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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애완동물-2화 (2/176)

2화

<그녀와 나.>

아침에 눈을 뜨자 나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사람은····.

“일어나셨습니까? 주인님.”

“잘 잤어? 시아.”

“아침을 준비 했습니다. 드시고 학교에 가셔야 합니다.”

“알겠어. 그리고····· 아니 됐어.”

남자가 세계를 몇 백 년이나 지배해온 부작용일까? 지금의 세계에서 여자는 남자의 물건이나 다름 없었다.

일단 태어나면서부터 남자에게는 한명씩 소유물.

소위 펫 이라고 하는 애완 여성이 붙는다.

그리고 지금 내 눈에 보이는 하늘하늘한 체형의 아름다운 여자애가 바로 나의 애완 여성.

민시아다.

아침마다 바지런히 나의 시중을 드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내심 생각한다.

나의 시중 따위는 들지 않아도 된다고····.

난 너를 애완동물처럼 생각 하는게 아니다. 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 뱉으면 아마도 내 주변의 모든 존재가 나를 배척할 것이다.

여자를 지배하고 유린하는 남자가 정상.

남자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는 여자가 정상.

지금의 이 세계에서는 그것이 정상이다.

그리고 인간은 그 누구라고 해도 정·상·에서는 벗어나고 싶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그녀의 편의를 봐 주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나의 모토는 노터치.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고 편하게 움직이도록 될 수 있는 한 배려를 하고 있다.

세상에서 여자를 배려하는 남자···. 라는 것은 상당히 별종··.

아니 뭔가 비정상으로 취급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고 있다.

보통 내 나이의 다른 남자들은 그러지 않는다.

이 세상에 14세~17세 정도만 되어도 여자를 성적대상으로 바라보고 마음 내키는 대로 범해 버린다.

이 세상에서는 그게 보통이다.

사춘기 시절의 남자가 여자를 좀 안는다고 해도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지 않으면 뭔가 성 기능에 장애가 있는줄 알고 문제아 취급 받는 세상이다.

하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다.

다른 놈들처럼 멋대로 범하고, 능욕하고, 그리고 임신이라도 하면 정부에 임신 시켰다고 등록하고 바로 새 여자를 배정 받는다.

그게 보통의 남자들의 방식이다.

하지만 내 경우는····.

물론 시아는 아름답고 수도 없이 그녀를 안고 싶다고 생각 하기는 했었다.

나 역시 보통의 남자들처럼 그런 생각은 수도 없이 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멋대로 시아를 범하고 그녀가 임신하고 내 앞에서 사라진다면····.

이런 말 하면 모두들 폭소를 터트리겠지만 매우 슬플 것 같다.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대변혁 전의 세계에서는·· 내가 지금 시아에게 느끼는 감정을 두고 ‘사랑’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한다.

······그게 뭔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학교를 가는 길은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었다.

남자들이 여자를 몇 명이나 거느리고 거리를 걷는다.

그 뒤로 따르는 여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최대한 남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조신한 발걸음으로 움직인다.

그녀들의 손에는 남자의 가방이나 다른 잡다한 물건을 들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풍경이다.

세상에서 남자의 가치는 여자를 몇 명이나 거느리고 있느냐? 라는 것이다.

여자와 남자의 성비가 워낙에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남자가 대부분 많은 여자를 소유하기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는 다르게 남자들은 아무 여자나 막 소유하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도 일단은 인간이다.

소유하면 주인에게는 그 나름의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먹이고, 입히고, 특별히 문제가 없는 이상은 학교에도 보내서 최소한의 교육은 시키는 것도 주인의 의무다.

그래야 나중에 사회에서 인력으로 쓰는 것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즉, 여자를 소유하면 거기에 돈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자는 최대한 매력적인 여자만을 골라서 자신의 소유물로 삼으려는 것이다.

미모나, 아이큐나···.

뭐 그런 것들을 따져서 나름 괜찮은 물건이다 싶으면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이 세상에는 세 가지 여자가 있다.

하나는 슬레이브.

이것은 남자들의 소유물이다.

오로지 주인만의 전용 물건이며 다른 남자들이 손을 대면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두 번째는 프리.

이것은 아직 주인이 없는 여자들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시설에서 생활 하는데···.

보통 주인이 없는게 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이 프리의 여자들은 보호해줄 주인이 없다.

그래서 어떤 남자든지 마음 내키는 대로 부리는 신세인 것이다.

여자들 중에서 가장 피곤하고 힘든 존재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러가 있다.

이 존재는···.

약간 특수한 존재다.

기본적으로는 프리이지만 다른 프리들만큼 고달프지는 않다.

세계에서 남자의 권위가 높아진 이유.

그 중에 하나는 바로 남자의 초능력이다.

초능력이라는 것은 오로지 남자들에게만 나타나는데···.

그래도 가끔씩은 예외가 있다.

여자들 중에서도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들이 있다.

그 여자들을 두고 에러라고 한다.

프리인 경우도 있고, 슬레이브인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여자들은 선택해서 태어 날 수 있다면 에러로 태어나고 싶다고 할 정도다.

즉, 그나마 여자들 치고는 잘 나가는 여자인 것이다.

뭐·····. 그래 봤자 여자지만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학교에 도착해 버렸다.

“주인님. 그럼 점심 시간에 찾아 뵙겠습니다.”

“응, 그러도록 해.”

나하고 시아는 반이 다르다.

