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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42화 (42/176)

44화

원래 결빙의 능력 자체는 그렇게 강력한 능력이 아니다.

기껏해야 인간에게 썼을 때 표면을 얼음으로 덮어서 차갑게 하는 것 뿐이다.

그것도 효과는 있지만 데미지를 입히려면 화염계나 뇌전에 비하면 직접적인 파괴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이 능력을 살리기 위해서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그리고 의학 서적에서 인체에 차가움이라는 것이 줄 수 있는 데미지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실현 시키기 위해서 막대한 노력을 했다.

그런 그녀의 능력은 그냥 자기 능력의 레벨만 올리기 위해서 반복 수련만 하는 바보 같은 남자들은 파악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다못해 평소에 책도 좀 읽고···, 일단 공부라는 것도 좀 해서 동상에 관해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파악 할 수 있었다.

민재가 그것을 깨달은 것도 예전에 수업 시간에 들은 내용이 기억나서였다.

보통 남자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기 보다는 땡땡이치고 교사나 여학생들을 괴롭히는 재미로 다니는 놈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민재는 몹시 드물게도 일단은 수업을 듣고 필기까지 하는 학. 생. 이었다.

정말 드물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 학교에 랭커가 있다고 했지? 그럼 그 녀석이 랭커인것인가?’

한수진은 그제야 민재가 100위권 안에 들어가는 랭커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이 지역으로 오기 전부터 상위 100위 안의 랭커가 이 지역에 살고 있다는 말은 넌지시 들었었다.

정부의 관리자가 일부러 그녀에게 그런 정보를 흘린 것이다.

원래 극도의 남성 혐오증에 빠진 한수진은 주변의 남자들과 닥치는 대로 트러블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에러인 그녀의 희귀성 때문에 크게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덕분에 주변 남자들의 불평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한수진이 살던 지역의 관리자가 결심을 한 것이다.

차라리 한수진보다 확실하게 강한 능력자가 있는 곳으로 이전 시켜 버리자.

라고 말이다.

그래서 민재와 같은 학교, 심지어는 같은 반으로까지 전학온 것이다.

그렇게 랭커의 곁에 놔두면 그 천방지축도 좀 얌전해 질 것이다.

관리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랭커라···. 과연 얼마나 강한 걸까?’

한수진은 이미 민재를 넘어야할 적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나를 반긴 것은 50인의 금발 메이드 부대였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어~. 다녀 왔어.”

아침에 나갈 때 보다는 익숙하게 그녀들의 인사를 받았다.

“주인님. 씻고 식사부터 하실래요?”

“응? 아··· 난 됐어. 오늘은 그다지 식욕이 없네.”

“그래도 조금이라도····.”

“괜찮아. 너희들 끼리 맛있게 먹어.”

“···예. 알겠습니다. 주인님.”

보통 주인인 내가 안 먹으면 슬레이브인 그녀들도 안 먹는게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시아와 진아들은 나의 스타일을 알고 있기에 거침없이 자기들 밥상을 차렸다.

오히려 내 눈치를 보는 것은 50인의 메이드들이었다.

쭈뼛거리는 그녀들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

괜히 여기서 지켜보고 있는 것 보다는 내 방으로 올라가는 편이 좋겠다.

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의 내 방으로 올라가서 옷을 벗고 편하게 침대에 누웠다.

푸우우우우욱·····.

“하아~~. 편하다·····.”

내 입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번에 새로 구입한 이 침대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침대 하나에 10억이라는 말에 좀 오버인가 싶었는데···. 쓰고 나니까 정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무슨 나노입자 매트릭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인데 누운 사람의 체형과 체중, 그리고 자세에 맞춰서 완벽한 지지를 해준다고 한다.

여기에 누우면 정말로 구름 위에 누워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방을 너무 넓게 지었나?’

어제는 별 생각 없었지만 역시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넓은 방에 혼자 누으니까 어째 청승 맞다는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꺄아~~~.”

첨벙~.

