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새벽 한 시경 도명과 도화는 두 사람의 동거를 축하해 줬던 사람들이 각자 집으로 가고 신혼집 앞에서 손을 야릇하게 잡고 있었다. 두 사람의 손목에는 예물로 교환한 팔찌가 달그락거리고 있었다.
“도화 씨, 사랑해요.”
도명이 눈을 야하게 뜨며 도화를 향해 말했다.
“아. 저 도명 씨.”
“네.”
“왜 저는 지금 도명 씨의 사랑한다는 속삭임이 왜 이렇게 무섭죠?”
“자기야.”
“네. 네.”
“하여간 쓸데없이 촉이 좋다니까. 들어가면 아주 완벽히 죽을 줄 알아. 새끼야.”
도명이 입 사이로 상스러운 말을 내뱉으며 송곳니를 드러냈다.
“네? 네?! 제가 뭐 잘못했어요? 아 혹시 피아노 연주가 별로였어요? 으아, 죄송해요. 도명 씨의 완벽한 결혼식에 흠집을 내서.”
“자기야, 너무 완벽했으니까 이 문 열고 들어가면 아주 큰일 나는 겁니다. 촌스러운 백구 주제에 누가 그렇게 야한 소리 내라고 했어요?”
“아니, 아니, 도명 씨, 잠깐 진정하고.”
도화는 그동안 도명과 이런저런 많은 플레이를 했지만, 지금은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도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도명의 이성의 상징인 문 앞에서 등을 돌리려고 했다.
그때 도명의 손이 튀어나와 도화의 뒷덜미를 잡고 눌렀다. 도화의 이마가 순식간에 현관문에 거칠게 비벼졌다. 도명이 도화의 목덜미에 코를 묻고 숨을 깊이들이 마시며 음산하게 속삭였다.
“자기야, 다시 끼 부려 봐.”
“네? 네?”
“다시 그 부분 해 보라고. But it′s worth it, I love the thrill. 그거 말이야.”
“갑자기요?”
“튕기지 말고 해 봐요. 이왕이면 내 귀 살짝 물고. 발음 살짝 뭉개져도 괜찮으니까.”
“그거 하면 나, 정말 위험해질 것 같은데요.”
“도화 씨 페니스가? 아니면 내 것이?”
“어. 어. 어. 둘 다요.”
“그렇다면 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도명이 도화의 몸에 자신의 하체를 바짝 붙이며 속삭였다. 그리고는 고양이처럼 도화의 뺨에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다가 어서 해 보라는 듯이 귀를 도화의 입술에 뭉갰다. 도화의 숨결이 도명의 귓불에 깊숙이 퍼졌다. 도화는 긴장한 듯 가슴을 크게 부풀린 채 들숨과 날숨만 내뱉었다.
“많이 컸네. 감히 나를 상대로 뜸을 들이고.”
“그게 아니고요.”
“여기서 박을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 야외플은 안 해 봤죠? 나는 도그플이든 야외플이든 둘 다 아주 좋으니까요. 아니면 동시에 할까요?”
도명이 상상만으로 흥분한 듯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그냥 협박이 아니라 정말 어느 쪽이든 좋다는 느낌이었다. 도화는 그런 도명의 태도에 영락없이 현관문 앞이지만 엄연히 말하면 야외인 곳에서 뒤가 뚫릴까 봐 도명의 귀를 야금야금 먹어 치우며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도화의 허벅지에 흥분한 도명의 페니스가 느껴졌다.
“자기야, 나한테 영원히 입양되는 거예요. 들어가면 진짜 내 백구 되기로 약속했죠?”
“아. 그 도그플 말이죠.”
“네. 아주 좋죠?”
도명이 어서 네 녀석 특유의 해맑은 얼굴로 네, 라고 두 번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길 바랐다. 하지만 도화는 지나치게 열정적이고 흥분한 도명의 얼굴을 보니 막상 하려니 겁이 나는 건 사실이었다. 도화는 역시 도망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자기가 늑대인 건 건 아는데, 오늘 얌전히 안 굴면, 사실은 제일 포악한 게 짐승이 아니라 인간인 걸 알게 될 겁니다. 알아들었죠?”
도명이 도화의 목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며 음산하게 말했다.
“아. 네.”
“백구야.”
“네.”
“아니. 아니. 백구잖아. 사람 말을 대체 왜 해. 옷을 입고 있어서 그런가? 백구야 들어가자.”
도화가 다시 네라고 하자 도명이 눈을 사납게 떴다. 도화가 그러자 밀려오는 자괴감을 참고 말했다.
“멍.”
“그래. 그래야지.”
도명이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도화를 현관 앞에 무릎 꿇렸다. 그리고는 옷을 벗게 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도화의 맨 무릎이 차가운 현관 타일 바닥에 닿자 오한이 들었다.
