시드니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은하.
민재와 동갑이지만 애교가 많고 귀여운 성격이라서 동생처럼 보이는 동갑내기이다.
민재의 측근 중 한명인 그녀는 평소에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 생활을 살짝 엿 보자.
“으음~~~!!!”
아침 6시에 일어난 은하는 늘어지게 기지개를 피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잠옷을 벗었다.
그리고 연두색 속옷 차림으로 전신 거울에서 자신의 몸매를 체크했다.
“으음·····. 좋아. 완벽해. 오늘도 은하는 예뻐라~.”
스스로 예쁘다고 하는건 좀 그렇지만 실제로 은하의 미모는 발군이었다.
운동을 좋아해서 좁지만 발달한 어깨와 가늘지만 쭉 뻗은 팔 다리들····.
슬림한 몸매가 매력이지만 젖가슴과 엉덩이도 적당하게 부풀어 올라서 매혹적인 라인을 만들었다.
거유는 절대 절대 절대 아니지만 예쁜 형태의 미유인 자신의 가슴은 약간 콤플렉스인 은하였지만 요즘은 상관하지 않았다.
“으음···. 어차피 선생님한테 이길 수 있는것도 아닌데 뭐···. 난 내 매력으로 승부 할 거다. 뭐···.”
요즘은 별로 안아주지 않았지만 은하도 한 때 민재에게 많은 총애를 받았다.
민재가 자신의 몸에 수도 없이 만족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작은 가슴 정도는 아무래도 좋았다.
몸매 체크가 끝난 후에 은하는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정원을 가볍게 달리는 것으로 은하의 하루는 시작한다.
보면 아침 일찍부터 가볍게 정원에서 조깅을 하는 여자들이 제법 보였다.
슬레이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미모여야 한다.
민재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보통 주인들 같은 경우는 미모가 무너지면 그대로 팔아버리는 경우들이 허다했다.
더구나 이 집에서는 민재가 식사제한을 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녀들 스스로 본인의 스타일을 관리해야 했다.
그래서 이렇게 아침부터 자발적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것이었다.
조깅이 끝난 이후에 은하가 향한곳은 지하의 온수풀이었다.
풍덩~.
물살을 가르면서 헤엄치는 은하는 마치 한 마리의 인어처럼 날렵했다.
원체 운동신경이 좋고, 또 몸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대변혁 전의 세계라면 은하의 운동신경은 거의 프로 운동선수 수준이었다.
어쩌면 스포츠 스타가 되었을 지도 몰랐다.
어쨌든····.
매일 아침마다 조깅 후에는 500미터씩 헤엄치는 것이 은하의 아침 일상이었다.
그리고 아침 9시.
식구가 대 식구이다 보니 아침을 먹는 시간은 비교적 제각각이었다.
식사 당번은 보통 메이드들이 돌아가면서 하고 있었다.
모두들 식성도 제각각 이었기에 호텔의 부폐처럼 차려놓고 자율적으로 덜어서 먹는 형식으로 만들었다.
다만 민재의 식사 만큼은 시아가 직접 차렸다.
은하의 경우는 운동량이 많기 때문일까?
아침부터 제법 먹는 편이다.
아침으로 간단하게 샐러드만 먹는 여자들도 있지만 은하는 괜히 빼지 않고 밥 한 공기에 된장국과 반찬을 차려서 잘만 먹는다.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나서는 고양이 같은 눈을 두리번 거리면서 민재가 어디에 있는지 찾았다.
그리고 방에서 TV를 보고 있는 민재에게 다가가서 스스럼없이 품에 안겨서 어리광을 부린다.
“주인님~~!!”
“앗~. 은하야···. 좋은 아침.”
“예. 좋은 아침요····. 주인님 오늘은 어때요? 은하랑 할래요?”
귀엽게 윙크하면서 민재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도 은하에게 있어서는 거의 일상이다.
하지만·····.
“나중에···. 별로 생각 없어.”
“히잉·····.”
