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만약 쏟는다고 해도 정도의 차이가 컸다.
여자에게 있어서는 하나만 바라봐야 할 대상이지만····.
남자에게 있어서는 수많은 여자들 중에 한명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남자에게 마음을 주는 것은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일 뿐이었다.
‘철 모르는 시아라면 몰라도 진아는 이미 쓴맛을 봤을 텐데····. 결국은 여자라는 건가?’
최지선은 속으로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그 이상으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애당초···.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기 앞가림이었다.
다른 사람의 걱정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주인님이 여자하고 했다면···. 이제는 동정이 아니라는 말이지?’
지금 최지선이 하고 있는 생각을 알았다면 민재는 크게 놀랐을 것이다.
사실 최지선은 진작에 민재가 동정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이전부터 설마설마 하면서 의심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100%확신하게 된 것은 무인도에서의 일이었다.
그때 그녀는 거의 결정적인 상태까지 민재를 유혹하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고도 민재는 결국 참았다.
그것은 이상했다.
남자들에게 있어서 보통 섹스라는 것은 최고의 쾌락이다.
여자들의 경우에는 즐거운 경우와 즐겁지 않은 경우가 섬세하게 갈리지만····.
남자들의 경우는 보통 여자의 미모만 뛰어나면 어쨌든 섹스는 즐거운 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그 쾌감을 거절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었다.
특히, 그 쾌락을 한 번이라도 맛 본 사람은 더욱더···.
무인도에서 유혹에 실패 했을 때 그녀는 확신했다.
민재는 동정이다.
그리고··· 민재가 동정이라는 말은 아마 시아도 처녀일 것이다.
이 이색 커플에 관해서 그녀는 일단 놀라워 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이제까지 온갖 고생을 다해온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드디어 손에 넣은 이 안락한 생활이었다.
이 생활을 지속 할 수만 있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래서 그냥 모른체 무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다.
‘여기서 나도 안겨야 돼.’
최지선은 그렇게 결심을 굳혔다. 이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선택도 뭣도 아니었다.
필수였다.
“주인님·····. 기분이 별로시면···, 저하고 찐하게 놀까요?”
그녀는 민재의 가슴을 손가락을 슬슬 문지르면서 민재를 유혹했다.
민재는 항상 하던 것처럼 습관적으로 그녀를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됐····읍~!!”
거절하려는 민재의 입에 최지선의 혀가 격하게 들어와서 황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약간 술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그것은 피차간에 마찬가지였다.
이제까지는 이런 최지선의 유혹에 계속해서 거절하던 민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쪽 손이 최지선의 엉덩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역시 받아 들이는 구나····.’
최지선은 자신의 예상대로 사태가 돌아가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녀는 성공을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우선 이제 민재가 동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반복하면···. 그게 뭐든지 인간은 쉽게 생각하고 적응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지금 민재는 제법 술을 마셨다.
혹시 몰라서 칵테일을 만들 때 최대한 달콤하고 독하게 만들었다.
술은 무작정 독한 것 보다는 그런 것이 더 잘 취하는 법이다.
너무 독하게 만들면 술이 잘 넘어가지를 않기 때문에 최대한 달달하게 만들어서 독기를 숨긴 것이다.
“아~···, 주인님··· 살살 해 주세요····.”
그녀는 자신의 브라우스 속으로 파고들어서 젖가슴을 주무르는 민재의 손길에 신음을 내면서 민재를 자극했다.
민재의 다른 한 손은 그녀의 스커트 밑으로 파고 들어서 그녀의 속옷 안에까지 파고 들었다.
“으···· 으음···· 하앗~!!”
최지선은 민재의 손길 하나하나에 몸을 비틀며 숨 넘어갈 듯이 반응했다.
실제로 워낙 오랜만의 자극이라서 상당히 흥분하기도 한 그녀였다.
하지만 머리 한구석에서는 한 가지 생각을 절대로 지우지 않고 있었다.
‘절대 실패하면 안 돼···.’
반드시 한수진 이상의 쾌락을 제공하겠다고 다짐하는 그녀였다.
애무로 흥분한 몸에 덩달아서 정신도 멍해져 가고 있는 그녀였지만 그 대전제는 절대로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어째서 최지선은 이렇게 필사적으로 안기려고 하는 걸까?
그녀가 이렇게 하는 일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슬레이브라는 것은 오로지 주인인 남자를 만족 시키는 것만이 모든 것이다.
그 남자에게 최대한 총애 받지 않으면 버림받기 일쑤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버림 받으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특히 최지선의 경우에는 지금 버림 받으면 다음 남자가 민재 같은 좋은 사람인 것을 바랄 수도 없었다.
이런 남자는 전 세계를 다 뒤져 바도 또 있을지 의문이니까 말이다.
‘한수진 이라고 했지? 세상물정 모르는 에러 주제에·····, 건방진 것 같으니라고····.’
사실 최지선은 한수진이 몹시 미웠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존재 그 자체가 몸시도 거슬렸다.
남자가 없어도 혼자서 살아 갈 수 있는 에러인 그녀가 어째서 민재에게 꼬리를 쳤을까?
그 이유는 모른다.
