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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10화 (10/176)

10화

<늘어나는 여자들.>

“아악~~~!!! 주··· 주인님··· 용서해 주세요.”

한명의 아름다운 여자가 양손을 위로 묶인채로 매달려서 애원하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분노에 찬 남자가 한 명 있었고 그 주변에는 그 남자의 눈치만 보고 있는 여자들이 몇 명이나 있었다.

매달려 있는 여성의 몸에는 채찍으로 맞은 것처럼 여기저기에 상처가 나 있었다.

아마도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대나무 회초리가 그 원흉일 것이다.

바로 주재진과 놈의 슬레이브인 최지선이었다.

“너 때문에 내가 무슨 꼴을 격었는지 알기는 아냐? 아앙~!!?”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최지선은 그냥 용서를 빌고 또 빌었다.

다른 방법도 선택지도 없었다.

그녀는 실패한 것이다.

‘하필이면···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이번 일은 그녀에게 있어서도 나름의 도박이었다.

자신이 박민재를 유혹하고 주재진이 시아에게 풀 빠진다면 둘 사이의 트레이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자신은 박민재의 보호 아래에서 이제까지 시아가 누리고 있는 것 처럼 꿈같은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실패했다.

박민재는 건강한 남자였고, 그녀는 지극히 아름다운 20대 중반의 미인이었지만···.

그렇다고 항상 유혹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그냥 노골적으로 섹스를 바랄 뿐인 유혹은 전혀 박민재의 취향이 아니었다.

결국 계획이 실패한 주재진은 이렇게 집에 와서 최지선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빌어먹을···. 어떻게 하지?’

오늘 놈이 무서워서 학교에 가지도 않았다.

박살난 김정우와 박진호의 연락을 들어보니 박민재도 학교에 오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어쨌든 계속 피할 수만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이 세계는 인권이 낮다.

여자는 특히 낮지만 남자도 과거 보다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살인이라면 모를까 폭행 정도로는 그다지 사건 취급해 주지도 않는다.

그냥 벌금형 정도로 끝인 것이다.

더구나 이 경우에는 그 벌금도 없을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사건의 빌미가 주재진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놈들이 먼저 시아를 희롱했다.

만약에 시아가 슬레이브가 아니라 프리였다면?

그렇다면 희롱을 하던 강제로 성관계를 가지던 아무런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물론 시아 정도의 미모를 가진 여자가 프리로 있을 확률은 거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시아는 슬레이브였고, 주인이 있는 상태였다.

주인이 허락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슬레이브를 희롱하거나 폭행하면 그것은 중죄다.

상당한 벌금이나 사회적인 페널티를 겪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자끼리 폭행을 한 것보다도 남자가 그 남자의 슬레이브를 폭행하면 그 편이 더 죄가 무거웠다.

여성의 인권이 인간 이하인 이 미쳐버린 세계에서는 이상한 일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남자들의 독점욕이 강하다는 증거였다.

어쨌든 주재진은 걱정이 태산 같았다.

정면으로 박민재와 싸우면 박살이 날 것이다.

박민재는 같은 또래 중에서는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초능력자이다.

대한민국 전체를 뒤져도 상위 100명 안에는 확실하게 들어갈 천재다.

초능력자가 국가의 주 전력인 이 시대에서 그런 박민재의 권력은 상당한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평소에 그가 표를 내지 않고 있는것 뿐이었다.

‘하여튼 이상한 새끼····.’

만약 주재진이 박민재의 입장이었다면 슬레이브만 100명은 두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빵빵한 지원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응? 잠깐···, 그러고 보니····.”

주재진은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

지금 자신은 허락도 없이 박민재의 슬레이브인 시아를 건드려서 화를 샀다.

그렇다면 그 화를 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간단하다.

여자로 맺어진 화는 여자로 푸는게 정답인 것이다.

“흐음···, 과연··, 어이 지선아~!!”

“예? 예··· 주인님··.”

“너 민재가 마음에는 들어 하든?”

“····예? 예··. 물론이죠. 저한테 빠지기 일보 직전이었어요. 그럼요.”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 말이 사실이기를 바라는게 좋을 거야.”

“·············.”

“안 그러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째로 망가트려서 정부의 시설에 던져 버릴 테니 말이야.”

“············.”

최지선은 공포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재진은 한다면 정말로 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다음날···.

난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의 주인은 주재진이었다.

“놀랍군. 네가 먼저 전화를 걸다니 말이야.”

“하하··, 너무 그러지 마. 우리 친구잖아. 응?”

“죽고 싶으면 계속 짖어라. 쓰레기.”

이 놈이 나를 무슨 근거로 친구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 놈을 친구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하하·· 알았어. 그럼 용건만 말할게. 우선 시아의 일은 미안해. 그냥 장난이었어. 장난.”

“죽는다.”

“난 너도 지선이하고 재미 본다고 생각했지. 그러니. 쌤쌤으로····.”

“죽는다.”

“너무 그러지 마. 실제로 그거 괜찮지 않든? 내가 가지고 놀아봐서 아는데····.”

“죽는다.”

“·············.”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죽는다’로 대답하니 놈은 드디어 그 입을 다물었다.

전화기 너머로 놈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게 느껴졌다.

“할 말이 그거면 끊어. 가까운 시일 안에 김정우와 박진호 이상으로 부셔 줄 테니까.”

그리고 내가 전화기를 끊으려고 하자 주재진이 다급하게 외쳤다.

“잠시만··, 잠깐만 기다려. 알았어···. 용건을 말 할게.”