보통 그런 경우 남자들은 여자를 보고 쉬는 시간마다 계속 찾아오라고 하지만···.

시아를 그렇게 피곤하게 할 수는 없다.

점심시간에 와서 함께 점심을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교실에 문을 열고 들어가니 평소와 다름 없는 풍경이다.

남자들이 자기들 끼리 모여서 대화를 하고 있고 여자들은 그런 남자의 눈치를 보면서 쥐죽은 듯이 죽어 있었다.

보통 한 반에 남자가 한명 이상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 학교에만 해도 한 학년에 남자가 5명 밖에 없고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반에는 남자가 나를 포함해서 네 명이나 있다.

놈들은 자기들 끼리 모여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아···. 졸려 죽겠네···.”

“뭐야? 재진이 너 잠 못잤냐? 뭐 한다고?”

김정우의 말에 주재진은 기지개를 쭈욱 피면서 대답했다.

“아아··· 어제 새로운 슬레이브를 하나 잡았거든? 그게 제법 괜찮아서 말이야···. 조금 귀여워 해주다 보니 꼬막 날 샜네?”

“하하하, 너도 참···. 저번에 그 년은 어쩌고? 그렇게 24시간 끼고 살더니? 요즘은 안 보이더라?”

“아아···. 임신했더라고? 그래서 정부에 위탁 시켰어.”

“정말이지···. 여자들은 왜 그렇게 잘 임신하는 거야? 좀 가지고 놀만 하면 애를 배서 골치라니까?”

“그러게 말이다····.”

“정말 소름 끼치지 않냐? 다른 생명이 자라는 거잖아?”

“그러니 여자지.”

“하하하하하···.”

난 놈들을 무시하고 내 자리로 가서 앉았다.

“··············.”

놈들의 대화는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지극히 평범한 남자들의 지극히 평범한 대화이다.

하지만 난 이상하게도 저놈들의 대화를 들을 때 마다 뭔가 머릿속에서 불쾌한 감각이 스멀스멀 일어난다.

여자를 저렇게 물건처럼 취급하고 모독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내가 괴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민재 너는 어때? 네 슬레이브는 용케 임신을 안하고 있더라? 뭔가 비결이라도 있냐?”

“···그냥, 체질이겠지?”

체질이 아니다.

내가 시아를 범하지를 않았는데 시아가 임신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쯧~, 부럽다. 부러워····. 그 미모에 임신도 잘 안하고····.”

여자가 임신 하는게 싫으면 네 놈들이 무책임하게 임신 시킬 짓을 하지 않으면 되잖아?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그냥 무시했다.

그런 말을 해 봤자 결과는 뻔하다.

비웃음 당하거나 괴짜 취급당하겠지?

어쩌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의무적으로 케어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놈들의 불쾌한 대화는 수업이 시작되고도 멈추지 않았다.

사실 남자들에게 있어서 수업이라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남자는 자신의 초능력을 써서 세상에서 돈을 번다.

즉,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배운다거나 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나마 최소한의 교육을 위해서 고등학교 까지는 의무 교육으로 책정해 놨지만···.

가르치는 교사가 전부 여자인 이상은 그것도 별 효과는 없었다.

“하하하··. 정말? 정말로 그년이 그랬다고?”

“그래··. 임신해서 정부에 넘기려고 하는데·· ‘제발 버리지 마세요. 주인님~.’ 이라고 하면서 징징 거리는데···.”

“으아~, 완전 재수 없어. 뭐야? 그 미친년.”

“그렇게 말이다. 누가 임신한 여자를 데리고 산다고?”

“그럼 완전히 미친놈이지.”

“푸하하하하···.”

수업을 진행중인 선생은 명백하게 수업을 방해하고 있는 남자들의 잡담을 재제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여자고 저 학생들은 남자니까··.

어느 쪽이 높으냐고 따지면 여교사 보다는 남학생이 더 높다.

그게 이 세계의 룰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난 시아를 데리고 학교의 정자로 향하려 했다.

그런데····.

“어이~ 민재야. 넌 또 혼자 먹냐?”

“그래····.”

뒤에서 나를 부르는 놈들에게 짧게 대답해 주고 난 교실을 나가려 했다하지만 주재진이 나를 가로 막고 말했다.

“그러지 말고 오늘 같이 점심 먹자. 그리고·····. 오늘은 너무 째재하게 굴지 말고 맛 좀 보여주라? 응?”

“···········싫어.”

난 놈을 거칠게 비켜서 시아를 데리고 교실을 나갔다.

저 개새끼···.

감히 내 옆에 있는 시아를 마치 잡아 먹을 것처럼 노려보고 있었다.

난 시아의 손을 꼭 잡고 교정의 인적이 드문 정자로 향했다.

저 놈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했다.

시아를 안아보고 싶은 것이다.

사실 슬레이브는 주인이 아닌 이상은 함부로 대할 수 없다.

하지만 예외는 당연히 있었다.

주인이 허락을 하면 그 슬레이브라고 해도 괜찮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슬레이브는 주인에게 매여 있는 물건이니까 말이다.

유일한 예외라고 하면 임신만큼은 절대 금물이다.

주인의 아이 말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으면 여자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전과로 남는다.

============================ 작품 후기 ============================

이 세계에서 여자의 인권은... 아니 인권이라고 할 만한게 거의 없는 세계입니다.

아마 앞으로 이 세계관에 관해서는 미쳐버린 세계라는 말이 자주 나올 것입니다.

이 소설의 특성 중에 하나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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