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27)

선물(2)

  

  

키스를 하는 내내 도윤의 성기를 쥐고 있던 희성이 엄지에 닿는 미끌거림에 입술을 떼고 고개를 숙였다. 부족한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리던 도윤의 성기 끝에서 액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아, 싫어….”

“정말 싫어?”

“이상해….”

“괜찮아, 예뻐.”

희성이 짧은 뽀뽀를 남기고 도윤의 성기를 본격적으로 구경했다. 주인을 닮아 예쁜 색과 모양을 가진 성기가 천천히 크기를 키웠다. 한 손으로 잡기도 버거운 크기를 가졌음에도 그저 예뻤다. 도윤의 가슴팍이 빠르게 솟았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도윤이 풀린 눈을 멍하니 떠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희성이 성기를 가볍게 쓸어 올리다 허벅지의 안쪽에 위치한 점을 발견하곤 웃었다.

“여기에 점이 있네.”

“하아….”

“예뻐.”

성기를 쥐고 점이 있는 위치에 입술을 맞추고 핥으며 빨아올리자 다리가 움찔 떨렸다. 저절로 다물어지는 다리를 잡아 벌린 희성이 귀두의 끝을 엄지로 문지르다 혀를 내어 핥았다. 도윤이 우는소리를 내며 다리를 모았다. 처음인데 거부감도 없이 남의 성기를 핥으며 입에 넣던 희성이 다리를 양옆으로 벌리며 고개를 움직였다.

“흐윽, 희성…. 아….”

“으응.”

“나, 응, 안 할래…. 싫, 하아….”

베개에 머리를 비비적대며 신음을 참던 도윤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도윤이 우는소리를 노래 삼아 반밖에 들어오지 않는 성기를 문 희성이 턱을 비틀었다. 귀두에서 흐르는 액과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성기를 붙잡아 자위하듯 움직인 희성이 고개를 틀어 점이 있는 살을 깨물었다.

“예뻐, 도윤아.”

“흑, 으응….”

하얀 살에 콕 박혀 있는 점의 주변이 새로운 색을 찾았다. 도윤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희성이 꺼떡거리는 성기를 붙잡고 귀두를 문지르며 기둥 위로 잘게 뽀뽀했다. 그럴 때마다 도윤은 우는소리를 내며 다리를 모았고 희성은 저지했다. 희성이 양옆으로 벌어진 다리를 위로 꾹 누르곤 입을 열었다.

“넌 여기도 예쁘네….”

“흣, 윽….”

“알고 있었어? 어디가 어떻게 예쁜지?”

“몰, 라, 나 이제 그만, 흑, 안 해….

“나중에 나한테 해주려면 먼저 배워야지.”

희성이 입맛을 다시다 몸을 숙였다. 쏟아지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저은 도윤이 낯선 곳에 닿는 낯선 감각에 두 눈을 크게 떴다. 희성이 자신의 성기를 붙잡고 더 아래에 있는 곳에서 혀를 움직이고 있었다.

“뭐, 뭐해!”

“너무, 예뻐서.”

“하, 지 마! 흑, 더, 더러워!”

“괜찮아.”

“더러, 더러워, 희성아, 하지 마…. 제발, 하지 마….”

아무리 밀어내도 희성은 꿋꿋하게 버텼다. 단단한 손은 성기를 흔들고 있었다. 오밀조밀 다물린 주름위를 핥자 도윤이 허리를 뒤틀었지만 희성이 힘을 주고 있는 터라 버둥거리는 꼴만 되었다. 구멍을 핥던 혀가 안으로 들어서자 도윤이 우는소리를 내며 무너졌다. 희성이 도윤의 다리를 조금 더 위로 올리며 더 안정적인 자세를 찾았다. 하체가 들린 자세에 도윤이 고개를 저었다.

“아, 아! 읏….”

“…하아.”

“읏, 응, 으응, 싫, 어….”

주름을 문지르며 안으로 들어선 혀의 미끌거리는 감각에 기분이 이상해졌다. 도윤이 엉엉 울음을 터뜨리자 혀를 감싼 내벽이 움찔거렸다. 도윤은 겉과 속이 모두 부드러웠다. 희성이 주름을 벌리곤 혀를 더 깊숙이 집어넣었다.

“흑, 흐으으…, 응….”

난생처음 겪는 성적 쾌락에 도윤의 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 도윤이 훌쩍이면 내벽이 함께 움찔거렸다. 희성이 혀를 빨고 있는 것 같은 내벽에 미간을 좁히며 혀를 꾹꾹 눌렀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더라. 이 느낌을 좀 더 자세히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곰곰이 생각에 빠진 희성이 혀로 부드러운 내벽을 문지르다 깨달았다. 오물오물. 도윤의 내벽이 자신의 혀를 오물오물 물고 있었다. 열을 가득 머금고 있던 내벽이 요동쳤다.

“희, 성아, 그만…. 제, 발….”

“하아….”

“아, 으응! 흑….”

공중에서 흔들리던 다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희성이 내벽을 꾹꾹 문지르던 혀를 빼곤 유두를 빨았던 것처럼 정성스레 빨았다. 도윤이 몸을 비틀며 신음했다.

“흐, 하아, 아아…!”

“씨발….”

“희성, 희성아, 나 이상해, 나….”

“싸고 싶어?”

“흐윽, 응, 응…. 나, 나….”

희성이 번들거리는 입술을 손등으로 닦으며 도윤의 성기를 흔들었다. 등이 겨우 침대에 닿았다. 도윤이 다리를 내리기가 무섭게 빳빳하게 선 유두를 잘근잘근 씹으며 성기를 흔들고 문지르자 숨넘어가는 소리를 낸다. 아, 아! 성기를 만져주는 손이 빨라지는 순간 도윤이 움찔거리며 사정했다. 사정을 하는 내내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몰아치는 쾌감에 도윤이 숨을 쉬지도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새하얀 몸은 이제 붉기만 했고 성기의 끝에서는 여전히 액이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을 수 없이 예뻐서 희성은 헐떡이기 바쁜 도윤에게 입을 맞추고 말았다.

“또 씻어야겠네.”

“끅, 흑, 흐으….”

달리기를 한 사람처럼 벅찬 숨을 뱉느라 정신이 없어 보이는 도윤의 앞머리를 쓸어 올려 입을 맞춘 희성이 자신을 힘없이 밀어내는 손길에 순순히 밀려나주었다. 희성이 침대에서 일어나자 도윤이 몸을 둥글게 말아 웅크리고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잠시 떨리는 등을 눈에 담던 희성이 혀로 볼 안쪽을 쓸다가 손을 뻗어 도윤의 몸을 돌렸다. 얼굴이 눈물범벅이었다. 긴 속눈썹은 눈물로 잔뜩 젖어 있었고 눈은 퉁퉁 부어서 더 서러워 보이기도 했다.

“씻겨줄게.”

“싫, 어….”

“그럼 이대로 그냥 잘 거야?”

“나중에….”

“씻겨준다고 할 때 일어나.”

“흐….”

희성의 목소리와 말투는 평소와 같았는데 도윤은 외려 서러워졌다.

“왜, 왜 무섭게, 읏, 말, 말해?”

“내가 언제.”

“지금도, 무섭게….”

“…도윤아.”

“응, 응….”

내가 무섭게 말했던가…. 희성이 조금 더 다정해진 투로 도윤의 이름을 부르며 뺨을 만져주자 순하게 훌쩍이기만 한다. 하도윤은 위험하다. 귀엽고, 너무 예쁘니까.

“씻으러 가자.”

“나, 다리에 힘이 안, 안 들어가서….”

도윤이 울상으로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정말 위험하다. 온몸에 빨간 꽃을 피우고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간다며 눈치를 보는 도윤을 당장이라도 어떻게 해버리고 싶었다. 마음이 급해진 희성이 목과 다리 아래로 손을 넣어 도윤을 들어 올렸다. 순식간에 들어 올려진 도윤이 희성의 목에 팔을 감고 얼굴을 숨겼다.

“문 열어.”

흥분으로 입술을 깨문 희성을 힐끔거리다 문을 열어주자 성큼성큼 걸어서 욕실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도윤의 티셔츠를 벗긴 희성이 다리 사이로 자신의 다리를 집어넣고 다시 입술을 붙였다. 희성의 혀를 따라 서툴게 혀를 움직이던 도윤이 아래로 이끌리는 손에 고개를 틀었다.

“하아….”

희성에게 잡힌 도윤의 손이 희성의 바지 속으로 들어왔다. 속옷 위로 느껴지는 성기는 컸고 축축했다. 떨리는 시선이 단단한 눈을 마주 봤다. 희성이 씩 웃으며 도윤에게 뽀뽀했다.

“아까 배운 거 해봐.”

“…지금?”

“응.”