“····진작 그럴 것이지··, 뭐야.”

“큼~, 우리가 네 슬레이브를 건드린 것은 사과할게. 그러니···. 대신 우리 슬레이브를 너한테 줄게.”

“···········뭐~!?”

이건 뜻밖의 선택이다.

이 놈들이 자신들의 슬레이브를 얼마나 애지중지하는 지는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애지중지하는 의미가 나하고는 전혀 다르다.

나는 시아 자체가 소중한 것이고···.

이 놈들은 자신들의 슬레이브의 미모가 우월하니까 말 그대로 그 미모를 좋아하는 것이다.

어쨌든 놈들이 자기 슬레이브에 가지고 있는 애착은 유명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나한테 그냥 준다고?

‘····생각해 보면 그게 정석이기는 하군.’

여자로 맺어진 트러블을 여자로 푼다.

이 세상의 지극히 상식적인 해법이었다.

하지만···.

‘불쾌하군.’

그렇다. 난 어딘지 모르게 그런 행동들이 불쾌한 것이다.

여자를 물건 취급하는 것 같아서··.

아니 그거야 여자가 소유물로 취급당하는 것이 당연한 세계 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남자도 여자도 결국은 같은 인간인데···.

좀 더 평등하게 대해야 옳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어째서 세상의 남자들은 모두들 여자를 물건으로만 취급하는 것일까?

그런 사고방식 남들이 당연하다고는 하고 있지만 난 정말로 거슬린다.

하지만 문제는····.

‘거절 할 시에는 나의 정신적 멘탈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들킬 수 있다는 건데····.’

아무리 슬레이브를 아낀다고 해도 공짜로 슬레이브 세 명을 준다고 하는데 거부하는 남자는 없다.

혹시 슬레이브 세 명을 부양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면 그런 핑계라도 댈 수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그럴 수도 없었다.

상위 100명 안에 들어가는 초능력자인 내가 정부에서 받고 있는 지원은 현금으로 연 200억 이상.

슬레이브가 세 명이 아니라 서른 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감당 못할 정도는 아니다.

결국 세간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내가 선택할 길은 하나뿐이었다.

“·········받아 들이지.”

“역시~, 좋았어. 그럼 우리 슬레이브를 넘길 테니··. 이제 나는 좀 봐주라. 알았지?”

빌어먹을···. 사실상 김정우와 박진호는 깃털이었다.

주재진 이 새끼가 진짜 몸통이었는데 이 놈을 그냥 보내야 하다니···.

이 자식 이번 기회에 진짜로 사지를 부셔 버리고 한 몇 년간 병원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했는데···.

난 이를 갈면서 분개해 했지만 이 이상 주재진을 닦달할 시에는 정부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정신 이상자로 말이다.

그래서는 시아도 지킬 수가 없어진다.

“후우~, 한 가지만 확실히 하자.”

“그래·····. 뭔데?”

“한 번만 더 내 슬레이브에 손을 대면···, 그때는 죽여 버린다.”

“······명심하지.”

내가 죽여 버린다고 말하는 순간 발산한 살기는 진짜였다.

이 놈이 시아를 또 그렇게 괴롭힌다면···?

그럼 진짜로 죽여 버릴지도 모른다.

“···이 번 한 번은 봐 준다. 주재진.”

난 이때의 결정을 크게 후회하게 되지만···, 그것은 좀 더 나중의 일이다.

박민재와의 전화를 끝낸 주재진은 몸을 부들 부들 떨었다.

공포가 뼛속 깊은 곳까지 새겨졌다.

상대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확신 할 수 있었다.

“···그 자식···, 정상이 아니야. 미쳤어····.”

보통 슬레이브를 아무리 아낀다고 해도 그렇게 까지 할까?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박민재라는 인간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꿀꺽~.

‘기억해 둬야겠어. 오늘의 일을····.’

아주 작은 불씨가 뿌려졌다.

나중에 파멸의 불꽃을 피울 거대한 불씨가 말이다.

새로운 슬레이브가 온다.

그것도 세 명이나 더···.

난 그들이 거주 할 수 있는 방을 만들고 간단한 가구와 필요한 물건으로 방을 꾸몄다.

그렇게 하고 나서 방을 보고 한 숨을 쉬었다.

“하아~, 이게 뭐하는 짓인지····.”

“괜찮으세요? 주인님?”

“아니 너야 말로··, 괜찮아? 앞으로 이 집에 너 말고 다른 여자들이 살게 되는 건데?”

“예. 전 괜찮아요.”

요즘 들어서 웃음이 잦아진 시아였다.

물론 밖에서는 예전과 같이 쿨 한 모습만을 보였다.

하지만 집안에서는 시아의 환한 웃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시아가 집 밖에서 웃고 다니는 것은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를 관람하는 특권은 오로지 나 혼자만 누리고 싶다.

“이해해 줘서 고마워. 시아.”

“아니요. 주인님 정도 되면 슬레이브가 여럿인 것은 당연한 걸요?”

“····그런 거야?”

“그럼요. 보통 그렇게들 살잖아요?”

“그래···. 보통은 그렇게들 살지.”

하지만 문제는 난 보통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와 시아의 보금자리에 다른 생물이 침입하는 것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쯧~, 빌어먹을·····.

============================ 작품 후기 ============================

주변에 여자가 늘어나도 주인공은 자신의 가치관을 지킬수 있을까?

아니면 뭔가 변화가 일어날까요?

즐감 하시고 다른 신작 두개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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