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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71화 (71/176)

73화

그때는 굉장히 화가 나고 상처 받아서 민재를 멀리 했던 진아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화는 이미 풀렸다.

그야 앙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민재가 전쟁터에 나갔을 때의 불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민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는 그녀였다.

결국 전쟁이 끝난 지금 와서는 민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 진아였다.

애당초 주인에게 반항한 적도····.

그리고 이렇게 냉전 비슷하게 분위기가 어색해 진적도 없는 그녀였다.

즉, 그녀에게는 생소한 경험인 것이었다.

똑같이 민재와 틀어졌던 시아는 어느새 예전처럼···. 아니 예전보다 훨씬 더 달콤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있으면 질투심이 솟구칠 정도였다.

‘그래····. 시아는 특별하지? 하지만···· 하지만 나도·····.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하면 그건 욕심인가요? 그런가요 주인님?’

진아는 오늘도 베개를 눈물로 적셨다.

그날 밤 난 시아를 품에 안고 잠을 청했다.

이 정도라면 과거에도 종종 있었던 일이기에 시아도 별로 거부하지 않았다.

난 시아를 품에 안고 그녀의 가슴을 은근슬쩍 주무르면서 말했다.

“시아야·. 자···?”

“주인님이 제 가슴 주무르고 있는데 어떻게 자요?”

내 말에 뾰로퉁하게 대답하는 시아가 못 견디게 귀엽다.

이 정도면 귀여움에서도 은하를 능가 하는게 아닐까?

“흐음···. 주무르는게 싫으면····?”

난 시아의 젖가슴의 앙증맞은 유두를 살짝 꼬집었다. 그러자··.

“아앙~. 주인님~~!!!”

시아가 나한테 웃으면서 소리를 빽~ 질렀다.

성감대를 자극 받아서 신음 소리가 난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하하···. 기분 풀어 시아야····.”

“정말로···. 창피하단 말이예요.”

“미안미안····.”

요즘 들어서 시아는 나에게 어리광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나를 대하는 것에도 예의를 다했지만 전쟁에서 돌아온 이후로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더 친근해진 느낌이다.

하긴 지금도 시아의 이런 얼굴은 내 앞에서만 보여주지만 말이다.

“정말로····· 계속 잠 못자게 할 거예요?”

“으음··· 아니 그냥···. 안 졸리면 우리 얘기나 할까?”

“·····좋아요.”

어차피 내가 잠들기 전에는 못잘 운명의 시아는 선선히 허락했다.

그리고 나와 시아는 시기콜콜한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요리가 어땠니?

호주에 가면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고 싶으니 하면서 말이다.

사실은 이런 얘기하는 것 보다 시아하고 좀 더 진도를 빼고 싶은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손이 허리 아래로 내려가려고만 하면 시아가 내 손목을 잡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난 시아가 그렇게 하면 마음이 약해져서 도저히 진도를 뺄 수 없고···.

결국 대화를 통해서 허점을 만들어서····.

내가 뭐하는 짓인지····.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을 뿐이다. 엄밀히 말해서 내 슬레이브인 시아는 내 마음대로 안을 수 있는 내 소유물이다.

하지만 그런 시아에게 오히려 내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다니····.

신기한 것은 그러면서도 내 기분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가슴 한 구석이 뭔가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이건 다른 여자들과의 섹스에서는 느끼지 못한 전혀 다른 종류의 기쁨이다.

“·······래서··· 응? 주인님?”

내가 딴 생각을 하는 것을 시아가 눈치챈 모양이다.

“아~!! 미안···. 잠깐 딴 생각 좀 하느라···.”

“주인님이 먼저 얘기하자고 하시고서는····. 그럼 주인님이 뭔가 말해 보세요.”

“뭔가. 라······?”

무슨 말을 한다? 시아 얘기를 시아한테 얘기해도 별 소용은 없겠지?

그렇다면·····.

