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그럼 과연 나는 순순하고 담담하게 단념한 것일까?
‘하아~, 사람 돌겠군····.’
물론 아니다.
사실 전쟁이 끝난 이후로 내 최대의 고민은 이거다.
이제 와서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시아를 안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나한테 가장 먼저 안기려 것은 한수진이었다.
그녀는 나한테 와서 집을 지켜준 대가를 치르라고 했다.
·······몸으로 말이다.
사실 저번에 한수진과의 일 때문에 난 한동안 조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어떤 여자에게도 손대지 않았다.
그 만큼 유혹이 많았는데 말이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자는 여자들 눈에 더 섹시하게 보이는 걸까?
진아와 시아를 제외한 모든 여자들이 나를 열정적으로 유혹했다.
마치 동정 시절의 초반부로 돌아간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참고 또 참았다.
왜냐 하면···. 이제는 시아를 안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아의 가드가 너무 두껍다는 거지·····.”
난 부엌에서 통통 거리면서 식칼질을 하고 있는 시아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옛날에는 괜찮았는데···. 이미 섹스를 한 이후라서 그럴까? 참기가 정말 힘들다.
지금만 해도 시아의 뒷모습이 나체로 보일 정도다.
‘새로운 초능력이라도 생긴 것은 아니겠지?’
제길····. 어쨌든 자꾸 이러면 또 시아 말고 다른 여자하고 섹스 해 버릴지 모른다.
그리고 또 자제력을 잃고 이 여자 저 여자 마음껏 안아 버리겠지····.
섹스가 주는 쾌락을 모르던 시절과 알아 버린 지금에는 그만큼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지금 간신히 참고 있는데 또 한 번 터지면 어쩌지?
아아····. 빨리 시아를 안고 싶다.
시아와 체온을 겹치고 서로 안도감을 느끼고 싶어·····.
왜 시아는 이런 남자의 심정을 모르는 걸까?
“주인님~. 저희 왔어요.”
그때 은하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내 품으로 답싹 안겨왔다.
“주인님~~!!! 우리 주인님~!!!”
“그래···. 나 맞으니까 진정해 은하야.”
“헤헤헤···.”
내 품에 안긴 은하는 마치 주인에게 순종하는 고양이처럼 나를 바라보면서 해맑게 웃었다.
으음···. 솔직히 말해서 매우매우 귀엽고 곤란하다.
은하의 몸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내 품안에서 어떻게 울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몇 번이고 겪어 봤다.
그리고 그 행위가 나에게 주는 쾌락도 무엇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은하가 품안에 안겨서 애교를 부리고 있노라니 자제력이 바닥나 버리려고 한다.
“주인님·····. 오늘 어때요?”
은하가 내 귀에 속삭이는 말에 지금 당장이라도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왜냐 하면····.
“은하 너~~!! 주인님한테 너무 달라 붙지 말라고 했지?”
“맞아. 네가 무슨 고양이니?”
“뭐 어때요? 야옹~. 귀엽죠 주인님?”
환각인가? 방금 있을 수 없는 고양이 꼬리와 귀가 보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넌 뭘 그렇게 헬렐레 하고 있어?”
“아파~.”
그런 내 볼을 잡아 당기는 것은 수진이었다.
그녀는 최근에 우리 집에서 살면서 내 슬레이브들하고 무척이나 친해졌다.
시아하고도 편하게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그녀도 어느새 내 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은하야. 이것 좀 도와줘.”
“알았어 시아야~. 주인님 그럼 좀 있다 봐요.”
쪽~.
은하는 내 뺨에 키스를 하고는 시아가 있는 부엌으로 종종 걸음으로 걸어갔다.
‘정말 귀엽기는 귀엽다니까·····.’
우리 집에서 누가 제일 아름다운지를 뽑으면 총점으로 시아가 절대적이다.
내 눈에 콩깍지가 쓰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하지만···. 부분별로 따지면 어떨까?
은하의 경우는 귀요미 부분이 있다면 대상감이다.
지선이 같은 경우는 50여명이나 있는 금발의 쭉쭉빵빵한 메이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섹시미 쪽으로 우세하다.
뭐랄까? 섹시하다기 보다는 요염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섹스할 때····. 그만 상상하자.
손 안대고 있는 요즘 같아서는 속만 쓰리다.
그리고 수진이는 유일하게 나하고 대등하게 행동하는 그 행동과 탄력있는 한 마리의 매끈한 돌고래 같은 이미지가 매력적이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헤어스타일인 포니 테일에 드러난 목선을 보고 있으면 몹시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에는 당당하고 도도한 그녀가 내 품안에서 얼마나 순종적이고 귀엽게 구는지를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럴때면 뿌듯함과 함께 나만이 그녀의 이런 얼굴을 알고 있다는 독점욕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모두들 시아와는 다른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때···.