머뭇거리던 손이 희성의 바지를 내리고 속옷을 잡았다. 희성이 먼저 하라고 했음에도 눈치를 본다. 속옷이 살짝 내려가자 희성의 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충 보면 자신과 비슷한 크기였다. 도윤이 성기를 쥐자 희성에게서 달뜬 숨이 터졌다. 살면서 자위도 많이 해보지 않았다. 도윤이 어색하게 아까의 기억을 떠올리며 귀두를 문질러주었고 희성은 끙끙거리며 도윤의 어깨를 깨물었다.

미끌거리는 귀두를 따라 기둥을 살살 만지자 쇄골에서부터 따끔한 감각이 느껴졌다. 잇자국이 선명한 쇄골에 입을 맞추고 고개를 든 희성이 눈앞에 곧게 뻗은 목덜미를 보다가 볼록 솟은 울대뼈를 입에 머금었다. 당황한 도윤이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자 머금고 있던 울대뼈가 울렁였다. 그 느낌이 재미있었는지 희성이 작게 웃음을 흘렸다. 기침이 나올 것 같아 다시 한번 침을 삼킨 도윤이 고개를 젖히고 신음했다. 자꾸 입안에서 꿀렁거리는 느낌이 재미있었다. 희성이 혀로 길게 핥으며 떨어졌다.

사람도 어쩔 수 없는 짐승이라더니 그 말이 딱이었다. 귓가에 닿는 희성의 숨과 신음에 도윤이 뻐근해지는 아래를 숨기려 허리를 뒤로 살짝 뺐다. 하얀 목덜미를 물고 빨던 희성이 고개를 숙여 발기한 성기를 보았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좋아?”

“몰라….”

희성은 전생에 뽀뽀를 못해서 죽은 귀신이라도 들린 것이 분명했다. 눈가와 볼, 코, 입술, 턱에 차례로 입술을 꾹꾹 누른 희성이 거울 앞에서 도윤을 돌려세웠다. 거울 속에는 희성에게 씹혀서 엉망이 된 몸을 가진 자신이 있었다. 도윤이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방황했다.

“내가 전에 말했지.”

“…뭘?”

“네가 우는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겠다고.”

“…….”

“도윤아, 오늘 보여 줄게.”

“싫, 싫어. 나 안 울어.”

희성이 도망가지도 못하게 뒤에서 끌어안아 허리를 눌렀다. 도윤이 휘청거리며 세면대를 붙잡았다. 불안함이 또 한가득 차올랐다. 그러거나 말거나 희성은 도윤의 허벅지를 잡고 모았다.

“뭐, 뭐 하는….”

“힘 풀지 마.”

“이게 무슨, 아!”

희성의 성기가 도윤의 허벅지 사이를 밀고 들어왔다. 번들거리는 귀두가 허벅지 사이로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졌다. 도윤이 고개를 들어 거울 속의 희성을 힐끔거렸다.

“읏, 하아….”

희성의 눈이 찡그려진다. …좋은가? 도윤이 다시 고개를 숙여 허벅지 사이를 쳐다봤다. 희성의 성기가 도윤의 음낭을 스쳐 지나갈 때면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도윤이 눈치를 보다 자신의 성기를 붙잡았다. 달뜬 숨이 바닥에 흩어졌다.

“으응, 도, 윤아.”

“하아, 아, 읏.”

“도윤아, 흣, 도윤아….”

“응, 으응, 응.”

도윤은 깨달았다. 자신이 허벅지에 힘을 주면 희성의 신음이 진득해진다. 초조한 듯 불러 대는 이름과 뒤에서 쏟아지는 신음에 도윤이 다리에 힘을 주었다.

“하아, 아….”

“흐으….”

도윤의 등을 깨물던 희성이 사정했다. 하아, 아, 도윤아…. 뒤에서 느껴지는 숨이 달았다. 희성의 정액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허벅지는 쓸려서 색이 붉었으며 동시에 떨렸고, 힘이 풀렸다. 세면대와 희성이 아니었으면 진작 무너졌을 몸이었다. 자신이 사정을 한 것도 아닌데 덜덜 떨던 도윤의 몸이 다시 뒤로 당겨졌다. 희성이 사정의 후희를 즐길 새도 없이 뻣뻣하게 솟은 도윤의 성기를 쥐었다. 목에 닿는 입술에서는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 정신없이 애무를 받으며 성기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도윤이 뒷머리를 희성의 어깨에 문질렀다.

“후, 도윤아, 좋아? 응?”

“으응, 이상, 해….”

“이상하기만 해?”

“아! 아, 흑….”

눈을 감고 뒷머리를 문지르는 도윤의 입술에서 타액이 흘렀다. 아, 아! 이번에는 갈 것 같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도윤이 쏟아낸 정액은 곳곳에 튀었고 몸을 무서울 만큼 떨어 댔다. 희성의 팔이 허리를 무너지지 않게 단단하게 감았다. 힘이 풀려서 자꾸만 아래로 쓰러지려는 도윤을 붙잡고 귀두를 손톱으로 긁자 도윤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은 희성이 귀두를 괴롭히던 손을 떼어내 볼을 붙잡아 올렸다. 눈에서부터 흐른 눈물이 볼을 타고 턱에 맺혔다. 흐릿한 시야에 눈을 몇 번 깜빡이자 거울 속에서 엉망으로 울고 있는 자신이 보였다. 이상해, 이상해. 도윤이 울면서 벗어나려 고개를 틀었지만 희성이 힘을 주었다. 볼은 아팠고 아래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무서웠다.

“어때?”

“흑, 으응, 무서, 워….”

“이제 네가 울 때 얼마나 예쁜지 알겠어?”

“안, 예뻐, 놔줘, 흐으, 너무 아, 아파.”

“예뻐, 도윤아. 진짜 너무 예뻐서, 죽이고 싶을 만큼 예뻐.”

희성의 힘에 따라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 입술이 닿은 것은 순식간이었고, 볼을 잡은 손은 다시 내려가 성기를 괴롭혔다. 귀두를 손톱으로 누르면 아파서 움찔거렸고, 부드럽게 만져주면 신음을 흘리며 움찔거렸다. 입술이 막혀 있어서 끙끙거리는 신음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희성은 그 야해 빠진 모습을 거울을 통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지켜보았다.

두 사람 모두 샤워를 한번 했었던 몸이라 욕조에 물을 받지는 않았다. 도윤은 애초에 그럴 힘도 없어서 얼른 이 욕실을 빠져나가고 싶었으나 커버를 내린 변기 위에 앉아 양치를 마친 희성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희성은 졸리고 허벅지 사이가 너무 따갑다고 우는소리를 내는 도윤을 어르고 달래서 몸에 거품 칠을 해주었고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기까지 했다. 어지간히 졸린 모양인지 부들부들한 감촉의 가운을 입고 앉아있는 눈이 반이나 감겼다. 희성이 치약을 짠 칫솔을 들고 도윤의 턱을 붙잡았다.

“아.”

“양치, 아까 했는데….”

“아, 해.”

“아….”

턱을 들고 칫솔을 움직이는 손을 따라 올라간 시선이 희성의 얼굴에서 멈췄다. 아래로 내리깐 눈에 선명하게 그인 쌍꺼풀의 선을 한번 보고, 물기에 차분하게 내려간 앞머리를 보는 사이 윗니를 닦아주려 칫솔의 방향을 바꾸던 희성이 시선을 맞춰왔다.

“왜.”

대놓고 쳐다보던 도윤이 머쓱해져서 고개를 저었다. 희성의 양치질은 솔직히 좀 간지러웠다. 얌전히 입을 벌리고 있던 도윤의 눈이 느릿하게 감겼다.

“졸려?”

“응?”

“이, 해.”

이러다 양치하는 도중에 자겠네. 희성이 잔뜩 풀린 눈을 보고 칫솔을 움직였다.

옷을 두 번이나 벗어놨으니 누가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도 들었지만 일단은 졸린 게 문제였다. 양치까지 모두 마치고 나니 걸을 수는 있었지만 희성이 허리를 놔주지 않는 바람에 거의 부축을 받으며 방에 들어왔다. 도윤이 침대에 눕자 희성이 이불을 끌어와 턱까지 끌어올려 덮어주었다. 조금 민망하기도 했다. 이불 끝을 쥐고 희성을 올려다본 도윤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잘 자….”

“그래.”

“…….”

“왜.”

“너도, 잘 자라고 해야지….”

도윤이 이불을 끌어올려 눈만 내놨다. 희성이 주먹을 쥐었다. 너무 귀여워서 한 대만 쥐어박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도윤아.”

“응?”

“잘 자.”

“으응.”

흐트러진 앞머리를 걷어내고 이마에 뽀뽀를 남긴 뒤 멀어진 희성이 눈을 깜빡이다 완전히 감아버리는 얼굴을 내려다봤다. 희성은 가끔 새벽에 도윤의 방을 찾아와 한참을 앉아있다 가고는 했다. 자고 있는 도윤의 얼굴은 또 얼마나 예쁜지. 씻는 내내 졸음을 참던 도윤은 이제 완전히 잠에 빠져들어 고른 숨소리를 만들어냈다. 희성이 작게 미소 지으며 이불을 턱 아래로 내려주었다.

