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새로운 집과 새로운 가족들>
그날 저녁····.
난 모두가 보는 앞에서 간단하게 내 태도의 변화에 관해서 설명했다.
“그럼 주인님····. 앞으로··· 주인님도 무섭게 하는 건가요?”
은하는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명백하게 겁에 질려 있었다.
항상 활발한 은하였는데 의외로 겁은 가장 많은 모양이다.
“아니야···. 내가 너희들을 다른 남자들처럼 때린다거나 성접대로 쓴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야. 다만···. 앞으로 말이라던가 그런 행동에 있어서는 조금 세상의 상식에 맞출 뿐이야. 예를 들어서·· 지선이나 진아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 처럼···.”
내 말을 들은 은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우~. 말만 변하는 거구나···.아~! 더구나 나는 아애 변하는게 없잖아?”
“그래··. 알았으면 됐어. 그리고··· 진아 선···야. 넌 어때? 괜찮아?”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진아가 오히려 감격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면서 말했다.
“괜찮고 말고요. 주인님···. 한 번 더 불러 주실래요?”
이상하다. 그녀는 오히려 매우 기뻐 보이기 까지 했다.
왜 그런 걸까?
어쨌든 너무 기대에 찬 표정을 하고 있어서 난 그녀의 소원 대로 이름을 불렀다.
“·····진아야.”
“감사합니다. 주인님···. 정말 감사합니다.”
“············.”
고작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감격할 일인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민재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진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름을 불린다는 것은 큰 변화였다.
민재에게 가장 친밀한 여자는 누가 뭐래도 시아다.
그래서 민재의 총애를 받고 싶던 진아에게 있어서 룰 모델은 시아였다.
시아처럼 행동하고 시아처럼 총애 받고 싶었다.
그런 진아에게 있어서 꼬박꼬박 선배라는 어미를 붙이는 민재의 말은 하나의 벽처럼 느껴졌다.
마치 선배라는 꼬리표가 넌 시아하고는 다르다. 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제 이름을 불리니 조금이지만 시아에게 가까워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민재의 소유물이 된 듯한 안도감이 들었다.
이 미쳐버린 세계 뿐만이 아니라 여성에게는 듬직한 남성에게 기대고 싶은 심리가 어느 정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감정은 일종의 소속감에 가까운 것으로 그 남자에게 자신이 소중한 존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라는 것을 실감하기 위해서 때로는 상대에게 소유된다는 감각을 느끼고 싶기도 한 것이다.
지금의 진아가 딱 그랬다.
무엇보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바로 얼마전에 시아에게 이름 좀 불렸다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인간처럼 행동했던 민재가 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날 밤.
난 오랜만에 시아를 방으로 불렀다.
호출을 받고 온 시아는 나를 보고 말했다.
“주인님···. 왜 갑자기··· 꺅~!”
“미안···. 오늘은 꼭 같이 자고 싶었어···.”
이 별장으로 바캉스를 온 이후로는 시아하고도 꼬박꼬박 다른 방을 썼었다.
하지만 오늘은 최······지선이와의 일 때문일까?
시아의 온기가 몹시 그리웠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그냥 뭐···.”
내 품안에 안긴 시아는 나를 보고 뭔가 있었는지 물었다.
아마도 뭔가 촉이 왔나 보다.
‘소위 말하는 여자의 감이라는 건가?’
여자가 남자보다 감이 예리한 편이라는 말은 들었다.
난 최·· 지선이와의 일을 들키기는 싫어서 그냥 시아의 몸을 꼭 껴안고 그녀의 옷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으음··· 주인님····.”
“·····오늘은 ····안 돼?”
내가 다소 애처로울 정도로 간절하게 바라보자 시아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좀 비겁하기는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시아는 내가 이렇게 간청하면 거절을 하지 못한다.
그런 아이인 것이다.
“으음····.”
시아는 내 손이 자기 가슴팍으로 파고들어서 젖가슴을 쓰다듬기 시작하자 조금 부끄러운 소리를 냈다.
얼굴을 잘 익은 사과처럼 발갛게 하고는 내 손길에 순종하는 시아를 보니 가슴이 찡해 진다.
그리고 동시에 약간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아니 미안할 것이야 없지만····.’
사실····. 내가 지선이나 진아나 아니면 은하하고 섹스를 한다고 해도 시아에게 미안할 것은 없다.
