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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XX씨-72화 (72/125)

72화

철컥-

등 뒤로 문이 닫혔다. 양복 상의에 시야가 가린 상태에서도 둘만 남았다는 걸 귀신같이 알아챈 서하윤이 최상혁의 와이셔츠를 세게 잡아당겼다.

툭. 툭.

단추 두어 개가 날아가더니 그 속으로 손이 밀고 들어왔다.

“최상혁 씨. 빨리요. 빨리 나 좀 어떻게 해 줘요.”

서하윤이 와이셔츠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과 어깨를 마구잡이로 문지르며 애원했다.

“제기랄. 이건 다 네가 자초한 거야, 서하윤.”

최상혁은 서하윤을 그대로 킹사이즈 침대에 집어 던졌다. 그리고 와이셔츠를 찢어발기듯 벗어 버리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양복 상의를 치워 내자 동공이 크게 풀린 채 가쁜 숨을 내쉬는 발간 얼굴이 보였다.

“으응… 나….”

서하윤이 허리를 얕게 들썩거리며 최상혁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냈다. 눈물방울이 눈물점 위에 잠시 고였다가 볼 아래로 또르르 흘러내렸다. 더는 견디지 못한 최상혁이 그대로 서하윤을 덮쳤다.

퍽퍽퍽퍽-

“아! 아! 아! 아!”

몸이 부딪칠 때마다 철썩철썩 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벌어진 입에서는 연신 쾌감이 서린 신음이 튀어나왔다. 두껍고 뜨거운 성기가 몸속 깊은 곳에 퍽퍽 쑤셔 박힐 때마다 머릿속에서 화려한 폭죽이 터졌다.

“서하윤.”

“아! 아! 아!”

“서하윤.”

“아흐! 아! 아!”

연신 쏟아내는 신음 사이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자꾸 섞여들었다. 하지만 거기에 대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시야는 마치 덕지덕지 대충 페인트칠을 해 둔 그림처럼 둔탁했고, 살 부딪히는 소리와 신음이 뒤섞여 들리는 청각은 아득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내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었다. 궁금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끊임없이 부딪히는 생생한 날것의 육신이었고, 깊이 몸을 겹칠 때마다 전해지는 정신마저 녹아내릴 것 같은 진하고 격렬한 쾌감이었다.

“아흐! 흐으! 으! 아!”

시간관념이 전혀 없었다. 마치 일평생 이렇게 섹스만 한 것 같기도 하고, 뒤돌아 생각하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시야가 컴컴했다가 지금은 훤한 걸 보면 시간이 제법 흐른 게 맞을지도 몰랐다.

“아! 아읏! 아! 좋앗! 좋아!”

신음하는 입가로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흘러내렸다. 몸은 마치 짐승처럼 자신을 탐하는 육체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었다. 손 아래 만져지는 육신은 단단하고 건장했고, 손톱으로 마구 긁어 대는 피부는 땀으로 젖어 있었다. 연신 신음하는 와중에도 풍기는 땀 냄새와 살냄새가 너무나 향기로웠다. 아아, 맙소사. 자신은 지금 영락없는 짐승이 되어 있었다. 오로지 육신만 탐하는 한 마리 암캐였다.

“하윤아. 서하윤.”

마치 짐승처럼 오로지 자신을 향해 돌격하던 남자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게 싫었다. 육신의 욕망은 아직도 채 해소되지 못한 채였다.

“안 돼. 안 돼. 더 해 줘. 어서 더 해 줘.”

남자의 등을 긁고 엉덩이를 흔들며 조르자 남자에게서 뿌득 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씨발. 대체 얼마나 주사한 거야. 서하윤, 정신 좀 차려 봐. 이러다 너 망가져.”

뺨을 톡톡 때리는 손길이 느껴졌다. 눈을 몇 번 끔뻑이자 둔하던 시야가 조금 조밀해졌다. 남자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땀에 젖은 머리칼이 이마에 엉겨 붙어 있는데, 그게 환장하게 섹시했다.

“…아… 아….”

머릿속에 기억날 듯 말 듯했다. 이 남자 이름이 뭐더라…. 당장 입 밖으로 이름이 나올 것 같으면서도 도무지 나오지가 않았다. 남자는 새카만 눈을 뜬 채 자신이 더듬거리는 모습을 인내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최…. 최상혁…. 최상혁 씨…?”

남자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자신이 누구인지도 비로소 자각할 수 있었다. 그래, 자신은 짐승이 아니라 김민석이었다. 김민석.

남자, 최상혁의 눈에 짙은 안도가 어렸다. 그가 큰 손을 뻗어 땀으로 엉겨 붙은 이마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 주었다. 그리고 이마에 조심스레 입을 맞추었다.

“나… 나…. 서창섭…이랑….”

더듬더듬 기억을 더듬던 김민석은 고개를 내리자 보이는 광경에 입을 쩍 벌렸다.

활짝 벌어진 하얀 다리 사이로 파고든 근육질 몸이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뿌리 끝까지 완벽하게 박혀 있는 둘의 결합부까지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김민석의 하얀 가슴과 배는 튀어 오른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고, 둘의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 이게 뭐……. 아앙…!”

