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녀는 나의 애완동물-55화 (55/176)

57화

대한민국 초능력자들의 정점에 선 최강의 10인.

대한민국에서는 그들 열명을 두고 십천(十天)이라고 부르고 한국의 무력의 상징으로 삼는다.

그런 그들은 저번에 소집 때에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자들까지 모두들 한 자리에 모였다.

웅성거리는 랭커들 사이로 그들은 지정된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정부의 고관으로 보이는 자가 단상에 나와서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모두들 주목~.”

사람들의 이목이 모이자 그가 말했다.

“반갑다. 난 정부에서 이번 전쟁의 역할 수행을 위임받은 김수원이라고 한다.”

그의 입에서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자 랭커들이 술렁 거렸다.

모두들 호출 받을 때 혹시나 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자 크게 동요한 것이다.

“전쟁이라는 어디하고 말이오?”

누군가의 물음에 김수원이라는 자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본이다.”

쿵~.

그의 말은 무거운 무게를 가지고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일본.

우리나라와 숙명의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나라였다.

양국 다 국력이 강하고 또 바로 옆에 붙어 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우리 나라와 일본.

현 단계에서 어느 쪽이 더 강하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확연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일본의 무력이 우리 나라를 2배 이상으로 크게 웃돌고 있었다.

능력자의 평균 능력치만 해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랭킹 50위권이 일본에 가면 300위권 언저리로 취급 받는다고 들었다.

그리고 숫자도 일본이 우리 나라보다 1.2배는 더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나라의 십천(十天)이라고 불리는 최강의 능력자 열명과···.

일본의 육대천왕(六大天王)이라고 불리는 놈들의 개관적인 능력치도 일본이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우리 나라가 열 명이고 일본이 여섯 명인데도 가상 시물레이션을 돌려보면 우리의 패배라고 나온다고 한다.

평소에 두려울 것이 없었던 랭커들이 일본과의 전쟁이라는 말에 잔뜩 겁먹은 어린애처럼 안절부절 못했다.

“일본과의 전쟁이라니····.”

“어째서? 최근에는 전쟁할 거리도 없었잖아?”

“빌어먹을··. 하필이면 일본이 상대냐? 좀 만만한 나라하고 하면 좋잖아?”

“우리가 모두 반대하면 어떨까? 상위 랭커들이 모두 힘을 모으면 정부라도···.”

“맞아. 난 전쟁터 따위에 나가서 개죽음 하고 싶지 않아.”

여기저기서 사나워 지는 여론이 고개를 슬며시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난 그런 놈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생각했다.

‘머저리들 같으니라고·····.’

내가 이 세계의 다른 남자들하고 평균적으로 정신 상태에서 차이가 좀 많이 난다는 것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나라고 해도 알 수 있었다.

‘이건 아니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평소에 고위 능력자라는 이유로 정부에서 내리는 해택을 넙죽넙죽 받아먹던 놈들이 이제 와서 정부에서 힘을 빌려달라고 하니 위험하다고 싫다고 징징거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도의상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단상의 앞에 한명의 남자가 서서히 나타났다. 그리고 그 남자가 모두를 향해서 말했다.

“조조조조조조 용용용용용용용.”

찌이이잉~~!!!!‘

“크윽~~!!”

“뭐야 이건~?”

“귀··· 귀가····.”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능력자들이 귀를 막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대로 구역질을 하는 놈들도 있었다.

그리고 단상의 남자가 우리에게 말했다.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놈이 있다면 나한테 직접 말해라. 내가 상대해 주마.”

“··············.”

“··············.”

“··············.”

“··············.”

아까의 사나운 기세가 거짓말처럼 온대간대 없이 사라지고 사방이 쥐 죽은 것처럼 조용해 졌다.

‘저게 대한민국 랭킹 3위, 사음의 장태수인가?’

사음의 장태수···.

소리를 이용한 능력을 상대로 대략 학살이 특기라고 알려진 인간이다.

과거에 우리나라와 러시아와의 국지전에서 러시아 능력자 100여명을 한 번에 참살한 경력이 있는 남자였다.

그가 나서서 분위기를 잡자 다시 김수원이라는 남자가 말했다.

“고맙군. 이제 물러서게. 내가 설명을 계속해야 되니···.”

“알겠습니다.”

그가 물러나고 김수원이라는 정부의 관리가 말을 이었다.

