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이사가 결정되고 집이 완성되면 곧 이사할 계획도 세워 놓았다.
하지만 모처럼의 여름 방학을 집이 완성되기만을 기다리면서 무작정 죽어지낼 수는 없었다.
난 항상 여름이 되면 가는 곳이 있었다.
시아와 함께 가는 곳인데 여름 바다를 즐기기 딱 좋은 무인도였다.
그리고 거기에 내 별장도 있었다.
이번에 모두를 데리고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앞으로 슬레이브가 50인이나 늘면 이 멤버로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는 힘들 테니까····.’
그러니 지금 여름을 바다에서 즐기기로 했다.
가는 길에 은하가 시아에게 말했다.
“저기 시아야. 우리가 가는 바다는 어떤 곳이야?”
“사람이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요. 거기에 주인님의 별장이 있어요.”
“무인도에 별장? 왜? 보통 바다라면 해운대나····· 뭐 그런 해수욕장에 많이 가잖아?”
“그래···. 그러지. 그리고 거기서 온갖 행위를 다 하고 말이야.”
“하아~. 그러게···. 주인이 고른 변태적인 수영복을 입고 다니거나····.”
“아니면 그것도 수시로 벗어야 했죠?”
“난 바다에서 섹스하는데 내 거기에 모래가 들어가서 얼마나 아팠는지 몰라.”
“선생님도요? 정말 남자들을 왜 그렇게 밖에서 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무슨 콘테스트 하듯이 하는 남자들도 있다니까요? 안 그래요? 진아 언니?”
은하의 말이 자신에게 돌아오자 진아 선배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대답했다.
“·····나한테 묻지 마.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실례잖아? 주인님 앞에서····.”
진아 선배의 그런 말에 은하와 최지선 선생님은 황급하게 나한테 사과하기 시작했다.
“아~!! 저기··· 죄송해요. 주인님.”
“죄송합니다. 주인님. 기분 상하지 마세요.”
난 피식 웃으면서 두 사람에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요. 기분 안 상했으니까····.”
내 말에 두 사람은 안 도의 한 숨을 내쉬며 가슴을 쓰러내렸다.
사실 이 두 사람이 안도한 이유는 내 앞에서 전 주인과의 얘기를 입에 담는 잘못을 범했기 때문이다.
슬레이브로서의 일종의 예의 범절이랄까?
이런 말이 있다.
주인이 바뀐 슬레이브는 전 주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현 주인의 앞에서 보이면 안 된다.
라는 말이었다.
뭐···, 고상하게 좀 꼬아 놓기는 했지만 전 주인하고 섹스한 티를 최대한 내지 말란 말이다.
그러니 방금처럼 전 주인에게 바다에서 당한 성행위를 내 앞에서 말하는 것은 이 둘에게 있어서 큰 실수였다.
하지만 난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그녀들이 원해서 한 관계도 아니었고 그런 지나간 과거의 피해로 그녀들을 추궁한다면 그녀들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째서 진아 선배는 기분 나쁘다는 식의 반응을 한 거지?’
설마 둘이서 또 싸우는 것은 아니겠지?
이제 그런 피곤한 일은 그만 겪었으면 좋겠다.
무인도로 가기 위한 항구에 도착한 난 여자들에게 말했다.
“그럼 난 배가 준비 되었는지 보고 올 테니 기다려.”
“주인님 저도 같이 갈게요.”
“그래. 그럼 같이 가자.”
시아와 민재가 함께 배를 확인하러 간 사이에 남은 세 명은 짐을 지키고 있었다.
“으음~. 피곤해라····.”
늘어지게 기지개를 피는 최지선을 보고 은하가 혀를 낼름 내밀면서 말했다.
“헤헤··· 운전 하느라 피곤하시죠?”
“그래. 알면 너희도 빨리 면허 좀 따라. 혼자서 말뚝 하려니 죽겠다.”
“아직 전 나이 되려면 기다려야 되요.”
“하아~. 진아 너는?”
“전 생일 지나야 되요.”
“천상 한동안은 내가 해야 겠구나····.”
운전 말뚝이 된 것을 겸혀히 받아 들이는 최지선이었다.
그때 조용한 항구였던 이곳에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어이~. 차리리 해운대로 갈 것이지 이런 촌 구석에 뭐 볼게 있다고···.”
“그러지 마. 맛집 찾아 온거니까···.”
“그 횟집 맛도 없더구만. 그리고 여자가 없잖아? 여자가~?”