“최근에 지나가 좀 이상하지 않아?”

“진아 언니가요? 으음····. 듣고보니 확실히····.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응? 아니 별일은····. 있었나?”

내 말에 시아는 볼을 햄스터처럼 빵빵하게 부풀리고 말했다.

“뭐예요? 확실히 말하세요. 주인님~.”

귀엽기도 하지·····.

“으음··· 사실은····.”

그리고 난 시아에게 전쟁 전에 진아하고 있었던 일에 관해서 말했다.

그러고 보니 시아는 예전에 내가 다른 여자들하고 무차별적으로 섹스를 한 후에 삐졌었다.

집안에 나하고 자기 말고도 섹스를 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 조금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주인님 바보~~!! 왕바보 천지~. 이··· 플라나리아~~!!!”

시아는 내 품에서 벌떡 일어나서 나를 향해서 소리쳤다.

난 손에서 시아의 젖가슴이 사라져서 좀 아쉽다.

하지만 시아는 나를 책망하는 눈길로 바라봤다.

그것도 모자라서 그녀의 고사리 같은 주먹으로 나를 투닥투닥 때리기 까지 했다.

“왜 그래? 내가 뭘 잘못 했다고·····?”

“잘못 한 걸 모르는게 가장 큰 잘못 이예요.”

“··············.”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사실 시아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때린다고 해도 진심도 아니고 아프지도 않다.

오히려 시아의 색다른 모습과 바로 눈앞에서 출렁 거리는 시아의 가슴 때문에 내 눈요기만 되지·····.

“이익··· 주인님 변태~!!”

퍼억~.

시아는 내 눈이 자신의 흐트러진 가슴계곡을 보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나를 세게 때렸다.

그리고 그녀는 씩씩 숨을 고르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진아 언니한테요.”

“뭐? 나는?”

“혼자 자세요. 바보 주인님~.”

시아는 혀를 매롱 내밀고는 방에서 나가 버렸다.

‘표현이 늘고 애교도 늘기는 했는데····. 그만큼 진도 빼기는 어려워 졌네.’

기뻐해도 되는 건가?

“주인님은 도대체···. 여자 맘을 전혀 모르신다니까····.”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어떤 남자가 그런 것을 신경 쓰겠냐만 서도 말이다.

어쨌든 시아는 씩씩 거리면서 진아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노크를 한 후에 방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울다 지쳐서 잠든 진아의 얼굴이 보였다.

눈물 자국이 선명한 베개를 보면서 시아는 한숨을 쉬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 생각하면 한 숨만 나올 뿐이었다.

‘불쌍한 진아 언니·····.’

시아도 알고는 있었다.

아마 자신 말고 민재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진아와 수진일 것이다.

시아는 그런 진아가 상처 받는 것이 안타까웠다.

“진아 언니~. 진아 언니~.”

시아가 부르자 진아는 눈을 서서히 떴다. 그리고 시아를 보고서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아~! 시아야····. 왜 여기에·····.”

“·············.”

시아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안타까운 시선으로 진아를 바라만 봤다.

진아는 그제야 부어있는 자신의 눈과 젖어있는 베개를 보고 황급하게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시아는 이미 모든 것을 보고 난 후였다.

“주인님하고 무슨 일 있었는지 들었어요.”

“··············.”

시아의 말을 들은 순간 진아는 처연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시아는 그런 진아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였다.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진아에게는 상처 밖에 되지 않는다.

시아도 그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뭔가 진아를 위해서 해 주고 싶었다.

같은 남자를 사랑하고 자기 때문에 상처를 받은 진아에게 시아는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원래 이 세계에서 여자가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코 죄책감을 가질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아가 죄책감을 가지는 이유는 그녀가 너무 착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기···· 진아 언니·····?”

“왜 너야?”

시아의 말을 중간에 끊으면서 오히려 진아가 말을 걸었다.

“······예?”

“왜 너냐고? 어째서····. 어째서 너만 그렇게 특별한 건데?”