“모두들 전쟁을 하기 싫을 것이다. 목숨이 걸린 일이니 당연하다. 그 마음은 십분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이해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일단 우리를 달래기 시작했다.

“그러니 내가 모두에게 약속한다. 이번 전쟁에서 이기면···. 모두에세 큰 포상이 있을 것이다. 점령한 곳의 재물과 여자는 얼마든지 취해도 좋다. 모두 너희들의 것이다. 승자의 몫이다. 유린해라. 취해라. 모두 가져라.”

그의 말에 다른 랭커들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랭커들을 보며 그가 결정타를 날렸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우리가 승리할 경우··. 랭커 20위권까지 영지를 내리겠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그의 말에 좌중이 크게 술령 거렸다.

랭커 20위권 까지 영지를 내리겠다는 말은 그만큼 파격적이었다.

특히 지금 이미 20위권 안에 들어가 있는 능려자들의 경우는 눈에서 광선이라도 나갈 것 같은 기세였다.

“모두들 싸워라. 이겨라. 쟁취해라. 대한민국의 용맹한 전사들이여~~~!!!!”

“오오오오~!!!”

“이기자~~!!!”

이윽고 모두가 연호하면서 전쟁을 환영하는 분위기로 여론이 바뀌어 버렸다.

난 그런 그들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머저리들······.’

랭커들이 동의를 하자 전쟁에 관한 얘기들이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이 시대의 전쟁은 초능력자들에 의해서 진행된다.

수천억을 들인 전투기라고 해도 전투에서는 랭킹 200위 권의 능력자 하나 감당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능력자를 상대로 쓸 만한 무기라면 핵이나 생화학 병기 정도인데···.

그것들은 국제 조약으로 엄금되어 있다.

인류에 돌연변이를 초래한 것이 그런 생화학 무기와 핵의 방사능이었다.

또 한 번 그런 것을 남발했다가는 무슨 결과가 벌어질지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합의를 한 것이다.

한 번만 더 그런 무기를 쓰거나 보유하는 국가가 있다면 전 세계에서 그 국가를 세계의 적으로 규정.

전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 그 국가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설령 핵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강력한 능력자들도 있었다.

그런 이유들로··· 이 세상의 전쟁은 초능력을 가진 남자들에 의해서 좌지우지 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조를 짜도록 하겠다. 조는 10개조로 해서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가 각 조의 조장을 맡아라. 조의 멤버는 끝자리 수가 같은 랭커들 끼리 한 팀을 맡는다.”

과연··· 내가 34위니까 우리 조는 4위가 조장이고 그 밑으로 14위, 24위, 34위, 44위, 54위, 64위, 74위, 84위, 94위가 한 조라는 말이다.

‘잠깐···, 그럼 9번대 들이 너무 불리하지 않나?’

언듯 보기에는 전력이 평균화 된 것 같지만 이래서는 번호가 큰 사람들의 조들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랭크를 10단계로 분류해서 강한 자들은 강한 자들끼리, 약한 자들은 약한 자들끼리 모아 두지 않았는가?

이건 상위 전력을 취대한 온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보였다.

만약 작전상 사석을 던져야 할 때가 온다면 그때는 하위 넘버들부터 먼저 던져지게 될 것이다.

‘······일단은 그냥 따르자.’

불합리함을 느끼고 거기에 항의를 해 봐야 별 소용은 없다.

우선 전쟁이 벌어졌다면 일단은 살아남는 것만 생각하도록 하자.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으니까····.

우리조의 10명이 다 모이자 내 조장이라는 인간이 우리를 둘러보며 말했다.

“우리 조는 이게 다인가? 호오~, 어린애도 있군. 꼬마야. 몇 살이냐?”

꼬마라··. 나한테 하는 말이겠지?

난 삐딱하게 자세를 잡고 놈에게 말했다.

“꼬마 소릴 들을 나이는 아니니까 신경 끄시지?”

“하아~, 그러셔····. 싸가지가 바닥이네. 교육 좀 시켜 줄까?”

군기 잡는다 이거지····?

미안하지만 연장자 체면 세워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스으윽···.

난 놈의 앞에서서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어디 할 테면 해 봐····.”

놈의 손이 주머니에서 나오는것과 동시에 나 역시 몸을 긴장 시켰다.

우리 조의 조장은 랭킹4위, 홍련의 최우진이었다.

