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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XX씨-94화 (94/125)

94화

“그렇게 좋아?”

최상혁이 조금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흐… 좋아요. 너무 좋아….”

서하윤은 정신없이 대답했다.

“씨발, 서하윤. 겨우 참고 있는데….”

최상혁이 나직이 으르렁거리더니 갑자기 뒤에 깊이 박혀 있던 손가락을 쑥 빼냈다.

“아…?”

서하윤은 아쉬운 눈으로 아래를 내려 보았다. 하지만 그 또한 잠시였다. 최상혁이 벌어진 다리 사이로 기어오르더니 한껏 발기된 커다란 성기를 손에 쥐었다. 그대로 그것을 서하윤의 입구에 가져다 댔다.

“핫…!”

서하윤은 뜨겁고 뭉툭한 성기 끝이 입구에 닿는 것만으로도 이미 쾌감을 느꼈다.

“빨리… 빨리요.”

서하윤이 채근했다.

“이게 겁도 없이 졸라?”

최상혁이 중얼거리더니 양손으로 서하윤의 허벅지를 잡아 벌려 단단히 고정했다. 그러면서 곧장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아흑…!! 너무 커…!”

안으로 꾸욱 밀고 들어오는 성기는 기억했던 것보다 훨씬 더 두껍고 단단했다. 거대한 철봉이 몸을 꿰뚫고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뒤가 찢어지거나 망가질 것 같은 두려움이 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하윤의 뒤는 느리게 진입하는 최상혁의 성기를 우물우물 씹으며 맛있게 받아먹기 시작했다.

“씨발, 그동안 다른 새끼랑 안 붙어먹은 거 맞아? 왜 이렇게 잘 받아먹어.”

최상혁이 우물거리며 자신의 것을 빨아들이는 뒤를 보며 말했다.

“아흑…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런 적 없어요.”

서하윤은 고개를 휘저으며 항변했다. 하지만 그런 항변이 무색하게도 뒤는 너무나 능숙하게 커다란 성기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길고 두꺼운 성기는 마치 맞춘 것처럼 서하윤의 몸속에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아읏… 읏….”

최상혁의 것을 완전히 품었다는 사실에 묘한 쾌감과 희열이 느껴졌다. 서하윤은 최상혁이 아직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음에도 허리를 잘게 흔들며 쾌락을 찾고 있었다.

“허리 흔들지 말고 어떤 새끼랑 붙어먹었는지 말해 봐. 안 그러고서야 석 달 만에 좆을 어떻게 이렇게 잘 받아먹을 수가 있어.”

“아니야. 아니에요.”

서하윤은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

“빨리, 빨리 움직여 봐요.”

서하윤이 보채자 최상혁의 입매가 단단해졌다.

“솔직히 말하기 전까지는 안 움직여.”

최상혁이 단단한 눈으로 말했다. 서하윤은 그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올려다보다가 잠시 우물쭈물했다. 그러고는 침을 한 번 꼴깍 삼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혼자….”

“혼자 뭐?”

“혼자 뒤로도 자위했어요.”

“뭐? 뭘로.”

“손가락으로… 상혁 씨 자지 생각하면서 했어요.”

솔직하게 고백한 서하윤은 부끄러움에 못 이겨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런 거 말하게 하다니 너무해.”

그리고 최상혁을 원망했다.

별안간 양 허벅지를 쥔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다음 순간, 깊이 박혀 있던 성기가 뒤로 쭉 빠져나갔다.

퍼억-!

쭉 빠졌던 성기가 퍽 하며 단번에 몸속 깊은 곳에 쑤셔 박혔다. 쾌락 지점을 정확하게 찍어 버리는 통에 서하윤의 눈앞에 별이 반짝거렸다.

“…아흑…!!!”

서하윤이 신음을 토해 내기 무섭게 최상혁은 허리를 미친 듯이 놀리기 시작했다. 정액을 윤활제 삼아 연신 푹푹 박으니 뒤에서 찌걱찌걱 야한 소리가 울렸다.

“아흑! 윽! 아! 앗! 아응! 응!”

신음 소리가 정신없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쾌락 지점을 정확히 쑤셔 박는 움직임에 서하윤은 정신이 날아갈 지경이었다.

“아흐. 으. 으! 아, 안 돼! 너무! 너무 느껴, 아흐. 으! 나 죽어요. 나 죽엇…!”

서하윤은 쾌감을 느끼다 못해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최상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래. 내가 오늘 죽여 주지. 걸을 힘도 없어 기어 다니게 해 줄게.”

최상혁이 선언했다. 서하윤은 정신없이 신음하는 와중에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말이 진심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두려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기대가 되었다.

꿀꺽- 꿀꺽-

힘겹게 물을 삼킨 서하윤은 다시 베개 위로 털썩 드러누웠다. 최상혁은 그의 입에 대 주던 생수병을 제 입으로 가져가 남은 물을 몽땅 비웠다.

“너무해….”

서하윤은 기운 없는 목소리로 원망스러운 눈길을 쏘아 보냈다.

“좋아서 울기까지 한 주제에. 고맙다고 말하지는 못할망정.”

최상혁이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 누워 서하윤을 품으로 끌어당겼다.

최상혁의 팔베개를 벤 채 누운 몸이 간헐적으로 잘게 떨렸다. 체력을 몽땅 긁어 써 버린 대가였다. 특히 한껏 벌리고 있어야 했던 다리와 최상혁을 받아들였던 뒤는 거의 감각이 없을 정도였다.

