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시아 진짜로 삐지다.>
한수진은 그 말을 듣고 입을 쩍 벌렸다.
“····난 매월 500만원 받는게 다인데?”
“그래? 생각보다 박 한걸?”
에러가 얼마나 귀중한 대우를 받는가 싶었더니···.
그냥 평범한 남자들 보다 약간 좋은 수준의 대우였다.
“씨이~. 이건 너무 하잖아? 아니 그보다··· 너 랭킹이 34위라고? 90위권 인줄 알았는데?”
“그건 과거의 얘기···. 지금은 34위다.”
“······쳇~, 그러니 내가 그렇게 허무하게 졌지.”
새삼 한숨을 쉬면서 자신의 패인이 이해가 가는 그녀였다.
식사는 무척이나 맛있었다.
보통 식사는 시아를 비롯해서 몇몇 메이드들이 번갈아 가면서 만들고 있었다.
놀랍게도 50명이나 슬레이브가 늘었는데도 시아보다 요리 잘하는 슬레이브는 없었다.
하긴···. 이 세상에 누가 슬레이브를 요리 솜씨로 뽑겠냐 만은 말이다.
밥을 다 먹은 한수진을 향해서 민재가 말했다.
“한 동안은 우리 집에 있어.”
“뭐~? 왜?”
“····이대로 병원에 있다가는 또 그런 놈들이 찾아 올지도 모르니까. 왜? 불만 있어?”
“·············.”
불만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였지만 그래도 거부는 하지 않았다.
민재의 말대로 몸이 다 낫기 전에는 안전한 장소에 있는 것이 좋았다.
랭킹 34위의 자택이라면 정부의 보호 시설 보다도 안전할지 몰랐다.
“그럼··· 난 학교에 간다. 넌 집에서 푹 쉬고 있어.”
“뭐~? 잠깐만? 나 혼자 이 넓은 집에 있으라고?”
“너 혼자는 아니야····. 사람들 많으니까 집에서 얌전히 놀고 있어.”
“····씨이~. 뭐 저런게 다 있어?”
그녀는 발을 동동 굴렀지만 민재는 시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학교로 가버렸다.
혼자 남은 그녀는 저택의 정원의 옆에 앉아서 내부를 살피고 있었다.
“·····후우~. 잘살기는 잘 사내···. 하지만··· 저놈도 결국은 남자지? 여자들을 자기 착취의 도구로 밖에 보지 않는····.”
잠깐이지만 호감 비슷한 감정을 가졌던 그녀였다.
하지만 민재의 사는 모습을 보고는 결국 그도 이 미쳐버린 세상의 남자라고 생각했다.
저택의 메이드들만 해도 그랬다.
다 금발에 쭉쭉빵빵한 메이드라니···.
거기다 노골적으로 예뻐 보이는 메이드복을 입고 일하는 그녀들은 아마도 하루하루가 지옥일 것이다.
‘가사일에, 식사 제한에, 성적 노리개까지····. 저 불쌍한 여자들을 도와 줘야 할····. 뭐지?’
여자들을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눈앞에 믿기지 않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메이드들이 저마다 수영복을 입고 와서 수영장에뛰어 든 것이다.
풍덩~.
“꺄아~ 시원해···.”
“받아랏~.”
“꺄하하···.”
민재가 자리를 비우고 갑자기 저택의 수영장에서 마음껏 놀기 시작하는 그녀들을 보고 그녀는 벙 쪄버렸다.
심지어 그냥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풀 사이드에서 바비큐 세트를 꺼내서 고기를 구우며 와인과 함께 즐기는 여자들도 있었다.
“······어···· 어어?”
그녀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상식이 와장창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당황하는 그녀에게 등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얘~, 넌 누구니? 신참?”
“···응? 아··· 아아····.”
민재는 학교에 가면서 메이드들에게 한수진이 에러라고 말하지 않았다.
일부러 말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 깜빡한 것이다.
그래서 메이드들은 그녀가 새로 온 신참 슬레이브가 아닌가 생각했다.
실제로 에러치고는 너무 예쁜 한수진의 미모가 그런 생각을 가능하게 했고 말이다.
“그래···. 전 주인에게 많이 맞고 주인님이 거둬 주신 모양이구나···. 걱정 하지마. 우리 주인님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주인님이니까···.”
