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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46화 (46/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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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치 6개월입니다.”

한수진을 병원에 데려가니 의사가 한 말이었다.

“후우우~.”

난 그 말을 듣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주 작신나게 팼군.’

그 연약한(민재의 기준으로?) 여자를 때릴 때가 어디 있다고 그렇게 많이 때렸을까?

후회만 될 뿐이다.

난 의사에게 말했다.

“······치유 스킬을 가진 고위 초능력자를 불러 주세요.”

나도 치유 스킬이 있으니 가능하면 직접 치료해 주고 싶다.

하지만 내 치유스킬은 오로지 자기 치유에만 가능한 형태였다.

원래 희귀한 편인 치유능력 중에서도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스킬은 훨씬 더 희귀했다.

“돈이 많이 들겁니다.”

그래··. 그건 알고 있다.

“100억 이하면 별로 상관없으니 내 이름으로 불러요.”

“····알겠습니다. 슬레이브를 무척 아끼는 군요.”

“그 녀석은···· 아니 됐어요.”

내 슬레이브가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냥 내버려 뒀다.

차라리 빨리 섹스를 하기 위해서 자기 슬레이브에게 거금을 쓰는 그런 평범한 남자로 보이는 것이 내 특이한 정신 상태를 들키지 않기에는 더 좋았다.

“수배 가능한 연락원에 연락을 했으니 빠르면 이번 주 중이라도 능력자가 올 것입니다. 오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입원 시켜서 경과를 지켜보죠.”

“알겠습니다. 그럼 병실은···.”

“특실. 나도 같이 잘 수 있는 걸로 주세요.”

“알겠습니다. 저기··· 그런데···.”

“그런데 뭐죠?”

의사는 조금 망설이더니 조심 스럽게 말했다.

“큼···, 역시 뼈가 여기저기 부러져서 오늘은 섹스를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 질문이었나?

어차피 할 생각도 없었다.

난 그냥 그녀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혔으니 오늘은 내가 하룻밤 지켜봐 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정신 차리면 뭐라고 하지?’

잠시 생각하던 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무슨 말을 하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난 그녀를 잔인하게 짓밟고 강제로 범하려고 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그렇게 했다고는 해도 변명의 여지는 없었다.

그녀는 나를 증오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학교 같은 반이고···.

결국 앞으로 학교 생활은 이제까지 보다 훨씬 더 피곤해 질 것 같다.

“빌어먹을······.”

욕이 입에서 절로 나왔다.

다른 남자들처럼 등록만 하고 출석은 대리 부를까 싶은 유혹이 들었다.

그날 밤.

민재는 특실의 간호인용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했고, 한수진은 눈을 떴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그녀는 온몸에 칭칭 감겨 있는 붕대와 깁스를 보고 깨달았다.

‘······졌구나.’

진 것이다. 남자에게 지고 말았다.

여자이면서 초능력을 가진 자신은 이 세상 남자들에게서 여자들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피나는 훈련을 했고 남자들에게 절대로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절대로 눈물 따위는 흘리지 않는 강한 여자가 되겠다고 맹세 했었다.

하지만·····.

주르륵····.

패배를 실감한 순간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흑···· 흑흑······.”

그리고 흐느끼기 시작한 그녀의 울음소리에 민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신이 들었냐? 그런데······.”

울고 있는 그녀를 보고 민재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난감했다.

결국 잠시 고민하던 민재는 가장 간단한 길을 골랐다.

“미안.”

바로 사과하는 것이다.

“····뭐?”

그리고 한수진은 거기에 크게 반응했다.

그녀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건 무슨····?’

사실 그녀의 입장에서는 당연했다.

오늘 당장 자신을 죽일 듯이 폭행하고 거기다 강제로 범하려고 까지 했던 남자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나니 그 남자가 자기를 보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있다.

이래서야 그녀가 당황하는 것도 당연했다.

“뭐··· 뭐가 미안하다는 건데?”

“····전부, 내가 좀 지나쳤어.”

“··········무슨 속셈이야?”

“뭐?”

“무슨 속셈이냐~~ 아윽·····.”

버럭 소리 지르면서 상체를 일으키려고 했던 그녀는 전신의 고통에 신음했다.

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삐걱 거리고 있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진정해···. 무슨 말인지 몰라도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일단 진정하고 말해.”

“····후우······.”

일단 진정하고 몸을 눕혔다.

그리고 침착하게 말했다.

“무슨 속셈으로 이러는 거냐고? 왜? 강제로는 취향이 아니야? 내가 너한테 아양 떠는 꼴이라도 보고 싶어?”

“····아니야. 그냥···· 그냥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말주변이 없는 민재는 이번에도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하지만 진심이라는 것은 그런 단순한 말에 담겨서 사람의 심금에 와 닿는 법이다.

지금 한수진처럼 말이다.

‘····정말로 사과하는 거라고? 뭐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남자는 뭘까?

그녀가 알고 있는 남자들과는 가치관도 존재 그 자체도 전혀 다른 미지의 생물 같았다.

이래서야 뭐 때문에 그녀가 시비를 걸었단 말인가?

‘꼭 내가 바보 같잖아·····.’

다시 한 번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어이~.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차라리 화를 내면 냈지 왜 또 울고···.”

“····가.”

“뭐?”

“나가~!!!”

목청 하나는 멀쩡한 그녀였다.

결국 야밤에 병원에서 쫏겨나면서 나는 생각했다.

‘에러는 모두 다 저렇게 성격이 종 잡을 수 없는 건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여자였다.

