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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28화 (28/176)

29화

“후우·······.”

“·····안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님.”

“·······아··· 그래····.”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진아와 섹스를 한 후에 김웅필은 침대에 바로 누웠다.

그리고 진아의 가슴을 더듬으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주인님이 왜 이러시지?’

진아는 불안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지켜봐온 주인님이라서 대강 마음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설마··· 설마 내가 질린 것은 아닐까?’

진아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애써 지워 버렸다.

‘주인님은 약속 했어. 나를 절대로 버리지 않을 거야. 다른 여자는··· 주인님에게 필요 없어.’

진아는 무성의 하게 자기 내키는 대로 자기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주인임을 믿었다.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여자가 남자를 믿는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었다.

‘아아··· 어디 다른 여자 없나?’

김웅필은 실제로 다른 여자 생각을 하고 있었다.

딱히 누구라고 찍어 놓은 것은 아니지만 막연하게 진아 말고 다른 여자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진아는 슬레이브 중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편이다.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고···.

특히 그녀의 어딘가 지적인 느낌이 그녀를 자기 나이의 소녀들에게는 없는 차분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그런 진아의 가치를 알기에는 김웅필은 너무 어리석었다.

처음 섹스를 하고 나서 두 달이 넘는 지금까지 진아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어린 나이에 잘못된 성관계에 발을 들인 김웅필에게 있어서 진아는 그냥 성욕의 배설을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혹은 말하는 장난감 이거나····.

딱 그 정도의 위치였다.

그리고 인간과 장난감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장난감은 아무리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이라고 해도 실컷 가지고 놀면 흥미가 반감한다는 것이다.

애당초 그 정도의 가치밖에 없는 것이니까····.

시아의 경우는 환경의 영향이 컷지만 이 세계에서 주인을 증오하지 않고 진심으로 모시는 슬레이브는 정말 드물다.

진아는 그 매우 드문 슬레이브 중에 하나였다.

한 번 애정을 주면 진심으로 헌신하는 그런····· 실로 대환란 전의 세계에서라면 모든 남자들이 꿈에도 바라 마지않는 그런 멋진 여자였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자기보다 4살이나 어린 수컷의 장난감으로 밖에는 취급되지 않았다.

불쌍하게도····.

진아의 바램과는 다르게 김웅필의 다른 여자에 대한 행동은 서서히 현실이 되었다.

급기야는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옆에 다른 여자를 한 명 데리고 왔다.

“주··· 주인님. 데리고 오신 여자는····?”

“아~! 이 앞에서 주운 프리의 여자야. 오늘 데리고 자 보고 내키면 내 걸로 만들려고.”

“··············.”

순간 진아는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주인에게 말한다고 제대로 먹힐 리도 없거니와··· 자칫 잘못 하면 주인에게 반감을 살 수도 있었다.

그런 일은 절대로 피해야 했다.

“그럼 좀 있다가 내려 올 테니까 밥 차려 놔. 2인분.”

“····· 알겠습니다. 주인님.”

진아는 그렇게 순종하며 대답했다.

그녀가 식사를 차리는 동안 꿈에도 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모든 것을 바친 주인과 이름도 모르는 프리의 여성이 뒹굴고 있는 소리였다.

‘·····울면··· 안 돼····. 절대로·····.’

진아는 요리를 하면서 눈앞이 흐릿하게 번졌지만 참고 또 참았다.

동요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오로지 주인님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

저 여자는 어차피 그냥 한 번 스쳐가는 여자일 뿐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프리인 저 여자 보다는 나면서부터 정부에 슬레이브로 지정된 자신이 훨씬 더 미인이지 않은가?

그녀는 참고 또 참았다.

잠시 후 프리의 여성이 밑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김웅필은 그녀와 함께 밥을 먹고는 말했다.

“어···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주미정이라고 합니다.”

척 봐도 진아하고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자는 자기보다 연하인 김웅필에게 정중하게 대답했다.

프리인 그녀가 이름도 알지 못하는 남자에게 몸을 더럽혀야 했지만 그건 흔히 있는 일이었다.

약간 주근깨가 있고, 몸매가 좀 빈약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보통의 프리들 보다는 좀 예쁜 편이었던 그녀에게는 이른 일은 일상 다반사였다.

“아~, 그래··. 그런 이름 이었구나····. 너 밥 다 먹고 가라. 못 생겨서 탈락~.”

“·········예. 알겠습니다.”

여자는 담담하게 대답했고 순간 뒤에서 있던 진아는 속으로 기뻐했다.

‘역시···· 주인님은 날 좋아하시는 거야.’