숨을 쉬느라 작게 벌어지는 입술로 몸을 숙인 희성이 아랫입술을 살짝 빨았다가 놓아주었다. 조금 전에 양치를 했던 입에선 화한 맛이 났다. 자는 사람을 상대로 혀를 밀어 넣은 희성이 말캉한 혀를 옭아매곤 몸을 일으켰다.

도윤은 평온한 얼굴이었다. 지금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희성이 검지를 입안에 넣고 혀를 건드리자 으음, 하고 얼굴을 찡그리더니 손가락을 빤다. 따뜻한 혀가 손가락을 감싸고 빨아대는 압력이 마치 혀를 빨았던 내벽과도 같았다. 희성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터졌다. 도윤은 자신의 것이었다. 평생, 자신의 것이어야 했다. 으응, 하고 손가락을 빨아대는 입속에서 평생을 살고 싶었다. 희성이 아쉬운 듯 손가락을 빼냈다. 입술과 손가락에 이어지는 타액을 보다가 검지를 입에 넣고 아깝다는 듯이 핥은 희성이 방을 빠져나왔다.

***

희성의 생일이라고 아침부터 식탁이 화려했다. 철저히 주인공의 입맛을 위한 식탁이라 미역국은 없었지만 생선구이라든지, 갈비찜이라든지 평소에는 저녁에나 올라올 법한 메뉴들이 올라왔었다. 요즘엔 대부분 빵으로 배를 채우고 나왔었는데 오늘은 속이 든든하다 못해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아침 자습을 끝내고 수업을 들으면서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답답함에 와이셔츠를 벗고 까만 목 티 위에 바로 회색 후드를 입은 도윤이 어딘가 불편한지 자꾸만 몸을 웅크렸다. 희성은 잊을만하면 도착하는 축하 메시지에 건성으로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 허리를 숙이고 있던 도윤이 계속해서 바르작거리자 슬슬 신경이 쓰였는지 희성이 핸드폰을 책상에 넣고 시선을 보내왔다.

“왜.”

“뭐가?”

“너 오늘 온종일 그러고 있잖아.”

“내가 뭘….”

의심스러운 눈이 몸을 훑었다. 도윤이 허리를 펴고 앉으려다 따끔거리는 감각에 움찔 놀랐다. 덕분에 희성이 의심이 깊어졌다. 천장에서 쏟아지는 따뜻한 바람과 입고 있는 목 티와 후드 때문에 안 그래도 조금 더웠는데 희성의 시선까지 더해지니 땀이 났다. 조심스럽게 어깨를 말고 웅크리자 손목이 잡히고 힘이 실린다. 입술까지 깨물면서 고통을 참아낸 도윤이 희성을 따라 화장실에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별로 남지 않아서 그런지 화장실은 조용했다. 맨 마지막 칸에 처박혀서 입술을 깨문 도윤이 고개를 숙였다.

어디가 불편하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희성은 알아서 후드와 목 티를 한 번에 쑥 잡아 올렸다. 더워서 땀을 흘렸던 살에 찬 공기가 닿자 도윤이 작게 신음을 흘리며 뒷걸음질 쳤지만 남은 공간이 없어서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하.”

“…….”

“너 여태 이거 때문에 그러고 있었어?”

“…….”

옷에 가려져 있던 상체가 드러나자 눈에 들어온 것은 퉁퉁 부어서 빨갛게 쓸린 도윤의 가슴이었다. 밤에 정신없이 물고 빨았던 가슴은 옷에 쓸려서 아파 보였다. 도윤이 창피함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려 애썼다. 희성이 엄지로 그 위를 꾹 눌렀다.

“아, 아파….”

옷에 쓸려서 단단하게 서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입에 침이 고였다. 희성이 손목을 잡는 손가락을 보다가 몸을 숙여 가슴팍을 혀로 길게 핥아 올렸다. 흣! 도윤이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안 그래도 쓰라려서 힘든데 희성이 핥자 이상한 쾌감이 느껴진 탓이었다. 희성이 이를 세워 조금씩 깨물다 옷을 내려주었다.

“생일이라고 이런 이벤트도 해주고.”

“아, 니야. 그런 거, 아니야…”

“도윤아, 한번 해보니까 자꾸 생각나?”

“으으응.”

도윤이 고개를 저었다. 학교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여태 퉁퉁 부어서 빨갛게 솟아 있는 이유가 밤에 자신이 물고 빨아서라는 것쯤 희성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희성은 어쩐지 화가 났다.

“내가 만져주지도 않았는데 혼자 이렇게 꼿꼿하게.”

“아!”

“그동안 다른 사람들 보면서 혼자 무슨 생각 했어? 응?”

“흑, 아파, 아파….”

옷 위로 엄지를 가져다 댄 희성이 잔뜩 쓸리고 부어 있는 지점을 꾹꾹 눌렀다. 너무 따가웠다. 도윤이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다.

“가벼운 건 질색인데.”

“희성, 아….”

“네가 흥분할 수 있을 때는 내가 허락했을 때야.”

“아, 흐…. 파, 제발….”

거의 울기 직전인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손을 거둔 희성이 문을 열었다.

“집에 가서 예뻐해 줄게.”

숨을 고르느라 바쁜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손을 보기만 하자 희성이 씩 웃으며 손을 흔든다. 잡아야지. 아직 학교라는 생각에 머뭇거리다가도 희성의 말을 무시했다가 생길 일을 떠올리자 덜컥 겁이 났다. 도윤이 아직도 쿵쿵거리는 심장과 정리되지 못한 숨을 뱉으며 희성의 손을 맞잡았다.

씻으면서 확인한 몸은 엉망이었다. 희성이 만들어낸 자국은 셀 수도 없이 많았고 가슴은 스치기만 해도 아팠다. 허벅지 사이에 남은 흔적도 여전했고, 수건으로 살살 닦아도 어쩔 수 없이 몸이 움찔거렸다. 목덜미에 울긋불긋한 자국을 숨기려면 집에서도 목 티를 입어야 할 것 같았다. 우선 수건으로 목을 가리고 방으로 들어온 도윤이 한숨을 쉬었다. 햄스터는 야행성이라더니, 콩이가 쳇바퀴를 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간식을 꺼내 밥그릇에 놓아준 도윤이 손가락으로 콩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목소리를 냈다.

“왜?”

당연히 희성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2층에는 희성을 제외하면 빨래를 가지러 오는 분만 가끔 올라왔는데 그분은 단 한 번도 문을 두드린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도윤이 일어나 문을 열었다.

“어….”

“우리가 말을 놓기로 했던가?”

“죄, 죄송해요. 저는 희성인 줄 알았어요….”

“괜찮아. 잠깐 내려올래?”

“왜요?”

“막내 케이크 사 왔는데 도윤이 없으면 안 내려올 것 같아서.”

“아….”

희준이 생글생글 웃으며 아래층을 가리켰다.

“내가 사 왔다고 하면 먹지도 않을 애라서. 미안한데 좀 도와주라.”

“네, 네. 잠시만요.”

“응, 천천히 내려와.”

“네에.”

도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전히 생글생글 웃던 희준이 볼을 톡 치곤 내려간다. 잠깐 닿았다가 떨어진 온기에 도윤이 볼을 쓸어보다가 주방으로 향했다. 희성은 1층에 있는 욕실을 쓰고 있는 듯했다. 커다란 식탁의 한가운데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크는 딸기가 잔뜩 올라간 생크림 케이크였는데 너무 예뻐서 먹어야 하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앉아있어. 곧 나올 거야.”

도윤의 고개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보면 볼수록 사람이 순했다. 막 씻고 나왔는지 뽀얀 얼굴이 케이크를 보다가 희준을 올려다봤다. 희준은 아직 목도리도 풀지 않은 상태였다. 예쁜 얼굴을 보던 시선이 자연스레 아래로 내려가다 목에 닿았다. 수건이 숨겨주고는 있었지만 목에 있는 붉은 자국이 워낙 많았던 탓에 다 가려지지는 못했다. 희준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가며 미간에는 힘이 들어간다.

“…엉망이네.”

“네?”

“우리 집에 개는 안 키우는데.”

“개요?”

“평생을 우리 강아지, 하고 키웠더니 정말 자기가 강아지라도 된 줄 아나 봐.”

희준이 목도리를 풀어 도윤에게 다가갔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라 어리둥절하게 보고 있던 도윤의 목에서 수건이 떨어지고 희준의 체온이 옮겨왔다. 따뜻한 목도리가 둘러지자 멀뚱멀뚱 눈만 깜빡이던 도윤이 숨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어른들이 보면 뭐라고 생각하시겠어.”

“…….”

수치스러웠다. 도윤이 목도리에 코를 묻자 희준의 냄새가 훅 끼쳐 들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숨만 쉬고 있자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도윤이 고개를 들기도 전에 희준이 밀려나고 팔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김희성.”

“따라와.”

“김희성!”

“하도윤!”

희준이 인상을 찡그리며 희성을 불렀지만 희성은 도윤만 쳐다보며, 팔뚝을 잡아당겼다. 저녁에는 희성의 가족들이 모여 화기애애했던 주방이 이제는 싸늘하기만 했다. 도윤이 덜덜 떨면서 희성을 따라 몸을 일으켰다.

