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 너드가 수사하는 법 외전 (30)화 (158/159)

#7

“아녜요, 저 때문에 일에 지장이 가는 건-.”

“내겐 너보다 소중한 건 없어.”

“…도유 형…!”

“청신아….”

청신은 감격에 겨운 얼굴로 도유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성공했다.’

언뜻 도유를 달래기 위해 청신이 지금 한 말들은 모두 철저하게 계산된 말이었다. 자신이 이렇게 말하면 도유가 어떤 반응을 내보일지, 도유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확신하기에 할 수 있는 말들을 내뱉으니 역시나 도유는 덥석 물었다.

도유가 지금 이 순간 청신의 속내를 읽어 낸다면 당장 멱살을 잡아 바닥에 던졌겠지만, 아쉽게도 도유에겐 그런 능력이 없었다.

“고마워요, 도유 형. 굉장히 기뻐요.”

“아니야. 진즉에 이렇게 해야 했는데, 늦어서 미안해.”

그렇게 속삭이듯 말하고는, 청신의 뺨을 감싸 얼굴 위에 열심히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연인의 달콤한 입맞춤에 청신은 두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청신의 얼굴 곳곳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도유는 피식 웃었다.

그는 청신의 속내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청신이 은근슬쩍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유도하는 것을 보고 눈치챘다. 특수부에서 굴렀던 경험을 제 연인의 속내를 파악하는 데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쨌건 이 상황이 굉장히 만족스러운지 입꼬리를 내리지 못하는 청신이 너무나 예쁘고 귀여웠다. 15살의 모습도 좋았지만 역시 이쪽이 더 좋았다. 도유는 입술을 떼고 침대에서 내려갔다.

“도유 형?”

“난 이만 씻으러 갈게.”

청신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푸른 눈이 당장 찢길 것 같은 셔츠를 안쓰럽게 봤지만, 청신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눈을 반짝였다.

“도유 형, 제가 씻겨 드려도 될까요?”

도유를 붙들고 있을 목적으로 엉뚱한 마법을 연구하고,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도 귀여웠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열다섯일 때의 청신의 모습을 본 도유는 관대해질 대로 관대해져 있었다.

“응, 부탁해.”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청신이 달려들 듯 도유를 끌어안았다. 도유는 거절하는 대신 청신의 목을 끌어안으며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서로 장난을 치듯이 쪽쪽거리며 입술을 맞추던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 안을 탐하기 시작했다.

말캉한 혀가 윗니와 아랫니 사이를 누빈다. 여유로웠던 움직임은 어느새 여유를 잃고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거친 움직임으로 정신없이 혀를 얽을수록 더해지는 열기에 도유의 뺨이 달아올랐다. 몽롱하게 젖어 드는 푸른 눈동자를 핥고 싶다고 생각하며 청신은 더욱 연인을 탐하는 데 열중했다.

청신은 본능적으로 제게 몸을 밀착하는 도유의 바지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이대로 바지를 벗기고, 욕실에 가기 전에 한번 제 것을 박아 넣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기꺼이 제 충동에 따르기로 결심하고 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손을 넣자마자 바로 제지당하고 말았다.

“씻겨 준다며.”

청신의 혀를 살짝 깨물고 입술을 뗀 도유가 낮아진 음색으로 경고했다. 청신은 도유의 입술을 빨고는 가볍게 입을 맞추고 능청스레 대답했다.

“씻으려면 옷을 벗어야 하잖아요. 옷 벗는 걸 도와드리려고 했을 뿐이에요, 도유 형.”

“하여간.”

의도를 모를 수 없는 손길이었건만 능청을 떠는 모습마저도 예쁘게만 보이는 청신에 도유는 헛웃음을 삼키며 청신의 입가에 입을 맞춰 주었다. 농밀한 키스 대신에 가벼운 입맞춤이 몇 번 오간 뒤에야 두 사람은 욕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청신은 도유의 예상과 다르게 탈의를 도와주고, 도유를 씻기는 와중에 아무런 수작을 부리지 않았다.

머리카락을 감겨 주는 손길도 마치 어린아이를 씻기듯이 평소보다 더 부드러웠다. 덕분에 완전히 극상의 서비스를 받은 것처럼 나른해진 몸으로 도유가 욕조에 잠겼을 때 청신은 그제야 비로소 제 몸을 씻기 시작했다. 도유는 청신을 보지 않는 척하며 속으로 초를 셌다.

25초, 26초, 27초, 28초, 29초, 30초.

30초가 되자마자 도유는 청신을 봤고, 청신과 딱 눈이 마주쳤다. 도유와 눈이 마주치자 기쁜 듯 청신이 빙긋 웃는다. 도유는 손으로 물장난을 치며 또다시 30초를 셌다. 그리고 또다시 30초를 채웠을 때 청신이 도유를 봤다.

둘이 함께 씻을 때면 청신은 반드시 도유부터 씻겨 놓고 30초 간격으로 계속 도유를 살핀다. 항상 그랬다.

도유는 이런 청신의 행동이 자신의 과거와 연관되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했다. 자신이 특수부에 들어왔을 때 성희유와 함께 살았던 경험을 그가 기록으로 남겨 두었던 것들을 읽었기에. 청신의 행동을 보고 더더욱 확신했다.

