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의 비극 1
Sonata No.0
“누가 멋대로 도망가래. 응?”
“…흐으, 흣.”
“입이 막혔어요? 왜 대답을 안 해.”
폭력적인 손짓에 청아가 눈물만 뚝뚝 떨궜다. 그에겐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사랑에 빠져 몰랐던 희재의 진짜 얼굴이 코앞에서 정체를 드러냈다. 목을 죄어 오는 공포에 숨이 제대로 쉬어지질 않았다. 청아가 겁을 집어먹고 입을 다물자, 한숨을 내쉰 희재가 머리카락을 틀어쥔 손에 더욱 강하게 힘을 주었다.
“아… 악! 아파… 아파요. 이것 좀, 흐으… 놔… 놔주세요.”
청아는 두피가 뜯겨져 나갈 것 같은 아픔에 절절매며 희재의 손목을 부여잡았다. 그가 어서 대답하라는 듯, 머리통을 몇 번 더 흔들었다. 끔찍한 아픔에 절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좋, 좋아해서… 내가 희재 씨 좋아해서, 흐윽….”
“근데 사람을 버리고 가?”
“몰랐어요. 이렇게 빨리… 그리고 금방 구해질 거라고… 한 달도 안, 걸… 릴 거라고… 흐윽.”
“다른 가이드 없다니까 자꾸 헛소리를 하네.”
“…….”
“그러니까 우린 하던 거 마저 해야겠죠?”
그가 머리카락을 쥔 채로 몸을 일으켰다. 영문을 알 수 없는 행동에 청아의 눈동자가 엉망으로 흔들렸다. 아픔을 견디기 위해, 저절로 무릎을 꿇고 희재의 손에 매달렸다. 그의 손목 위로 울긋불긋한 핏줄이 선연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그만큼 청아를 잡아 쥐는 힘이 억세었다.
“내가 꽤 오래 참아서 좀 난폭할 건데 참고 견뎌 봐요. 청아 씨, 나 좋아한다며.”
머리채를 틀어쥔 그가 뜨겁게 부풀어 오른 고간 사이로 청아의 얼굴을 비볐다. 애써 고개를 도리도리 젓자 머리카락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바로 고정시킨 희재가 비릿한 미소와 함께 짓씹듯 말을 내뱉었다.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에 두 눈이 질끈 감겼다.
“좋아해요… 후윽. 저 희재 씨 좋아해요. 우윽, 그러니까 제발… 나한테 이러지 마요…. 으.”
“내가 정중하게 부탁하잖아요, 지금.”
두툼한 성기가 입술 선을 따라 움직였다. 눈물로 젖은 입술 위로 뜨거운 살덩이가 꿈틀대는 게 느껴졌다. 끔찍한 기분이었다. 본능적으로 입을 다물자, 그가 다물린 턱을 손으로 잡아 눌렀다. 압도적인 힘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번들거리는 귀두가 머리를 들이밀었다.
“아…. 시, 싫어요…. 흐윽, 제발, 으…욱.”
“할 일 해요. 가이드답게.”
미끈한 성기가 구멍을 찾는 뱀처럼 쑤욱 밀고 들어왔다. 청아가 깜짝 놀라 숨을 들이켜자 단번에 목구멍 앞까지 침범해 왔다.
“그딴 얘기 좀 그만하고 입이나 더 벌려 볼래요? 아직 반밖에 안 들어갔어요.”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너무 좋아한다고. 당신 곁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도망친 거라고. 그러나 커다란 성기가 청아의 목구멍을 틀어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