그녀들 모두 내 슬레이브이고 나는 언제라도 그녀들을 안을 수 있는 주인이니까····.
그녀들을 안는 것은 나의 땅연한 권리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렇게 시아를 품에 안고 있으면 다른 여자와 살을 맞대고 있엇던 것이 시아에게 미안할 것일까?
‘하아~. 나 정말 이상한 놈인가봐·····.“
난 부드럽고 탄력있는 시아의 젖가슴을 만지면서 그대로 잠을 청했다.
“주인님·· 아파요. 살살····.”
“아~ 미안···. 하지만 네 가슴이 너무 기분 좋은걸?”
낮에 만졌던 지선이의 가슴에 비하면 크기는 훨씬 작았지만 그래도 완벽한 형태와 감촉은 나를 너무나 기분 좋게 했다.
난 이렇게 시아의 가슴을 주무르면서 그녀를 조금 곤란하게 하는 이 순간이 너무 좋았다.
“주인님도 참·····.”
시아는 이내 포기한 듯이 내가 자기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간질어도 그냥 얼굴만 붉히고 순종했다.
‘예쁘기도 하지····.’
난 그런 시아를 꼭 품에 안고 그대로 잠들었다.
아마 확신하건데···. 지선이하고 섹스를 했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보다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민재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죄책감에 가까웠다.
원래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남자들이 바람을 핀다는 개념은 존재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일부다처제를 수용하게 되어 있는 생물이다.
남자는 1년 365일이 발정기나 다름없고, 남자가 마음먹으면 언제라도 여자를 힘으로 취할 수 있는 완력이 있고···.
결국 생물학적으로 따지면 인간은 일부다처를 지향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부일처제를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넘어선 사랑 때문이다.
사랑하는 반려 한 명과 평생을 함께 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라고 대부분의 인류는 생각하고, 또 그렇게 배우면서 자란다.
하지만 이 세계의 남자인 민재는 타고난 페미니스트이기는 했지만 사랑이라고 하는 것을 배우지는 못했다.
그래서 최지선과의 일로 시아에게 미안함은 느끼고 있지만 그게 왜? 미안한 것인지는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스로의 감정에 약간 혼란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어느새 여름 방학도 끝자락으로 향했다.
즐거운 추억도···.
약간 곤란한 해프닝도 잔뜩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아아~~!! 또 오고 싶다.”
“정말····. 난 아애 여기서 살고 싶더라····.”
길고 긴 바캉스가 끝나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배에 올라타는 길에 모두가 아쉬운 듯이 뒤의 별장을 돌아봤다.
특히 지선이와 은하가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녀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섬을 등졌다.
“겨울 방학에 또 와요. 주인님. 예~?”
내 팔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부탁하는 은하에게 내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상관이야 없지만···. 사실 겨울 휴가를 가는 곳은 다로 있어.”
“정말요? 거기는 어딘데요? 거기가 더 좋아요?”
“적어도 겨울을 나기에는 더 좋을걸? 온천이 있거든?”
“오··· 온천~.”
“온천이면 그 온천 맞죠? 피부에 좋다는 그 온천.”
내 말에 은하와 지선이가 눈을 반짝 거리면서 기대에 찬 눈을 했다.
“뭐··· 꼭 피부에만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겨울에 가자고···.”
“예~. 주인님~.”
“예~. 주인님~.”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처럼 대답하는 둘이었다.
개학을 사흘 남기고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모두 크게 놀랬다.
“이게 우리 집?”
“세상에·····.”
“너·· 너무 큰 것 아니야?”
“청소는 어떻게 하지?”
“···········.”
나 역시 여자들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놀랬다. 지금 내 눈앞에 무슨 16세기 유럽의 궁전 같은 집이 있지 않은가?
설계도로 보기는 했지만 실물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상당히 놀라웠다.
그때····.
“아~!! 오셨습니까? 당신이 박민재씨죠?”
감탄하고 있는 내 앞에 남자 두 명이 다가왔다. 한 명은 작은 체구에 붉은 코트를 입고 있고 또 한명은 커다란 덩치에 머리에는 외인지 작은 뿔을 달고 있었다.
그 중에 작은 체구의 남자가 손을 내밀고 나에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전 이 저택의 설계와 시공을 맡은 에드워드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는 내 동생인 알폰스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 예.”
뭐지? 어디선가 비슷한 것을 본적 있는 것 같은 형제들인데?