“저, 저 올라갈게요.”

“도윤아.”

“하도윤 이름 부르지 마.”

“김희성, 형이랑 얘기 좀 하자.”

“하도윤!”

도윤이 희준에게 고개를 꾸벅였다. 2층으로 올라가는 걸음은 빨랐고, 느껴지는 힘은 너무 세서 아프기만 하다. 뒤에서 희준이 한숨을 쉬는 것이 느껴졌다.

보통 희성이 자신의 방으로 왔기에 희성의 방은 오랜만이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문을 잠그고 다가오는 희성이 무서웠다. 도윤이 목도리에 입을 파묻고 뒷걸음질을 치다 침대에 걸려 주저앉고 말았다.

“하도윤.”

“…….”

“한번 해보니까 남자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겠어?”

“아니야….”

“고개 들어.”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고개 들라고 했어.”

“나는 그냥, 형이 생일 케이크 사왔, 아!”

뒤통수가 아팠다. 희성의 손에 잡힌 머리카락이 너무 아팠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신음이 절로 나왔다. 화난 얼굴이 무서웠다. 눈에 물기가 서리더니 기어이 눈물방울이 눈 꼬리를 타고 아래로 흘렀다. 도윤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희성의 옷자락을 잡았다.

“희, 끅, 성아, 아파, 나 아파….”

“도윤아.”

“놔, 줘, 아!”

뒤로 당겨지는 힘에 머리카락이 다 뜯어질 것 같이 아팠다. 도윤이 눈물을 쏟아내며 희성을 올려다봤다.

“목도리 풀어.”

“으, 흑, 응, 응.”

도윤이 급하게 목도리를 풀어 바닥에 떨어뜨리자 온통 붉게 물든 목덜미가 드러났다. 희성이 머리카락을 잡은 손에 힘을 주자 목이 더 젖혀지고 도윤이 아픈 소리를 냈다. 만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명한 자국에 이를 세워 깨물고 힘껏 빨아들이자 도윤이 버둥거렸다. 도윤이 희준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면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견디기가 어려웠다. 희성이 머리카락을 꽉 쥐자 끊어지는 느낌과 함께 도윤이 끙끙거렸다.

희성이 입을 떼어내자 이제는 빨갛다 못해 검붉은 색이 된 흔적이 자리를 잡았다. 고개가 뒤로 젖혀져 있어 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다.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느라 입꼬리는 아래로 축 처졌고 턱에 작은 주름이 생겨있었다. 파들파들 떨리던 눈이 감기자 미처 떨어지지 못한 눈물이 길을 따라 흘러내렸다.

“내 눈에도 이렇게 예쁜데.”

“흐으….”

“남들 눈에는 얼마나 예쁠까….”

“아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눈이 멀어버렸으면 좋겠어.”

희성이 몸을 숙이며 중얼거리자 도윤이 눈을 꾹 감았다. 무서워. 어깨를 미는 힘에 몸이 뒤로 넘어가고 뒤통수가 침대에 닿았다. 그럼에도 도윤은 눈을 뜨지 못하고 물에 젖은 강아지 마냥 떨어댔다. 희성이 앞머리를 넘겨주고 볼을 만져도 감긴 눈은 여전했다. 이 상황이 꼭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육식동물 같기도 했다.

저번에 한번 깨물어 봤었던 볼에서는 분명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았으나 이상하게 또 깨물어 보고 싶었다. 볼을 핥으며 아프지 않게 깨물어 본 희성은 어쩐지 심한 갈증을 느꼈다. 고개를 살짝 떼고 내려다본 도윤의 입술은 사막에서 며칠을 헤매다가 겨우 찾은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주었다. 희성이 굳게 닫힌 입술을 할짝거리자 턱이 움찔거렸다. 쪽, 쪽. 아무래도 도윤은 입술을 허락해 주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희성이 무릎을 세워 도윤의 다리 사이를 누르곤 비비기 시작했다.

“아!”

도윤의 눈과 입이 동시에 벌어졌다. 눈을 뜨자마자 본 것은 희성의 웃는 얼굴이었다. 소름이 끼쳤다. 도윤이 입을 다시 다물기도 전에 희성이 조금 더 빨랐다. 서로의 입술이 닿기도 전에 희성은 혀부터 밀어 넣고 봤다. 말캉한 혀가 도윤의 치아를 훑다가 입천장을 긁고 빠져나갔다.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물다가 또다시 혀를 옭아매는 느낌에 온몸에 힘이 빠졌다. 도망가지도 않고 얌전히 혀를 섞는 도윤이 기특해 무릎을 문지른 희성이 손을 내려 속옷 안으로 침범했다.

아직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성기도 귀여웠다. 성기에 닿는 감촉에 버둥거리던 도윤의 혀를 깨물었다가 다정히 어루만지듯 달래주자 끙끙거리기 바쁘다. 손에 쥔 성기가 조금씩 단단해질 때쯤 바지와 속옷이 거슬린 희성이 입술을 떼고 고개를 숙였다. 분홍빛 성기가 귀두만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이것도 귀엽긴 한데. 희성이 번들거리는 입술을 핥고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내리자 도윤이 튀어 오르듯 상체를 일으켰다.

“하지 마! 나 이거 싫어!”

“왜 싫어?”

“이상해, 자꾸, 자꾸 무섭단 말이야.”

“도윤아, 그건 무서운 게 아니고 기분이 좋은 거야.”

“아, 니야. 안 좋아.”

“안 좋았어? 근데 왜 그렇게 울었어?”

“…그거는, 그거는….”

“너 좋아했어. 아니라면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게.”

희성의 손바닥이 도윤의 가슴팍에 닿았다. 휘청거리며 다시 침대에 누운 도윤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지난번의 그 느낌이 떠올라 창피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다. 엄지로 귀두를 살살 문질러주던 희성이 도윤의 팔을 아래로 잡아 내렸다.

“얼굴 가리지 마.”

“왜…?”

“예쁘니까.”

피아노를 치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소리를 몇 번 들어본 도윤의 손과는 달리 마디가 튀어나와 조금 더 남자다운 희성의 손이 기둥을 잡았다. 도윤이 신음을 뱉으며 천장을 올려다봤다. 1층에는 희성의 가족들과 자신의 아버지가 있었다. 그런데도 희성과 이런 짓을 해도 되는 걸까? 도윤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문으로 향했다. 희준은 희성에게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혹시 희준이 올라오면 어떡하지? 흥분과 불안이 동시에 밀려와 침을 삼키자 볼이 잡혔다.

“왜, 누가 왔으면 좋겠어?”

“아니야….”

“김희준한테 보여주고 싶어?”

“아!”

“같은 남자 밑에서 울고 있는 널 누가 좋아해 줄 것 같아?”

“하아, 읏….”

그런 게 아니라고, 누구라도 2층에 올라오면 어떡하냐고, 그게 걱정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눈앞이 흐려졌다. 곧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도윤이 훌쩍거리며 천장을 올려다보기가 무섭게 입술이 먹혔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귀두에서는 액이 흘렀다. 미끌거리는 끝을 파고든 손톱이 아팠지만 그 고통에서도 쾌감은 찾아왔다. 도윤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오늘은 입을 쓰지도 않았는데 성기는 착실히 크기를 키웠고 저릿거렸다. 지금 들려오는 이 질척거리는 소리가 입에서 나는 것인지 아래에서 나는 것인지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다.

“으응, 응….”

입안에서 먹힌 신음이 방을 울렸다. 희성의 손은 질척거렸고, 도윤의 볼에는 삼키지 못한 타액이 흘렀다. 키스를 하면서 어느 타이밍에 숨을 쉬어야 하는지 아직 알 수가 없었다. 도윤이 성기에서부터 오는 성적 쾌감과 틈을 내어주지 않는 입술에 헐떡거리기 시작할 때였다. 밖에서 누가 2층으로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소리는 희성의 방을 지나쳐 도윤의 방 앞에서 멈췄다. 도윤이 눈을 크게 뜨며 희성을 밀어내기 바빴지만 닿은 입술과 성기를 주무르는 손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똑똑.

안에 주인이 없는지도 모르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희성이 그제야 입술을 뗐다. 늘어지는 타액과 문을 향해 돌아보는 고개, 여전히 자신의 것을 주무르고 쓸어대는 손. 도윤이 손으로 입을 막았다.

“도윤아, 아빤데.”

입을 막은 도윤의 눈이 더 크게 뜨였다. 희성도 잠시 손을 멈추고 밖의 상황에 집중했다.

“아들, 자?”

똑똑.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희성이 고개를 돌려 도윤을 내려다보았다. 방금까지 울었던 눈이라 속눈썹이 젖어있었다. 불안한 눈동자가 사정없이 떨렸다. 희성이 별안간 소리 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도윤의 손을 아래로 내려 한 손에 잡아가뒀다. 가슴 위로 두 손이 잡혀 기도를 하는 모양이 되자 희성이 성기를 흔들기 시작했다. 신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어 봐도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악력으로 주무르고 만져대는 손에 입술이 절로 열렸다.