자신 이외의 다른 여자를 안는 것은 싫었지만 이런 미쳐 버린 세계인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나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 진아는 타협하기로 했다.

식사 후에 자리에서 일어난 그 주미정이라는 프리의 여성은 현관으로 나갔다.

“····조심해서 가세요.”

일단은 진아가 배웅을 했다. 그리고 그때 그녀가 스쳐 지나가듯이 말했다.

“너무 좋아하지 마.”

“·············.”

“어차피 너나 나나 똑같아.”

“············.”

그리고 그녀는 가 버렸다.

이때 진아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다.

슬레이브인 그녀와 정부의 빡빡한 관리를 받고 있는 프리인 그녀는 달랐다.

그런데 같다니····.

‘화풀이인가?’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김웅필의 여자 편력을 나날이 가면 갈수록 심화 되어갔다.

동네에 조금이라도 반반하다 싶은 프리 여성은 다 건드리고 다닐 정도였다.

그러나 진아에 비하면 명백하게 미모가 모자란 프리의 여성들은 김웅필의 성에 차지 않았다.

이 미쳐 버린 세계에서 여성의 미모는 어떤 의미로는 절대적인 스펙이기 까지 했다.

프리 여성 중에 슬레이브 만큼 예쁜 여성을 찾는 것은 해변에서 바늘 찾기 만큼 힘들었다.

“아아~ 어쩌지? 진아 말로 다른 미인이랑 해 보고 싶은데·····.”

“·············.”

이제는 진아가 듣고 있던 말던 신경 쓰지 않고 말하는 주인을 보면서 진아는 찹찹했다.

방금 자기 몸에 욕망을 배설한 김웅필이었다.

그런데 저런 태도라니····.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어도 상대해 주는 건데···. 주인님은 만족스럽지 않은 건가?’

또다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전에 프리인 여성이 했던 말이 진아의 귓가에 아른거렸다.

그리고 그런 불안감은 김정필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현실로 나타났다.

어느날···.

평소 때와 다름 없던 것처럼 집에서 주인님이 오기를 기다리던 진아였다.

그리고 얼마 후에 주인인 김정필이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

“오오~, 이거 좋은데···. 어이 정말로 하는 거지?”

“예. 형도 두 말하기 없기예요.”

“흐음···, 그런 일단 물건을 봐야 알지····.”

“에이 형···, 당연한 말이죠.”

“좋아 그럼····. 어이 너 따라와라.”

남자는 진아의 팔을 덥썩 잡고는 방안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진아는 당황해서 자신의 주인인 김웅필에게 애타게 말했다.

“주·· 주인님~~. 도와 주세요. 주인님~.”

하지만 그런 그녀의 애타는 도움에도 김웅필은···.

“괜찮아. 불법 아니야. 내가 렌탈 시키는 거니까·····.”

“····주인님····.”

“그보다 잘해. 알았지?”

“············.”

방안으로 들어간 진아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 번째 남자를 몸에 받아 들여야 했다.

“헉··· 헉····. 이거 물건인데? 중삐리 꼬마한테 아까워.”

“···············.”

진아의 몸 위에서 발정난 개처럼 날뛰고 있는 박진호는 그대로 그녀의 몸에 자기 욕망을 배설했다.

그리고 크게 만족한 얼굴을 하고 그녀의 턱을 잡고 마했다.

“마음에 들었다.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민진아입니다.”

“그래···. 넌 앞으로 내 꺼다.”

“············.”

그녀의 주인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쉽게···.

그렇게 허무하게····.

방을 나온 박진호에게 김웅필이 말했다.

“형~. 어때요? 괜찮죠?”

“그래····. 짜식~, 아주 보물을 가지고 있었군. 괜히 2대1로 부른데 아니었어.”

“제가 말했잖아요. 제가 이 근방의 프리 애들 다쓸어 봤어도 우리 집에 진아 만큼 예쁜 애가 없었다고요.”

“야 임마~. 프리가 어디 여자냐? 그냥 일꾼이지.”

“헤헤헤····.”

“나이 한 두 살만 더 먹어봐라. 프리 가지고는 동하지도 않을 거다.”

두 남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진아는 머릿속에 노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

영특한 그녀였기에 지금의 흐름이 뜻하는 것이 뭔지 모를 리가 없었다.

지금 그녀는 트레이드 된 것이다.

저 정체 불명의 고등학생 남자의 슬레이브 두명과 자신 하나가 트레이드 되었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인 김웅필에게 정부에서 지급되는 돈은 뻔하다.

1달에 250만원 정도였다.

그 돈으로는 생활비를 빼면 아무리 모아도 1,000만원 짜리 슬레이브 하나 사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유지비라면 둘이라도 어찌어찌 될 만하다.

