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발린 S급 가이드 108화
“그럼, 힘내십시오.”
에스퍼는 다소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효섭을 바라보다가 나갔다. 홀로 남은 진효섭은 손끝으로 제 뺨을 훔쳤다.
“피곤해 보이나?”
현재 에스퍼 여섯 명의 가이딩을 끝냈는데, 그들은 오늘따라 유난히 달콤한 과자들을 진효섭에게 넘기고 갔다. 하나같이 초콜릿이 묻은 것들이라 오늘이 밸런타인데이인가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였다. 확실히 몸이 좀 무겁기는 했지만, 티 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좀 쉬어야겠다.”
그제도 쉬었다만,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그런지 제대로 쉰 것 같지 않았다. 아마 정신적인 피로에서 비롯한 누적이 드러난 걸지도 모른다.
진효섭은 수없이 많은 과자와 초콜릿을 한데 모아 가방 속에 차곡차곡 넣었다. 가득 찬 가방을 보니 허한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진효섭 가이드!!”
갑자기 벌컥 열린 문에 진효섭은 마지막 초콜릿을 넣으려다 놀라 툭, 떨어뜨렸다.
“아…… 예, 유진 가이드.”
유진이 노크 없이 불쑥 찾아오는 게 하루 이틀은 아니었기에 진효섭은 별말 없이 떨어진 초콜릿을 주웠다.
“미쳐! 미쳤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유진이 호들갑을 떨며 한걸음에 진효섭에게 다가왔다. 찰싹! 작은 손이 매섭게 진효섭의 손등을 때렸다.
“지금 과자 챙기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요!”
진효섭은 씩씩거리는 유진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을 끔뻑였다. 유진은 속이 탄다는 듯 가슴을 치며 말했다.
“아오! 인터넷도 안 봤어요?”
“예. 방금 가이딩을 끝냈던 터라……. 아, 혹시 초콜릿 드시겠습니까?”
“초콜릿……! 이익……!”
유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뭔진 몰라도 급박해 보였다. 대체 인터넷에 또 뭐가 난리이길래 이러는 걸까. 하도 많은 일이 있어서 그런지, 이젠 뭘 봐도 덤덤할 것 같았다.
“왜 그러십니까?”
“이, 미련, 곰……. 후우…… 됐고. 이거나 빨리 읽어 봐요.”
진효섭은 유진이 들이민 휴대폰을 받아 들어 작은 화면을 들여다봤다. 화면에는 실시간 검색어가 순위대로 주르르 나열돼 있었다. 글을 읽어 내리는 표정이 점차 미묘하게 변하더니 이내 마지막을 향하게 될 때쯤에는 당혹스러운 빛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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