“아, 아빠, 아빠….”

“난 아빠 아닌데.”

“밖, 에, 아! 흐윽….”

“조용히 해야지. 밖에 들리겠다.”

“으으, 읏, 응, 응…!”

밖에 아빠가 있다는 불안함 때문인지 희성의 악력이 더 강해진 탓인지 도윤의 허리가 덜덜 떨리다가 배에 정액이 투둑, 떨어졌다. 이불을 발로 밀어내며 허리를 떠는 도윤을 위에서 잠자코 지켜본 희성이 손에 묻은 정액을 핥아먹었다. 흐린 시야로 자신이 사정한 것을 핥아먹고 있는 희성이 들어서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희성은 그것도 모자라 몸을 숙여 배에 튄 정액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핥았다.

“그, 끅, 그걸, 왜, 흑….”

“아까워.”

“더, 더러워, 더러, 흐으….”

“난 네 뒤도 빨았어.”

희성이 웃으며 일어나 도윤의 위에 이불을 덮어주었다. 어디를 가냐고 붙잡기도 전에 앞머리를 쓸어 올린 희성이 입술을 닦으며 방문을 열었다. 마침 1층으로 내려가려던 연석이 고개를 틀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아, 도윤이한테 할 말이 있어서….”

“도윤이 제 방에서 자고 있는데.”

“응?”

“같이 공부하다가 졸리다고 해서 잠깐 자라고 했거든요.”

“아, 그렇구나.”

“…….”

“…그럼 아저씨는 내려갈게, 미안.”

“아저씨.”

“응?”

희성이 잠시 몸을 웅크리고 있는 도윤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저희 부모님도 2층에는 잘 안 올라오세요.”

“어어, 미안해. 도윤이가 핸드폰도 안 보는 것 같아서.”

“앞으로 웬만하면 2층에는 올라오지 마세요.”

“응, 조심할게.”

어색하게 고개를 꾸벅이고는 내려가는 뒷모습을 다 보지도 않고 문을 닫자 훌쩍이는 소리가 이불 속에서 흘러나왔다. 볼록 솟은 이불이 떨리고 있었다. 침대가 옆으로 살짝 기울자 도윤이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일어나 희성에게 소리쳤다.

“우리, 아빠한테 왜, 끅, 그렇게, 말해?”

“…….”

“밖에, 아빠, 왔는데 왜, 왜 계속해?”

“…….”

“내가 싫다고 했잖아!”

자신에게 화를 내는 도윤은 꼭 아픈 사람처럼 얼굴이 빨갰다. 눈물은 엉망으로 흘러내려 볼이 젖어 있었고 입술은 오랜 키스로 인해 붉게 부어있었다.

“도윤아, 말은 똑바로 해야지.”

“했, 했어!”

“정말 싫었어?”

“뭐?”

“좋아서 헐떡인 주제에, 정말 싫었어?”

“나는…!”

“그렇게 싫었으면 있는 힘껏 밀어냈어야지.”

“난….”

“그리고 지금 그 꼴로 나한테 화 내봤자 아무런 위협도 안 돼.”

“…….”

“네 꼴이 지금 얼마나 야해빠졌는지 알아?”

도윤이 아래로 내려간 이불을 끌어올려 몸을 숨겼다. 침대에 앉아 얼굴만 내민 도윤이 훌쩍였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스스로가 미웠다. 자신은 희성을 이길 수가 없었다.

“오늘은 내 방에서 자.”

“싫어…. 내 방에서 잘래….”

“네 방에서도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

도윤이 이불을 꾹 쥐고 떨리는 목소리를 뱉었다. 희성은 고요한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뭐가.”

“뭘, 어떻게 해야…. 너한테서….”

“벗어날 수 있냐고?”

“…….”

“너한테 그런 선택지는 그 어디에도 없어.”

“…….”

“도윤아, 그거 알아?”

“…….”

“난 네가 내 옆에만 있으면 숨이 트여.”

“…….”

나한테는 네가 필요해. 그러니까, 평생 내 옆에서 예쁘게 굴어. 그게 앞으로 네가 할 일이야. 희성의 낮은 목소리가 귀에 박혔다. 숨이 트인다고? 나는, 나는 숨이 막혔다. 희성과 있으면 자신은 숨이 막혔다. 그런데 너는 숨이 트인다고? 도윤이 이를 꽉 물며 희성을 등지고 누웠다.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 베개에 흩어졌다. 동글동글한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그 뒤에 누운 희성이 이불 위로 허리를 끌어안았다. 겨우 멎었던 눈물이 또 터졌는지 끌어안은 등이 미약하게 떨리고 있음이 느껴졌다. 눈앞에 있는 하얀 목덜미에 입을 맞추고 눈을 감은 희성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하아. 역시, 살 것 같았다.

***

새벽에 눈을 뜬 도윤은 자신의 몸이 평소보다 답답하다는 것을 느꼈다. 꼭 누가 뒤에서 안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답답함이었다. 몽롱한 정신을 겨우 붙잡고 허리를 더듬은 도윤은 손에 잡히는 팔에 흠칫 놀랐다. 아직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으니 일어나야 할 시간은 아니었지만 잠이 확 깼다. 눈을 천천히 굴려 방을 확인한 도윤이 그제야 자신이 희성의 방에서 잤음을 깨닫고 뒤를 돌아보았다. 희성은 이불도 덮지 않고 자신의 등에 얼굴을 박은 채 자고 있었다.

희성의 자는 얼굴은 낯설기만 하다. 물론 희성도 사람인지라 자는 게 당연한 건데 전혀 다른 사람 같아서 한참을 쳐다본 도윤이 머뭇거리며 팔을 떼어내자 허리에 힘이 실렸다. 자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어떻게 알고 힘을 주는 건지 의문이었다. 도윤이 다시 누워 눈을 깜빡였다. 옆으로 누워있느라 베개에 볼이 눌렸다. 창문에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시간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곧 알람이 울릴 것 같았다. 도윤의 손이 창문을 향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등 뒤에서는 희성의 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 방학식. 당장 일주일만 지나면 고3이 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듯 교실 안의 모두가 들떠 있었다. 새벽에 희성이 깨기만을 기다리며 멀뚱멀뚱 창밖만 보던 도윤은 알람이 울리고 나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어제 희성과 이런저런 일을 하고 나서 바로 자버렸더니 도윤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 도윤의 바지와 속옷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그 탓에 티셔츠만 입고서 이불로 몸을 꽁꽁 숨긴 채 속옷과 바지를 주워 입어야 했다. 이불을 덮고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덕분에 희성은 아침부터 재미있는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라고 식판에는 작은 조각 케이크가 하나 올라왔다. 온종일 자신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던 도윤이 밥을 먹으며 계속해서 케이크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거슬렸다. 제육볶음을 올린 밥을 먹으려 입을 벌린 도윤이 희성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입을 다물었다. 아까는 잘만 먹더니 눈이 마주치자 젓가락을 들어 밥을 반이나 뚝 떼어냈다. 숟가락이 도윤의 입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왔다.

“오늘 자지 말고 기다려.”

“…왜?”

“내일 병원 간다며.”

“응.”

“나도 내일은 시간 없어.”

“괜찮은데….”

“뭐?”

들릴 듯 말 듯 작게 중얼거리던 도윤이 얼른 밥을 입에 쑤셔 넣었다. 크리스마스를 도윤과 보내려던 희성의 계획은 틀어졌지만 아예 이럴 줄 몰랐던 것도 아니라서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도윤은 언제나 자신의 집에 있으니까, 정 안 되면 밤에 보면 되기도 하고.

희성의 부모님은 연애를 할 시절부터 크리스마스를 꼭 챙기고는 했는데 연애를 할 때에는 둘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는 무조건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1년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이야기를 할 날이 많지도 않으니 크리스마스는 무조건 가족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그날만큼은 희성도 얌전히 부모님을 따르곤 했다.

“내일 병원에만 있을 거지.”

“응, 아빠랑….”

도윤이 마지막 숟갈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깨끗한 식판에는 이제 케이크만 남아있었다. 희성이 자신의 케이크를 도윤의 식판에 옮겨주었다.

“안 먹어?”

“난 나중에 더 맛있는 거 먹으려고.”

“나중에?”

“응.”

가족들과 같이 다른 케이크를 먹는다는 뜻인가? 하긴, 희성의 입맛에 이런 싸구려 케이크가 맞을 리가 없었다. 도윤이 조각 낸 케이크를 젓가락으로 콕 찍어 먹었다. 희성은 자신의 앞에 앉은 케이크보다 더 맛있는 도윤을 눈에 담으며 발을 까딱였다.

오늘은 도윤과 희성의 행선지가 달랐다. 도윤은 곧바로 집으로 향했고 희성은 어머니와 함께 백화점에 도착했다. 도윤과 도윤을 데리러 온 기사에게 서로 말을 걸지도 말고 눈도 마주치지 말라는 경고를 던지고 어머니의 차에 오른 희성은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지 백화점에 가는 내내 핸드폰을 확인하기 바빴다.