그렇게 청신이 씻고 나오자마자, 도유는 제게 목욕 가운을 입혀 주려는 청신의 양 손목을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놀란 듯 동그랗게 뜨며 목욕 가운을 놓친 청신의 눈이 귀엽다 생각하며 입을 맞췄다. 스스럼없이 열리는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으며 그는 제 몸을 청신에게 붙였다.

처음에는 놀란 듯이 가만히 있던 청신의 혀가 제 입 안으로 침범한 도유의 혀를 놓칠세라 단단하게 얽는다. 말캉한 감촉과 촉촉한 습기를 띤 혀가 입천장을 간질이며 치아 하나하나를 훑으니 점점 열이 몰리는 느낌에 도유가 청신의 어깨를 잡았다.

청신은 도유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렇지 않아도 닿을락 말락 했던 하반신이 맞닿으며 열기를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다. 단단하고 뜨거운 열기를 품은 손이 도유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다 슬쩍 그 사이로 파고들자, 도유는 움찔하는 대신에 나른한 숨을 흘렸다.

“침대에서 하자.”

청신의 귓불을 빨아들이듯 깨물며 속삭이자 청신은 냉큼 그 말에 따랐다. 당연한 수순으로 청신이 도유를 침대에 눕히려던 때, 도유가 청신을 침대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탔다.

“도유- 흡.”

도유는 청신의 입술을 삼켜 버렸다. 청신은 오늘따라 도유가 왜 이렇게 적극적일까, 하고 의문을 품다가 눈이 마주치자 그 대답을 알아차렸다. 여느 때처럼 평온을 유지하고 있지만 청신을 향한 애정으로 가득한 눈동자. 달아오른 뺨과 거친 호흡. 제 몸을 누르는 열기와 맞닿은 가슴에서 느껴지는 빠르게 뛰는 심장의 고동에 답을 모를 수가 없었다.

“하아, 하아….”

“도유 형.”

입술을 떼고 숨을 몰아쉬는 도유의 푸른 눈이 살짝 젖어 있었다. 청신이 도유의 뺨을 감싸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순순히 저를 내어 주는 모습이 유독 어여뻐, 눈가와 콧등에 입술을 맞추며 청신이 속삭이듯 물었다.

“지금 제가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죠?”

“…응. 그러니까 오늘은 내가 해 주고 싶…!”

아직 시작도 안 했건만, 순식간에 위아래를 바꿔 버린 청신을 원망스레 쳐다보던 도유는 제 성기를 덮은 청신의 손길에 저도 모르게 숨을 터트렸다. 청신은 그런 도유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도유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았다.

“전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점점 고개를 드는 도유의 성기를 자극하던 손은, 마치 약을 올리듯이 도유의 배를 쓸었다. 손길이 스치는 감각에 도유가 파르르 떨자 청신은 상체를 숙여 도유의 위에 체중을 실었다.

“아, 흐으….”

청신의 혀가 도유의 유두를 핥았다. 마치 솜사탕을 핥아 먹는 것처럼 혀를 놀려 점점 단단해지는 유두를 혀끝으로 누르기도 하고, 입 안에서 녹이듯이 입에 머금고는 잘근잘근 깨무는 감촉에 도유는 눈살을 찌푸렸다. 입술이 닿지 않은 쪽은 마치 손으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문지르는데 점점 도유의 숨이 달아올랐다.

“도유 형이 이렇게 귀여운 걸, 딴 새끼가 알게 되면 제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요. 상상만 해도 이렇게 화가 나는데.”

“흐읏, 이청신…!”

애무를 위한 부드러운 손길이 아닌, 일순 가슴을 움켜쥐는 거친 손길에 도유가 신음을 흘리자마자 서늘한 날이 섰던 청신의 눈빛이 단번에 죽었다.

“죄송해요, 도유 형. 많이 아파요? 응? 호 해 줄까요?”

그렇게 말하며 가슴을 노골적으로 관찰하듯 보는 시선에 도유는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신음을 흘린 이유는, 고통 때문이 아니었기에 그걸 넌지시 제 입으로 말하기엔 너무나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그걸 모르는 청신이 울기 직전이 되어서야 도유는 우물쭈물하며 실토했다.

“아파서 그런 게 아니었어.”

“아.”

이실직고에 울상이었던 청신의 표정이 단번에 바뀌었다. 녹색 눈동자에 일순 스쳐 지나간 광채에 도유가 흠칫하는 사이, 청신이 도유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흐으, 잠, 잠깐,”

“이렇게 힘을 주는 게 좋아요? 응? 아. 그런 것 같네요, 도유 형. 봐요. 유두가 이렇게 단단해졌어요.”

“흐읏!”

꼿꼿하게 선 유두를 살짝 힘주어 꼬집자 도유가 파르르 떨었다.

“지난번에 도유 형이 그랬죠. 가슴으로 느낄 수 없는데 왜 만지작거리냐고. 지금은 어때요?”

“그으만….”

청신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가슴에서 전신으로 퍼지는 뭉근한 열기에 도유는 몸을 바르작거렸다. 처음에는 정말 별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청신의 손길 하나하나가 저릿한 쾌감이 되어 도유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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