집에 실려 왔을때 미라처럼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으니 그렇게 오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으··· 응. 저기···· 이렇게들 놀아도 돼? 민재·· 가 아니라 주인님에게 들키면 혼나지 않아?”
한수진의 말에 그녀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전혀~. 아침에 저택 청소가 끝나고 나서는 모두 이런 식인걸?”
“하지만 들키면···.”
“주인님 앞에서도 평소에 이러고 노는데 뭐···.”
“·····진짜?”
한수진은 크게 놀랬다.
세상에 어떤 남자가 자기 슬레이브들에게 이런 천국 같은 환경을 제공한단 말인가?
슬레이브들에게 있어서는 이곳이 마치 파라다이스 같이 보였다.
“자~, 너도 이리 와. 그 몸으로 수영은 무리지? 내가 좋은데 데려가 줄게.”
“······응. 아···· 알겠어.”
“그런데 넌 수영복 없니? 내 것 빌려줄까? 아···· 사이즈가 좀 남겠다.”
“····신경 쓰지마.”
한수진···.
그녀는 슬림한 계열의 미녀였다.
그래서 풍만한 서구인 계열의 미녀들과는 사이즈에서 이런저런 차이가 좀 났다.
“여기는 어디야?”
안내를 받아서 도착한 곳은 약간 커다란 오두막이었다.
“아~. 너 부상이 좀 심한 것 같아서···. 그럴 때는 혈액 순환을 빠르게 하는게 좋아. 그래서 스파에 데려 온 거야.”
“···스파? 집에 스파가 있단 말이야?”
“그래··. 5가지 찜질방에 5가지 사우나. 그리고 온천은 아니지만 커다란 목욕탕까지 있어.”
“············.”
한수진은 이제 말도 나오지 않았다.
만약에 민재 혼자서 스파를 즐기는 취미가 있었다면 이렇게 커다랗게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커다란 시설도 자기 슬레이브들을 위해서 민재가 만들어준 거라는 말이다.
거금을 들여서 말이다.
안에 들어가서 황토방에서 몸을 눕히고 따뜻함에 졸려서 한숨 자고 나니 호강도 이런 호강이 없었다.
물론 이 세상에도 이런 스파나 찜질방은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남자용이라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남녀 공용이다.
남자가 자기 슬레이브들을 데리고 가끔씩 찾아올 뿐이다.
여자 중에 자력으로 그런 곳에 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은 에러들 뿐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그녀들을 위해서 그런 편의 시설을 만들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이유로 한수진도 이런 호강은 처음이었다.
황토 찜질방에서 한숨 자고 일어난 그녀는 밖으로 나와서 선선한 공기를 들이쉬면서 말했다.
“아아~~. 살 것 같아·······.”
그녀는 봄 햇살에 늘어진 고양이처럼 늘어지게 기지개를 폈다.
온몸의 근육과 관절이 다시 태어난 것처럼 생쾌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옆의 메이드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지? 좋지?”
“아~~ 최고야.”
그녀는 정말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태어나고 쭉 에러로 살아온 덕분에 다른 여자들 보다는 많은 자유가 보장된 그녀지만 그래도 이런 호강은 처음이었다.
원래 여자들은 목욕과 사우나를 좋아한다.
이유는 모른다.
아마 남자들을 평생 알 수 없는 미스테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욕탕에 가면 여자들이 기본 2시간부터 많으면 4시간 까지 푹~ 늘어져 있다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일까? 어째서 일까?
여자들 중에는 가끔씩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목욕을 느긋하게 하는 것을 선택하는 여자들도 있다고 한다.
뭐···, 결국 남자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여자들은 따뜻한 온수나 사우나에서 느긋하게 피로를 회복하는 것을 남자들 보다 훨씬 더 좋아하는 생물이라는 말이다.
목욕을 하고 나온 한수진에게 메이드가 냉장고에 데려가서 이온 음료를 꺼내줬다.
“자~. 이거 마셔둬.”
“고마워.”
“훗~. 고맙기는··. 그런 말은 나중에 주인님한테 해. 이것도 모두 주인님이 해 주시는 것이니까.”
“······그래. 그렇단 말인지····.”
한수진은 이제 민재에 대한 이미지를 대폭 수정했다.
이런 미쳐버린 세계에서 자기 슬레이브들에게 이런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생각보다는 괜찮은 남자일지도 몰라····. 잠깐··. 생각해 보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잖아?’