“············.”

“나도····. 나도 처음부터 주인님을 만났다면····. 그랬다면······.”

“··········.”

“나도 너 보다 훨씬 더 잘 해 줄 수 있어.”

“··········”

“주인님한테 훨씬 더 사랑 받을 수 있어.”

“··········.”

“주인님에게 너보다 훨씬 더 헌신 할 수 있어.”

“··········.”

“그런데 어째서 너야? 네가 나보다 주인님을 먼저 만나서? 고작 그런 작은 우연 하나 때문에~?”

“············.”

“불공평 하잖아? 이건···· 이건 너무 불공평 하잖아······. 흑··· 흑흑·····.”

“············.”

속에 있는 말을 다 쏟아낸 진아는 그대로 침대에 엎드려서 서럽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시아는 그런 진아를 보면서 어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진아 언니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슬레이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살아온 시아.

여느 슬레이브들 처럼 배신당하고 유린당하는 험한 인생을 살아온 진아.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태어난 이 두 여성의 차이점은 하나였다.

시아의 주인은 민재였고, 진아의 주인은 자기보다 어린 나이의 쓰레기였다.

만약에 진아의 최초의 슬레이브가 민재였다면····?

그랬다면 지금 시아와 진아의 입장은 많이 달랐을 지도 몰랐다.

시아는 진아에게 죄책감과 동정심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아 언니라면····. 주인님 곁에 나와 함께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아무리 착하고 순한 시아라고 해도 절대로 나눌수 없는게 있었다.

그게 바로 민재였다.

물론 민재가 다른 여자와 무슨 일을 한다고 해도 시아에게 그것을 제지할 권리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이다. 실제로 시아의 마음이 그 이론에 승복하고 있었다면 예전에 민재가 집안의 슬레이브들하고 닥치는 대로 섹스를 하고 다녔을 때 그렇게 삐졌을 리가 없다.

즉, 아무리 시아라고 해도 민재의 옆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이 그렇게 마음 편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여자가 진아라면 괜찮지도 않을까?··· 라고 지금 살짝 브레이크가 약해진 것이다.

“언니···. 진아 언니?”

“···훌쩍···, 왜?”

진아의 눈물 젖은 눈동자를 보면서 시아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 지금까지 주인님의 방에 있었어요.”

“··········.”

“주인님은 주무실 때 저를 품에 안고 저에게 다정하게 제 ···큼~, 가슴을 만지시면서··· 저한테 어리광도 불여요.”

시아의 말에 진아가 소리쳤다.

“뭐야~? 지금 자랑하는 거야?”

“예. 그건 주인님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해 주지 않는 거예요. 오로지 저한 테만 해주는 거예요.”

“····이익····.”

진아의 분한 얼굴을 보면서 시아가 말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주인님에게 가서 진아 언니도 같은걸 해달라고 해요.”

“·······뭐?”

진아의 얼굴에 어이없는 표정이 떠올랐다.

설마 시아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지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시아는 진아의 손을 잡고 끌어 당기면서 말했다.

“빨리요. 주인님 잠들기 전에 가서 해 달라고 해요. 그리고 잔뜩 어리광 부리고 와요.”

“······하지만···.”

“하지만이고 뭐고 없어요. 빨리 가라니까요~!?”

시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진아를 이끌고 민재의 방에 강제로 밀어 넣었다.

“잠깐만 시아야···.”

“전 오늘 언니 방에서 잘 게요. 주인님하고는 진아 언니가 자요.”

“시아야~?”

“언니 파이팅.”

시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탁 닫아 버렸다.

============================ 작품 후기 ============================

이번 에피소드로 진아의 존재감을 업 시킬 생각입니다.

여기서 궁금한게 있는데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시아 이외에 마음에 드는 여자 캐릭터는 누구입니까?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참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의 추천에 힘입어서 어떻게든 해 나가고 있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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