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 흐, 으으!”
오금이 페트릭의 손에 붙들려 있는 탓에 벌어진 다리가 위태롭기 그지없다. 허공을 배회하는 발가락 끝이 꿈틀거릴 때마다 프레이의 눈앞엔 폭죽이 터지듯 하얗게 점멸했다. 소파에 앉은 알파의 성기를 물고 있는 구멍은 애액을 질질 흘려대고 있었다.
“직접 만져봐. 프레이.”
“힉… 어, 어디를… 으!”
허리를 움직이던 페트릭이 프레이의 오금을 잡고 있던 손 하나를 빼냈다. 소파를 짚고 있느라 부들거리는 손을 잡아 올리자, 균형을 잃을까 봐 긴장한 구멍이 꽉 다물렸다.
“윽. 너무 긴장하지 말고…. 이 정도로 안 떨어져.”
“으, 흐…그치만…….”
불안하기만 한 자세에 프레이가 허리를 뒤틀었다. 움찔거리는 몸을 뒤로 기댄 프레이가 칭얼거리는 동안 페트릭은 프레이의 손을 잡아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잡고 흔들어. 자.”
엉겁결에 자신의 성기를 붙잡게 된 오메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각인한 알파가 풀어내는 은근한 페로몬에 곤죽이 된 얼굴로 제 성기를 흔들었다.
“앗, 으응! …아아…….”
스스로 허리를 흔들면서도 알파의 성기 끝이 깊은 안쪽을 스칠 때마다 숨을 헐떡거리는 프레이가 다리를 오므리려 안달이었다.
“싫, 싫어. 거기는. 읏.”
하지만 붙들린 다리를 벌리며 몸을 위로 들어 올리는 팔의 힘을 이길 수가 없다. 싫다고 허리를 뒤트는 것이 고작이었다. 정액과 애액으로 질척거리는 엉덩이 사이로 퍽 소리가 날 만큼 깊게 성기를 밀어 넣은 페트릭이 프레이의 목덜미를 빨았다. 온몸이 예민해져 버린 오메가는 울면서 점점 커지는 성기를 조였다.
“위아래로 흔들어야지. 프레이. 이렇게.”
자위를 제대로 해보지 않아 어색한 손놀림을 보다 못한 그가 프레이의 손을 붙잡고 대신 위아래로 흔들었다. 뻣뻣하게 몸이 굳더니 푹 숙이고 있던 프레이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음란하기만 한 교성을 지르던 오메가가 정액을 토해냈다. 자그마한 손에는 정액에 묻어있어 번들거렸다. 프레이가 사정하는 순간 꽉 다물린 내벽이 빠듯했다. 하마터면 프레이와 함께 절정을 맞을 뻔한 페트릭은 정액이 묻은 제 손가락을 프레이의 입에 물렸다.
“읍…….”
“내 손에 싸면 어떡해. 핥아줘.”
짓궂은 타박에 프레이가 자신의 정액이 묻은 길고 단단한 손가락을 핥았다. 부드러운 점막 안을 검사하듯이 휘젓고 있는 손가락에 감겨드는 축축하고 뜨거운 혀가 말랑말랑했다.
“아, 응!”
“쉿. 괜찮아. 내 몸에 기대면 안 떨어져.”
입에 물린 손가락 때문에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하는 프레이가 버둥거렸다. 이내 체념했는지 그가 하라는 대로 상체를 뒤로 기대는 작은 몸이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활짝 벌어져 있는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하고 성기를 받아내는 동안 프레이의 신음소리가 요란했다.
“하, 프레이. 우리 있잖아.”
쾌감에 허우적거리던 프레이가 눈을 깜빡거렸다.
“응.”
듣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페트릭이 끈적거리며 달라붙는 내벽을 자신의 좆으로 뭉근하게 누르며 물었다.
“우리 아기 가질까?”
페트릭은 프레이의 대답을 제대로 듣고 싶었다. 입안에 물려두었던 손가락을 빼내자 침이 길게 늘어져서는 반짝거렸다.
“…뭐? 아, 아기라니… 앗.”
단단해진 유두를 살짝 매만지던 페트릭이 속삭였다.
“분명히 예쁘고 귀여운 아기일 거야. 널 닮아서…….”
그는 자신의 아들, 루시를 떠올리며 프레이의 귀를 핥았다. 프레이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혼란에 빠졌다. 페트릭과 자신이 아기를 갖는다니. 프레이는 아무리 상상을 해보려 해도 잘 되지 않아서 고개를 흔들며 엉덩이를 달싹거렸다.
“상상이… 안 돼…. 모르겠어.”
“싫어?”
페트릭의 물음은 늘 집요한 구석이 있었다. 프레이의 대답을 갈구하는 눈빛은 어딘지 모르게 탐욕스러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대답을 망설이는 프레이의 선택을 재촉하려는 듯 페트릭이 프레이의 성기를 움켜쥐었다.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은 몸이 들썩였고, 귀두 끝을 페트릭이 문지르기 시작하자 다급한 신음이 튀었다.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하윽!”
“좋다고? 응?”
“으응. 아기, 잠깐만…….”
프레이가 헐떡거렸다. 노팅은 매번 오싹할 만큼의 쾌감과 통증을 동반했다. 우성 알파의 페로몬을 점막으로 흡수하는 것도 익숙해졌지만, 아래가 한계까지 벌어질 때마다 두려움이 더 컸다. 두려움을 희석시키는 건 부드러운 입맞춤과 다정한 토닥거림이었다. 긴 노팅이 끝난 뒤 성기가 빠져나갈 때쯤, 프레이가 축 늘어졌다.
“페트릭. 나 씻고 자고 싶어…….”
“그래. 씻으러 가자.”
축 늘어진 몸을 덥석 안아 들었다. 피곤한지 눈을 꼭 감은 프레이가 익숙한 품 안을 파고들었다. 투정마저 섞여 있는 듯한 몸짓에 페트릭이 뺨에 키스를 내렸다.
“나랑 가족 해준다고 해서 고마워.”
페트릭이 욕조에 받아놓은 물의 온도를 확인하고 흐느적거리는 몸을 담그는 사이 프레이가 속삭였다.
“뭐가 그렇게 고마워?”
의아함이 가득한 목소리는 반쯤 쉬어있었다. 페트릭은 따뜻한 물에 잠겨있는 프레이의 눈가를 쓸었다. 잔뜩 울어 짓무른 눈가를 어루만지자 작은 손이 그의 손을 덮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에는 사파이어가 박힌 반지가 반짝거렸다. 페트릭은 자신의 손에 끼워져 있는 자수정을 쳐다봤다. 자수정이 영롱한 빛을 뿌릴 때마다 페트릭은 그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프레이에게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그와 동시에 눈앞에 있는 프레이를 향한 사랑, 집착, 그리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넘실거렸다. 대답을 기다리는 예쁜 얼굴에 입을 맞춘 그가 고백했다.
“난 너한테 모든 게 다 고마워. 내 옆에 있어 주는 것도 고맙고, 매번 내 억지를 받아주는 것도…. 이런 나를 좋아해 주는 것도…….”
또 우는 건 아닌지 걱정이었다. 프레이가 손을 들어 페트릭의 눈가에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떼주며 속삭였다.
“또 우는 건 아니지?”
“몰라.”
“모르기는. 우는 거 맞네.”
프레이는 소리 내 그를 타박하면서 작게 웃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첫사랑은 생각보다 눈물이 많은 남자였음이 분명했다. 그래도 좋았다. 이제 연인에서 가족이 될 사이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