1m밖에 안 되는 공간 차이이지만 도화의 등은 닭살이 돋아 있었고 집 안쪽은 살짝 훈훈한 공기가 돌고 있었다.
“백구야, 옷을 안 입기에는 벌써 밖이 제법 쌀쌀하지?”
“네. 아. 죄송합니다. 멍.”
“자꾸 짐승 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사람 말 하면 짐승 새끼답게 옷 하나 안 걸치고 밖에서 자는 거야. 잘못했다는 말도 이제 개 짖는 소리로 최선을 다해서 하고.”
도명이 발로 도화의 머리를 밟으며 말했다. 이제 잘못했다는 말 대신 고개를 바닥에 박고 낑낑대는 거로 대신하라는 듯이 말이다. 도명이 오늘 온 손님들이 준 선물 상자 중 하나를 꺼내서 열었다. 도명의 SM 모임이 들고 온 선물이었다.
아까 저녁 식사 때 손님들이 들고 온 선물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와중에 풀어봤었는데 그 안에는 와인과 보송보송한 호텔 목욕 가운 것이 담겨 있었다. 도화는 그걸 왜 지금 뜯는지 알 수 없었다.
도명이 씩 웃으며 호텔 가운과 와인을 내려놓은 후 도화의 눈앞에서 상자를 보란 듯이 뒤집었다. 그러자 현관 바닥에 하얀 털 꼬리와 연결된 바이브레이터와 개 줄이 툭 떨어졌다.
“하여간, 다들 너무 친절한 사람들 아니에요?”
도명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도구들을 도화의 눈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아, 그 미친 선배님들!’
도명이 러브 젤을 꺼내서 바이브레이터에 흠뻑 적셨다. 그리고는 그것으로 도화의 꼬리뼈로 툭툭 쳤다. 짧지만 위압적이고 단호한 손짓이었다.
“우리 백구 그동안 다른 개들 다 있는 꼬리 없어서 섭섭했지? 주인한테 꼬리치고 싶었을 텐데.”
도명이 낑낑대며 머뭇거리는 도화의 뒷덜미를 세게 내리누르고는 도화의 뻐끔거리는 애널에 바이브레이터를 푹 꽂아 넣었다. 한 번에 안 들어가는지 도명이 계속 푹푹 찔러 넣었다.
도화는 어떻게든 아픔을 덜 느끼려고 엉덩이 힘을 스스로 풀려고 노력했으나 도명이 인정사정없이 막대를 꽂아 대는 통에 애널이 자꾸 경직되었다. 도명답지 않은 주먹구구식 삽입이었다.
이쯤 되면 도화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기교 없이 바이브레이터를 무조건 쑤시는 것 같았다. 도화의 눈가에 벌써 눈물이 고였다.
“백구야. 꼬리 좋지? 이렇게 기분 좋은 꼬리가 생겨서 아주 기쁠 거야. 그지?”
“…….”
“대답.”
“흐앗. 멍.”
“착하다. 그래.”
도명이 바이브레이터를 물고 있는 도화의 엉덩이를 찰지게 두들기며 속삭였다. 엉덩이가 흔들리자 바이브레이터를 물고 있는 애널 안이 저릿해졌다.
처음부터 이렇게 엉덩이가 엉망으로 쑤셔질 줄은 몰랐다. 거기다가 가랑이 사이에서 살랑거리는 털의 감촉이 너무 실제와 같아서 자꾸 가랑이 사이가 이상한 느낌으로 간질간질했다.
도명은 바이브레이터를 끝까지 단단히 밀어 넣고 그게 움직이는 와중에 밀려 나오지 않도록 y자 모양 가죽 벨트까지 꼼꼼하게 채웠다. 사타구니 사이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질긴 가죽과 민들레 홀씨 같은 두 감촉이 이질적으로 교차하며 도화를 괴롭혀댔다.
도명은 마지막까지 적당한 장력으로 모든 게 채워졌는지 가죽 채로 도화의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점검했다. 도화는 엉덩이가 살짝 들어 올려지자 그의 체중의 묵직한 만큼 사타구니가 팽팽하게 조여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목걸이 할까? 이걸 해야 사람들이 주인이 있는 개인 줄 알 거 아냐. 목걸이는 많이 불편할 거야. 우리 백구, 예뻐만 해 주고 싶은데 출신이 좀 그렇잖아. 마음은 아프지만 어쩔 수가 없는 거지.”
도명이 위로 자꾸 치켜 올라가는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말했다. 도화는 그런 도명의 표정에 소름이 돋았다. 도명이 도화가 내내 머리에 쓰고 있던 화관을 내렸다.
“사람에서 개로 내려올 시간이야. 밤이 찾아왔으니까.”