희성의 어머니, 주현은 가족들의 선물을 사기 위해 매장을 둘러보다 영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는지 아쉬운 얼굴로 걸음을 돌렸다. 함께 쇼핑을 나온 막내아들인 희성은 차에서부터 지금까지 틈만 나면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요상한 지도를 보고 있던 희성의 시야로 어머니의 신발이 들어섰다. 희성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들자 뺨 위로 주현의 손이 닿았다.

“아들, 여자 친구 생겼어?”

“아니에요.”

“근데 왜 자꾸 핸드폰만 보지?”

“그냥요. 다 고르셨어요?”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게 없네.”

주현이 어깨를 으쓱이곤 바깥을 가리키자 희성이 군말 없이 일어나 뒤를 따랐다. 주현은 평소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일단 사고 선물을 하는 버릇이 있는 탓에 무엇을 사야할지 고민이 됐다. 지루한 듯 멍한 시선으로 둘러보던 희성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깜빡였다. 옆에서 잘 따라오던 희성이 없어지자 주현이 고개를 틀어 뒤를 보았다.

“왜?”

“잠시만요.”

“뭐 마음에 드는 거 있어?”

내내 따분한 얼굴로 따라다녀 놓고 마음에 드는 것이 생겼는지 걸음을 빨리하는 희성을 따라 들어간 매장을 둘러본 주현이 인사를 건네는 직원에게 웃어주었다.

희성은 며칠 전 우연히 봤었던 발찌가 이 브랜드였다는 것을 떠올렸다. 찾으시는 제품이 있냐고 묻는 말에도 묵묵히 눈을 굴리던 희성이 손가락을 콕 찍었다.

“이 제품으로 보여드릴까요?”

“네.”

“발찌 사려고? 아들 이런 거 안 좋아하잖아.”

“선물하려고요.”

“누구?”

“도윤이요.”

“도윤이?”

직원이 조심스럽게 꺼내 보여주는 발찌를 눈에 담던 주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윤이 발목이 예뻐서 어울리긴 하겠다.”

하도윤 발목이 예쁜지 안 예쁜지 그걸 어머니가 어떻게…. 희성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가 금세 사라졌다. 너무 찰나적 순간이라 아무도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희성의 기분은 확실하게 가라앉았다.

“애가 워낙 하얘서 이런 것도 예쁘겠다.”

주현의 손끝에는 은색 물방울 모양에 다이아 네 개가 박혀 있는 목걸이가 들려 있었다. 희성이 잠시 어머니를 쳐다보다 다시 고개를 내렸다. 어머니가 남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듣는 도윤의 칭찬은 거슬리기 짝이 없다.

“이것도 같이 보여드릴까요?”

“됐어요. 이것만 볼게요.”

“왜? 이것도 사지?”

“싫어요.”

“그럼 엄마가 선물하는 걸로 할까?”

“아니요.”

도윤에게 목걸이를 선물해 주면 남들이 죄다 도윤의 목만 쳐다볼 것이 뻔하다. 희성의 단호함에 주현이 작게 혀를 찼다. 주현이 고른 목걸이도 예뻤지만 희성이 고른 핑크 골드색의 발찌도 예뻤다. 가운데에 있는 원안에 박힌 다이아가 포인트인 발찌였다. 도윤의 발목에 있으면 더 예쁠 것 같아 구매한 발찌를 들고 매장을 나온 희성이 핸드폰을 꺼냈다.

[오늘 먼저 자지 말고 기다려.]

학교에서도 했던 말이었지만 도윤은 잘 까먹고는 했으니까 확실하게 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다. 지금쯤이면 저녁을 먹고 또 그 콩인지 뭔지 하는 햄스터나 들여다보고 있을 것 같았다.

“희성아, 형은 지갑 하나….”

“네.”

“…….”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대답부터 하는 희성을 보며 입을 다문 주현이 고개를 저었다. 또 핸드폰만 보느라 대충대충. 주현의 눈이 가늘어졌으나 핸드폰만 보고 있는 희성이 그것을 알 리가 없었다. 고개를 젓곤 마음에 드는 지갑이 있었던 매장으로 걸어가는 주현의 뒤를 따르며 대화창에서 사라진 숫자를 확인한 희성이 도착한 답장에 입꼬리를 올렸다.

[웅]

[아니 잘못]

[잘ㄹ못보냇어]

[응]

희성이 도윤에게서 도착한 답장을 캡처했다. 이건 나중에 따로 뽑아서 책상에 올려두면 귀여울 것 같았다. 길 한가운데에 서서 도윤이 보낸 답장을 보고 또 보던 희성이 뒤늦게 발을 떼어냈다.

도윤은 희성이 대체 뭘 하려고 일찍 자지 말라는 말을 온종일 입에 달고 사는지 궁금했다. 희성이 시킨 대로 집으로 오는 내내 기사님과 말도 섞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던 도윤은 부른 배를 통통 두드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중이었다. 샤워도 했고 밥도 맛있게 먹었다. 내일은 합법적으로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크리스마스였다. 내일이면 엄마도 보고, 아빠랑 같이 밥도 먹고, 케이크도 먹을 수 있었다. 무려 이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였다. 내일만큼은 희성도 허락을 해주었으니 자신은 자유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서 발을 구른 도윤이 실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베개를 끌어안았다.

내일 뭐 하지? 베개에 코를 박고 행복한 상상으로 붕 뜬 도윤이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좋다. 침대를 구르느라 일어난 정전기에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어졌지만 그래도 좋았다. 희성은 아직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더 좋았다. 도윤이 이불을 덮으며 침대에 엎어졌다. 언제 올지 모르는 희성을 그냥 기다리자니 지루할 것도 같아서 게임 영상을 튼 도윤이 가지런히 모은 두 손등 위에 턱을 올리고 발을 까딱였다.

저녁 내내 어머니와 시간을 보낸 희성은 밤이 늦어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 오랜만에 둘이서 쇼핑을 하고, 둘이서 외식을 해본다며 즐거워하는 어머니에게 얼른 집에 가야 한다는 말을 하지 못한 탓이었다. 저녁을 먹으며 기분이 좋을 만큼만 와인을 마신 주현을 먼저 방으로 보내놓고 2층으로 올라온 희성이 노크도 없이 문을 열었다.

분명 자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도윤은 엎어진 자세로 자고 있었다. 왜 저런 자세로 자고 있는 거야? 희성이 쇼핑백을 책상에 올려놓고 침대로 다가갔다. 색색 숨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침대에 눌린 볼이 귀여워서 반대편 볼을 콕 찔러도 도윤은 평온했다. 희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선 씻고 와야겠다. 씻고 와서…. 생각에 잠긴 동안 계속 괴롭히던 볼을 놓아준 희성이 갈아입을 옷도 챙기지 않고 욕실로 들어섰다.

따뜻한 물이 머리 위로 쏟아지자 나름 시끄러웠던 머릿속이 조용해졌다. 머리카락을 넘기며 등을 돌린 희성이 얼굴에 있는 물기를 손으로 닦아냈다. 어차피 내일은 휴일이었고 아침까지 시간은 많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여유가 찾아왔다. 물을 끄고 거품을 몸에 바르자 좋은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샤워를 막 끝내고 나온 도윤을 끌어안으면 이런 냄새가 나곤 했다. 희성이 몸을 문지르다 도윤의 뒤에 혀를 밀어 넣었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 도윤은 이상하다곤 했지만 몸을 떨며 울었다. 생각만 해도 아랫배가 저릿했다. 고요한 욕실에 서서 도윤의 몸을 떠올리던 희성이 손을 내려 뒤를 더듬었다. 거품을 잔뜩 묻히고 있어서 그런지 손가락이 생각보다 쉽게 들어갔다. 확실히 느낌이 이상하기는 했다. 희성의 입에서 작은 숨이 터져 나왔다.

스스로 자신의 내벽을 만진다는 것은 기분이 약간 미묘했다. 잘 벌어지지 않는 입구는 손가락을 움직일수록 아렸고 입에서는 애매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도윤은 핥아만 줘도 울었는데. 희성이 미간을 좁히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따뜻한 내벽은 거품 덕에 미끄러웠다. 벽에 머리를 대고 도윤의 우는 얼굴을 상상하자 그제야 조금씩 흥분이 됐다. 뒤만 쑤실 때는 조용하던 성기가 조금씩 크기를 키웠다. 희성이 입술을 깨물며 손가락을 빼내고 물을 틀어 거품을 씻어냈다.

가운을 입고 머리도 대충 물기만 털어낸 희성은 자신의 방이 아닌 도윤의 방으로 향했다. 여전히 같은 자세로 자고 있는 도윤을 확인하고 커다란 쇼핑백에서 옷과 작은 쇼핑백을 꺼낸 희성이 망설임도 없이 침대에 앉아 이불을 들췄다.

