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최지선이 이렇게 오버를 하는 이유는 물론 있었다.
처음에 민재의 슬레이브로 들어왔을 때 그녀의 최대 과제는 시아를 재치고 최고의 총애를 받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이 천국 같은 대우를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은 틀렸었다.
이 집에 와서 주인인 민재와 한 번도 섹스를 하지 않았지만 그녀를 향한 대우는 항상 최고 수준이었다.
시아와 차별도 없었고, 그렇다고 그녀만 특별 대우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모두를 평등하게 공평하게···.
그렇게 대우하는 남자가 민재였다.
처음에 그걸 알고 민재에게 대시하는 것을 그만 뒀다.
은하나 진아는 자신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는 민재를 향해서 호감과 애정을 품었지만····.
최지선은 달랐다.
그녀는 25살이다.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태어나서 25년 동안 살아온 그녀는 진아보다 더한 절망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제와서 호의를 받고 또 누구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대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즐거움을 누리기 바빴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 변했다.
‘진아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리고 스스로 자각은 못하고 있지만 은하도····.’
25년 동안 눈치로 살아온 그녀였기에 알 수 있었다.
최근 들어서 진아가 민재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했다.
슬레이브가 주인을 바라보는 그런 시선이 아니었다.
그녀는 분위기만 가지고도 바로 파악했다.
진아가 민재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했음을 말이다.
그리고 분위기에 편승하듯이 은하도 민재에게 애교를 부리는 횟수가 점점 늘고 있었다.
그래서 최지선은 위기감이 들었다.
이제까지 민재에게 있어서 특별한 것은 시아 하나만이었다.
다른 세 명은 그냥 보살펴 주고 보호해 줬지만 그게 다였다.
하지만 그 구도가 변해서 시아와 진아, 그리고 은하까.지.만. 특별해지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이제 특별하지 않은 것은 최지선 그녀 하나 뿐인 것이다.
즉, 그녀가 소수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는 위험했다. 이윽고 최지선은 결심했다.
애당초 슬레이브의 인생은 주인의 총애를 얼마나 잘 받느냐는 것에 달린 것이다.
민재가 워낙에 잘 해줘서 잠시 망각하고 있었지만 그 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는 시기를 기다렸다.
분위기를 잘 몰아서 민재와 섹스를 할 수 있는 분위기와 장소를 말이다.
그게 바로 오늘. 지금. 여기였다.
‘시아들은 떨어졌지?’
최지선은 곤란해 하는 민재에게 아양을 떨면서 시아들의 행방을 체크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장난 스럽게 행동하고 있어서 시아는지금의 사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런 미쳐버린 세계였고 또 최지선이나 은하가 민재에게 아양을 떨고 어필하는 것은 이제 매일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시아는 그냥 토라진 듯이 다른 애들을 데리고 바다로 가 버렸다.
멀리서 노니는 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은 최지선은 생각했다.
‘방심 했구나. 시아야····.’
민재의 품안에서 손가락으로 민재의 가슴을 간지럽게 하던 그녀의 눈이 진지해졌다.
시아는 틀렸다.
지금 그녀는 장난이 아니었다.
‘반드시 주인님과 섹스를 해야 돼. 시아가 얼마나 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 경력(?)을 우습게 보면 안 되지.’
그녀는 자신이 있었다.
바다로 바캉스를 간다고 했을 때부터 이 순간을 노리고 준비했다.
모두에게 새 수영복을 사러 가자고 하고 이런 분위기가 생기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녀가 지금 이 장소와 시간을 선택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었다.
먼저 장소.
분위기 있는 음악과 은은한 조명···. 그런 것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이다.
아니면 통상적인 이미지거나 말이다.
남자들은 섹스를 촉감 못지 않게 시각에 의지해서 한다.
그래서 불을 환하게 키고 관계를 가지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고 여자들이 섹시한 속옷을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녀는 지금 밝은 태양 아래에서 완벽하게 가꿔온 아름다운 여체를 당당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그 결과 민재는 그녀의 몸에서 시선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준비.
