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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62화 (62/176)

64화

“흐음···. 어린 나이에 그 실력이라···. 아깝군. 꾸준하게 성장했으면 십천 정도는 됐을 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럼 그렇게 자라기까지 좀 내버려 두지 그래?”

내 말에 놈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그럴 수는 없지. 위대하신 천황폐하의 명령이다. 더러운 조센징들은 한 명도 남겨두지 않고 해치워 버리라고 하신다.”

꿈틀~.

“섬나라 원숭이 새끼가 개소리 한 번 쩌는군.”

꿈틀~.

“흥~! 영광으로나 알아라. 이 다카무로 쇼지의 애검에 녹이 되는 것을 말이다.”

“조시나 건빵이다.”

어쨌든 육대천왕중 한 명이 알아서 앞으로 나온 모양이다.

나로서는 잘 된 일이다.

놈과 내가 막 격돌하려는 그때.

놈의 옆에서 한 명의 남자가 끼어들었다.

그는 머리에 밀짚모자를 쓰고 상의는 조끼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본의 고위 능력자인 모양이다.

“이런 놈을 상대하는데 육대천왕씩이나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

놈은 그렇게 앞으로 나와서 나에게 말했다.

“네놈 정도는 내가 상대해 주마. 덤벼라.”

“·····넌 뭐냐?”

내 질문에 놈은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말했다.

“난 바다의 왕이 되는 것을 꿈으로 가지고 있는 남자. 세상 사람들은 나를 미친 모자 루비라고 부른다.”

“················.”

뭐지?

이 놈한테서 어쩐지 과거에 봤던 강철의 건축술사 형제들하고 비슷한 느낌이 든다.

‘이 특유의 짝퉁 비슷한 느낌은 뭘까?’

내가 이상야릇한 감각에 빠져 있을 때 놈은 나를 향해서 기세 좋게 달려 들었다.

“받아랏~. 이것이 나의 능력이다. 고무고무···. 커억~!!!”

난 놈의 기술명이 다 나오기 전에 황급하게 염동파를 날려서 저 멀리 날려 버렸다.

“후우~, 위험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작권상 위험할 것 같은 놈이었어····.”

내가 놈을 날려버리고 나자 다카무로 쇼지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말했다.

“개그는 이제 끝났나? 좀 진지해 지고 싶은데 말이야.”

“개그는 네 부하가 한 거지. 안 그래?”

“······됐다. 그냥 죽어랏.”

놈은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난 순간 몸을 틀어서 놈의 공격을 피했다.

진왕 다카무로 쇼지.

알려진 바로 놈의 능력은···.

염동력 : 레벨7

텔레포트 : 레벨6

더 소드 : 레벨X

이렇게 알려져 있었다.

원래 능력자들은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여러 가지 스킬을 잔뜩 가지고 있는 만능형 타입. 또 하나는 한 가지 스킬을 극한까지 파고들어서 발전 시킨 타입.

예를 들어서 한수진.

그녀는 능력은 나보다 적은 네 개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결빙 능력을 극한까지 발전 시켜서 거의 하위 랭커 수준의 강함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저 진왕이라 불리는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염동력과 텔레포트, 전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두 가지 능력을 고위 수준까지 갈고 닦았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의 주력 스킬인 더 소드를 극한까지 연마한 타입이었다.

더 소드라는 것은 전 세계에 제법 많은 능력이었다.

원래 그렇게 대단한 능력도 아니었다.

나이프나 검 같은 날붙이를 휘둘러서 절삭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게 다인 능력이었다.

하지만 놈은 그 흔한 능력을 X등급 까지 단련 시켰다.

홍련의 최우진을 봐도 그렇지만 평범한 능력이라도 X등급까지 올라가면 기존의 능력과는 전혀 다른 능력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다카쿠로 쇼지도 그런 타입의 능력자였다.

‘자신 스스로를 사무라이라고 칭한다고 하더니····. 능력도 자기 같은걸 가지고····.’

무슨 액션 게임에 나오는 사무라이들처럼 참격을 날려대는 놈의 참격은 바람을 이용한 진공파 같은게 아니었다.

문자 그대로 참격.

저 날아오는 빛의 파동은 걸리는 모든 것을 베어 버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언 듯 보기에는 초능력자라기 보다는 무슨 전설에 나오는 무공고수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십천 중에도 비슷한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었지?’

지금은 죽었지만 랭킹 6위였던 광검의 최상현도 저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 인간은 무공이라기 보다는 SF의 광선검 같은 느낌이라고 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정말 차원이 다르다고 밖에는 한 람이 없다.

난 날아오는 수십개의 참격을 미래시와 텔레포트에 의존해서 간신히 피했다.

“후우~~ 후우~~.”

“흠~, 벌써 숨을 헐떡 여서야 쓰나? 조금은 날 즐겁게 해 줘야 하지 않겠나?”

“··············.”

육대천왕이라고 해도 접근만 하면 나의 특수능력인 소멸로 이길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설마하니 접근하는 것조차도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어떻게 하지? 뭔가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면 점점 더 지쳐갈 거야.’

저쪽은 텔레포트 레벨이 6이다.

텔레포트 레벨 3인 나로서는 절대로 도망 갈 수 없다는 말이다.