대부분은 이런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는 가끔씩 안아 줬지만 전쟁터를 갔다 온 이후로는 한 번도 안기지 못했다.
덕분에 은하도 조금은 욕구 불만이었다.
“아잉···. 주인님····. 우리 해요~~? 예?”
아마 소용없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은하는 미련을 가지고 몸을 밀착 시켜서 부비적 거리면서 민재를 유혹해 본다.
민재의 양손이 자신의 허리를 잡은 순간 은하는 순간 ‘성공?’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 이제 그만····. 슬슬 시간이지? 지선이 한테 가봐.”
민재는 은하의 허리를 잡아서 그대로 들어 올려서 세워버렸다.
결국 은하는 이번에도 불발로 끝난 자신의 유혹에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예~. 그래도 생각 바뀌면 아시죠?”
“그래그래·····.”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을 보아하니 오늘도 글른 모양이다.
은하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민재가 마련해준 공부방이었다.
“은하야 안녕.”
“시아야~. 주인님이 오늘도 날 안아주시지 않을 것 같아·····.”
“하하···.”
시아는 은하의 직설적인 말에 곤란하다는 듯이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 옆에서 수진이 은하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면서 말했다.
“아침부터 뭘 하고 온 거야?”
“아얏~. 왜 때려요? 전 주인님을 유혹 하는게 제 업무라고요.”
“말이나 못하면····.”
그녀들이 여기에 모인 것은 한국에서부터 통신 교육을 받기 위해서이다.
호주로 오면서 학교를 그만두기는 했지만 그래도공부까지 그만 둔 것은 아니었다.
은하도 나이를 따지면 고3이다.
이 세계에서는 학교에 나가지 않는 슬레이브들도 많기는 하지만 민재는 시아들을 위해서 통신 스쿨을 신청했다.
정규 교육과 같은 교과 과정을 통신 교육으로 받을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옆에서 최지선이 시아들을 가르쳐 줬다.
진아는 최근에 대학 교과 과정으로 의학을 정공하기 시작했고 시아와 은하는 일단 고교 과정까지만 패스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수진과 다른 메이드 몇몇도 이 수업에 동참했다.
“아~!!! 끝났다.”
통신 교육이 끝나고 은하는 해방감을 만끽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먼저 갈게 시아야~.”
은하는 그렇게 말하고 펫 케이스에서 해방된 고양이처럼 공부방에서 나갔다.
시아와 수진이 보기에는 그런 은하가 귀엽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저렇게 싫으면서 공부는 왜 하는 걸까?”
“주인님이 하라고 해서 하는거라고 하던데?”
“쟤 답다····.”
수진의 한숨에 시아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설문 조사에서 은하가 예상보다 인기가 상당하더군요.
지금은 최지선에게 역전 당했지만 한때는 시아와 수진을 이어서 부동의 3위를 지킬 정도로 말이죠...
저번 이벤트에 당첨 되신 세 분에게는 오늘 상품을 배송했습니다.
언제 도착할지는 모르겠지만 주말이 끼어서 아무래도 조금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챕터는 문자 그대로 민재의 여자들에 관해서 다루는 것입니다.
한명 한명에 대해서 약간 집중적으로 다루고 싶어서 이런 챕터를 마련했습니다. 다음 챕터에서 스토리 진행을 하기 전에 이렇게 일상신을 넣어서 분위기를 훈훈하게 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러고 보니 '나는 귀족이다.' 한 마디 언급했더니 댓글 반응이 많더군요. 역시 인기작은 부럽습니다.
가끔씩 저하고 대종사님하고 라이벌처럼 지지말라든가? 비슷하다는가?
그런 얘기를 듣고는 합니다.
뭐... 전 그분의 바로크 영지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이기도 합니다.
정직하게 판단하면...... 제가 한 두수는 아래에 있습니다.
뭐랄까? .... 아직은 제가 필력에서 뒤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쓰고 있으며 제 장점은 느리지만 조금씩은 필력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항상 추천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렇게 기분 좋게 연재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