“여자라면 우리가 데려온 슬레이브를 교환해서 안으면 되잖아?”
“쳇~, 네 슬레이브는 내가 다···어? 저건?”
멀리서 자기들 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큰 소리로 떠들며 걷고 있던 남자들은 진아들을 발견했다.
“어이~. 쟤들 누구지?”
“전부 죽이는데?”
“글쎄? 보아하니 누군가의 슬레이브 같은걸?”
남자들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진아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들을 바라보면서 진하게 농 짓거리를 했다.
“오오~, 괜찮은데? 거기 나이 제일 많은 년이 몇 살 이지? 어이~. 거기 가슴 죽이는 년. 대답해.”
“·······25입니다.”
최지선은 이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정도 됐을 법한 남자들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존댓말을 썼다.
“야~. 죽이네? 어이 거기 단발 머리. 새끈한데? 넌 몇 살이야?”
“······18살입니다.”
“헤에~. 우리보다 세 살 많네? 어이~. 너희들 슬레이브야? 프리야?”
“슬레이브입니다. 주인님은 지금 자리를 마침 비우셨습니다.”
은하의 재빠른 말에 남자들은 입을 다시면서 안타까워했다.
“쩝~ 아까워라···. 프리면 우리가 귀여워 해 줄려고 했는데 말이야.”
“나도 저기 가슴 큰 년 완전히 내 취향인데 말이야.”
남자들은 최지선과 이은하에게 진한 성희롱을 좀 하고는 그냥 입맛만 다시고는 물러났다.
저번에 커피숍에서는 그녀들이 슬레이브임을 밝혔지만 그래도 남자가 강제로 진아를 추행 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왜냐하면 타인의 슬레이브를 건드렸다가는 사회적으로 제법 중한 페널티를 받기 때문이다.
그때 민재가 그 남자를 박살내고도 법적으로 큰 재를 받지 않은 것을 보면 알수 있듯이····.
보통 자신의 슬레이브를 타인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한 싸움은 엄연한 정당방위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이 중딩들은 상대가 남의 슬레이브라는 것을 알자 입맛만 다시면서 물러나려 했다.
“어이~ 가자. 저년들 XX는 임자가 있단다.”
“푸하하하하····. 썅년들····.”
“··········쓰으~? 어이~? 거기 뒤에 숨은 년? 너 얼굴 좀 보여 봐.”
그때 아까부터 뭔가 미심쩍은 표정을 하고 있던 남자 한명이 진아를 지적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얼굴을 보이라고 했다.
“···············.”
이제까지 최지선의 뒤에서 얼굴을 숨기고 있던 진아는 흠칫 하면서 망설였다.
“어이~. 얼굴 좀 보여 달라니까? 야~. 지금 내 말을 못 듣겠다는 거야?”
“··············.”
망설이는 진아를 보고 최지선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래? 그냥 얼굴 좀 보여주고 빨리 보내.”
“·········못 해요. 할 수 없다고요.”
진아는 정말로 곤란한 목소리로 사정을 했다. 하지만 그때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남자는 환하게 손벽을 치면서 말했다.
“야~. 너 민진아지? 그렇지?”
“·············.”
“야~~ 이 개 걸레가···. 옛날 주인님이 얼굴 좀 보자는데 어디서 빼고 지랄이야~!!?”
“꺄악~!!!”
그 중딩은 그렇게 말하면 진아의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확 들게 했다.
그리고 최지선과 이은하는 아연 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옛날 주인이라고?’
‘우리가 모르는 주인님이면····, 주인님과 같은 학교인 박진호 이전의 주인?’
그녀들이 알기로 진아는 이제까지 인생에서 두 번 주인이 바뀌었다.
그 중에 한 번은 박진호에서 지금의 주인인 박민재에게로····.
그렇다면 그 전에 한번이라는 말은 저 중삐리가 지아의 최초의 주인이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저 반응은 그냥 전 주인이라서 하는 반응이 아닌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놈은 민진아에게 다가와서 희희낙락 거리면서 머리채를 잡고 휘두르며 말했다.
“야아~. 이거 상처 받겠는데? 그래도 최초로 여자로 만들어준 주인님에게 너무 한 것 아니야?”
“·············.”
“네 XX 최초로 뚫어 준 것은 나라고? 앙~?”
“흑·····.흑흑······.”
“썅년이 은혜도 모르고 어디서···.”
“너 뭐 하냐~?”
한 가지 묻고 싶은게 있다.
어째서 내가 잠깐 자리만 비우면 내 여자들은 남자들하고 트러블이 일어나는 걸까?