“쥐조차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강단이 있는 법인데···. 훗~, 너희들 조센징은 확실히 쥐새끼 이하로군.”

실컷 지껄이셔.

그런 싸구려 도발에 넘어갈 정도로 돌대가리는 아니니까 말이야···.

차라리 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체력을 회복 하는게 우선이었다.

“이제 좀 슬슬 지겨워 졌다. 저승길 선물로 내 최고의 기술을 보여주마.”

그렇게 말한 놈의 몸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개, 두 개, 이윽고 열두 개 까지 늘어난 놈은 어느새 나를 원형으로 둘러싸 버렸다.

“이건····?”

텔레포트 레벨이 6이상이 되어야만 쓸 수 있다는 고등 응용 기술인 다중 텔레포트다.

그걸 열두 명 씩이나 하다니···.

“죽어랏~.”

이윽고 날 둘러싸고 있는 열두 명의 분신이 나를 향해서 일시에 참격을 날렸다.

“큭~!!”

전방위에서 날아오는 참격을 보면서 난 순간 미래시를 봤다. 그리고····.

‘회피 불가능?’

어디로 피해도 피할 길은 없었다.

그렇다. 완벽한 절망과 나의 죽음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걸 기다리고 있었다~!!!!!”

유일한 길은 하나 있었다.

퍼엉~!!!

“커억~~!!. 쿨럭····. 이건····.”

“후우··· 후우···· 역시 자신의 능력이라서 내성이 있는 건가? 죽지는 않는군?”

연기가 겉이고 드러난 광경은 전혀 뜻밖의 것이었다. 멀쩡한 나와 엉망이 되어서 피를 흘리고 있는 다카무로 쇼지.

우리의 입장은 순식간에 정 반대가 되어 버렸다.

“····큭~, 이건 뭐냐? 애송이 어째서 내가 여기에 있는 거냐?”

“궁금하지? 그 능력을 캐슬링이라고 한다더군.”

그렇다···.

날아오는 참격이 나에게 적중하기 이전에 난 놈과 나의 위치를 바꿔 버렸다.

이전에 나와 싸웠던 90위대의 랭커의 능력.

캐슬링이라고 부르는 위치변환의 능력이었다.

“쿨럭~. 도대체 어떻게 한 거냐? 이런 능력도 가지고 있었던 거냐?”

“아니···. 가지고 있었다고 해야 정확하겠지.”

“그게··· 쿨럭~. 무슨 말이냐?”

놈은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 나에게 따져 물었다. 누가 봐도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 뻔히 보이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난 일단 놈의 행동에 따라줬다.

시간은 나도 역시 필.요.했.으.니.까.

“글쎄···. 가르쳐 줄까 말까? 응?”

“············.”

놈은 몰랐겠지만 원래 나에게는 캐슬링이라는 능력은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장의 능력이 하나 있었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는 초능력은 여덟 가지다.

미래시 : 레벨 7

염동력 : 레벨 6

텔레포트 : 레벨 3

하이딩 : 레벨 5

전격 : 레벨 7

치유력 : 레벨 4

소멸 : X

카피 : X

이렇게 여덟 가지가 다였다.

그중에서 난 X등급의 능력을 두 개 가지고 있다.

사실 X 등급의 능력을 두 개나 가지고 있는 인간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나의 능력치는 원래 십천 못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그들보다 하양 평가된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내 마지막 능력 카피가 별로 쓸모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워낙에 조건이 까다로운 능력이라서 정부에서는 그냥 여덟 번째 능력이 있다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카피의 능력은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1. 어떤 능력이든 단 하나만 카피 할 수 있다.

2. 다른 능력을 카피하면 기존의 능력은 사라져 버린다.

3. 카피한 능력은 사용하면 사라져 버린다.

4. 한 번 카피한 능력은 다시는 카피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제약이 너무나 많은 능력이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내 능력이 어떤 능력인지 정확하게 몰라보는 것이었다.

언 듯 보면 최강에 만능에 가까운 능력으로 보였지만 제약이 너무 많아서 그렇지도 않았던 것이다.

오로지 하나의 능력만 담아 둘 수 있고, 그나마 그것도 일회용으로 한 번 사용하면 끝.

결국 등급이 X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이 능력의 희귀성 때문이지 그렇게 대단한 능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능력이 천하의 육대천왕을 잡아내는 것에 쓸 줄은 나도 몰랐다.

난 이 능력으로 카피가 가능한 하나의 공간을 카피 슬롯이라고 불렀다.

이 카피 슬롯에 과거 랭킹전에서 싸웠던 남자의 능력 캐슬링을 담아 뒀다.

사실 그 남자에게 이기기는 했지만 그 캐슬링이라는 능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효과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아닌가?

특히 압도적인 공격력을 가진 육대천왕이 상대라면 그야말로 밥이다.

그 증거가 지금 내 앞에서 넝마가 되어 버린 다카무로 쇼지인 것이다.

============================ 작품 후기 ============================

이번화로 인해서 주인공의 모든 능력이 다 밝혀 졌습니다.

전투씬에 공을 많이 들여서 쓰다 보니 좀 길어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중간에 패러디 개그도 살짝 들어갔고 말이죠.

추천해 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항상 여러분들의 응원 덕분에 제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즐감 하십시오.^^

PS. 중간에 상황 봐서 오늘은 한 번 더 연재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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