발코니 쪽에서 은하의 목소리와 물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수영장에 다이빙이라도 한 모양이다.

발코니에 나가서 보니 은하뿐만 아니라 몇몇 금발 메이드 여성들도 수영복을 갈아입고 은하와 어울리고 있었다.

“확실히····. 저건 타고난 재주란 말이야.”

은하의 초능력이 있다면 저 밝은 성격과 누구든 광속으로 친해지는 친화력일 것이다.

새로 온 식구들은 전부 은하보다는 연상인 여자들이었다.

가장 어린 사람이 21세, 가장 많은 사람이 27세로 알고 있다.

그렇게 나이 많은 언니들하고 순식간에 친해지는 은하의 저 타고난 성격은 정말 타고 났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그녀는 주변의 금발 메이드들과 물장난을 치다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며·····.

“주인님~~~. 같이 놀아요~~.”

라고 외쳤다.

주변에 다른 메이드들이 그제야 나를 보고 황급하게 고개를 숙였지만 은하는 개의치 않고 나한테 붕붕 손만 흔들고 있었다.

‘····잠깐 내려가 볼까?’

아까 까지만 해도 혼자 있으려고 했다.

오늘 있었던 에러인 한수진의 일에 관해서 어느정도 생각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자고로 눈앞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나도 놀고 싶어지는 법이다.

‘까짓것 내일부터 하지 뭐····.’

수영장에 가니 은하를 포함해서 몇 명의 메이드들이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내가 내려가자 급하게 풀 사이드로 나오려 했지만 내가 손을 들어서 제지했다.

하지만 은하는 거침없이 나한테 쪼르르 달려오더니 매달려서 말했다.

“주인님~~~ 같이 놀아요. 네~.”

“여름도 거의 다 갔는데 수영은 무슨····.”

사실 내려오기는 했지만 같이 풀에 들어가 놀 생각은 없었다.

그냥 풀 사이드에서 그녀들이 노는 것만 구경하며 기분 전환이나 하려고 할 뿐이다.

하지만 은하는 내 팔을 잡고 붕붕 흔들면서 칭얼 거렸다.

“기껏 만든 온수풀이잖아요? 예?”

“난 됐어. 그냥 심심해서 내려 온 거니까 너희들 끼리 놀아.”

“칫~. 심심하면 놀아야지···. 주인님 깍쟁이~.”

은하는 그렇게 말하고 혀를 낼름 내밀고는 다시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하여튼 저 말괄량이는····.’

난 은하를 보고 피식 웃어 버렸다.

하지만 그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본 새로온 슬레이브들은 표정에 신기함이라는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은하는 나에게 애교를 부린다고 했던 것이지만 다른 메이드들이 보기에는 무척이나 놀라운 광경으로 보인 것 같다.

어떤 의미로는 나쁘지 않다.

같은 슬레이브의 신분으로 50인의 메이드들에게 선배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서는 나하고 스스럼없는 모습을 어필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뭐···. 은하의 성격상 그런 것을 계산하고 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때 풀 사이드에 앉아 있는 나에게 한명의 여자가 다가왔다.

“저기··· 주인님. 여기 간단한 간식을 가져 왔습니다.”

“아~. 고마워····. 너 이름이····.”

“프란체스카 로렌이라고 합니다. 주인님.”

“아···· 어디 이름이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입니다.”

“헤에~. 그래····.”

이탈리아계 금발 미녀라···.

난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새로온 슬레이브를 자세하게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확실히 시아나 진아 같은 동양계하고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는 미인형이다.

금발에 푸른 눈동자는 나와는 다른 인종이라는 것을 확연하게 느끼게 해 줬다.

그리고 얼굴은 청순한 소녀인데 수영복에 드러난 몸매는 도발적이다.

그 언밸런스하면서도 절묘한 조화가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

“아····· 벗을까요?”

“아니··· 아니야.”

내가 그녀를 빤히 바라보자 그녀는 갑자기 비키니의 어깨끈을 내리면서 벗을까요? 라고 물었다.