원래는 한번 빨아서 입히려고 했는데 자고 있는 도윤을 보니 그냥 입히고 싶어졌다.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얼굴로 도윤의 몸을 뒤집은 희성이 거침없는 손길로 바지를 벗겼다. 순식간에 속옷만 입은 상태가 됐음에도 도윤은 얼굴만 찡그릴 뿐 일어날 생각을 안 했다. 길고 곧게 뻗은 다리를 한번 만져보다가 새로 사 온 잠옷을 입히는 손이 빨라졌다.

“도윤아, 허리 들어봐.”

“…으응….”

도윤은 잠결에도 말을 곧잘 듣는다. 허리를 살짝 잡고 올리자 도윤이 뒤척였다.

“도윤아, 만세.”

“…….”

“만세.”

이번엔 입고 있던 티셔츠를 쭉 잡아 올리자 그제야 도윤의 눈이 느릿하게 떠졌다. 몽롱한 정신과 몰아치는 상황에 도윤이 얼떨결에 팔을 올리자 티셔츠가 벗겨졌다. 눈을 깜빡이던 도윤이 웃고 있는 희성을 올려다봤다.

“일어나.”

“…….”

말로는 일어나라고 하면서 이미 행동으로는 도윤을 일으키고 있었다. 부드러운 잠옷에 팔을 끼우고 단추를 채우는 손에 도윤의 정신이 돌아왔다.

“뭐해!”

“선물.”

“바, 바지….”

“자면서 말을 되게 잘 듣던데.”

“내가 언제…!”

“허리 들라니까 허리도 들고.”

“내…가…?”

“나한테만 이러는 거지?”

희성이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내려와 작은 쇼핑백에서 상자를 하나 꺼내 들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이게 무슨 봉변인지, 도윤이 쿵쿵 뛰는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상자를 쳐다봤다.

“크리스마스 선물.”

또다. 자신은 준비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희성은 또 자신에게 줄 선물을 사 왔다.

“나는, 선물 없는데….”

“괜찮아. 이따 받을 거니까.”

“…….”

희성이 상자를 열자 나타난 것은 팔찌같이 보였다. 작은 원안에 또 그만큼 작은 다이아가 박혀 있는. 사실 저것이 다이아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었다. 도윤이 멍하니 앉아있는 사이 희성의 손이 발목에 닿았다. 팔찌가 아닌가…? 왜 발목을…. 도윤이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희성의 손이 은근하게 발목을 문지르다 발찌를 채워주었고 간지러움에 움찔거리던 도윤이 발목을 내려다봤다.

“예쁘네.”

“…….”

발찌를 채워주고도 한참이나 발목을 만지작거리던 희성이 몸을 숙여 발등에 입을 맞추자 붙잡은 다리가 흠칫 떨렸다.

“발에 왜, 왜 뽀, 뽀뽀해?”

“예뻐서.”

“그래도 발, 인데….”

“넌 다 예뻐.”

발목을 쓰다듬던 손이 느릿하게 올라가 잠옷 속으로 사라졌다. 마사지를 해주듯 종아리를 만지는 손길에 도윤이 발을 빼려고 힘을 주었지만 빠지라는 다리는 안 빠지고 바지가 쑥 올라갔다. 맨들맨들한 다리에도 잘게 입을 맞추는 희성의 어깨를 잡고 밀어내자 그 손을 잡고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헐렁한 잠옷 덕에 왼쪽 쇄골이 다 드러났다.

“샤워했어?”

“응, 밥 먹기 전에….”

깍지를 꼈다가 풀곤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목덜미에 코를 박은 희성이 숨을 들이켰다. 지금 도윤과 자신의 몸에선 같은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아랫배가 간질거렸다. 나른하게 도윤의 목부터 이어지는 어깨, 쇄골까지 차례로 입술을 맞추고 깨무는 희성과 달리 도윤은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 밤마다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모든 게 불안했다.

“옷, 옷은 왜?”

“입고하고 싶어?”

“뭘…?”

“기분 좋은 거.”

희성이 애써 채운 단추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도윤이 마른침을 삼키며 풀린 단추를 부여잡고 고개를 저었다.

“안 하면 안 돼…?”

“응.”

“왜?”

“궁금하잖아.”

“나는 별로….”

“그래?”

희성이 단추를 마저 풀자 도윤이 풀린 단추를 다시 끼우기 시작했다. 감질나게 보였다가 사라지는 살에 희성이 손을 탁, 쳐냈다. 처음부터 가운 차림이던 희성은 끈이 다 풀어져 가슴팍이 훤히 보였다. 도윤이 눈을 내리깔고 희성의 손에서 서로 사이가 멀어지는 단추를 보았다. 며칠 전 희성이 잔뜩 괴롭혀서 아팠던 곳은 이제 더 이상 아프지는 않았으나 또 같은 고통을 겪게 될까 봐 겁이 났다. 희성이 가슴팍에 입을 맞출 때마다 낯간지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맨살에 입을 맞추면 그래도 조금 괜찮았는데 유두를 만질 때면 몸이 절로 움찔거렸다.

아주 살짝 빨았을 뿐인데 눈을 감고 바들바들 떠는 꼴이 꽤 볼만했다. 분홍빛 유두가 희성의 입안에서 꼿꼿하게 섰다. 허리를 잡고 이로 잘근잘근 물자 흣…. 하고 소리가 샜다. 문득 이 작고 예쁜 유두를 입에 다 넣고 씹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편 유두도 똑같이 괴롭혀준 희성이 마치 키스를 하듯 물어도 봤다가 빨아도 보면서 고개를 물렸다.

“도윤아, 나중에 여기다 피어싱 하나 박을까?”

“싫, 싫어!”

“왜, 예쁠 것 같은데.”

“아프, 잖아….”

귀엽고 예쁘게 서있는 양쪽 유두를 손톱으로 꾸욱 눌렀다가 떼낸 희성이 도윤에게 키스했다. 아직 혀를 쓸 줄 몰라서 서툰 도윤이었지만 희성은 그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만약 도윤이 키스를 잘했다면 화가 날 것 같으니까. 끙끙거리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았고 자꾸 도망가는 혀를 옭아매는 것도 좋았다. 키스를 하는 동안에도 손을 바쁘게 움직여 도윤의 성기를 꺼낸 희성이 입술을 떼고 고개를 숙였다.

“너만큼 예쁜 사람도 없을 거야.”

“읏.”

“왜 이거 밖에 못 세웠어? 더 할 수 있잖아.”

“하아, 아….”

도윤의 것을 쥔 손이 느리게 움직이자 이마가 어깨에 닿았다. 자극을 받아 꿈틀거리며 크기를 키워가는 성기를 실시간으로 보지 못하고 도윤의 등만 보던 희성이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아끌었다. 연신 뜨거운 숨만 뱉어 내던 도윤이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옆을 돌아봤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에 희성의 아랫배가 당겼다. 이미 충분히 서있던 성기가 꺼떡였다.

“좋지.”

“으응, 으읏….”

“도윤아….”

머리카락을 놓아주자 작은 머리통이 희성의 어깨에 기대 숨을 헐떡였다. 희성이 도윤의 손을 가운 속으로 이끌었다. 그리곤 자신의 성기를 쥐여 주자 움찔 놀란 도윤이 고개를 숙여 끝이 번들거리는 귀두를 쳐다봤다.

“나는 네 얼굴만 봐도 이렇게 돼.”

“…….”

“만져줘야지, 네 덕분에 이렇게 됐다는데.”

“…이렇, 이렇게?”

“응. 하아…. 응, 그렇게. 잘하네.”

비슷한 크기의 성기를 쥐고 서툴게 손을 움직인 도윤이 귓가에 쏟아지는 신음에 입술을 깨물었다. 이 정도 손장난으로 흥분이 된다는 것이 조금 신기했다. 자신은 희성만큼 잘 만져주지도 못하고 그저 위아래로 흔들어주기만 할 뿐인데 말이다. 흥분보다는 호기심에 계속해서 희성의 것을 빤히 보던 도윤이 슬쩍 고개를 들자 기다렸다는 듯이 입술이 붙었다. 목이 말랐던 사람처럼 다급하게 혀를 섞는 희성을 받느라 손이 잠깐 느려졌다. 그러다 도윤의 허리가 앞으로 당겨지고 두 성기와 두 손이 닿았다. 철저히 희성의 속도에 맞춰 흔들리기 시작한 성기에 숨이 찼다. 손으로 만져주는 느낌과 성기끼리 맞닿아 비벼지는 느낌은 또 달랐다.

“으, 흐응, 읏….”

“으응….”

손이 빨라지는가 싶더니 도윤이 먼저 사정을 하고 그 뒤에 희성이 어깨를 떨었다. 도윤이 색색 밭은 숨을 쉬며 희성의 어깨에 기댔다. 심장이 쿵쿵을 뛰어넘어 쾅쾅 뛰고 있었다. 자신과 도윤이 사정한 것을 문지르자 손이 미끌거렸다. 더러워진 오른손과는 달리 아주 멀쩡한 왼손으로 도윤을 눕힌 희성이 위에 올라탔다. 또 씻어야 한다는 막막함에 눈만 깜빡이던 도윤이 손바닥으로 자신의 것의 크기를 재고 있는 희성을 물끄러미 올려다봤다.