심지어 이쪽이 짝퉁 같애····.
“아··· 대 부분의 시공은 끝났지만 혹시 부분적으로 교체하실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남았습니다.”
“아 그럼 두분이····.”
그렇다. 이 두 사람이 건축에 관련된 초능력을 가지고 때 돈을 벌고 있다는 그 비전투형 초능력자인 모양이다.
그는 내 말에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예. 저희가 바로 건축 업계의 마이더스의 손. 이른바 세상에서는 저희들을 ‘강철의 건축술사’라고 부릅니다.”
“··········예. ······그렇군요.”
뭐지? 진짜 어디선가 비슷한 것을 본 것 같은데 전혀 짐작이 가지를 않는다.
“그럼 따라오시죠. 혹시 모를 세부사항을 점검하고 고칠 수 있는 것은 바로 고치겠습니다.”
“예····.”
그리고 난 시아들에게 조용히 대기하고 있으라고 하고 강철의 연금··. 아니 건축술사들을 따라갔다.
‘진짜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저택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우선 눈부신 녹음이 빛나는 정원이 보였다.
“정원은 최대한 자연을 살려서 만들었습니다. 바닥에는 잔디를 깔고 주변에 나무를 심어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우거지게 했습니다.”
“좋군요···. 멀리 공원에 갈 필요도 없겠어요.”
“하하하·· 그렇죠?”
확실히···, 이건 뭐가 작은 식물원을 보는 것 같은 정원이었다.
녹음이 우거졌지만 난잡하지 않고 여백이 충분히 살아있으면서 조화롭게 배치된 것이···.
조경에 관해서 잘 모르는 내가 봐도 1류들의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원의 중간쯤에 가서 나는 작은 다리와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연못을 봤다.
“아··· 이건 여러분들이 요구하신 연못입니다. 연못이라고 해도 인공 수류장치로 인해서 계속해서 물이 순환하고 흐르죠. 안에는 향어와 숭어가 살고 있어서 바로 잡아서 요리해 먹을 수도 있습니다.”
“····예.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이건 진아가 요구했던 사항이다.
확실히 여기세 바비큐 세트 하나만 가져다 놓으면 환상적인 아웃도어 스타일을 즐길 수 있겠다.
그때 다리에서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 이 다리 너무 작은 것 아닌···.”
“작다고 하지 마!!!”
내 귀가 쩌렁쩌렁 할 정도로 형이 화를 냈다.
작다는 말에 콤플렉스라도 있는 것인가?
“아니·· 형···, 형이 작은게 아니고 다리가 작다고···.”
“뭐~? 내 다.리.가 작다고? 넌 롱 다리다 이거냐?”
“아니 형~. 그게 아니고···.”
작다는 소리에 길길이 날뛰는 형과 진땀을 흘리며 변명하는 동생이라···.
‘진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형제인데 말이야····.’
어디서 봤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쳇~. 알았어. 진작에 그렇게 말할 것이지··. 비켜봐. 다리 고치게.”
“진작 말했는데···.”
형은 동생을 다리에서 비키게 하고는 양손을 가슴에서 합장했다.
짝~.
그리고 손을 달리에 가져다 대자 다리가 홀로그램처럼 쫘악~ 넓어지기 시작했다.
“이럴수가·····.”
“훗~, 놀랍죠? 이것이 저희들이 강철의 건축술사라고 불리는 능력입니다.”
“예···. 그렇군요.”
사실 놀란 것은 능력 자체보다 저 능력을 어디선가 봤다는 생각이 들어서이지만····.
“하하하···· 어떠냐? 아우야.”
“굉장해. 형~. 역시 형이야.”
으음···, 뭔가 저 형제들 앞에서는 말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니 그만두자.
연못과 다리를 지나서 드디어 본관에 도착했다.
============================ 작품 후기 ============================
워낙에 유명한 패러디라서 모르시는 분은 아무도 없겠죠?
예. 그 유멱한 엘릭 형제입니다.
모두들 즐감 하시고 여러분들의 추천 덕분에 순위가 제법 올랐습니다. 원래 연참은 어제까지만 하려고 했지만 저도 좀 더 무리를 해 볼까 합니다.
제가 연참으로 노력하고... 여러분들이 추천으로 도와 주신다면....
오랜만에 한 번 상위권 안을 작정하고 노려보려고 합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