그녀는 문득 자기 옆에 있는 메이드를 보고 이게 민재의 정체를 파악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했다.
“저기··· 민재의 요구는 어때? 막 때리거나 하지는 않아?”
“아니 전혀···. 그리고 너 주인님 이름 좀 부르지 마라. 민재님도 아니고 이름을 직접 부르면 어떻게 해?”
“아···· 뭐 어때? 누가 듣는 사람도 없는데.”
“우리가 듣잖아? 내가 슬레이브로 살면서 남자를 6명이나 섬겨 봤는데 우리 주인님 같은 분 없어.”
“········에잇··. 그러니까 어떤데? 때려? 아니면 뭔가 변태적인 요구라도 해?”
“안 그런다니까···. 그리고 변태적인 요구라···. 주인님하고 자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주인님 요구라면 그게 뭐든지 다 들어 드릴거야.”
그녀의 말에 한수진은 크게 놀랬다.
“뭐····. 너 정도면 충분히 예쁘잖아. 아니··· 주변에 다른 여자들도 모두 미인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번도 민재하고 자본적이 없다는 말에 그녀는 크게 놀랬다.
하지만 그녀는 피식 웃어 보이면서 말했다.
“우리 주인님이····, 그렇게 여자를 밝히는 분은 아닌 것 같아. 같이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은 한 두 번씩 총애를 받아 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진아나 최지선, 은하도 민재의 총애 같은 것은 받아 본적 없다.
“아~. 그리고 시아 아가씨는 매일 주인님하고 같이 자는 것 같지만 그게 다야. 우리는 찬밥이지.”
“······시아 아가씨? 그게 무슨 말이야. 다 똑같은 슬레이브잖아? 민재가 그렇게 부르라고 시켰어?”
“아니··· 그런 말씀은 안하셨어. 하지만 눈치라는게 있잖아?”
“눈치? 무슨 눈치?”
“그러니까····, 시아 아가씨는 주인님의 최초의 슬레이브이고 지금까지 총애 받아왔고···. 또 주인님이 가장 아끼는 슬레이브이기도 하니까 말이야.”
“그럼···· 누가 시킨게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들 말하고 있단 말이야?”
“그래. 실제로 그럴만 하니까····. 시아 아가씨가 우리한테 얼마나 살갑게 잘 해주는데··. 항상 필요한 것 없는지 물어보고, 불편한 것 없는지 살펴 주고···. 완전히·······.”
그녀의 입에서 시아와 민재를 칭찬하는 말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한수진은 멍 때리고 정신줄을 놓았을 뿐이다.
그녀로서는 민재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떤 인간인 거지····.
얘기를 듣자하니 이 아름다운 금발 미녀들 중 그 어떤 여자도 민재와 섹스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혹시 불능? 고자는 아니겠지?’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 세계의 남자들에게 섹스란 그냥 재미있는 오락거리일 뿐이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슬레이를 거느리고 있는 남자가 그 슬레이브들을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니···.
‘학교에 같이 다니는 슬레이브들은 함께 잤다고 했지? 오면 한 번 물어봐야 겠군····.’
그녀는 내심 그렇게 마음먹었다.
꼬르륵····.
‘그 전에 일단 뭐라도 좀 먹어야겠다.’
장시간 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오니 몹시 배고픈 그녀였다.
============================ 작품 후기 ============================
훌쩍~. 연참을 그만 두니까 순위도 떨어지고 추천도 줄고......
슬픕니다. 버닝 할 수 있게 여러분들의 뜨거운 응원 부탁 드립니다.
그럼 즐감 하십시오.^^
PS. 이벤트에 관해서 모르시는 분들에 관해서 설명 하겠습니다. 제가 지정하는 화에 댓글을 빨리 다시는 분들 선착순 몇 분(아직 미정 보통 3~5명입니다.) 에게 제 출판작을 무료로 배송하는 이벤트 입니다.
이번에는 그 이벤트를 조금 커스텀 해서 진행할까 합니다.
제가 지정하는 화에 간단한 퀴즈를 냅니다. 예를 들어서....
다음중 주인공의 슬레이브가 아닌 것은?
1. 민시아. 2. 민진아. 3. 최지선. 4. 소녀시대.
이런 식으로 문제를 내고 답을 먼저 맞추신 분들에게 상품을 배송할까 합니다.
뭐... 그냥 이런 이벤트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