이건 남녀 공통인데 장소에 따라서 자극이 느껴지는 타입들도 있었다.
남들 몰래 해야 하는 장소.
혹은 공개적인 장소.
그것도 아니면 뭔가 평소에 자주 접하지만 한 번도 한적 없는 장소.
즉, 요컨대 섹스를 하면 안되는 장소에서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원래 인간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반대 심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은 개방적인 야외에서 아무도 없는 무인도···. 거기다 시아들도 다 떨어져 있다.
조건은 최적의 상황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결정타가 필요하지····.’
최지선은 온몸을 민재에게 부비부비 하면서 그의 귓가에 말했다.
“주인님? 우리 하지 않을래요?”
“아니··· 난 별로 생각이····.”
그 정도 뺄 것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최지선은 굴하지 않고 민재를 유혹했다.
“제가 주인님 것이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한 번도 절 즐.겨. 주시지 않았잖아요?”
“아니 그건···· 난 굳이 그렇게 안 해도····.”
“안 돼요. 이러다가는 제가 욕구 불만에 빠지겠는 걸요?”
최지선은 몸을 더욱더 밀착해서 민재를 자극했다.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과 엉덩이를 민재에게 바짝 붙여서 비비면서 어필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민재의 귓가에 애원하기 시작했다.
“예~에~. 주~. 인~. 님~. 후우~.”
귓가에 숨을 불어 넣자 민재는 온몸에 소름이 살짝 돋아나면서 자극을 받았다.
“아니 선생님···. 저기 조금 떨어져요.”
“싫어요~♥. 주인님이 제XXX에 XXX하고 XXXX해서 XXXXX한 다음에 저의 XX를 XXXXX······.”
듣고만 있어도 남자의 성욕을 부추기는 음란한 말을 최지선이 귓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효과가 있는지 밀착하고 있는 민재의 심장 박동과 호흡이 더욱더 가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본래 이 정도로 자극하면 넘어오는게 당연했다.
오히려 참는게 신기했다.
원래 이 세계에서 여자가 남자를 이렇게 유혹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최지선 정도 되는 미인이라면 가만히 있어도 못 덮쳐서 난리였다.
그런데 민재는 아직도 참고 있었다.
‘정말···. 이래도 안 넘어 온다고?’
이쯤 되면 이제 본래의 목적을 잊고 거의 짜증이 나려고 하는 최지선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준비했는데···.
아니 그보다 자기 정도의 미모면 남자들이 알아서 그녀를 안지 못해서 안달이 나는게 보통이었다.
이제까지 그녀의 주인이었던 남자들을 하루라도 그녀를 안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남자들이 수두룩 했다.
그런 그녀의 자존심에 금이 쩍 벌어져 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최종 수단이다.’
정말로···.
여자로서 이런 수단을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최종 막장 수단으로 준비해둔 것이 있었다.
일명······.
[정신 차리고 보니 앗~!! 해 버렸다.] 작전···.
대환란 전의 성인 비디오 제목 같은 작전이었지만 이것이야 말로 그녀가 준비한 최후의 작전이었다.
‘지금 주인님은 날 강제로 밀어내지 못하고 어쩌지를 못하고 계시지? 그럼····. 수영복 팬티를 내리고 물건을 내 안에 삽입하는데 총 3초? 아니 2초면 충분해.’
작가 - 무슨 미션 임파서블이냐?
애당초 옷을 벗고 있는 것도 그래서였다. 마지막에는 자존심이고 뭐고 기습적으로 해버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최지선은 음란한 얼굴을 하고 민재의 정신을 빼 놓으면서 손을 슬금슬금 민재의 고간으로 내렸다.
“어머~♥ 주인님 너무 건강하시다~.”
“서··· 선생님····.”
민재는 얼굴을 붉혔다.
순간 그런 민재를 보고 최지선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제일 먼저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대사····.
남자의 발기 상태를 보고 건강하다고 하는 것.
저것은 보통 호스티스나 성매매 여성들이 오래 전부터 애용해온 영업용 대사 1순위라고 한다.