“주인님. 오는 길에 주문한 한약 가져 왔어요. 매 시간마다 챙겨 드세요.”
“아····. 난 약 안 먹어도·····.”
“드세요~.”
“응····.”
지금 나를 무섭게 몰아붙이고 있는 여자는 나 보다 한 살 많은 진아였다.
진아는··· 우리 집에서 시아 말고는 유일하게 나와 섹스를 하지 않은 여자였다.
처음에는 그녀가 유혹하고 내가 거부했고····.
그 후에는 내가 그녀를 원했고 그녀는 나를 격렬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전쟁터에서 돌아오고 나서는····.
‘내가 뭐 잘못한 건가?’
어딘지 모르게 나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강압적으로 변한 그녀였다.
어째서일까? 뭐가 문제인 것일까?
예전의 절대 순종적인던 진아는 어디로 가고 지금은 내 몸을 자기가 직접 챙기면서 말 안 들으면 무언의 압력을 가하는 그런 진아가 곁에 있다.
뭐····. 이런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뭔지 모르게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마치··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 달까?
하지만····.
‘제길~. 역시 손 댈 수가 없어····.’
진아가 지금 나를 거부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난 시아를 안고 싶다.
지금 시아를 안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이다.
정말 어쩌면 좋지?
여자들은 이런 내 괴로운 마음을 알고는 있는 걸까?
물론 여자들은 그런 민재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여자들 촉이라는 것은 남자들 보다 훨씬 발달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통계가 있다.
그런 여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 민재는 지금 터지기 직전의 화약고 같은 상태였다.
‘으음····. 내가 가장 먼저 안기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의 마크가 만만치를 않으니····.’
‘어떻게 한다? 까짓것 우격다짐으로 밀어 붙여?’
이은하와 최지선, 그리고 한수진의 생각이었다. 그녀들은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민재를 보고 자신들도 몸이 달아 올랐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남자에게 영웅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여자들이 자석처럼 달라붙기 마련인 모양이다.
하지만 가장 간절한 마음을 하고 있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어쩌지····? 주인님한테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 가장 속이 타는 사람.
그것은 바로 민진아였다.
사실 진아는 지금 속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녀가 민재에게 적극적으로 데시는 하지 못하고 이렇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왜냐 하면 그녀는 다른 슬레이브들하고 노리는 목표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뭐···. 한수진은 슬레이브가 아니었지만 어쨌든 진아의 목표는 그녀들과는 달랐다.
다른 여자들은 민재에게 총애 받고 싶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아는 이제 민재에게 총애 받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그녀는 이제 민재에게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마치 시아처럼 말이다.
그녀는 치대에 털썩 누워서 이마를 팔로 가리고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하면 시아처럼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주인님에게 시아처럼 가장 소중한 여자로 남을 수 있을까?
요즘 들어서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도는 말들이었다.
그녀는 최근에 이런 생각들만 계속하고 있었다.
‘차라리 그때 안길걸 그랬나? 하지만·······.’
민재가 한수지에 의해서 동정을 잃고 한 술 더 떠서 최지선에 의해서 섹스에 대한 절제심을 잃어 버렸던 시절····.
그때 진아는 민재에게 안길 수 있었다.
그가 와서 자신을 안으려고 했으니까 말이다.
그때 그 시간····.
“여~. 지선아····.”
“주인님. 술 마시셨어요?”
술에 위해서 자신의 방으로 조금 비틀 거리면서 들어온 민재를 보고 그녀는 조심 스럽게 다가가서 부축했다.
“응. 약간···. 공부하고 있었어?”
“예. 그런데 제 방에는 어쩐 일로·····.”
그때 민재가 갑작스럽게 그녀의 입술에 찐하게 키스를 했다.
가볍게 쪽 하는 키스가 아니었다.
진하게 음~~ 하는 키스도 아니었다.
찐~~하게 으음~ 음~ 쯥~!! 으음~~~. 이러는 진짜 찐~~~한 키스였다.
“파하~. 진아야···. 우리 할까?”
키스가 끝나고 나서 민재는 진아에게 지극히 간단한 말로 그녀를 원했다.
“주인님·····.”
진아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머리가 차갑게 식는 자신을 느꼈다.
최근에 민재가 이런 식으로 변했다는 말을 메이드들이 종종 하기는 했다.
사우나에서···. 풀장에서···. 지하의 헬스장에서···,혹은 복도에서 청소하다가도 어제 주인님에게 안겼느니 어쨌느니 하는 말들을 들었다.
하지만 그냥 슬레이브들 사이에서 들리는 헛소문이나 허세라고 생각했다.