그날부터 나는 학교를 마치면 병원으로 가서 그녀의 차도를 살폈다.

내가 입힌 부상은 정말로 심각해서 내장도 상당히 상해 있었다.

그래서 치유능력자도 그리 순식간에 낳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도···. 한 3주 정도면 다 나을 것 같군요.”

“그렇습니까?”

“예. ·····섹스는 한 2주 후부터 가능할 것입니다.”

“예. 그렇군요····. 저기 그런데 혹시 이름이····?”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전 닥터 게이라고 합니다.”

“···뭐라고요?”

“닥터 게이입니다.”

의사 중에 게이를 말하는 걸까? 아니면 게이전용 의사라는 걸까?

아니 그것보다·····.

척 봐도 ‘넌 이미 죽었다.’ 라고 말할 것 같은 대사 어울리는 굳은 표정의 얼굴.

왜인지 몰라도 전신을 가리고 있는 망토.

그리고 슬쩍 드러난 팔의 근육을 보아서는 상당히 단련된 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름은 닥터 게이?

‘····얼마 전의 강철의 건축술사 형제들도 그렇고 이 사람도 어디선가 본적 있는 것 같은데?’

그리고 역시 이번에도 이쪽이 짝퉁 같은 느낌이 든다.

왜 이런 걸까?

데자뷔?

난 머리를 붕붕 흔들면서 잡생각을 지웠다.

“어쨌든···, 잘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 드립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슬레이브가 참 버릇이 없군요. 원래 저렇게 남자를 노려 보나요?”

“·········저게 매력이죠.”

“과연····. 그런 취향이군요.”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 말인데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해했다.

어떤 의미로 이해하고 납득 했는지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 닥터 게이라는 사람이 가고 한수진이 나에게 뾰족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네 슬레이브라고?”

“·······그냥 귀찮아서 한 변명이야. 네가 에러라고 하면 또 탐탁지 않게 여기는 남자들이 한 가득일 텐데?”

“····쳇~. 상관없어. 난 강해.”

“아니 넌 ‘강했지.’ 라고 하는게 바른 표현이야. 지금은 약하니까 그냥 몸 사리고 있어.”

“·············.”

내 말에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나를 외면했다.

요 며칠 사이에 알게 된 건데 저건 나름의 긍정이라는 표시였다.

‘다루기 어려운 여자군···.’

“그럼 난 이만 갈게. 병원 밥 맛 없어도 남기지 말고 다 먹어.”

“상관 마~!!!”

여기서 더 상관 했다가는 아마도 음료수병 아니면 꽃병이 날라온 것이다.

특실 소품 변상을 지가 하는게 아니라고······.

물건 던지는데 주저함이 없는 여자였다.

민재는 한수진의 병실을 나와서 대기중인 차에 올라탔다.

차를 가지고 대기하고 있던 메이드 중에 한 명은 민재를 태우고 차를 몰아서 병원을 떠났다.

그리고···. 그런 민재를 지켜보는 시선이 있었다.

“저 바보···. 가란다고 가냐? 말 상대도 없이 얼마나 심심한데·····.”

특실 병실의 창문에서 내려다보면서 민재를 태운 차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바라보고 있는 그녀는 한수진이었다.

최근에 들어서 목발을 이용하면 간단한 이동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그녀였다.

민재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너무 일찍 같잖····· 아니··· 아니지···. 저 놈이 가던 말던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지···.”

무의식중에 나온 혼잣말에 그녀는 황급하게 자기 변명을 했다.

최근 들어서 가뜩이나 심란한 마음 때문에 힘든 그녀였다.

자신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민재를 보고 있으면 분노를 해야 하는데····.

분노 보다는 반가움이 먼저 들었다.

민재가 오는 시간을 항상 기다리고 있었고, 민재가 오지 않는 시간을 지루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이따금씩 민재의 목덜미나 반팔에 드러난 팔을 보면서 만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스스로 왜 그런 감정이 드는 건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곤란하다고 느끼고 있는 그녀였다.

뭐····. 이런 세계에서 에러인 여성은 보통 처녀로 늙어 죽는 경우가 허다했다.

우선 여자라고 성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자보다는 약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경우고 여자 중에는 남자 못지 않게 성욕이 강하거나···.

혹은 오히려 남자보다 더 성욕이 강한 체질의 여자들도 있기는 있었다.

이건··· 작가의 경우지만 과거에 필자의 친구과 술을 마시고 2차로 간단하게 집에서 마시기 위해서 친구의 집으로 갔던 적이 있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는 친구의 여동생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잠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컴퓨터의 모니터에는····. 꽤 하드한 야동이 틀어져 있었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어쨌든···, 여자도 성욕이 존재하고 남자에게 끌리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 개인차가 있을 뿐. 남자 여자 운운하기 전에 인간이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에러의 경우에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이 세계의 남자들이 문제였다.

여자의 인권이 인간 이하로 떨어진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남자들은 여자가 아쉽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슬슬 연참의 부작용이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이른바 슬럼프라는 녀석이죠. 원래는 내일 연재분을 써 놓고 자야 하는데....

오늘은 일단 푹~ 자고 내일부터 심기 일전 해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집필에 힘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28일 부터 30일 까지 볼일도 있어서 그 전에 잔뜩 써서 예약 아이템구입해서 올려야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후우~. 집필의 아이디어가 떨어지는 슬럼프보다 더 무서운게 집필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는 시기인데....

이건 골치 아프네요.. 크리스 마스라서 그런 걸까요?

어쨌든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즐감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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