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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21화 (21/176)

21화

<초능력자의 가치>

항상 내가 소집령을 받던 군부대로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모여서 웅성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나는 피식 웃어 버렸다.

요즘 세상에 남자가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소집 때 말고는 그리 흔치 않다.

아마 이 근방의 남자는 다 모였을 것이다.

“박민재입니다.”

접수처에 가서 이름을 말하니 여군이 내 이름을 듣고 뭔가를 조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 박민재님···. 민재님은 앞으로 소집시에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예~? 다른 곳 어디요?”

사전에 그런 고지는 받지도 못했는데······.

“저희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리 따라 오시죠?”

그리고 그녀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커다란 이송 헬이가 대기하고 있는 이착륙 장이었다.

“죄송하지만 상부의 지시입니다. 이 안대를 해 주십시오.”

난 안대를 건내 받으면서 말했다.

“뭐 하는데 이런 거창한 공을 들이는 겁니까?”

“국가의 주요 전력인 랭킹 100위안의 능력자 분들을 따로 모아서 합동 훈련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송 헬기에 올라타 주십시오.”

“··············.”

아아아······, 뭔지 몰라도 이번 훈련은 상당히 귀찮을 것 같다.

한편 민재가 없는 집에서····.

“주인님이 갔네?”

“그러게····. 그리고 온 동네에 남자들도 다 사라졌고 말이야.”

“·····좋아··· 해야 하는 건가?”

이은하와 민진아, 최지선, 이 세 명은 혼란스러웠다.

원래 남자들이 소집령을 받는 날은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날들이다.

온 동네···.

아니 국가 전체에서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남자들이 없어져 버리지 않는가?

여자들 중에는 이 날을 대비해서 몰래 비상금을 모아두는 여자들도 있었다.

물론 대다수의 남자들은 자신들이 없는 동안 여자들이 함부로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간만에 찾아온 이 자유를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평소에 억눌렀던 것들을 그날만큼은 마음껏 터트려도 되는 날인 것이다.

그러니 그녀들은 기뻐해야 마땅했다.

그런데·····.

“왜인지 기쁘지를 않네·····.”

“주인님이 안 계시니까····.”

“벌써 보고 싶어····.”

고민하는 세 명은 동시에 한 숨을 쉬었다.

이미 이 세 명은 민재의 호의와 파격적이 대우에 마음이 푹 빠졌다.

특히 민진아.

다른 두 명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 그냥 호감이나 애착에 가깝다면···.

그녀가 민재에게 품기 시작한 감정은 좀 더 다른 농밀한 어떤 것이었다.

그 농밀한 감정이 한창 싹이 트고 있는게 갑자기 대상인 민재가 사라졌다.

그녀는 마치 가슴속 한 쪽이 뻥 뚫린 것 같은 위화감이 들었다.

“그런데····· 시아 어디 있지?”

최지선의 말에 이제까지 무기력하게 한숨만 쉬고 있던 다른 두 명도 고개를 두리번거리면서 시아를 찾았다.

마침 시아는 위층에서 이불을 가지고 내려오고 있었다.

“시아야~. 뭐 해~?”

은하의 질문에 시아는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대청소. 주인님 없을 때 집을 싹 치워 놓으려고······.”

시아의 말에 세 명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들도 물론 민재가 좋았지만 이 황금 같은 휴식에 대청소나 하겠다니···.

“저기 시아야···. 넌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 같은 것 없니?”

“으음·····, 딱히 없는데요? 선생님은요?”

“그게 그러니까 나는·······.”

질문을 꺼냈던 최지선은 막상 자기가 질문을 받으니까 뭐라고 말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원래 같으면 그녀도 하고 싶은 일들이 잔뜩 있었을 것이다.

주재진의 슬레이브로 있을 때 놈이 소집령을 받아서 집을 비우면 그녀는 집안의 식재료로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어 먹거나···.

집안에 있는 차를 몰고 훌쩍 드라이브를 가거나 했다.