“도윤아, 이것 봐.”

눈앞에 펼쳐진 손바닥이 희성의 배에 붙었다. 뭘 보라는 건지 몰라서 올려다보는 얼굴이 멍했다. 희성이 실실거리며 배꼽까지 붙었던 손바닥을 반 뼘 정도 더 올려 허리의 중간을 가리켰다.

“여기까지 닿을 것 같지 않아?”

“뭐가…?”

“뭐겠어?”

“…응?”

“궁금하지 않아?”

희성이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소리 없이 웃는 얼굴이 갑자기 무섭게 느껴졌다.

“정말 여기까지 닿는지, 확인해 볼까?”

“…잠, 잠깐만, 뭐 하는, 뭐…!”

희성이 정액으로 범벅인 손으로 도윤의 것을 쥐었다. 한번 사정을 했음에도 크기를 유지하고 있던 도윤의 성기가 또 자극을 받기 시작했다. 아까 샤워를 하면서 뒤를 충분히 풀었다고 생각했는데도 귀두가 자꾸 미끌거리며 방황했다. 놀라서 허벅지를 밀어내는 도윤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좁힌 희성이 천천히 들어서는 귀두를 느끼고 아랫입술을 물었다. 뒤를 풀었던 손가락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크기의 귀두를 겨우 품고 숨을 터뜨린 희성이 도윤을 내려다보았다.

“읏, 희, 성아, 나 안, 안 궁금해, 하지 마!”

“난 궁, 금한데. 하….”

도윤의 허벅지를 쥐고 몸을 아래로 내리던 희성의 얼굴이 구겨졌다. 생각보다 아프고 거북했지만 아래에 깔려 우는 얼굴을 보자 아랫배와 성기에 열이 몰렸다. 야금야금 기둥을 먹던 희성이 꺼떡이는 자신의 것을 쥐고 흔들었다.

“희성, 아, 흐….”

“읏.”

“흑, 이상, 싫어….”

“하아….”

기어코 눈물을 터뜨린 도윤이 손바닥으로 눈가를 닦았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숨이 막히는 것도 같았다. 도윤이 우는 사이 희성은 몸을 완전히 내려 성기를 품었다. 이렇게까지 아플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도윤이 우는 얼굴을 보니 아래가 절로 움찔거리며 성기를 주물렀다. 도윤의 배를 짚고 잠시 호흡을 고른 희성이 허리를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아….”

“으응, 희성아, 그거, 그거 하지, 아!”

“읏, 왜? 이렇게 하면, 으응, 좋아?”

“하아, 아! 흐으….”

배를 짚고 허리를 앞뒤로 흔들자 도윤이 고개를 저어댔다. 어깨 아래로 흐른 가운을 아예 벗어 침대에 던진 희성이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허리를 움직였다. 도윤은 성기를 품고 주무르는 내벽의 느낌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희성은 허리를 움직이다가도 아래를 조이며 도윤의 얼굴을 구경했다.

“으응, 도, 윤아, 나 봐.”

“흣, 응, 응….”

“이거, 봐.”

희성이 상체를 뒤로 빼고 허리를 올리자 배의 중앙이 불룩 튀어나왔다. 도윤의 젖은 눈이 커지고 눈물이 퐁퐁 솟아났다. 아까 대충 자신이 쟀던 길이만큼 들어선 성기의 모양에 희성이 실실거리며 그 위를 손바닥으로 꾹 눌렀다. 배를 누르자 희성과 도윤의 입에서 동시에 신음이 터져 나왔다.

“하아, 아, 읏….”

“희, 끅, 희성, 윽….”

“아, 아….”

“희성아아….”

성기가 반이나 빠졌다가 다시 먹혔다. 얼굴을 찡그린 채 허리를 돌리던 희성이 순간 스치는 쾌감에 고개를 젖혔다.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젖히는 희성을 흐린 시야로 보던 도윤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에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신음 대신 나오는 목소리가 겁을 먹어 떨리고 있었다.

“희성, 희성아, 왜, 왜….”

“아….”

“흐, 끅, 희성아….”

“하아, 후으….”

성기를 감싼 내벽이 떨리다가 더 깊게 품을 수 있다는 듯 도윤의 것을 뿌리까지 삼켜냈다. 눈앞이 하얗게 질렸던 쾌감이 멎자 허리가 떨렸다. 희성이 몽롱한 눈으로 도윤을 내려다보며 손을 끌어왔다.

“앞에, 만져줘.”

“아, 아픈 거 아니야…?”

도윤이 넋이 나간 것 같은 희성을 올려다보며 머뭇거렸다. 우느라 코가 막혔다. 꽉 막힌 코를 훌쩍거리며 귀두와 기둥이 이어지는 사이를 쓸어주자 희성이 웃었다.

“도윤아.”

“으응?”

“처음에는, 하아…. 넌, 우는 것도 예쁘니까…. 너한테 박는 것도, 좋을 것, 읏, 같았는데….”

“…으응.”

“근데…. 너는 박으면서도 울고, 박히면서도 울 거잖아….”

성기를 흔드는 손에 힘을 주자 허리를 움직이며 말하던 희성의 눈이 감겼다.

“아….”

성기를 감싼 내벽이 요동쳤다. 아까와 비슷하게 떨리는 몸을 보며 도윤이 손을 멈추자 희성이 손등을 덮고 자위하듯 스스로 움직였다. 느끼는 지점을 찾아내자마자 입을 다문 희성이 몸을 들썩였다. 쾌감으로 고개를 젖히자 드러난 목을 멍하니 보던 도윤이 안에서 움찔거리는 성기에 입술을 깨물었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에 희성이 허리를 돌리다 말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 좋아…. 도윤의 것이 자신의 안에서 더 커지고 있었다.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마저 좋아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희성이 일부러 아래에 힘을 주며 도윤의 위에 엎어졌다. 자위를 하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에 눈을 꾹 감고 끙끙거리던 도윤이 입안으로 들어서는 혀를 저도 모르게 쪽쪽 빨기 시작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허리가 멋대로 움직였다. 아래에서 서툴게 박아대는 성기에 희성이 혀를 뽑을 것처럼 빨았다.

요령도 없이 박는 도윤에게 맞춰 허리를 움직이던 희성이 고개를 틀어 참았던 숨을 터뜨렸다. 동시에 배에서 비벼지던 성기가 움찔거리며 사정했으며 희성을 끌어안고 있던 도윤이 고개를 저었다.

“읏, 나, 나 이제…!”

“빼, 지마. 흐응….”

“어떡, 어떡해….”

“안에, 해. 도윤아, 안에….”

밀어내는 도윤에게서 벗어나 앉은 희성이 허리를 느긋하게 움직이다가, 도윤이 다시금 눈물을 흘리기 시작할 때쯤 속도를 높였다. 안된다고 울던 도윤이 순간 숨을 참으며 허리를 떨었다. 희성은 정리되지 못한 숨을 뱉으며 안에서 움찔거리는 성기를 느꼈다.

자신이 사정한 것을 도윤의 배에 로션을 바르듯 문지른 희성이 아래를 조였다가 풀면서 도윤의 얼굴을 구경했다. 박힌 사람은 자신인데 어쩐지 울기는 도윤이 더 많이 울어버렸다. 희성이 아주 천천히 성기를 반쯤 빼냈다가 다시 내벽으로 감싸길 반복했다.

“하아…. 도윤아….”

“이제, 그, 흐, 만해….”

“오늘 하고 생각을 해보려고 했거든.”

희성의 안에 쏟아낸 정액이 성기를 타고 흐르는 느낌에 도윤이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근데, 박으면서 우는 얼굴이 너무 예뻐서….”

“으읏….”

“너라면, 남자한테 박히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하아, 아….”

희성이 허리를 들자 안에 남아있던 정액이 도윤의 성기 위에 뚝뚝 떨어졌다. 계속 도윤의 것을 물고 있었던 구멍이 뻐끔거리며 허전함을 잔뜩 표시한다.

“도윤아, 너 때문에 내 아래가 다 벌어진 것 같아.”

“…뭐?”

“만져봐.”

“싫, 싫어.”

“왜 싫어? 방금까지도 내 안에 박으면서 좋다고 울었잖아.”

“그런…적….”

“자꾸 네가 싼 정액이 내 아래에서 흐르고 있는데도?”

“읏….”

“지금도 봐, 이렇게….”

희성이 다리를 벌리고 흐르는 정액을 닦아내자 도윤의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내벽에서 정액이 흘러내리는 느낌은 소름이 끼쳤지만 도윤을 놀리는 것은 재미있었다. 희성이 하얀 배에 뚝뚝 떨어지는 정액을 보다가 익숙하게 입술을 찾아 물자 자연스레 눈을 감은 도윤의 눈 꼬리에 매달려 있던 눈물이 이미 만들어진 길을 따라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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