더듬더듬 말하던 김민석은 순간 몸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격렬한 쾌감에 새된 비음을 흘렸다. 쾌감이 어찌나 강렬한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선명하던 눈앞이 다시금 슬며시 흐려졌다. 김민석은 자신이 최상혁의 팔뚝을 움켜쥔 채 긁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몸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정신이 좀 돌아왔으니 됐어. 약 기운 조금만 더 빼 주지.”

최상혁이 그렇게 말하더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뒤로 빠졌다가 파앙 들이받는 순간, 온몸을 후려치는 쾌감에 김민석의 눈에서 눈물이 솟았다.

“흐아아…. 아아…!”

퍽퍽퍽퍽-

들이받는 육체의 강인함이 느껴졌다. 몸을 깊이 들쑤시는 성기는 뜨겁고 난폭했다. 김민석은 자신의 허리가 최상혁의 허리 짓에 맞추어 낭창낭창 흔들리고 있음을 알았다. 평소라면 부끄러워할 만도 하건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로지 온몸이 폭발해 버릴 것 같은 미친 쾌감을 탐하고 또 탐할 뿐이었다.

“아흐! 으! 아! 최상혁 씨! 최상혁 씨!”

“씨발, 이름 부르지 마. 싸고 싶으니까.”

“으응. 안 돼요. 더 해 줘요. 더 할 거야.”

싸고 싶다는 말에 김민석은 고개를 내저으며 더 해 달라고 조르고 또 졸랐다. 최상혁이 턱을 꿈틀거리더니 골반을 고쳐 잡고 한층 더 세게, 그리고 더 깊이 박기 시작했다.

“아앗! 앗! 좋아! 너무 좋아! 아흣! 읏!”

허리를 들썩들썩 움직이며 연신 좋다고 외치는데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김민석은 자신이 마치 짐승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게 싫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최상혁과 짐승처럼 붙어먹는 것이 빌어먹을 정도로 좋았다.

최상혁이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 왜…?”

김민석이 젖은 눈길을 보내자, 최상혁이 김민석의 한쪽 다리를 펴게 만들어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 자연스레 김민석의 몸이 모로 눕게 되었다. 일명 가위 치기 자세였다.

하늘로 치든 한쪽 다리를 어깨에 걸친 최상혁이 그대로 자신의 성기를 삽입했다.

“흐으읏…!!!”

김민석은 더욱 깊어진 결합에 몸을 파르르 떨었다. 눈앞에 번개가 번쩍였다. 온몸의 뼈와 살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난폭한 쾌감이 몰아쳤다. 김민석의 반응을 확인한 최상혁이 본격적으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푹푹푹푹- 깊이 쑤셔 박히는 성기는 여지없이 쾌락 지점을 정확히 공략하여 찌르고 비비고 짓뭉갰다.

“아흐! 으읏! 흣! 아! 아!! 아-!!”

김민석은 양손으로 침대를 짚은 채 몸을 지탱하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짐승처럼 엉겨 붙은 채 붙어먹는 두 육체가 너무 잘 보였다. 그것을 보는 것조차 자극이 되었다. 김민석은 최상혁이 더 세게, 더 난폭하게, 더 짐승처럼 범하고 또 범해 주길 바랐다. 너무 좋았다. 미치도록 좋았다.

남자에게 뒤를 범해지는 와중에도 꼿꼿이 서 있는 김민석의 성기에서 묽디묽은 정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더 이상은 쏴 올릴 힘도 없다는 듯 줄줄 흘려 내는 성기를 최상혁이 잡아 거칠게 흔들었다.

“흐아앗!”

폭풍 같은 쾌감 위로 다른 결의 쾌감이 더해졌다. 김민석은 숫제 울부짖다시피 하며 감각에 완전히 지배당했다.

그렇게 얼마나 흔들리고, 또 흔들렸는지 모른다. 사위는 어느새 다시 어두워지고 있었다. 침대 위에 개처럼 엎드린 채 뒤흔들리던 김민석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조금씩 지쳤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지금껏 꼿꼿이 버티고 있던 팔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했다. 며칠이라도 섹스만 할 수 있을 것같이 느껴지던 몸에서 기력이 줄줄 새어 나갔다. 반대로 정신은 조금씩 맑아지고 있었다.

“아흣! 아읏! 최, 최상혁 씨! 이제! 그만…!”

김민석은 후들거리는 팔에 애써 힘을 집어넣으며 호소했다. 그러자 뒤에서 정신없이 몰아붙이던 몸이 우뚝 멈추었다. 뒤를 미친 듯이 쑤시고 또 쑤시던 성기가 주르륵 빠져나갔다. 김민석은 성기가 빠져나가기 무섭게 옆으로 철퍼덕 쓰러졌다.

“서하윤. 서하윤?”

최상혁이 턱을 잡아 돌려 얼굴을 살피며 걱정스레 불렀다. 최상혁의 머리칼은 온통 땀으로 젖어 엉겨 붙었고, 그의 턱 끝에는 투명한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저, 이제 더는 못 하겠어요. 너무 힘들어요.”

김민석이 호소하자, 최상혁의 얼굴이 풀어지더니 옅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제 약 기운이 좀 빠졌나 보지? 하루 온종일 더 해 달라고 졸라 대더니.”

최상혁이 놀리듯 말했다.

“…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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