지극히 소소한 일들이었지만 주재진의 슬레이브로 있을 때는 꿈도 꾸지 못할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민재는 슬레이브의 행동에 제한을 가하지 않았다.

그녀들이 먹고 싶은 것.

그녀들이 입고 싶은 것.

그녀들이 하고 싶은 것.

대부분을 흔쾌하게 허락해 줬다.

거기다 그녀들에게도 모두들 시아와 같은 신용카드를 한 개씩 나눠 줬다.

나눠 주면서 한 말은 지극히 단순했다.

“달에 천만 원 까지는 얼마든지 긁어도 돼.”

그 한마디가 다였다.

슬레이브에게 신용 카드를 나눠주는 것만 해도 파격적인데 달에 천만 원 까지라니···.

대한민국에서 랭킹 100위권 안에 들어가는 민재의 수입이 풍족한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풍족한 수입을 슬레이브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민재뿐일 것이다.

다른 100위권 안에 들어가는 초능력을 가진 남자라고 해도 있을 리가 없다.

어쨌든 이로 인해서 최지선과 다른 두 명의 여자들은 딱히 쌓인 스트레스나 욕구가 없었다.

최지선은 최근에 우아하게 와인을 즐기는 취미가 생겼고···.

민진아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얼마든지 사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은하는 의외로 운동을 좋아했는데 마당 한켠에 그녀를 위한 농구 골대도 있을 정도였다.

기본적인 의식주의 생활수준이 다른 슬레이브들 보다 10배 더 낳은 것은 새삼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 그녀들이다 보니 갑작스럽게 자유가 찾아와도 뭘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었다.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최지선에게 시아가 말했다.

“일단 대 청소나 좀 도와주세요. 주인님이 기뻐 할 거예요.”

“주인님이··········.”

시아의 말에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책을 덥고 일어난 민진아였다.

그녀는 민재가 기뻐 할 것이라는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시아에게 말했다.

“난 뭐부터 할까?”

“선배는···· 1층 거실하고 부엌을 부탁해요.”

“알았어.”

진아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다른 두 여자도 무리수건을 둘러쓰고 바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도 움직여 볼까?”

“그래야죠····.”

그렇게 네 명의 아리따운 여자들이 집안을 바지런하게 청소하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현대판 우렁각시 네 명이 나타났다고 여길 정도로 흐뭇한 광경이었다.

그때 창문을 닦고 있던 최지선이 말했다.

“저기···· 시아야. 우리 이거 다 하고 영화라도 보러 가지 않을래?”

“예~?”

“아니···· 몸을 움직이니까 뭔가 하고 싶어졌어. 주인님이 주신 카드 있잖아? 여자들끼리 영화 보고 카페에 가서 케이크도 먹고··· 그러고 오자.”

“선생님~. 전 피자 먹고 싶어요.”

이은하는 단 것보다는 피자가 더 취향에 맞았다.

“그럼 까짓것 두 개 다 먹지 뭐····.”

“살 안 찌게 조심해요?”

“괜찮아. 요즘은 체중 체크 꼬박꼬박 하고 있어.”

“키키키··· 저번에 체중이 확 늘고 쇼크 받았 으니까 그렇죠····.”

“아아····, 체중 파동····.”

진아와 은하가 놀리는 말에 최지선은 괜히 얼굴을 붉혔다.

“애는·····.”

여기서 말하는 체중 파동이라는 것은 그녀들이 오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작은 헤프닝이었다.

이 세계에서 남자는 자기 슬레이브의 미모에 신경을 많이 썼다.

여자에게 돈 쓰는게 인색한 남자들이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미모를 위해서 화장품이나 미용 용품.

그리고 패션에 관해서는 돈을 팍팍 쓰고 있었다.

다이어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여자 취향이 마른 주인을 만나면 그날 입에 대는 것은 물한잔 까지 모두 보고해야 하는 슬레이브들도 있었다.