모두들 슬레이브 중에서도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걸까?
아무래도 그런것 같다.
하지만 말이다.
이번에는 좀 어이가 없는게 저 중딩들이 지금 뭐하는 거지?
난 진아 선배의 머리채를 잡고 개 목걸이마냥 휘두르고 있는 중딩에게 가서 말했다.
“너 뭐 하냐~?”
내 말에 놈들은 당황한 티를 내기 시작했다.
저 머저리들이 감히 내 식구들에게 손을 대다니···.
“너희들 뭐 하는 놈이야? 뭔데 내 슬레이브를 건드려?”
놈들은 내 기세에 쫄아서 주춤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중삐리다.
초능력도 아직 개발 단계인 놈들이 태반일 것이다. 내가 마음먹으면 3초 만에 숯 덩어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큼~. 형이 진아의 새 주인인가 봐요? 안녕하세요. 김웅필이라고 합니다.”
“······넌 뭐야? 언제 봤다고 친한 척이야?”
이 중삐리 자식은 간을 어디다 렌탈 시켜두고 왔나? 다른 사람 슬레이브 머리채를 휘어잡고 흔들다가 들키고 이제 와서 갑자기 친한 척이야?
‘분위기 파악을 그렇게 못하나?’
놈은 자기 딴에는 호인처럼 보이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그냥 반가워서 그랬어요. 제가 진아 최초의 주인이거든요.”
“·········뭐?”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얘기 좀 한거예요.”
“·············.”
놈이 말한 사실에 나는 약간 놀랬다.
진아 선배의 최초의 주인이라고?
진아 선배를 바라보니 그녀가 눈물 섞인 얼굴을 작게 끄덕인다.
‘사실이라고? 아니 그런데····· 울렸어?’
순간 열이 팍 받는다. 어쩌지? 이 꼬맹이들을 그냥 확~?
내가 이 망할 중딩들을 박살내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고 있을 대 웅필인지 뭔지 하는 놈이 의기양양하게 지껄였다.
“이야~. 이것도 인연이라고···. 진아 허리 쓰는거 죽이죠? 옛날에 제가 아주 죽을 뻔 했다니까요? 아~, 우리 이 옆에 호텔에 방 잡았는데 형 마음에만 드시면 우리 슬레이브랑 스와피···· 컥~!!”
좋아. 결정했다.
놈은 한창 지껄이다가 내 무릎에 턱주가리가 날아갔다.
“웅필아~!!”
“이익~ 뭐하는 짓이야········요?”
“뭐하기는···· 주인으로서 내 슬레이브에 대한 정당한 보호 권리를 행사한다. 어쩔래? 앙?”
“·············.”
“·············.”
두 놈은 내 말에 조용히 침묵했다.
사실 나도 워낙에 어린놈들 이라서 뭐라고 손을 쓰기가 좀 곤란했다.
명분이야 나에게 있지만 세간의 상식이나 인식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저 싸가지가 알아서 날 죽여 달라고 무덤을 파는데 도리가 없다.
‘묻어 주는 수 밖에····.’
그래서 니킥으로 턱주가리를 날려 버린 것이다.
사실 이런 중삐리들 혼내주는 것에는 초능력도 별 필요 없다.
그냥 패면 그만이다.
나한테 니킥을 맞은 그 놈은 그대로 기절한 것 같다.
‘비리비리 하기는····.’
저런 꼴로 왜 남한테 허세를 부린단 말인가?
다른 두 놈을 보니 패줄 마음도 살졌다.
“너희들 친구 데리고 꺼져라.”
“예~.”
“알겠습니다.”
놈들은 부리나케 자기 친구를 짊어지고 꺼졌다.
그나저나···. 저 놈이 진아 선배의 최초의 주인이라고?
진아 선배의 기록에 주인을 옮긴 횟수는 두 번. 그 중에 전 주인은 내가 아는 놈이다.
그 말은 저 싸가지 없는 중삐리가 선배의 최초의 주인이라는 말이다.
즉 나와 시아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저 꼴이라니····.’
한숨이 절로 나올 뿐이다.
============================ 작품 후기 ============================
진아 - 저기... 한 마디 하고 싶은게 있는데... 이번 챕터의 과제는 모두의 휴식이죠?
작가 - 그렇지.
진아 - 모두들 무인도의 별장에 가서 하하호호 놀면서 알콩 달콩한 로맨스가 꽃피는 그런 얘기인 거죠?