‘주인님이 그러실 리가 없어. 어떤 분인데··.’
진아게 대한 민재의 믿음은 시아하고 동등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그런 진아였기에 그런 말들을 일축해 왔었다.
하지만····.
지금 직접 목격해 버렸다.
자신을 가볍게 원하는 민재를 말이다.
어느새 침대에 쓰러진 진아를 민재는 능숙한 손길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옷 속으로 파고드는 민재의 손길에 진아는 당황했다.
“잠깐만요. 주인님··· 잠시만요~.”
“왜 그래···. 기껏 좋은 것 하고 있는데····.”
민재는 진아의 티셔츠를 들어서 쇄골에 살짝 키스를 했다.
그리고 이어서 브래지어를 풀고 드러난 가슴에 키스 마크를 남기면서 다른 한손으로 진아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마사지 하듯이 문질렀다.
‘···아니야····. 이게 아니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진아는 그런 민재의 손길이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토록 원하고 바랬던 민재가 눈앞에서 자신을 안아주려고 하고 있는게 그게 기쁘지가 않은 것이다.
“주인님···. 잠시만요. 저하고 말 좀 해요.”
“듣고 있어···.”
여전히 진아의 젖가슴을 빨고있는 민재는 반쯤 취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왜 갑자기 이러시는 거예요?”
“············별로? 상관 없잖아? 넌 내 슬레이브고 난 네 주인이니까···. 그러니까 안는 거야. 다른 이유는 필요 없잖아?”
민재는 그렇게 말하면서 진아의 팬티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진아는 다리를 필사적으로 오무려서 자신의 은밀한 곳을 쓰다듬고 있는 민재의 손길에 저항하면서 말했다.
“저기···. 하지만····. 이제까지는 안 이러셨잖아요? 왜 갑자기······. 시아한테도 이랬어요?”
“··············.”
순간 이제까지 거침없이 진아의 몸을 탐하던 민재의 손길이 멈췄다.
그리고 민재는 반쯤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시아한테 이럴 리가 없잖아~!!? 걔 한테 어떻게 이래?”
쿠웅~.
그 민재의 한마디는 이제가지 험난하게 슬레이브로서 살아온 진아의 가슴을 어떤 한 마디보다 강렬하게 후벼 팠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민재의 손길에 진아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자의 손길을 거부하고 반항했다.
“·····이러지 마요.”
“뭐~?”
“내 몸에 손 대지 마요. 저리 가요~!!!”
그리고 진아는 격렬하게 반항했고, 결국 민재는 방에서 나가 버렸다.
최근에 좀 망가지고 술에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싫다고 반항하는 진아를 강제로 안을 만큼 망가지지는 않았던 민재였다.
그리고 민재가 방을 나가고 진아는 울었다.
서럽게···, 슬프게···, 소리 죽여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울고 또 울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시아만 특별하다.
그리고 자신은 특별하지 않다.
이 두 가지 현실은 너무나 잔혹하게 진아의 가슴을 후벼팠다.
그래서 민재가 전쟁터에 나갈 때까지 방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두문불출했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이게 진아가 삐졌던 사건의 진상입니다.
모두의 응원 덕분에 연참을 좀 갈 때까지는 이어 가보고 싶습니다. 부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항상 절 연참하게 만드는 것은 여러분들의 추천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제 소설을 카페에서 무단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을 증언해 주신 블랙 크라운 님과 크리스한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두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서 지금 준비중인 신작 '아프론타'의 텍본을 보내드릴까 합니다.
보통은 저작권 때문이라도 텍분은 안 보내지만 이번에 보내는 것은 아직 어디에도 올리지 않은 신작이고 두분 처럼 저작권에 정직하게 신고까지 해 주실 분들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저에게 쪽지로 메일 주소를 보내주시면 아직 어디에도 보여주지 않은 제 신작 소설 '아프론타 텍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저희 소설가들이 설 자리가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원래 어느 분야든 예술로 밥 벌어 먹고 산다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우리들 장르 소설가는 텍본과 스캔본의 범람으로 인해서 대여점에서 구매 회수도 줄고...
실제 책을 사주시는 분들은 숫자가 너무 적어서 경제적으로 수요가 작습니다.
출판 작가인 저도 수입이 적을 때는 한 달에 20만원도 안 될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장르 소설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것을 직업으로 삼는것 조차 위험할 정도로 말입니다.
가수는 노래를 불러서...
연기자는 연기를 해서....
그리고 소설가는 소설을 써서 밥벌이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작권을 존중해 주지 않으면 우리들은 설 자리를 잃고 전멸해 버릴 것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저작권을 존중해서 우리들이 소설을 써서 여러분들을 즐겁게 해 줄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담이 너무 길었습니다.
부디 즐감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