도명은 손가락 끝으로 화관을 소중하다는 듯이 만지작거리다가 도화의 목에 채웠다. 그리고는 화관을 크기를 적당히 조여서 도화의 목에 감쌌다. 금속이 드르륵거리며 둘레를 조이는 소리가 소름 돋았다. 도화의 목울대가 저절로 울렁거렸다.
그리고 도화는 도명이 왜 화관을 장식한 잎의 모양을 가지고 그렇게 까다롭게 굴었는지 깨달았다. 원래 기름나물의 잎은 끝이 들쑥날쑥한 쐐기 모양이었다. 원래 기름나물의 잎 모양은 표현하면서도 이 화관이 조여들어도 목을 지나치게 위협하지 않도록 조정을 한 것이었다.
도명은 도화에게 원래는 화관이었던 초커를 채운 다음 선물 받은 개 사슬을 걸었다.
그리고는 살짝 힘주어 쇠사슬을 담겼다. 그러자 도화는 목에 소름 돋는 불편한 느낌이 들면서 동공이 확장되었다. 조여든 사슬 끝에 일정 이상 목을 못 조이도록 안전장치가 있긴 했지만 역시 목이 조이니 확실히 심리적 압박감이 달랐다.
“기분 별로지?”
도화가 낑낑댔다. 그러자 도명이 자기는 이게 얼마나 싫은 기분인지 안다는 듯이 혀를 차댔다. 그리고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듯이 도화의 여린 턱을 손으로 긁어 주었다.
“나도 이거 싫어해.”
도화가 그러면 풀어 달라는 듯이 손으로 도명의 허벅지를 벅벅 긁었다. 사람의 말을 못 쓰게 됐으니 온몸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오늘은 내 개가 돼야 하는 거야. 늑대의 본능은 철저히 죽여. 그래야 서로 마음이 안 아픈 거야.”
도화가 울먹울먹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도명이 도화의 콧등을 때리며 말했다.
“버릇없이 고개 끄덕여서 대답하지 말고, 멍.”
“멍.”
“일단, 침대로 갈까?”
“멍.”
“그래. 그래. 침대로 가기 전에 우리 백구 꼬리가 너무 시무룩하네. 내가 주인이 돼서 신이 난 티가 안 나서 좀 섭섭한데. 꼬리 흔들자.”
도명의 말에 도화가 머뭇거리다가 눈을 질끈 감고 엉덩이를 옆으로 살랑살랑 흔들어 댔다. 그러자 도화의 가랑이 사이에서 고환과 함께 복슬복슬한 꼬리털이 흔들거렸다. 도명이 그런 도화가 귀엽다는 듯이 눈웃음쳤다.
“귀엽네. 그런데 귀여운 거 말고 발정기 온 것처럼 꼬리 세워야지.”
도명이 도화의 손에 바이브레이터 스위치를 쥐여 주며 말했다. 현관에 엎드린 채 스위치를 쳐다보는 도화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아 젠장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고 달콤하게 자자고 할걸. 이 고급 변태한테 무슨 미끼를 던져 준 건지 등골이 사늘해졌다. 왜 항상 같은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지 모르겠다.
도화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스위치를 켰다. 그러자 도화의 엉덩이 안에서 바이브레이터가 매섭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도화는 자신도 모르게 기분 좋은 표정으로 도명의 허벅지에 뺨을 비비적대며 헉헉댔다.
“하아. 그래. 우리 백구 예쁘다. 그런데 발정기는 이렇게 달콤한 게 아니야. 번식하지 못하면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는 거지. 나를 굶주려 죽일 것 같은 게 바로 발정기야.”
도명이 스위치를 움켜쥔 도화의 엄지 채로 누른 채 바이브레이터를 가장 강한 강도로 쭉 올렸다. 안에서 울려대는 엄청난 충격에 도화가 하체를 부르르 떨며 입술을 크게 벌리며 호흡했다.
“전에 가지고 놀았던 것보다 강하지?”
도명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주먹을 쥐고 어쩔 줄 모르는 도화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목줄을 쥐었다. 도화의 얼굴이 강제로 도명을 향해 올려졌다. 도화의 눈가가 벌써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침대로 가자. 변태 주인을 만난 걸 다행으로 생각해. 아니 불행인가? 뭐 내가 알 바는 아니네.”
도명이 자신의 페니스를 바지 채로 손으로 훑으며 말했다. 도화는 배가 바닥에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한 채 겨우겨우 기었다. 도명은 그런 도화의 엉덩이를 발끝으로 뭉개며 그를 재촉했다.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자세였지만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너무 심하게 떨려 그런 것은 생각나지 않았다. 어서 침대에 올라가 이 발정기의 고통이 끝나기만을 바랐다.