작가 - 아니 그건 아니지.
진아 - ..........
작가 - 세계관이 이런 세계잖아? 그리고 시아의 대항마인 네 비중을 늘리려면 네 과거를 좀 재조명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시아의 이미지가 고이 보호받아온 난초라면... 넌 더러운 진흙 웅덩이에서 피어난 가련하 연꽃이다.
진아 - 저기... 그러면 저도 주인님하고.....
작가 - 너 하기 나름이지.
진아 - (뭔가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자한다.)작가 - 에~. 그럼..... 일단 연참을 해 봤습니다. 원래 선작수가 2,000을 돌파하면 연참 하려고 했지만 지금 연참 하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혹시나... 어제 제가 한 장난이 기분 나쁜 분이 있을까봐 제 나름의 사과의 의미입니다.
그럼 모두들 즐감하시고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PS. 추천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27화
“주인님? 우리가 가는 섬은 이름이 뭐에요?”
“글쎄~? 부동산 명이 뭔가 있기는 있었는데···. 사실 잊어 버렸어.”
“헤에~. 전 처음 알았어요. 섬도 살 수 있었군요?”
“그래. 돈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뭐든지 살수있는 세상은 과연 편리한 걸까?
아니면 불편한 것일까?
나도 모르겠다.
“헤헤···. 주인님 거기 가면 제 수영복 차림 잘 봐줘야 되요? 제가 아주아주 섹시한 걸로 입고 왔으니까?”
“아니요. 주인님. 은하는 가슴도 작아요. 제가 입고 가져온 것 보고 까무러치시면 안 되요?”
바캉스를 맞이해서 은하도 최지선 선생님도 의욕이 충만한 모양이다.
배 안에서 내 양팔에 매달려서 아양을 떨고 있는 두 사람은 내 몸에 자기 몸을 비비적거렸다.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 지지를 않네····.’
그녀들이 이렇게 육체적으로 어택을 할 때마다 나도 육체적으로 반응을 해 버린다.
솔직히 그녀들처럼 아름다운 미녀들이 이렇게 아양을 떨면서 다가오는데 당연하지 않은가?
두 사람이 붙어 있으면 이대로 더 달라 붙기를 바라는 마음과 시아 눈치 보이니까 떨어져 줬으면 하는 이중적인 마음이 생긴다.
‘그러고 보니····. 진아 선배는 뭐하고 있지?’
이 두 사람이 나를 향한 폭주가 계속되면 제동을 거는 것이 진아 선배의 역할이었는데·····.
난 그녀가 보이지 않자 옆의 최지선 선생님에게 물었다.
“선생님? 진아 선배 보셨어요?”
“예? 으음···. 아까 피곤하다고 하고는 선실의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래요?”
오면서 차안에서도 한 숨 잤는데···.
역시 아까 그 중삐리의 일에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다.
‘어디 몇 군대 분질러 줄 걸 그랬나?’
이제와서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저 무인도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원래의 진아 선배로 돌아왔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잠시 후 우리는 목적지인 무인도에 도착했다.
“와아~!!! 너무 예쁘다?”
“정말······. 환상적이야.”
은하와 최지선 선생님은 섬의 자연 관경에 감탄했다.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해수욕장.
철썩이는 소리와 함께 눈부시게 부서지는 파도.
약간 높은 지대에 고급 저택 형식으로 지어진 새하얀 색의 3층 별장.
그리고 그 별장을 감싸고 있는 수려한 자연 풍경.
과거에 우연히 발견한 섬이었지만 난 여기를 내 별장으로 삼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당시의 내 돈으로는 제법 무리를 해야 했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다.
왜냐 하면 이 섬을 봤을 때 시아가······.
[“너무 아름다워요. 주인님·····.”]
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말 한마디면 내가 거금을 들여서 섬을 사고 별장을 지을 이유는 충분했다.
우리는 별장에 짐을 풀고 일단은 저녁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아앙~~~. 주인님. 수영 안 해요? 해수요옥~~~.”
‘어째 마지막에는 욕하는 것 같은데·····.’
은하는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지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나보고 지금 당장 바다에 나가자고 보채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무리다.
“이제 한 시간만 있으면 해가 질 거야. 해수욕은 내일 하도록 하자.”
“···어쩔 수 없죠. 그럼 주인님···. 오늘 밤에는 바다 대신에 네 몸에 들어와 보실래요?”
“시아야~. 저녁 메뉴는 뭐야?”
“어~? 주인님~? 항상 저러신다니까····.”