이유는 모른다.
심지어는 만국 공통으로 대부분의 프로(?) 여성들이 저 대사를 쓰고는 한다고 한다.
왜 그러는 걸까?
재미있는 걸까?
사실 듣는 남자의 입장에서는 여자에게 역으로 성희롱 당하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어쨌든 최지선의 마수(?)가 민재의 물건을 쥐었다. 그리고 작전(이게?)을 실행하려는 순간····.
“주인님~~!!! 우린 같이 놀아요.”
어느새 달려 왔는지 은하가 달려와서 민재에게 태클을 걸 듯이 안겨 들었다.
그리고 덕분에 최지선의 작전은 수포로 돌아가 바렸다.
“아···· 아·· 그래 놀지 뭐··.”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다가는 정말로 사고를 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걸까?
민재는 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다로 향했다. 그리고 그럼면서 최지선에게 정색을 하고 말했다.
“큼~, 선생님····. 정식으로 수영복을 입으세요. 이건 명령입니다.”
“······예.”
결국 힘 빠지는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 할 수 밖에 없는 최지선이었다.
‘큰일 날 뻔 했네·····.’
은하가 오늘처럼 반가워 보였던 적이 없었다.
최지선 선생님의 손이 내 물건을 쥐었을 때···.
그때 문득 생각난 것은 과거에 진아 선배와 있었던 일들이었다.
그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에 내 이성은 그만 저 멀리 날아가 버릴 뻔 했다.
최지선 성생님의 그 아름다운····.
물론 다른 세 명도 아름답지만 타입이 달랐다.
풋내는 조금도 나지 않는 성숙한 여성의 매력이 그녀에게서 물씬 풍겨나고 있었다.
그 향기에 나도 그만 함락 될 뻔 했을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이었다.
‘은하가 제 때 왔으니 망정이지······.’
정말이지 다행. 또 다행이다.
‘큰일 날 뻔 했네·····. 선생님 완전 작심 했었잖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민재 한 명 뿐만이 아니었다.
은하 역시 속으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선천적인 밝은 성격 때문에 일견 고민 없이 살고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은하였지만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녀도 슬레이브로 살아온 세월이 있지 않은가?
최지선처럼 복잡하게 생각하고 계산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대신에 본능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촉이 발달애 있었다.
마치 야생 동물이 무리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것처럼 말이다.
실로 몸도 마음도 야생의 소녀 같은 그녀였다.
그런 그녀의 촉에 의하면 지금 자기 위치는 최지선과 딱 동급이었다.
시아는 절대 여왕이었고··.
진아도 뭔가 한 두 발 정도 먼저 나가 있는 것 같았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더니···.’
투덜 거리는 은하였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최지선까지 그녀의 위로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최하위가 되어 버린다.
슬레이브로서 한 집안의 최하층의 위치로 떨어진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주인님이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남자들 같으면 가장 총애하지 않는 슬레이브는 거의 자동으로 정액 받이니까····.’
민재의 호의와 성품을 신뢰는 하지만 그래도 최하위로 떨어지는 것에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이 세계의 슬레이브 여성들이었다.
그래서 바다에서 잘 놀다가 최지선의 행동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냅다 달린 것이었다.
‘눈이 좋아서 다행 이었어···.’
양쪽 모두 4.0이라는 자신의 시력에 매우 감사하는 이은하였다.
============================ 작품 후기 ============================
갑자기 최지선의 인기가 오를 줄이야.....
저도 좀 놀랬습니다. 진 히로인의 인기가 오르기 위해서는 서브 히로인의 존재가 중요한 법이죠. 앞으로도 그녀들의 활약도 기대해 주십시오.
단 어디까지나 메인은 시아입니다.
그게 이 소설의 아이덴티티니까요. 단~, 메인 히로인이 시아라고 주인공의 첫 경험까지 시아가 가져간다는 말은 아닙니다.
연애물에서는 수라장도 나름 정석중에 하나니까요.
그럼 즐감하십시오.
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