도명은 도화가 침대 모서리에 겨우 걸터앉자마자 통제를 더 쉽게 하려고 긴 목줄을 손에 감아 짧게 만들며 명령했다. 도명의 손끝에서 차가운 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음산하게 퍼졌다.
“백구야. 애교.”
도화가 부리부리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니 뭘 어떻게 하냐는 듯이 도명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도명이 도화의 배를 긁으며 몸을 뒤집고 순종적이고 해맑은 표정을 지으라고 했다.
그래도 도화가 못 알아듣자 답답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어떤 하얀 진돗개가 배를 뒤집어 까고 까만 콩 같은 눈을 반짝이며 혀를 내밀고 꼬리를 파닥파닥 흔들고 있는 사진을 보여 주었다. 도화는 이걸 따라 하라는 도명의 요구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지금 엉덩이에 하얀 꼬리 털 달린 바이브레이터 물고 발가벗고 있는데 저걸 하라고?!’
“백구야. 왜 싫어?”
“멍! 멍!”
도명이 가죽 벨트를 푸르고 바지 버클을 풀었다. 그리고는 잔뜩 흥분한 페니스를 도화의 가랑이 사이에서 천천히 문질렀다. 도화는 눈을 꼭 감고 도명이 주는 자극에 더운 숨을 몰아쉬며 침대보를 움켜쥐었다.
“나는 애교 있는 멍멍이만 예쁘다고 해 줄 수 있는데.”
도명이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도화의 뺨에 얼굴을 비비적댔다.
‘아니 애교는 도명 씨가 더 잘 부리는 것 같은데요. 이 백구는 애교를 부리기에는 너무 크고 사회적 체면이 있는 것 아닌가요.’
도명이 도화를 지그시 쳐다보고는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도명의 욕망에 젖은 눈동자가 도화의 눈동자 안에 송곳처럼 파고들었다.
‘미친놈아, 그만해. 얼굴로 그만 공격하라고. 차라리 매를 들고 날 때려. 자기야. 왜 심장을 때리고 지랄이야. 안 돼. 이러다 죽겠어. 그냥 하고 말지.’
도화는 눈을 질끈 감고 도명을 향해 배를 드러낸 채 혀를 살짝 내밀고 헉헉 걸렸다. 하고 나니 엄청난 자괴감이 몰려와 도화는 울고 싶어졌다.
“강아지는 꼬리 쳐야 맛이지. 백구야. 눈 똑바로 주인 쳐다보고.”
도명이 도화의 목줄을 팽팽하게 당기며 도화의 페니스를 발가락으로 문지르며 말했다. 도화는 질끈 감았던 눈을 겨우 뜨며 도명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건 도명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어대고 있었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툭툭 찼다.
‘아니 꼬리는 어떻게 치는 건데. 미친놈아. 나 죽는다. 너무 부끄러워서 죽어 버린다.’
“엉덩이 양옆으로 흔들면서 눈 똑바로 나 쳐다보고. 개가 주인한테 눈 떼는 게 어디 있어. 민망해?”
“멍.”
“민망하면 이거 보면서 집중하든가.”
도명이 손끝으로 도화를 자극하기 위해 내놓은 흥분한 페니스를 훑으며 말했다. 자신의 것을 어루만지는 도명의 손톱 끝이 체액으로 새벽공기 속에서 번들거렸다. 도화는 그런 도명의 페니스와 꿈틀거리는 허벅지 근육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백구야. 엉덩이 흔들고. 바로 이걸로 구멍 쑤셔 줄 테니까. 숫자 셀까? 20번 하자. 시선은 됐고 혀도 귀엽게 뽑아. 짐승이라 그런가 뭐 하나 시키기 힘드네.”
도명이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도화의 모습을 찍으며 위압적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도화는 낑낑대다가 도명이 하라는 대로 허리를 흔들었다. 오히려 수치심은 20이라는 숫자가 줄어들수록 점점 더 짙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가장 수치심의 시간이 끝날 줄 알았는데 도명이 도화의 가랑이 사이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벌렁거리는 도화의 가랑이 사이를 관찰하는 데 집중했다.
도화는 도명의 시선 끝에 닿은 살점이 타는 것 같았다. 도명이 도화의 애널과 연결된 꼬리를 붙잡고 크게 원으로 돌리다가 푸걱하고 집어넣고 뺐다.
도화는 도명의 손짓 하나하나에 자지러지며 울어댔다.
“학. 으앗. 아. 아. 아.”
“백구야. 신음 소리 똑바로 내자. 개처럼 헥헥대야지. 몰입 안 되게 하는 데, 정말 재주가 좋다니까.”
도명이 도화의 애널에서 바이브레이터를 빼지도 않은 채 자신의 귀두 끝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간을 보듯 밀어 넣었다. 이미 물고 있는 바이브레이터만으로도 도화의 안은 충분히 애널 주위가 팽팽하게 늘어나 있었다.
