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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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토라: 우리 진짜 3일만 사귀자]

[토라: 농담 아니다]

내 이름 최우기, 스무 살, 취업 안 하냐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은 평범한 게임 폐인이다.

나의 게임 라이프는 식상할 정도로 평범했다.

경매장을 돌아다니며 싼 가격에 올라온 룩덕 템 없나 수시로 확인하고 몇 시간, 심할 때는 몇십 분에 한 번씩 코디를 바꾸며, 배경이 예쁜 장소를 찾아가 스크린 샷을 찍고, 던전을 돌고…….

엄청난 마당발은 아니지만 적당히 친목도 했다.

처음이 어려웠지 일단 첫 친구가 생기니까 체세포 분열하듯 친구가 증식했다. 한 다리 건너, 다시 한 다리 건너, 친구 소개를 받고 또 받고. 

토라도 그렇게 알게 된 사이였다.

닉네임 버찌와 친해지면서 되면서 알게 된, 친구의 친구.

[토라: 아니다 싶으면 차면 되잖아 문제 있음?]

[청혼: 좋아야 사귀지...]

[토라: 그니까 3일만]

[토라: 사귀자고 좋아질 수도 있잖아]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아니……. 왜? 난 그냥 날 왜 좋아하는 건지 이해가 안 돼서 그래.”

[왜 좋냐고 물어봤자……. 취향이 너인가 보지.]

“무슨 자신감인진 모르겠는데……. 네가 자신 있으면 한번 그래 보든가. 나도 너 진짜 좋아지면 솔직하게 반응할게.”

평화로운 게임 라이프를 영위하고 있던 나에게 토라는 느닷없이 들이닥친 바람이었다.

나는 내 팔자에 평생 없을 거라 자신했던. 아니, 자신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런 일이 내 삶에 일어날 거라는 가정조차 해 본 적 없으니까.

아무튼, 나는 돌연 계약 연애라는 것에 휘말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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