그래서 김웅필은 자신과 저 고등학생이 가지고 있는 슬레이브 둘과 교환된 것이다.

상황을 파악한 진아에게 김웅필이 다가와서 말했다.

“자~, 그럼 지나야. 준비해라. 너 오늘부터 여기 진호형의 슬레이브니까.”

태연하게 말하는 김웅필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 가득 있었다.

웃기지 마.

내가 왜 이제까지....

난 무엇 때문에....

내가 뭔데?

나도 인간인데?

어째서 내가?

입 밖으로 활화산처럼 터져 나오려는 증오와 원념의 사고들을 그녀는 필사적인 이상으로 억 눌렀다.

반항해서는 안 된다.

슬레이브인 그녀가 남자에게 반항하면 남은 생활은 생지옥이다.

‘웃어야 돼. 예쁘게···. 예쁘게 웃어야 돼.’

진아는 필사적으로 웃으면서 새 주인이 된 박진호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주인님. 민진아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어 그래···. 호오~, 너 울면서 웃냐? 신기한 년이네·····.”

“············.”

이 미쳐버린 세계의 남자들에게 있어서 저 진아의 안타까운 눈물은 그냥 물일뿐이었다.

“················이게 제 이야기의 전부예요. 그 후에는··· 주인님도 아시다 시피 박진호 주인님의 슬레이브로 살다가··· 그리고 이렇게 주인님에게 왔습니다.”

“·······선배.”

안타까웠다. 진심으로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선배를 유린한 그 빌어먹을 개 자식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중삐리고 뭐고 봐 주는게 아니었어. 그냥 확···. 어디 한 군대 정도는 영원히 못쓰게 해 버렸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상관없다.

할까?

내 랭킹이 34위로 올라가면서 법적 규제가 느슨해 졌다.

랭킹 100위 밖의 인간이라면 내가 판단 하에 죽여도 정부에 보고만 제대로 하고 이유를 설명하면 무죄. 혹은 벌금 정도로 끝난다.

‘늦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 항구 어딘가의 호텔 아니면 병원에 있겠지? 지금 당장 가서····.’

점점 머릿속에서 리얼하게 계획을 세워가고 있는데 진아 선배가 나에게 말했다.

“주인님····. 하나만 물어 봐도 될 까요?”

“····예? 예··· 말 하세요.”

“저 더럽죠?”

“아니요.”

난 생각 할 것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진아 선배가 더럽냐고?

개 같은 헛소리다.

“주인님···, 전 시아하고는 다르게··· 버림 받고··· 전 주인에게 있을 때는 하룻밤 렌탈을 당한적도 수십번 있었어요. 그런 제가·····.”

“선배는 깨끗해요.”

“···········.”

“깨끗하고, 아름답고, 그리고 고귀해요.”

“·················.”

주르륵···.

멈춘 줄 알았던 진아 선배의 눈물이 다시 볼을 타고 흐른다.

난 그 홀린 듯이 그녀의 가녀린 몸을 내 품안에 안았다.

진아 선배는 내 품안에서 가늘게 떨고 있었다.

난 그런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 전에도 말했죠. 전 제 사람을 안 버린다고.”

“···예. 고맙습···.”

“지금 다시 말할게요.”

난 그녀와의 포옹을 풀고 그녀의 맑은 눈동자를 직시하면서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전 민.진.아.라는 여자를 절대 안. 버.려.요.”

“····주인님······.”

============================ 작품 후기 ============================

오늘도 좌담회를 적기는 좀 무리네요....

그 대신 평소에 여러분들이 남긴 댓글에 답을 좀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많은 분들이 진도가 천천히 나가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계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도가 천천히 나가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이 과격한 세계관에서 진도를 거침없이 나가버리면 그냥 야설이 되어 버립니다.

둘째, 이 소설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미쳐버린 세계 속에서 싹튼 진정한 사랑입니다.(예~. 닭살이죠?) 그래도 그게 사실입니다. 영화 '사랑은 국경을 넘어서' 처럼 역경에 맞서는 사랑이 테마죠.

셋째, 소설을 쓰다 보면.... 독자 분들의 모든 기대에 응해 드릴수 없는게 사실입니다. 그렇게 독자 분들의 의견대로 이리저리 흔들려서 쓰면 소설이 엉망이 되어 버리죠. 그것은 모든 분들이 원하시는 결과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전 미숙해도, 혹은 지금 이 전개가 싫은 분이 있어도,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써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차 한다고 댓글을 남기시는 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 실력을 다 해서 최고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즐감 하십시오.^^

PS. 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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