세 사람은 그 정도 까지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엄한 제한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환경 속에 있다가 갑자기 아무런 제한이 없는 환경 속에 있으니 식생활이 무절제해진 것이다.

매끼마다 디저트로 케익을 먹고···.

반 10시가 넘어서 야식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생활을 2주일 정도 반복한 결과····.

“헉~!!”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어느 날 갑자기 체중계에 올라간 그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두들 이때까지 살면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숫자가 체중계에 나타났던 것이다.

“이럴 수가···. 내 내 체중이····.”

“설마하니 이런 일이 생길리가···.”

“체·· 체중계가 고장 난 거예요. 틀림없이 그럴 거예요.”

참고로····.

여자들 10명중에 3명 이상은 체중계의 이상을 진심으로 의심해본 여자들이 있다고 한다.

어쨌든 그녀들은 살이 쪘다.

뭐····, 사실 숫자로 3~5kg정도가 는다고 해도 바로바로 표가 나지는 않는다.

사람의 눈이라는 것은 매일매일 보고 있으면 익숙해지는 법이기 때문에 같이 살고 있는 시아나 민재의 경우는 그녀들이 살이 쪘다는 것을 그리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의식하는 것은 옷이었다.

“허··· 허리가····.”

“힙이·····.”

“가슴이······ 아~! 이건 좋은 건가?”

그녀들이 평소에 입고 다니는 옷이 갑자기 맞지 않기 시작했다.

결국 여기까지 오자 그녀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기로 했다.

단 음식과 야식은 정말 정말 맛있었지만 이대로 가면 자신들의 미모가 망가진다.

이 세계에서 여자들에게 있어서 미모라는 것은 매우 매우 중요한 것이다.

미모가 시들어 버린 슬레이브는 주인에게 버림 받는 것이 상식인 세계였다.

그래서 세 명은 특단의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기 의지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처음인 세 사람이었기에 결국 그녀들은 시아에게 의지했다.

“시아야···. 넌 평소에 어떻게 몸매 관리 하니?”

“아아···, 역시 쪘나요?”

“뭐···· 조금····.”

스커트 단추를 말 그대로 스커트 미사일처럼 발사해 버리고서 허세를 부리는 최지선이었다.

시아는 피식 웃으면서 조언을 했다.

“일단 가급적이면 지방과 설탕은 섭취하지 말 것.당연히 초콜릿도요.”

상처 받은 얼굴을 하는 최지선이었지만 시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동. 유산소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도록 하세요.”

“유산소 운동이라면·····. 섹스?”

약간 맹한 구석이 있는 은하의 말에 시아는 한 숨을 쉬면서 말했다.

“····집에 런닝 머신 있으니까 그거 써.”

시아의 말에 은하는 입을 쩍 벌리고 놀란 듯이 말했다.

“런닝 머신이랑 섹스도 할 수 있어?”

“··············.”

많이 많이 맹한 은하였다.

============================ 작품 후기 ============================

시아 - 성원해 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꾸준하게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영 - 하아~ 좋겠다? 오늘 선작수도 100이 넘고...

시아 - 언니도 언젠가는 잘 될거에요.

나영 - 글쎄? 세 개의 작품 중에 내가 욕은 제일 많이 먹고 있잖니?

샤를리즈 - (풀이 죽은 목소리로)그래도 저 보다 인기 많잔하요?

지호 - 샤를리즈, 그럴리가 없어. 우리도 반드시 인기가 오를 거야?

샤를리즈 - 제일 꼴찌인데 우리 인기가 어떻게 오르겠어?

지호 - 으음.... 나 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샤를리즈 - 우리가 하면 수위가 오를 거라는 생각은 아니겠지?

지호 - (진땀을 흘리면서) 으음........ 그럼 여러분 즐감하시고 좀 있다가 '마왕이 될 테다 세계에서 뵙겠습니다. 모두 좋은 꿈 꾸세요. (급하게) 우리거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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