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이익···· 까불지 마~!!!”
한수진은 자신을 향해서 한걸음씩 다가오는 민재를 보고 크게 소리치면서 자신을 독려했다.
‘쫄지 마···. 할 수 있어.’
본능은 절대 할 수 없다고 경고를 해도 인간은 미련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자기 합리화를 거쳐서 희망을 찾는 생물이다.
지금의 한수진 처럼 말이다.
‘같은 능력자야. 할 수 있어. 할 수 있·····.’
“비켜~.”
단 한마디였다.
민재의 짧디 짧은 단 한마디에 한수진은 자기도 모르게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서 버렸다.
‘이게 무슨·····.’
그녀는 수치 스러웠다.
뭔가 초능력을 쓴 것도 아니고 그저 비키라고 한 것 뿐인데 거기에 순종하듯이 비켜 버린 것이다.
한창 전투태세에 있었는데 적으로 인식한 상대의 말에 꼬리를 말고 순종했다.
“이··· 이건····.”
얼굴을 발갛게 하고 당황해하는 그녀를 무시하고 민재는 시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살피다가····.
“·····한수진····.”
마치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짐승의 목소리가 이런 식일까?
순간 한수진은 더할 나위 없는 막대한 공포를 느꼇다.
“뭐···· 뭐야?”
“····날 납득 시켜라. 10초 안에·····. 안 그러면···.”
“안 그러면 뭐?”
“·······죽. 는. 다.”
누가 들어도 진심이 뚝뚝 묻어나는 말이었다.
하지만 한수진은 최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발악했다.
“웃기지 말라고 했지~!!!”
콰쾅~!!
이윽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초능력 대전이 벌어져 버렸다.
‘어제 내 결빙의 능력은 들켰어. 하지만 내 능력은 그게 전부가 아니야.’
한수진은 먼저 일격을 날린 다음에 어지럽게 텔레포트를 반복하면서 민재의 빈틈을 노렸다.
이미 드러난 결빙과 텔레포트 말고도 그녀는 두가지 능력을 다 가지고 있었다.
먼저 초반에 선공을 날린 염동력, 레벨은 4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유용한 능력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일루전, 대상에게 환상을 보여주는 능력이었다.
레벨은 6으로 상당히 높은 능력이었다.
‘우선은 방어. 텔레포트와 일루전을 이용한 환상을 이용해서 적의 공격 피하면서 빈틈을 노린다.’
민재의 주변에는 마치 수십명의 한수진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가만히 있던 민재가 중얼 거렸다.
“············귀찮군.”
그리고 아무도 없는 허공에 손을 뻗어서 염동력으로 충격파를 날렸다.
퍼엉~!!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갑자기 한수진이 나타나서 충격파에 날아가 버렸다.
“꺄악~~!!!”
처음으로 입에서 여자다운 목소리를 내면서 한수진은 벽에 쳐 박혀 버렸다.
민재의 염동력은 레벨이 6이다.
이 정도면 마음 먹기에 따라서 인간 하나를 부셔 버리는 것은 일도 아닌 수준이었다.
그런 힘을 한수진은 불시에 받아 버린 것이다.
결빙의 방어막이 없었다면 충격으로 몸이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
“으··· 으윽·····. 어떻게··· 알았지?”
간신히 일어나면서 그녀는 어떻게 자신이 있는 위치가 탄로 났는지를 생각했다.
“그게 중요한가?”
한수진을 찾은 것은 민재의 초능력중에 하나인 미래시였다.
물론 그것을 그녀는 알 수가 없겠지만 말이다.
미래시는 민재의 능력중에서도 아주 귀중한 것으로 매우 희귀한 능력이기도 했다.
민재의 미래시는 레벨 7로 최고 등급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원래 미래시는 1초에서 2초 정도 사이에 미래를 알려주는 능력이다.
최강의 능력처럼 보이지만 단점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미래라는 것은 워낙에 많은 가능성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적중률이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다른 능력자들의 미래시는 레벨 6이라고 해도 적중률이 50%를 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민재의 미래시는 그 적중률이 무려 80%이상이었다.
직접적인 공격 능력은 없는 능력이지만 공방에 있어서 민재의 낮은 텔레포트 레벨을 충분히 커버 할 수 있는 듬직한 능력인 것이다.