도명은 손가락 세 개를 한 번에 푹 집어넣고 도화의 살점 안에서 바이브레이터를 긁다가 더욱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러자 도화의 애널이 도명의 손가락을 물어뜯듯 조여 오고 꿀렁댔다.
“으앗. 너무 깊어. 흐앗. 도명 씨 아파요. 읏. 아아.”
도명은 도화가 너무 대놓고 사람 말을 하자 화가 난 듯 인상을 팍 구기면서 성난 발걸음으로 침실 작은 탁자를 향해 걸어갔다. 도화는 화가 난 도명의 표정에 겁을 먹었다. 도명은 도화의 눈에 익숙한 은색 상자 하나를 꺼냈다. 상자를 열자 역시나 요도 플러그가 나왔다.
도화는 예전에 도명과 요도 플러그를 한 기억 때문에 벌벌 떨었다. 겁에 질린 도화의 기분이 묘했다.
“백구야, 너는 개고 꼬리를 뗄 수 없어. 그러니까 꼬리가 있는 상태에서 박아 줄 거야. 구멍이 헐고 찢어지든 말든 아주 완벽히 짓이겨 주고 말 거라고. 이건 연습하는 거야. 아프면 짐승 새끼가 사람 말 하는 게 아니라 깨갱거리고 짖는 거야.”
도명은 도화의 엉덩이에 고무로 만들어진 비교적 작은 크기의 딜도를 추가로 대충 푹 욱여넣었다.
“으학!”
구멍 안에 넣어진 크기를 감당 못 하는 도화의 애널이 고무를 쥐어짜듯 물었다. 어찌나 쥐어짜는지 애널에 물린 고무 딜도의 가장자리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도명은 그 광명을 보며 자신의 페니스가 쥐어짜지는 듯 오싹오싹한 기분에 입술을 달싹였다. 도명은 자신이 요도 플러그를 집어넣으면 도화가 난리 칠 것이 분명하기에 정신을 집중하면서 목줄 사슬을 짧게 잡았다.
“일단 살짝 밀어 넣어 볼 테니까 짐승답게 울부짖어 볼까? 연습이야.”
도화의 목덜미를 짓누르는 금속은 그렇게 빡빡하지는 않지만, 금속이 가지고 있는 소름 돋는 감촉이 턱을 달달 떨리게 했다.
“감 못 잡겠으면 노래 부른다고 생각해 봐.”
도명이 이 와중에 정액을 질질 싸고 있는 도화의 귀두에 요도 플러그를 쓱 밀어 넣었다. 소름 돋는 감촉에 도화가 다리를 M자로 한 상태에서 발꿈치로 매트리스를 쿵쿵 쳤다. 도화가 요동치자 도명이 팔뚝에 힘을 주고 목줄을 더욱 단호하게 잡았다.
“울어. 새끼야.”
도명의 말에도 도화는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어대면서도 어금니에 힘을 딱 주고 목구멍을 열지 않았다. 도명은 요도 플러그를 손가락 한 마디만큼 한 번에 밀어 넣었다. 도화가 몸에 힘을 주는 것만큼 아까 도명이 도화의 구멍에 욱여넣은 고무 딜도가 구멍 밖으로 조금씩 밀려 나왔다.
“흐아아아악.”
“그래. 그래. 한 번만 더 참으면 돼. 이때 못 참고 사람 말로 애원하면 이걸로 이 작은 구멍이 헐 때까지 박고 빼고 할 거야.”
도명이 도화의 귀두에 요도 플러그를 단숨에 밀어 넣고 엄지로 진득하게 빙 돌렸다. 도화가 목구멍으로 짐승의 쇳소리를 내며 온몸을 바르작댔다.
“잘했어. 다시 한번 더 같은 실수 하면 이게 너무 좋아서 환장하는 거로 내가 오해할 것 같은데 괜찮아?”
도명이 요도 플러그를 낀 귀두를 손가락으로 툭툭 튕겨대며 협박했다. 도화가 금세 살짝 쉰 목소리로 개처럼 짖어댔다. 도명은 그제야 아주 기본적인 교육을 끝냈다는 듯이 콧바람을 내며 소매 단추를 풀었다. 그리고는 다시 도화의 다리 사이 일에 집중했다.
“그사이 반이나 뱉었네. 뭐, 더는 쓸 일은 없으니까.”
도명이 도화의 애널에 끝자락만 먹힌 채 덜렁덜렁 매달려 있는 고무 딜도를 바닥에 툭 던지며 말했다. 도명의 상체가 도화의 몸 위로 숙이면서 그의 두 팔이 침대 시트에 잠겼다. 도명이 몸을 바르작대며 헉헉대는 도화의 몸을 꿰뚫을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주인님 것 먹을 거야. 기분 좋은 거 표현해. 개는 꼬리와 짖는 소리로 애정을 표현하는 거야.”