최근 들어서 최지선 선생님과 은하의 데시를 받아 넘기는 것에 좀 익숙해 졌다.
시아와 진아 선배를 그렇게 데시를 하지 않지만 이 두 사람은 나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원래는 처음에 우리 집에 왔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간간히 나를 유혹하기는 했지만 그것도 조심조심히였다.
하지만 점점 더 나에게 익숙해지고 내가 무서운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는·····.
“주인님~. 지선이 오늘 무서운데····? 같이 자면 안 되요?”
“선생님~!! 다큰 어른이 뭐가 무섭다고 그래요? 정 그러면 진아 언니하고 자요. 주인님은 오늘이야 말로 저하고 잘 거예요.”
“가슴이나 더 키우고 오렴?”
“뭐라고요~?”
보다시피 이 모양이다.
나한테 찰싹 달라붙어서 오늘은 자기하고 같이 자자고 하는 이 둘은 나날이 적극적으로 나에게 도전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 둘의 공격을 견딜 수 있을까?
나도 장담을 못 하겠다······.
그때 문득 진아 선배를 찾으려 했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시아야? 진아 선배는?”
“아~! 아까 방으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피곤하니까 가능하면 깨우지 말라고····.”
“그래·······.”
아무래도 많이 피곤한가 보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난 애써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올라가 보시지 그래요?”
“시아야···?”
의외다.
사실 진아 선배기 약간 상태가 이상한 것이야 나도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무시한 이유는 바로 시아 때문이었다.
진아 선배와 시아.
둘 중에 누가 더 소중하냐고 묻는다면 주저 할 것 없이 시아다.
물론 진아 선배와도 함께 한 시간이 있고 그녀가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좀 잔인할지 몰라도 시아하고는 감히 비교를 할 수가 없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아가 나에게 진아 선배에게 올라가 보라고 하면····.
그때는 나도 더 이상 진아 선배를 애써 무시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큼~, 그럼 한 번 가볼게···.”
난 그렇게 말하고 진아 선배의 방으로 향했다.
“···흐음~. 시아야··. 너 괜찮니?”
“예. 물론이죠. 왜요?”
최지선의 말에 시아는 담담한 얼굴로 살짝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아니···· 너희들 저번에도 주인님 총애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사이잖아?”
“그리고 화해했죠. 이제 괜찮아요. 그리고 진아 선배가 빨리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어요.”
시아의 말에 은하가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저기 시아야···. 이런 말하기 미안하지만 그러다가 주인님이 진아 선배만 챙기고 넌 거들떠도 안 보면 어쩔 거야?”
항상 직설적인 은하답게 스트레이트한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시아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난 주인님을 믿어.’
뒤의 말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시아였다.
2층에 마련된 진아 선배의 방으로 올라가니 침대에 진아 선배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진아 선배? 자요?”
“·····아니요. 주인님·····.”
진아 선배는 스르륵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난 그녀에게 다가가서 침대의 곁에 앉으며 말했다.
“어두운데 불도 안 켜고 뭐 해요?”
“·················.”
“컨디션이 나빠 보이는데 무슨 일이예요. 낮에 그 중삐리 때문 이예요? 그런 놈 신경 쓰지 마요.”
그때 내 말을 얌전히 듣고만 있던 진아 선배가 입을 열었다.
“·······주인님. 주인님은····. 시아하고 쭉 함께 살았죠?”
“예? 뭐··· 그렇죠.”
새삼스럽게 그건 왜····.
“가끔씩··· 생각하지 않으세요? 시아 말고 다른 여자 슬레이브를 들이고 싶다거나···. 아니면 이제 시아는 질린다거나····.”
진아 선배의 말에 나는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절대로~. 한 번도요.”
나에게 시아는 절대다.
세상 그 무엇을 준다고 해도 시아와 바꿀 수는 없었다.
그런 내 대답을 들은 진아 선배는 안경 너머의 맑은 눈동자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럼······. 그럼 전 왜 버림받았던 걸까요?”
“·····진아 선배·· 무슨 일····.”
덥썩~.
내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진아 선배가 내 품으로 안겨 왔다.
그리고 서럽게 소리 죽여서 흐느끼면서 내 가슴을 자신의 눈물로 적셔 갔다.
“·················.”
난 그런 진아 선배의 등을 토닥거리면서 위로했다. 울고 싶으면 울면 된다.
남자들 중에는 여자의 눈물이 싫어서 슬레이브가 우는 것도 금지 시키는 머저리들이 있기는 하지만···.