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최상혁은 이상한 데서 우직했다. 그는 빈말을 하는 법이 없었다. 기어 다니게 해 주겠다는 말도 진심이었고, 그 말을 아주 충실하게 지켰다.

서하윤은 거의 다섯 시간을 시달렸다. 정상위와 후배위를 번갈아 가면서 하다가 나중에는 가위 치기, 기승위 등…. 듣도 보도 못 한 별 희한한 자세를 다 시켰다. 문제는 그렇게 자세를 바꾸면 좀 못 느낄 만도 한데, 하나같이 두 사람의 몸이 찰떡같이 잘 맞아떨어져 천국을 맛본다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좀 쉬고 싶은 마음에 자신이 위로 올라가겠다고 올라가서 뭉그적거리다가, 그대로 잡혀 위로 쑤셔 박히며 엉엉 울고 말았다. 물론 너무 지나치게 느껴져 운 것이었다.

“상혁 씨는 섹스를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완전 바람둥이였죠?”

서하윤은 입을 불퉁하게 내밀며 말했다. 그 갈고닦은 섹스 스킬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올 리가 없었다. 모두 실전으로 익혀 온 것 아니겠는가. 자신은, 적어도 현재의 자신은 딱 두 명과만 섹스해 봤는데, 최상혁은 더 많은 사람과 섹스해 봤을 거라는 생각에 질투가 났다.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너처럼 허리를 낭창낭창 흔들면서 좆을 그렇게 맛있게 받아먹는 사람이 흔할 것 같아?”

최상혁의 말이 틀린 데가 없기에 서하윤은 입만 댓 발 내밀었다. 최상혁이 피식 웃더니 비죽 튀어나온 입술을 잡아 가볍게 흔들었다. 서하윤은 복수한답시고 최상혁의 팔뚝을 찰싹 때렸다. 하지만 워낙 몸에 힘이 없어서, 찰싹 때리기는커녕 툭 하고 건드는 수준밖에 안 되었다.

“우리가 잘 맞는 거야.”

최상혁이 느긋하게 서하윤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속궁합이요?”

아무렇지 않게 물으면서 서하윤은 생각했다. 정말 최상혁과의 사이에 스스럼이 없어졌다고 말이다.

“그래. 속궁합.”

최상혁이 살짝 웃음기가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가 웃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기에 서하윤은 고개를 빼꼼 들어 최상혁의 얼굴을 살폈다. 하지만 최상혁의 얼굴에 걸렸던 미소는 번개같이 사라져 버렸다. 최상혁은 아무래도 웃는 얼굴을 하는 게 영 익숙지 않은 모양이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둘은 서로의 몸을 어루만지며 나른한 시간을 즐겼다. 석 달이나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최상혁이 가깝게 느껴졌다. 섹스를 들어 사랑을 만든다고 표현한다더니 이제는 그 말이 이해가 갔다. 섹스를 하고 나니 한층 더 최상혁에게 정이 가고 그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상혁 씨.”

“말할 힘이 남아 있는 거 보니 한 판 더 해도 되겠는데?”

최상혁의 말이 농담으로 안 들렸다. 서하윤은 얼른 고개를 내저었다. 최상혁이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느냐는 듯 코를 살짝 꼬집었다.

“장난치지 마요.”

서하윤은 최상혁의 팔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의 품으로 한층 더 깊이 파고들어 근육질 가슴을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우리 같이 오키나와에 다녀왔어요?”

“그게 기억이 났나?”

“네. 그것 말고도 간간이 기억나는 것들이 있어요. 초반에는 꿈꾸면서 단편적으로 조금씩 보였는데, 이제는 그냥 문득문득 기억날 때도 있고…. 그래 봐야 워낙 단편적인 기억뿐이지만. …그래서, 오키나와에는 다녀왔어요? 그때 짐 싼다고 완전히 신나 했었는데.”

“못 갔어. 회사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최상혁이 살짝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아….”

서하윤은 안타까운 소리를 흘렸다. 꿈속에서의 자신은 함께 여행 간다는 생각에 대단히 신이 나 있었다. 그게 파투가 났으니 얼마나 실망했을지 상상이 갔다.

“또 한바탕 난리 떨었겠네요.”

서하윤이 말하자, 최상혁이 옅은 웃음을 흘렸다.

“난리도 보통 난리가 아니었지.”

짧은 말이었지만 얼마나 큰 난리였을지 대충 짐작이 갔다.

“…갈까? 오키나와.”

최상혁이 문득 물었다. 서하윤은 눈을 반짝 떴다.

“정말요?”

“빈말은 안 해.”

“하지만… 일 많고 바쁘잖아요. 저번에도 그러다 파투 났던 거고.”

또 간다고 했다가 파투가 나면 적잖이 실망스러울 것 같았다.

잠시 생각하던 최상혁이 손끝으로 서하윤의 눈물점을 어루만지며 입을 뗐다.

“일은… 내가 무리해서 다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게 맞아. 이제 덜 중요한 건 밑으로 내려보내고 일도 좀 가려 가면서 하는 버릇을 들여 봐야지.”

“일을 줄이겠다고요?”

서하윤은 조금 놀란 표정을 했다. 최상혁은 기억하는 한 항상 일에 빠져서 살았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손에서 놓는 법이 없었다. 오죽하면 밥 먹고 씻고 섹스하는 시간 외에는 일만 한다고 생각할 정도일까. 그 정도로 워커홀릭이었다.

“설마 나 때문이에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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