도명이 바르르 떠는 도화의 손 위에 다시 바이브레이터 스위치를 던지듯 쥐여 주며 말했다. 도화는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다시 스위치를 올렸다. 다시 경련하기 시작하는 하체에 도화가 다리로 침대를 박박 긁어댔다.
“끝까지 쭉 올려. 주인 상대로 개 주제에 밀고 당길 생각 하지 말고.”
도명의 명령에 도화는 숨을 겨우 고르며 스위치를 끝까지 올렸다.
“이제 좋다고 짖고. 두 번 힘주어서 제대로 짖어. 요령 피우지 마.”
“멍! 멍!”
“잘했어.”
도명이 달달 떨고 있는 도화의 하체를 고정하기 위해 그의 아랫배에 손바닥을 묵직하게 힘주어 얹었다. 그리고는 귀두를 벌렁거리며 러브 젤을 뚝뚝 흐리는 애널에 밀어 넣었다. 귀두만 밀어 넣었을 뿐인데 안쪽에 심하게 떨리고 조이는 것을 느끼며 도명은 낮게 그르렁거렸다.
도명은 벌써 더 제대로 흥분해서 페니스를 더욱더 단단하고 크게 만들며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도화를 혹사시키며 페니스를 꾹꾹 밀어 넣었다. 도화의 엉덩이 전체가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 후들거렸다.
도화는 사실상 페니스 두 개를 삼키고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도명이 억지로 페니스를 밀어 넣을수록 사납게 요동치는 바이브레이터는 도명의 페니스와 동시에 맞물려 있기에는 무리라는 듯이 난리를 치다가 점점 몸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흐엉. 으엉. 흐엉.”
도화는 진짜 엉덩이가 큰일 났다는 느낌에 목 놓아 울었다. 도명과 삽입 섹스를 하면서 이렇게 안쪽까지 두들겨 맞은 듯 아픈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프다고 말하다가는 도명이 요도 플러그를 삼킨 페니스마저 쥐어짤 것 같아서 이도 저도 못 하고 무섭고 흥분된 감각 사이를 헤맸다.
도명은 지금 최고의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심하게 떨리고 조이는 안이 도명의 페니스를 정말 물어 삼켜 뜯어 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위험한 감각이라니.
도명은 이 와중에도 정말 도화의 애널이 찢어져 버릴까 봐 그의 애널 상태를 수시로 점검했다. 아직은 더 몰아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도명은 귀두 끝으로 바이브레이터를 더 깊숙이 도화의 안쪽에 집어넣고 도화의 엉덩이를 허벅지로 퍽퍽 치듯이 삽입했다. 마치 완강한 물체에 못을 박듯이 집요하고 반복적인 힘이었다. 사람인 도명도 도화처럼 짐승 소리를 내며 헐떡였다.
“흐아. 흐아… 흐아…… 흐앙.”
도화의 울음소리가 점점 묘해졌다. 목이 쉬어버린 건지 아니면 느껴서 그런 건지 목소리 끝에서 야한 쇳소리가 났다.
“백구야. 하아. 하아. 네가 너무 좋아. 울어. 더 야하게 울어.”
“흐앙. 앙. 앙. 낑. 흐앙.”
도명이 도화가 좋아 죽는 지점을 페니스로 쿡 쿡 찔렀다.
“좋지? 좋으면 멍.”
“앙. 으아. 흐아.”
“자기야. 멍. 짖으라니까.”
도명이 집요하게 허리를 밀어붙이며 달콤하고 살벌하게 명령했다.
“멍.”
“좀 더 짐승답게 컹컹 짖어봐. 환장하게 해 줄 테니까.”
도명이 하얀 털 꼬리를 잡고 자신의 페니스 움직임과 일부러 엇박자를 내게 했다. 바이브레이터의 진동이 도명의 기둥과 도화의 내벽을 뒤흔들며 훑었다.
도명은 순간 기분이 너무 좋은지 무너지듯 상체를 휘청거렸다가 다시 굳건하게 팔로 버티고 서서 자신을 향해 다리를 벌리고 울어대는 도화를 사악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짖으라고! 너도 좋아서 아까부터 계속 줄줄 사정하고 있잖아.”
도명의 말대로 도화의 페니스에서 정액이 요도 플러그로 막힌 좁은 틈새로 분수처럼 줄줄 쏟아져 음모를 하얗게 눈처럼 덮고 있었다. 도화는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자신을 계속 몰아붙인 탓에 정말 큰 개가 짖듯이 울림통이 큰 소리로 짖어댔다.