“이제 승부는 여기까지다.”
“뭐~?”
그녀가 놀랄 사이도 없이 민재의 몸이 사라졌다.
팟~.
비틀 거리고 있는 한수진에게 민재가 텔레포트로 거리를 좁혀서 다가왔다.
그리고 양팔을 벌려서 한수진의 좌우를 포옹하듯이 포위했다.
그리고····.
“끝이다.”
파지지지지지직···.
“꺄아아악~~!!!”
민재의 양팔에서 전기가 뿜어져 나와서 사이에 한수진을 두고 격렬하게 휘몰아 쳤다.
그리고 동시에 한수진은 강력한 전기 쇼크에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내···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쓰러진 한수진은 압도적인 실력차에 절망할 뿐이었다.
사실 그녀는 충분히 강했다.
어쩌면 상위 랭커들 중에서도 90위권 대 능력자들하고 라면 좋은 승부를 낼 수 있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민재의 랭킹은 34위.
같은 100위 권이라고 해도 하위권과 상위권 사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는 법이다.
여기서 잠깐 랭킹에 관해서 설명하자면····.
랭킹 80~100위 까지는 하위권 랭커들이다.
이들은 보통 해마다 바뀌는 인간들이다.
죽거나, 랭크가 떨어지거나··. 혹은 싹수가 보여서 상위 랭크로 올라가거나···.
어쨌든 거기에 죽치고 있는 인간들은 별로 없다.
같은 상위 100위 안의 랭커라고 해도 상위권에 비하면 차별이 큰 것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국가의 전력 취급하며 신경 쓰는 것은 50위권 안의 강자들이었다.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국가의 전력인 것이다.
사실 같은 랭커라고 해도 그 밑의 능력자들은 대전시에 죽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실 그들도 주요 능력자이기는 하지만 초능력자라는 것은 우수한 전투원 1,000명 보다도 터무니 없이 우수한 한 명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았다.
즉, 하위 랭커들은 최상위 랭커들을 탄생시키기 위한 일종의 비료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그래서 정부에서도 과거에 민재가 하위 랭커를 대전에서 죽이는 것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짜 뛰어난 극소수의 능력자였다.
예를 들어서 세계 최강의 능력자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제이 도미니스.
그는 과거에 중국과의 전쟁에서 중국의 상위 랭커 500명을 혼자서 전멸 시켜 버렸다.
단 30분 남짓한 시간에 말이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질보다 양이라는 스타일로 랭커만 해도 상위 5,000명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었다.
단순 계산으로 봐도 한국의 50배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랭킹 1위 제이 도미니스.
그가 혼자서 500명을 해치우고···.
그것도 모자라서 중국의 국토 10분의 1을 잿더미로 만드는 것을 보고 그들도 방향성을 바꿨다.
양보다는 질.
그게 초능력자를 양성하는 국가들에게 기본 상식처럼 정해져 버렸다.
그러니 한국 정부도 그런 최강의 초능력자 한명만 탄생 시킬 수 있다면···.
그렇다면 상위 랭커 11위부터 100위 까지가 싹 죽어도 좋은 국가였다.
그래서 랭커들에게는 대우는 후하게 해주지만 사자의 낭떠러지 마냥 치열한 경쟁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민재는 그런 환경속에서 별로 의식도 하지 않고 랭킹 34위에 등극한 남자다.
정부에서는 오랜만에 10위권 안에 진입할 남자가 생긴게 아닌가 하고 기대를 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런 민재에게 도전을 한 것 자체가 한수진의 불운이었다.
어쨌든 한수진은 쓰러졌고 승부가 났다.
그녀에게는 더 이상은 싸울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데미지가 너무 커서 초능력도 발동할 수 없었다.
민재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와서 포니테일의 머리채를 잡고 들어올렸다.
그녀는 옷은 여기저기가 찢어져 있었고, 도도하던 얼굴은 상처로 더럽혀져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민재가 말했다.
“····시아한테 사과해라.”
옥상에서 한수진이 주재진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했다.
그 말에 한수진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웃기지 마.”
짝~.
한수진의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가 버렸지만 얼굴에서 고집은 사라지지 않았다.
주재진의 아집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남자에게 굴복하는 것을 절대로 인정 할 수 없었다.
민재는 그런 그녀를 두고 다시 한 번 손을 움직였다.
