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권-0. 프롤로그 (1/14)

평생을 작았다, 나는.

커 본 적이 없다. 태어날 때부터 어른 팔뚝만도 못하게 작았던 나는 커서도 170이 간당간당한 체구로 자라났다. 어른 돼서 클 거라는 말도 소용없었다. 내일모레면 서른인데, 얼마나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인가. 이제는 꿈도 꾸지 않는다. 이대로 살다 죽겠지 싶다.

그런 내게도 딱 하나 커서 문제인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자두 씨만 했던 내 심장의 오른쪽 방 하나.

그게 진정 문제였다. 유독 컸던 그 하나 때문에, 세상 모든 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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