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Ch. 4. 엉킨 실타래 (4/9)

몸을 스치는 한기에 잠에서 깨고도 해윤은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통증이 밀려들어 꼼짝없이 누워 눈만 깜빡거렸다. 벌어진 입에선 앓는 소리만 새어 나왔다.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은데 침대 옆자리는 휑하다. 새벽녘에 잠시 정신이 들었을 땐 한지율이 옆에 붙어 있었던 것 같은데. 다시 까무룩 잠이 들어 눈을 뜨니 나가고 없다.

목이 타들어 갈 듯한 갈증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해윤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봤다. 죽을 것 같은 격통에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몸을 감싼 시트가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가며 벗은 상반신이 드러났다. 밤새 물리고 씹혀 퉁퉁 부은 젖꼭지가 벌겋게 부어 보는 것만으로도 괴롭다. 다리 사이의 통증은 말할 것도 없다. 밤새 그의 것이 드나들었던 아래가 아직 한껏 벌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행히 침대 옆 테이블에 생수병 하나가 놓여 있어 마개를 열어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단숨에 물 한 병을 다 마시고서야 테이블 위에 호텔 로고가 찍힌 메모지가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회의가 있어 먼저 갑니다. 거칠게 굴어 미안했습니다. 원하는 게 있으면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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