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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1화 (11/176)

11화

한편 시아는 정말로 괜찮았을까?

‘다행이야. 앞으로 주인님을 모실 슬레이브가 늘어나서···.’

그렇다. 그녀는 정말로 괜찮았다.

그녀가 괜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우선은 보편적으로 이런 사태가 생길 순간을 쭉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보통 이 세계에서 고위 초능력자는 여러명의 슬레이브를 들였다.

그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이제까지 시아 하나만 데리고 살던 민재가 오히려 뭔가 이상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런 사태를 당연하게 받아 들였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최근 들어서 주인인 민재에게 마음을 많이 열었고, 평범한 슬레이브에서 좀 벗어나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 시아는 민재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 자각 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인을 향한 슬레이브로서의 과도한 충성심?

여자로서의 성적인 충동이 발동하는 상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오랜 시간에 걸쳐서 함께 한 정든 동거인?

단순히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아도 잘 알고는 있었다.

그녀 스스로 생각해도 박민재는 자신에게 있어서 뭔가 특별한 어떤 존재였다.

하지만···.

그 존재를 향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

그녀는 아직 몰랐다.

그래서 다른 슬레이브가 오다고 해도 이렇게 담담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연애가 뭔지 알고, 남녀간의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안다면···.

그랬다면 절대로 이렇게 담담하게는 못있었을 것이다.

기다리던(?) 슬레이브가 도착했다.

정부에서 절차를 거쳐서 내 슬레이브로 귀속된 세 명은 나도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최지선, 이은하, 민진아, 이 세명은 나하고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 중에서 최지선은 교사.

이은하는 나와 동갑.

민진아는 나보다 한 살이 많다.

공교롭게도 우리 학교에서 유일하게 시아와 미모로 좌웅을 겨룬다고 평가 받고 있는 세 명이었다.

뭐···, 내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평가지만 말이다.

‘시아보다 예쁜 여자가 이 세상에 있을 리가 없지···.’

정부의 안내를 받아서 도착한 그녀들은 모두들 하얀색 원피스 하나만을 입고 있었다.

항상 세련된 모습만 하고 있던 그녀들만 보던 나에게는 익숙하지 못한 것이었다.

‘역시 물건은 모두 압수했나?’

원래 그녀들이 가지고 있던 개인 물건들은 그녀들의 것이 아니다.

그녀들의 주인의 것이다.

그러니 그녀들의 주인이 변하면서 그 물건에 대한 소유권도 없어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 지급받은 평범한 흰색 원피스 하나만을 입고 있는 것이다.

그녀들은 내 앞에 나타나서 나에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주인님. 최지선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주인님. 이은하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주인님. 민진아입니다.”

소개 같은 것 안 해도 안다.

같은 학교에 유명한 인물들이니까 말이다.

사실 슬레이브가 늘어난 상황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난 항상 시아 한명만 곁에 두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어색한 상황에서 내가 뭔가를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럼 시아야. 이 세 명을 잘 부탁할게.”

“예. 알겠습니다. 주인님.”

난 그렇게 세 명을 시아에게 맡기고 뒤로 빠졌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세 명의 여자를 내가 상대하기에는 좀 어색했다.

“그럼··· 세 분은 이리로 따라오세요.”

시아의 말에 세 명은 얌전히 새끼 오리처럼 따라왔다.

“우선 여기가 세 분의 방이에요. 각자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시면 되요.”

“···개인방을 준다고? 우리 모두?”

“예. 일단 간단한 생필품은 내가 샀지만 부족한 것은 나중에 사러 나가야 할 거에요.”

“········잠깐만. 네 말은 주인님이 사주시는게 아니고 우리가 가서 고르면 된다고?”

“예. 그렇게 하면 되요.”

“·············.”

시아의 말에 다른 세 명은 뭐라고 말도 못하고 입만 벙긋 거리고 있었다.

개인방을 지급하는 거야 가끔씩 그러는 주인들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슬레이브에게 돈을 맡기는 주인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방안에 들어간 그녀들은 더욱더 놀랬다.

창이 잘 들어오는 방에 침대와 화장대, 옷장과 수납장과 TV까지····.

남들보다 우월한 미모로 제법 괜찮은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 그녀들이었다.

하지만 이 집에 들어온 순간 이제까지 자신들이 얼마나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아 왔는지 깨달았다.

“그럼, 저녁까지는 쉬고 계세요. 오늘은 여러 가지로 피곤 할테니 그냥 쉬시는게 좋겠어요.”

“으응···. 알았어.”

“쉴게····.”

“··········.”

그리고 그녀들의 경악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저녁이 되고 시아는 솜씨를 한껏 부렸다.

넓은 식탁에 그녀가 만든 맛있는 요리가 한 가득 차려졌다.

처음에 그녀들은 그게 민재만의 것인줄 알았다.

그래서 자신들의 식탁을 따로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시·· 시아 너 뭐하는 거야?”

“큰일 날 짓 하지 말고 빨리 내려와.”

은하와 진아가 시아를 보고 기겁을 했다. 왜냐하면 시아가 그 식탁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저기, 왜들 그러세요?”

시아는 오히려 의아하게 두 사람을 바라봤다.

“주인님하고 같은 식탁에 앉았잖아?”

“들키기 전에 당장 일어서~!!”

시아는 그제야 문제가 뭔지 알았다.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익숙하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해택들···.

그것은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 다른 여자들은 꿈에도 꾸지 못할 정도로 파격적인 것이었음을 말이다.