도대체 어떤 상황속에서 자라난 것일까?

난 오해를 풀기 위해서 그녀에게 말했다.

“그냥 네가 예뻐서 바라본 것 뿐이야. 내가 확실히 뭐라고 말하기 전에는 날 유혹하지 마. 알았지?”

“·······예.”

내 말에 그녀는 노골적으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마 내가 자신을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도 진아들급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난 그런 그녀를 경멸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슬레이브의 여성들은 남자들의 눈에 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나 다름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잠깐이지만 그녀의 미모를 노골적으로 평가한 것을 보면 나 역시 남자는 남자인 모양이다.

다음날····.

“다녀 오십시오. 주인님~.”

“다녀 오십시오. 주인님~.”

“다녀 오십시오. 주인님~.”

“다녀 오십시오. 주인님~.”

“그래···. 갔다 올게.”

여전히 아침에 모여서 학교에 가는 나를 향해서 단체 인사를 올리는 메이드들이다.

하지만 어제하고는 다르게 조금 얼굴에 긴장이 풀린 기색이 느껴진다.

아마도 내가 자신들을 크게 억압하지 않고, 또 이집에서 지내는 주거 환경이 상당히 괜찮다는 것을 자각한 모양이다.

‘이대로 차차 시간이 흐르면 모두들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되겠지. 외출도 제한할 필요 없어질 테고··.’

난 그렇게 마음 먹으면서 학교로 향했다.

“주인님~. 그럼 저희는 여기서···.”

“그래. 점심 시간에 봐.”

난 시아들하고 헤어지고 내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 들어가자 한수진이 몇몇 여자들과 함께 편하게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들어가자 한수진의 곁에 있던 여자애들이 황급하게 자기 자리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괜찮아. 그냥 있어.”

“····저기··· 하지만 수진님·····.”

“괜찮다니까···. 날 믿어.”

자리로 돌아가려는 여자애는 한수진에게 팔목을 붙잡혀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난 신경쓰지 않고 내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러자 한수진이 나 들으라는 듯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거 봐~. 아무 말도 못 하잖아? 신경쓰지 말라고. 알겠지?”

“············.”

“겁먹지 말라니까 참····. 그래. 앞으로 차차 고쳐 나가자.”

침묵하는 여자애를 다독이는 그녀를 보고 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거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대강 알겠다.

아마 나한테 여자애들 함부로 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저 중간에 끼인 여자애 입장에서는 얼마나 곤혹 스러울까?

‘아마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심정이겠지····.’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지 말고 나라도 얌전히 지내주자···.

그 후로 쉬는 시간마다 한수진이 나를 은근히 도발했지만 난 철저한 무시로 일관했다.

괜히 상대해서 피곤하게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4교시 무렵···.

[“박민재님. 지금 즉시 교장실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뭐지?”

교내 방송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학교 교장이라고 해도 정부에서 명령만 받는 꼭두각시 중년 여성이다.

그 사람이 난 왜 찾는 건지 모르겠다.

“뭐해? 부르는데 안 가? 역시 남자들은 불러도 생까는게 종특인가 보지?”

“···지금 갈거야.”

“그래···. 그래야 착한 아이지.”

“·············.”

무시하자. 무시···.

============================ 작품 후기 ============================

난 네가 싫어~!! 싫단 말이야~~!!!

이랬던 그녀가...

이런저런 이벤트가 지나간 후....

"흥~!! 사귀어도 좋아..... 별로 널 위해서 하는게 아니니까 말이야? 착각하지 말라고?"

........일본 러브 코미디에서 거의 정석 처럼 나오는 팬턴이죠?

제가 하면 어떻게 변질 될지 모르겠습니다.

모두의 추천 감사드리며 전 더욱더 버닝하기 위해서 오늘도 세벽 분량을 다 쓰고 자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PS. 뜰에 Q&A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제 작품이나 저에 관한 질문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라는 것은 핑계고 제 뜰에 놀러 오시라고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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