“그래. 그래. 하아. 착하다. 우리 백구 너무 사랑해.”
도명이 허리를 맹렬히 흔들면서 부드럽게 도화의 귀를 물고 늘어지며 속삭였다.
“백구야. 사랑한다고.”
“하아. 하아. 으앙. 앙.”
“사랑한다고 말해 줘. 응?”
“흐아. 앙. 앙. 흐엉. 읏.”
“나 사랑 안 해? 사랑하니까 이 미친 짓 받아 주는 거 아냐? 하아.”
도명은 그 후로도 계속 박으면서 집요하게 사랑을 물었다. 도화가 계속 울기만 하고 사랑한다고 말 안 해 주자 도명은 심통이 난 얼굴로 도화의 꼬리를 잡고 흔들며 흉포하게 굴었다.
“네가 아무리 반항해도 파양은 안 돼.”
도명이 도화의 헐떡이는 목덜미에 이를 박고 힘껏 깨물며 그의 엉덩이 안에 정액을 터뜨렸다. 도화의 목덜미에는 도명의 잇자국이 선명하게 났고 구멍 안은 러브 젤과 정액이 어지럽게 섞여 있었다. 도명의 거친 호흡이 도화의 등을 타고 내려왔다.
도명이 어둠 속에서 집요한 눈으로 도화를 내려다보았다. 도화는 도명의 페니스를 받아 내느라 지친 상태라 침대에 늘어졌지만, 도명은 뭐가 그렇게 배고픈지 이미 자신의 정액으로 질척한 도화의 안에서 페니스를 안 뺐다.
그리고는 그 상태에서 다시 얼얼하다 못해 아린 도화의 페니스를 가지고 놀며 다시 흥분했다.
“밤새 널 사랑해 줄 거야. 네가 날 사랑한다고 말할 때까지.”
***
어느새 시간은 새벽 4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화는 여전히 엉덩이 사이에 꼬리를 달고 있는 상태에서 서럽게 울었다. 너무 운 나머지 코도 붓고 성대도 엉망진창이었다. 도명은 그런 도화의 앞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자기야.”
“……”
“자기야. 많이 힘들었어요?”
“……”
첫날밤부터 결혼 환불 사태가 벌어질 것 같아서 도명은 불안한 기분에 엄지를 이로 딱딱 물어뜯었다.
“아니, 도화 씨가 너무 야하게 노래 부르고, 마음 같아서는 피아노 위에서 덮치고 싶었는데 손님들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내내 참은 것도 있었습니다. 또 꼬리 단 도화 씨가 너무 귀여웠습니다.”
도명은 심각한 이 와중에도 다시 그 장면이 생각나서 욕정이 밀려왔다. 도명은 콧등을 괜히 눌렀다. 그리고 자신은 본질적으로 정말 성격이 나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귀엽고 사랑스러우면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고 싶은 게 일반 사람일 텐데 도명은 뭉개고 울리고 싶었다.
그 나쁜 본성이 도화를 너무 몰아붙인 모양이었다. 지금 이 와중에도 울고 있는 도화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후려치고 싶었다. 저 허벅지로 매질을 너무 당해서 사과처럼 익은 엉덩이라니.
“이게 내가 도화 씨를 예뻐해 주는 방법인 거 알잖아요? 알죠? 도화 씨.”
“……”
도화가 다시 휴지로 코를 힝 풀었다.
“아니 그리고 도화 씨가 사람 약 오르게 한 것도 있었고요. 내가 사랑한다고 몇십 번을 말하는 동안 어떻게 한 번을 안 합니까? 네? 결국 마지막에 마지못해 던져 준다는 듯이 말하고.”
“사람 말 하지 말라면서요.”
도화가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어떻게 아직도 SM을 모릅니까? 도화 씨가 내가 아무리 괴롭혀도 사랑한다는 말을 못 참고 터뜨리는 게 좋은 거지. 결국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내가 무르게 굴 거 알면서. 설마 내가 명령이 서로 모순된다는 걸 모르겠어요?”
“그리고…… 아니요. 됐어요.”
“나 그거 진짜 싫은데요. 말하다가 됐다고 하는 거요. 나 그거 정말 싫어요.”
“……”
“하아. 그리고 도화 씨, 힘들었으면 세이프 워드를 썼으면 됐잖아요.”
도명의 말에 도화가 울컥해선 소리를 빽 질렀다.
“우리 세이프 워드가 사랑한다, 잖아요!”
“아니,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이제는 내가 다 섭섭하네요. 나한테 사랑한다는 말이 그렇게 하기 싫어서 세이프 워드까지 못 써 가며 무리해서 플레이 다 받아 낸 거예요?”
“아니 그게 아니라.”