‘····주인님.’

시아는 마음 한편에서 따스한 무언가를 느꼈다.

그리고 그때, 2층에서 민재가 내려왔다.

“무슨 일들이야? 왜 그래?”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모두들 앉죠.”

“그래···.”

그리고 시아가 앉아 있는 식탁에 태연스럽게 앉는 민재를 보고 은하와 진아는 또 말문을 잃었다.

어찌어찌해서 식탁에 앉고 나서도 그녀들은 쉽게 수저를 들지도 못했다.

식탁에 차려져 있는 음식들은 평소에 그녀가 입에도 되 보지 못한 음식들이었다.

하지만 시아가 먼저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다른 여자들도 조심스럽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감격했다.

“맛있어··.”

“정말···.”

“··········.”

감탄하는 그녀들을 보고 시아가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고마워요. 하지만 앞으로는 나만 시키지 말고 모두 도와 줘야 되요.”

시아는 은근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이제까지 집에서 여자라고는 자기 한 명 밖에는 없었는데 이제는 같은 여자들이 세 명이나 더 생기는 것이 아닌가?

그것만 해도 그녀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일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그녀들은 시아를 도와서 설거지를 도왔다. 그리고는 어찌 할지를 몰라서 그냥 거실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민재는 거실의 쇼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아는 그런 민재를 위해서 과일을 깎아서 앞에 가져다 줬다.

민재는 그 과일을 한 입 먹다가 다른 세 명을 보고 말했다.

“거기서 뭐 해?”

“예?”

“저기··· 그러니까···.”

“뭔가 지시를 내려 주시면····.”

민재의 짧은 한 마디에 세 명은 안절부절을 못했다.

뭔가 큰 잘못이라도 한 노예들처럼 잔뜩 겁을 먹은 것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항상 지시를 받으며서 살아가는 것이 버릇이 된 그녀들이었다.

그런데 민재가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고 그냥 가만이 있자 그녀들은 어색하게 서성거리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때 시아가 그녀들에게 말했다.

“저기··, 괜찮으시면 여기 와서 같이 쉬지 않을래요?”

시아의 그 말에 세 명은 자연스럽게 거실의 쇼파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에 민재가 하품을 하고 일어났다.

“난 그만 잘래··. 시아. 내일은 휴일이니까 다른 세 명하고 같이 가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

“예. 알겠습니다.”

민재는 그렇게 말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 이은하가 민재에게 말했다.

“저기·· 주인님.”

“응? 왜?”

“저기··· 오늘 밤시중은 누가 들어야 할지····.”

“아아····, 그러니까······· 그냥 됐어.”

민재는 그렇게 말하고 그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그런 민재의 태도를 보고 다른 여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남자를 알고 있다.

자고로 숟가락 하나 들 힘만 있으면 여자를 찾는게 남자였다.

더구나 자신들은 오늘 막 들어온 신인들이다.

남자의 생리를 생각하면 자기들 셋을 한 번에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냥 됐다고 하다니···.

“저기·· 시아야. 우리·· 얘기 좀 할까?”

그나마 시아와 같은 학년이라서 가장 시아와 친한 은하가 시아에게 말을 걸었다.

주인이 잠이 들었으니 이제는 자기들 끼리 편하게 말 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응? 그래···.”

“저기·· 우리 주인님 어떤 분이시니? 도대체····. 혹시 우리 가지고 노시는 것은 아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비단 은하 뿐만이 아니었다.

민진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맞아. 솔직히···. 난 오늘 들어오면서 우리 셋 중에 한명은 정액받이로 찍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리고 최지선 역시 말문을 열었다.

“나도··, 시아 네가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한테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 것은 솔직히····.”

세 명의 말을 들은 시아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기··, 제가 다른 주인님을 섬긴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우리 주인님은 무척 좋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다에요.”

시아의 말에 가장 놀란 것은 20대 중반인 최지선이었다.

“시아···, 너 한 번도 다른 주인을 섬긴 적이 없다고? 정말로?”

“예. 전 어려서부터 주인님의 전속 슬레이브로 정부에 배정 받아서···, 그리고 쭉 주인님과 함께 살아 왔어요.”

“··············.”

“··············.”

“··············.”

시아의 말에 세 명은 시아의 이 순진한 반응과 주인에 대한 스스럼 없는 태도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었다.

‘최초의 주인이었구나···.’

‘그래서 그런 태도인가?’

‘하지만 어떻게 이 나이가 되도록 단 한번의 교체도 없이 한 주인에게····.’

이제는 민재보다 시아가 더 신기한 그녀들이었다.

이 세상의 여자들은 보통 나면서부터 유전적인 건강함이나 여러 가지 요인을 따져서 등급을 나눈다.

그리고 5~6세 까지는 정부의 기관에서 교육받고 성장한다.

하지만 그 후에는 보통 프리와 슬레이브로 나뉘게 된다.

프리의 경우는 이제까지와 별 차이 없이 정부의 기관에서 생활하면서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미모나 학력이나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어느 정도 자질이 보이는 아이들은 또래의 남자 아이들에게 슬레이브로 배정 받게 된다.

사실상 이 때 최초로 주인을 가지고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인이 평생 갈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 작품 후기 ============================

이 세계의 기준으로 보면 시아는 무진장 운이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신작 세 개 중에서 이것이 매일 연재작으로 선택 되었습니다. 다른 두개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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