난 그런 쓰레기가 아니다.
난 진아 선배가 울고 싶은 만큼 내 가슴을 빌려 줬다.
“큼···· 훌쩍·····. 고마워요. 주인님····.”
“아니요 뭘·····. 좀 나아졌어요?”
“····예.”
진아 선배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뭔가 각오를 한 것 같은 얼굴을 했다.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기 주인님·····. 제 과거의 얘기를 들어주시지 않을래요?”
“예? 선배 과거요?”
슬레이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 인생을 살았는지 현재의 주인에게 최대한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아 선배는 스스로 그것을 말하겠다니···.
“아마··. 어쩌면 주인님도 나중에 알게 되실지도 몰라요. 그러니·· 그 전에 제 입으로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요. 제가···· 제가 얼마나 어리석고 더럽혀진 여자인지·····.”
“···지아 선배.”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자신의 과거에 관한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세계에서 남자는 어려서부터 자립심을 중요하게 여긴다.
태어나고 두세 살 무렵까지는 모두 똑같다.
남자든 여자든 정부의 시설에서 정성껏 길러진다.
하지만 4살이 되면 달라진다.
우선 남자에게는 자신만의 독립된 주거 환경.
즉, 집이 주어진다.
고작 4살짜리 아기한테 말이다.
물론 애한테 덥썩 나가 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이를 돌보기 위한 가정부가 집에서 상주하면서 함께 살아간다.
이 가정부는 보통 아이가 13~14살이 될 무렵까지는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독립하면서 주어지는 것은 또 하나 있었다.
집과 가정부 말고 또 하나의 중요한 초기 재산.
즉, 자기 전용의 슬레이브인 것이다.
보통은 자기하고 나이 또래가 비슷한 슬레이브를 지원해 주기 마련인데...
가끔씩은 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여자를 슬레이브로 배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민진아도 그런 경우였다.
그녀는 8살 때 처음으로 자기보다 4살이나 어린 주인, 김웅필을 모시게 되었다.
“우웅····· 누나가 내 슬레이브야?”
“예. 주인님. 누나가 아니라 진아라고 불러 주세요.”
“응. 알았어 지나야.”
처음에 김웅필은 순박한 아이였다.
진아는 어떤 의미로는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나이 어린 동생 같은 주인님을 배정 받았으니 가능하면 처녀성도 오랫동안 지킬 수 있고···.
무엇보다 자기가 성심껏 보살피면 자기를 함부로 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작 8살짜리 애가 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환경의 영향이었을까?
민진아 라는 아이는 그 때부터 이미 자기 미래를 생각할 줄 아는 아이였다.
그래서 진아는 자기보다 어린 주인을 필사적으로 잘 모셨다.
그 어린 주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 작품 후기 ============================
진아 - 여기서 끝? 뭔가 좀 나올것 처럼 되어 있는데?
작가 - 미안. 고의가 아니라 정말로 분량 때문에 절단이다. 한 두페이지 정도라면 좀 더 가서 자르겠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못하겠네.
민재 - 분량을 잘 계산해서 써야지?
작가 - 네가 글 써라.
진호 - 그런데.... 민재 너 시아 일편 단심 아니었어? 어째 점점 흔들리는 느낌이...
지호 - 그러고 보니 그렇네? 나야 원래 하렘 지향... 아야야야야야(샤를리즈가 옆에서 귀를 잡아 당겼다.)샤를리즈 - 헛소리 하면 죽는 수가 있어. 어쨋든 민재 너 설마 시아를 버리고 갈아 타려고 하는 것은....
시아 - 여러분 그만 하세요. 전 주인님을 믿어요.
민재 - 시아야.... (매우 감격했다.)시아 - 하지만 바람 피면 제가 어떻게 할지는 저도 몰라요.(생긋 웃으며)민재 - .........
작가 - 하나만 충고 해 두마. 원래 화 안내던 사람이 화 내면 진짜 무섭다. 그럼... 이번 편을 시작으로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던 사회 시스템의 일부가 조금 공개 되었습니다.
이 세계에는 부모라는 개념이 없고 정부와 사회의 시스템에 의해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즉, 국가에서 인간을 파츠라는 개념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이죠.
인권이 낮은 이유도 그런 세계의 시스템이 한 몫하고 있습니다.
그럼 사회 시스템과 세계관은 앞으로도 차차 조금씩 밝혀 질 것입니다.^^그럼 즐감하시고 추천과 댓글 잘 부탁 드립니다.
본의 아니게 절단이 들어가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