대한민국이 세계에 자랑하는 최강의 초능력자 십천, 그 능력은 이들 전원이서 대한민국 군사력의 반에 해당한다고 할 정도다.

단 10명이라는 인간에게 대한민국의 국방력의 반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놈들이기는 하지만·····.

‘마음에 안 들어.’

눈에서 오만하게 나 잘났다고 하는 눈을 하고 있는게 무척이나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삐딱하게 굴면서 시비를 건 것이다. 만약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부대원을 마냥 힘과 권위로 찍어 누르는 놈이라면····.

‘그런 머저리와 함께 행동 할 수는 없지···.’

차라리 이 머저리하고 한 판 해서 다른 조로 옮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분위기가 험악해 졌고 놈과 내가 충돌하기 직전···.

“관 두자. 꼬맹이 버릇 하나 고치자고 힘 빼기는 싫으니까····.”

놈이 갑자기 어깨를 으쓱 하면서 힘을 빼 버렸다.

“·············.”

“어쨌든···. 랭킹이 34위면 나름 도움은 된다는 말이겠지? 전력으로 취급해도 되겠지? 으음·······.”

“박민재·····입니다.”

“음~, 좋아. 널 믿겠다. 박민재. 단, 앞으로 내 조에 있기 위해서는 내 말을 따라라. 그게 룰이다. 알았지?”

“·········예.”

“좋아.”

놈은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면서 나를 격려했다. 덕분에 험악한 분위기가 가시고 조의 다른 대원들도 한숨을 돌렸다.

난 그런 놈을 보면서 판단했다.

‘····아주 바보는 아니군.’

내가 놈에게 개긴 시점에서 놈에게는 몇 가지 방법이 있었다.

하나는 날 힘으로 찍어 누르려고 하는 것.

하지만 그 방법으로 날 찍어 눌러도 내가 마음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오히려 내가 앙심을 품고 전투시에 놈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으니 도저히 상책이 아니다.

두 번째는 나에게 사과를 하고 물러서는 것.

이 방법을 쓰면 나와의 트러블은 대략 해결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다른 조원들에게 위엄을 잃고 지배력을 상실 할 수도 있다.

어떤 무리든 그 무리를 이끄는 대장의 지배력이 떨어지면 그대는 끝이다.

그래서는 오합지졸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마찬가지로 좋은 해결책이라고 하기는 무리였다.

최우진도 그것을 알았던 것일까?

놈은 첫 번째, 나를 누르는 방식과 두 번째, 사과를 하는 방식을 동시에 구사했다.

자신의 명성과 입장을 이용해서 나에게 어쩔 수 없이 져준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옆으로 슬쩍 발을 뺀 것이다.

그래서는 내가 물고 늘어지면 정말로 철없는 꼬마가 되어 버린다.

결국 놈은 여유 있고 배포 있는 태도를 보이면서 나와의 합의점을 찾고 자신의 지휘권을 어필한 것이다.

‘제법 능구렁이야······.’

다행이 내 조장이라는 놈은 어느정도 대가리를 돌릴 줄 아는 놈인가 보다.

그렇다면 지휘에 따라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제가 플로토닉을 버렸다고요?

이 소설의 아이텐티티가 플라토닉입니다. 그러데 제가 설마. 감히 어떻게. 플라토닉을 버리겠습니까?

수많은.... 정말로 수많은 분들이 주인공을 고자왕이라고 하면서 빨리 어떻게든 하라고 했을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세계관의 과격함도 있고 슬슬 어떻게든 한 번 정도는 하기는 해야 겠구나.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성관계를 가지고도 플라토닉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두가지 선택권이 있었습니다.

하나. 시아하고만 한다.

둘. 시아하고는 안 한다.

저는 두번째를 선택 했습니다.

사실 주인공의 동정을 무리하게 가져가는 역할로는 진아나 지선이나 둘중에 한 명으로 하려고 했지만 한수진이라는 다크호스를 등장 시켜서 주인공의 동정을 박탈하게 한 것입니다.

주인공이 아무 여자하고나 막 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그게 플라토닉이 될 수 있느냐고 말하시는 분들이 계실것입니다.

하지만... 달달함과 플라토닉을 지키기 위해서 시아를 처녀로 남겨 뒀고. 또 세컨드로 진아를 남겨 뒀습니다.

전쟁 파트가 지난 후의 연애전선을 보시면 다시 달달함과 답답함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주인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즐감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