아니 사실은 알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슬레이브도 아닌 다른 여자에게 민재의 총애를 빼앗긴다면 그것은 자존심과 존재의미 그 자체가 달린 문제였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이렇게 최대한 사력을 다 하고 있는 것이다.
“으음··· 주인님···· 이제 그만 애 태우고·····.”
자신의 젖가슴을 빨고 있는 민재를 살짝 떨어트리고 그녀는 뒤로 돌아서 엉덩이를 길게 뺐다.
그러자 민재의 눈에 달덩이 같은 그녀의 엉덩이가 확 부각되었다.
‘남자들은··· 대부분 이런 자세를 좋아하지···.’
최지선이 생각하기에 에러인 한수진과 동정이었던 민재는 그냥 정상위로만 했을 것이라도 추론했다.
보통 섹스를 처음 하는 남녀라면 그저 쾌락에 몸부림 치기 바쁘지 이것저것 다양한 것을 하려고 하는 생각은 못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남자의 정복욕과 성욕을 부추기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가 음란하고 굴종적인 후배위 자세를 취한 것이다.
한수진이 해주지 못한 것을 자신이 해주기 위해서 말이다.
실제로 그녀의 생각은 맞았다.
확 부각된 풍만한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그리고 중력에 따라서 살이 모아져서 반컵은 더 커진 것 같은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 까지···.
그 모든 것이 민재를 흥분 시켰다.
민재는 손을 뻗어서 그녀의 엉덩이를 노골적으로 쓰다듬으면서 그 촉감을 즐겼다.
그리고 그대로 민재는 그 하얀 엉덩이를 양손으로 잡아 고정시키고 그녀의 성기에 자기 물건을 밀어 넣었다.
“하악~!!! 이··· 이······.”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기는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화끈한 감각에 최지선은 순간 허리에 힘이 빠져 버렸다.
쓰러지려는 그녀를 민재가 허리를 잡고 지탱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거칠게 그녀를 안아갔다.
“아··· 아아··· 주·· 주인님··· 사·· 살살·· 아··· 몰라·····.”
쨍그랑~. 팅~.
그녀가 집고 있던 바스탠드에서 칵테일 술병과 도구들이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아··· 이런 느낌 오랜만이야.’
섹스에 익숙한 최지선이었지만 그녀는 지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 수많은 남자들을 거치면서 섹스에 익숙해져 버린 그녀였다.
하지만 민재의 슬레이브로 배정되고 나서 부터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상당한 욕구불만 상태였다.
다만 이제까지 자각하지 못한 것은 스스로가 섹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일 뿐이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남자와 살을 겹치니 정욕이 불타오른 것이다.
“하악··· 아아··· 아··· 주·· ·주인님~~~!!!”
“헉··· 헉····.”
두 사람을 서로를 미친 듯이 갈구했고 결국 마지막에는 최지선의 안에 민재가 폭발해 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힘이 빠진 그녀는 손을 바스탠드에 짚고는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하···· 하······. 주인님···. 감사··· 어멋~.”
민재에게 감사인사를 해서 기특하게 보이려고 한 그녀였지만 그 전에 민재가 그녀를 다시 바닥에 쓰러트렸다.
“···주·· 주인님? 너무 거칠··· 앗~!!”
그녀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다시 민재가 그녀의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배위에서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민재에게 그녀는 또 몸이 뜨거워 졌다.
양팔로 민재의 목을 두르고 그녀도 이제는 그저 정욕에 몸을 맡기고 마음껏 타올랐다.
그날···. 두 사람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서로를 갈구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요직들이 국가의 정세를 결정하는 자리···.
대환란 전의 일처럼 공개적으로 기자들이 오가는 그런 현장이 아니었다.
약 20여명의 남자들이 서로 얼굴을 숨기고 변조된 목소리만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이곳이 현 정부였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한 명의 남자가 뭔가를 보고 올리고 있었다.
그 보고를 다 들은 최고 상석의 남자가 말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예. 어찌 하시겠습니까? 일본 정부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건방진 것들···. 감히······.”
“하여튼 쪽바리들은 오만하기가 이를대가 없다니까···.”
“언제까지가 제 놈들이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줄 아는 거요.”
“이게 다 너무 온건한 정책만 펼쳐서 그래요. 때로는 강하게 섬나라 원숭이들을 몰아쳐야 할 때가 있단 말이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정치판이 시장판 되는 논리는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중구난방으로 떠들기 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상석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아무래도····. 전쟁을 피하지는 못할 모양이군···. 정규군과 랭킹 100위안의 능력자를 다 호출하라. 지금 당장.”
“알겠습니다.”
평화(?)로워 보였던 나라에 갑자기 전운이 몰려 오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복귀하고 나서 오늘 집에 와서 조아라에 접속한 순간....
어머 깜짝이야?
정말 놀랬습니다. 한 화의 추천수가 200이 넘어 버리다니...
왠지 이러고도 연참하지 않으면 벌 받을것 같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원래 예정이 없었지만 그래도 연참 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에 감사 드리면서 오늘 이렇게 연참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스토리상으로는 이제 슬슬 다음 챕터로 넘어갑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한일전(?) 입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