짝~.
또 다시 여린 여자의 뺨이 남자의 손에 돌아갔다.
그리고 쓰러진 한수진을 향해서 민재의 무자비한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퍽~. 퍼퍽~! 퍽~.
보는 사람들이 살 떨릴 정도로 무서운 폭력이었다. 원래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은 일상 다반사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들이 보기에도 지금 민재의 폭력은 무자비해 보일 정도로 거칠고 잔인했다.
콰지직~.
한수진의 손등을 짓밟아서 손등 뼈를 부셔 버리고··.
뻐어억~.
입에서 내장 조각이 튀어나올 정도로 배를 걷어차고····.
지금의 민재를 보고 있노라면 저러다 사람 하나 잡을 것 같았다.
원래 민재는 여자를 때리고 공격하는 것에 극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예외였다.
시아가 맞았다.
시아가 맞은 것이다.
민시아가 맞아 버렸다.
시아의 안전 문재라면 민재에게 있어서는 사람을 죽이기에도 충분한 이유였다.
그게 설령 평소에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 여자라고 해도 말이다.
실컷 두들겨 팬 민재는 만신창이가 된 한수진의 멱살을 잡고 그녀에게 말했다.
“마지막이다. 지금 당장 시아에게 사과해. 안 그러면 장담컨대 후회하게 될 거다.”
“··········킥~, 어디 해봐.”
한수진은 결국 고집을 꺽지 않았다.
오히려 악만 남은 것처럼 눈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아~? 그래····.”
순간 민재의 눈에 한 층 더 싸늘함이 더해졌고 한수진은 그 눈을 보는 순간 섬뜩한 감각이 들었다.
“그럼 소원대로 해주지.”
그리고 민재의 손이 한수진의 교복을 잡고 양쪽으로 찢어 버렸다.
찌이익~~!!!
교복의 상의가 찢어졌고 그녀의 뽀얀 속살과 흰색 스포츠 브레지어가 드러났다.
그러자 그녀는····.
“·····뭐··· 뭐하는 거야~!!? 악~.”
퍼억~.
자신의 옷이 찢어지자 반항하려 하는 그녀였지만 그녀의 복부에 민재의 무릎이 박혀 버렸다.
데미지로 초능력을 못쓰는 그녀는 그냥 평범한 여자일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서 민재의 폭력은 절대적인 무력이나 마찬가지였다.
찌익~ 찍~. 찍~.
민재는 그대로 그녀의 교복 스커트를 찢어 버리고 속옷까지 거칠게 뜯어내 버렸다.
“하지마~. 이러지 마~!! 아악~!”
민재의 거침 없는 손길에 그녀는 어떻게든 반항하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가차없이 폭력이 날아왔다.
그리고 결국·····.
그녀는 학교 복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앞에서 알몸이 되어 버렸다.
“내가 분명히 말했지? 후회할 거라고?”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자기 몸을 가리면서 민재를 올려보는 그녀의 눈에는 독기가 사라지고 그 대신에 공포가 자리 잡았다.
남자들 앞에서도 당당하고 도도하게 굴던 그녀가 지금은 다른 여자들과 다를 바 없이 연약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 작품 후기 ============================
민재의 응징이 시작되었습니다.
보통 이 전에도 국가 전력인 랭커가 너무 쉽게 죽는것 아닌가 하는 질문들을 많이들 하셨죠? 거기에 관해서 제가 답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게 보다시피 단순 세계관이 아니라 스토리 라인에 들어가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 그 떡밥과 나중에 등장할 보스 캐릭터(?), 혹은 중간 보스 캐릭터(?)도 나왔습니다.
모든 분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사드리고 전 지금부터 또 집필에 들어갑니다.
요즘 들어서 제가 연참을 버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초기 부터 따라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작품은 원래 일일 1회 작품입니다.
하지만 버닝하고 있는 이유는 어째서인지 추천이 미친듯이 싸이고 저도 거기에 최대한 보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결과 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연참을 못하는 날이 있거든....
그때는 부디 이해를 부탁 드립니다.
오늘은 일단 내일 올릴 분량 적어 놓고 잘 겁니다. 새벽 3시 정도 되겠죠.^^;;;
그럼 즐감 하십시오.
여러분들의 뜨거운 응원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