도화가 억울하다는 듯이 주먹으로 침대 매트리스를 퉁퉁 쳤다. 그리고는 서럽게 다시 울었다.
“아니 울지만 말고 똑바로 말해 봐요.”
“나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아니 책임은 당연히 영원히 지죠. 그런데 지금 이 대화하고 책임지니 뭐니 하는 거하고 무슨 맥락인데요?”
“도명 씨 때문에 내가 너무 되돌릴 수 없는 변태가 됐잖아요. 나 이제 어떻게.”
“말 앞뒤 맥락 똑바로 잡아서 이야기해요. 지금 나한테 항의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야무지게 잘 좀 말해 봐요.”
“사랑한다고 하면 그게 세이프 워드니까 플레이 멈출 거잖아요. 그런데 무슨 사랑한다고 말해요. 못 할 거 알아서 더 악랄하게 괴롭혔으면서 모른 척하지 말아요. 진짜 도명 씨 가증스러워 죽겠어요.”
“……? 아. 아니 근데 왜 이렇게 서럽게 우는데요.”
도명이 푸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도화가 푸시시 웃는 도명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그래 봤자 백구지만. 도명은 애써 웃음기를 지우고 심각한 표정으로 턱짐을 지었다. 하지만 솔직히 도화와는 달리 심각한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도화가 화가 날까 봐 심각한 표정을 연기할 뿐이었다.
“내가 태어날 땐 사람으로 태어나서 개 꼬리 달고 개 흉내 내며 도명 씨한테 깔리면서 더럽게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좋아서 질질 싸서 자괴감 들어서 그래요. 나 이제 어떻게 하면 좋아요.”
도화는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겨우 멈췄던 눈물을 또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 뭐가 걱정인데요. 경력 좋은 변태가 평생 AS 해 줄 텐데.”
도화가 도명이 말에 울컥해선 베개를 도명을 향해 던졌다. 도명은 자기가 키우는 섭한테 베개로 맞고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배시시 웃으며 베개로 도화의 상체를 누르며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니 변태 만든 거 책임진다니까요. 자기 것 평생 발기시킨다니까.”
“진짜요? 다 가능해요?”
도화의 질문에 도명이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저, 그 혁준 씨가 그러던데요. 도명 씨 가장 잘하는 게 그, 브레스 컨트롤이라고. 그 목 졸리는 느낌, 너무 오싹오싹해서. 그러니까. 이렇게 애매하게 말고.”
도화가 목에 걸린 기름나물 꽃 화관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도명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도화에게 처음 SM을 가르칠 때 빨간 철제 의자에 앉히고 그의 성감대와 취향을 점검하던 순간이 있었다.
그때 도화가 브레스 컨트롤을 즐길 기미가 보였지만 본능적으로 모른 척 발을 뺐다.
“그건 빼요.”
“왜요? 그쪽으로 도명 씨 완전 유명하다면서요.”
“네 맞아요. 그런데 그건 빼요. 하아. 브레스 컨트롤 내가 잘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먼저 관찰력이 좋고, 또 어느 정도는 소시오패스 성향을 타고나야 해요. 상대방이 당장 완전히 숨넘어갈 듯 굴어도 동요도 없이 내가 관찰한 것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플레이를 진행해야 최고로 극적인 순간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까. 그런데요. 도화 씨, 내가 도화 씨 숨넘어가는 소리를 못 참아요. 그건 내가 무서워져서 싫어요. 실망했어요? 잔뜩 유능한 척 다해놓고 까 보니 이래서? 사실은 겁 많고 눈물 많아서 내가 시시해요?”
“아니요. 너무 소중해요.”
도화가 그렇게 말하고는 도명의 목을 끌어당겨 안고 사랑한다고 진득하게 말했다. 도화는 그러다가 역시 오늘 도명의 플레이는 역시 너무한 것 같아서 손목으로 도명의 등을 때렸다. 그리고는 아프게 때렸나 싶어 급히 손바닥으로 비비며 낑낑댔다.
“아니 즐겨 놓고 왜 그래요.”
“그래도 서럽고 화가 나요.”
“아니, 근데 지금 도화 씨 목 아주 예쁩니다.”
도명이 거울로 도화의 목을 비춰 주며 말했다. 도화의 목에 기름나물 꽃 모양이 생체 문신처럼 빨갛게 박혀 있었다.
“이빨 자국도 아주 예쁘게 박혔어요.”
“…….”
“왜요? 안 예뻐요?”
“흠, 묘하긴 하네요.”
“진짜 너무 완벽하게 예쁜 색이지 않아요? 살이 오랫동안 특정 자국에 짓눌린 이 색은 진짜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니까요.”
도화가 홀린 듯 자신의 목을 관음하는 도명을 보며 이 새끼는 재활이 가능한 변태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