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화
“흐읏…! 읏! 아흣!”
“하, 갑자기 왜 그래요. 왜 이렇게 예민해졌어.”
“아, 아니에요.”
“거짓말. 갑자기 내 자지를 꽉꽉 물어뜯는데요. 무슨 상상 했어요? 혹시 최상혁이 상상했어요?”
화가 난 듯 퍽퍽- 들이박는 강도가 강해졌다. 아프다고 해야 하는데, 사실은 아프지 않았다. 몸을 부술 듯 들이치는 육체와 강하게 박동하는 성기가 주는 쾌감에 정신이 날아갈 것 같았다.
“아흣! 아흑! 아응…!”
“이것 봐. 질질 싸고 있네. 솔직히 말해 봐요. 무슨 상상 했어. 최상혁이랑 하는 상상 한 거예요?”
“아니에요. 아흣!”
“그럼, 혹시 최상혁이 우리 붙어먹는 모습 보는 걸 상상한 거예요?”
하준서가 정곡을 찔렀다.
“아흑…!”
그의 말을 통해 자신의 상상이 구현되는 순간, 김민석은 정액을 줄줄 흘리며 짜릿한 절정에 올랐다.
“하- 진짠가 보네. 우리 하윤이 정말 구제 못 할 변태네. 그 말이 그렇게 짜릿했어요?”
“아흐… 으. 그만….”
김민석은 절정에 올랐음에도 멈추어지지 않는 허리 짓에, 계속해서 주어지는 쾌감에 몸서리를 쳤다. 죽을 것 같았다.
눈앞이 막혀 있으니 머릿속 상상이 더욱 생생해졌다. 상상 속에서 최상혁은 그 특유의 묵직하고 새카만 눈으로 하준서에게 개처럼 쑤셔 박히는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냥 수치스럽고 부끄러워야 마땅한데, 이상하게 흥분이 되었다.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신은 그런 변태가 아니었다.
“씨발. 그럼 이대로 그 새끼 돌아올 때까지 박아 줄게요. 나랑 개처럼 붙어먹는 모습 잔뜩 보여 주게. 어때요? 좋죠?”
“아흑! 흣! 읏! 그런 말, 앗! 하지, 마요. 아흑!”
“거짓말. 진짜 아니면 세이프 워드를 말해 봐요. 그럼 믿어 줄게.”
“아, 아니야. 그런 거. 아흑. 읏.”
김민석은 정신없이 쑤셔 박히면서도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럼 그렇지. 다리 힘줘요. 그 새끼 올 때까지 나한테 박히려면 힘 제대로 주고 버텨요.”
하준서가 엉덩이를 철썩 갈기며 말했다.
“아흑!”
엉덩이를 후려치는 순간 뒤가 꽉 조여들면서 성기와 기분 좋은 부분이 세게 비벼졌다. 김민석은 온몸을 움츠리며 바들바들 떨었다. 쾌감이 과해서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런데도 좋았다. 너무 좋았다.
“그거 알아요?”
“뭐, 뭐요.”
흔들리는 와중에 겨우 묻자, 하준서가 김민석의 등에 상체를 붙이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실은 조금 전부터 최상혁이 들어와서 우리 보고 있었어요.”
“뭐, 뭐라… 아흑. 읏! 읏!”
하준서가 골반을 잡은 채 몸을 퍽퍽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쾌락 지점을 정면으로 찌르고 비비고 뭉개는 통에 신음조차 제대로 내뱉기가 힘들었다.
“읏! 흣! 흑! 읏! 아, 안 돼! 안! 아흥! 응!”
김민석은 끊임없이 몰아치는 강렬한 쾌감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침대 옆에 서서 이런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는 최상혁을 상상했다. 짜릿하다 못해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것 같았다. 몸속에서 마치 불꽃놀이가 터지는 것처럼 쾌감이 터져 나갔다.
“아흐, 아으. 어떡해. 흐윽… 아흣! 너무, 좋아…. 너무 좋아요. 아흑!”
언제부터인가 정신이 흐리멍덩했다. 김민석은 자신이 뭐라고 중얼거리는지도 모른 채 정신없이 신음했다. 좋아서 까무러칠 것 같았다.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딱 그 정도로 강렬했다.
“하, 씨발. 원래도, 맛있었지만. 이렇게 맛있는 건 또 처음이네. 하, 젠장.”
하준서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자신을 맛있다고 상스럽게 표현하는 그 말조차 성적인 자극이 되었다. 김민석의 뒤가 알아서 성기를 꽉꽉 깨물었다. 하준서의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졌다.
“나, 곧 싸요. 같이 싸요. 알았죠?”
“응. 응.”
김민석은 신음인지 대답인지 모를 소리를 흘렸다. 하준서가 피치를 한층 더 올렸다. 얕지만 빠르게 절정 지점을 푹푹 쑤셔 대는 통에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아아아아-….”
신음인지 흐느낌인지 모를 소리가 흘러 나갔다. 더는 빨라질 수 없을 만큼 빨라진 속도에 하준서가 곧 사정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퍽퍽퍽퍽 박아 대던 속도가 갑자기 뚝 멈추더니, 길게 한번 빠졌던 성기가 단번에 퍼억 하고 들이박혔다.
김민석은 본능적으로 뿌리까지 쑤셔 박힌 성기를 뒤로 꽉 깨물었다. 그 순간, 깊이 박힌 성기 끄트머리가 절정 지점을 뭉툭한 선단으로 꾸욱 눌렀다.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죽을 것 같은 절정으로 넘어가는 순간, 골반을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하준서의 입에서 연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흐윽…!!”
“흣-….”
둘은 완전히 결합한 채 몸을 딱딱하게 굳혔다.
하악- 하악- 하악-
둘의 가쁜 숨소리가 허공에서 얽히고설켰다. 둘은 완전히 결합한 채 그대로 옆으로 무너졌다. 하준서가 뒤에서 팔을 뻗어 김민석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답답하거나 아프기는커녕 안락하고 안전한 기분이 들었다.
하준서는 김민석의 정수리에 입술을 촉촉 눌렀다. 가벼운 그 감촉에 괜히 마음이 술렁거렸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민석은 자신의 몸을 끌어안은 하준서의 팔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정수리에 박힌 하준서의 입에서 만족스러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고 호흡이 안정되었을 때쯤, 김민석은 손을 올려 눈을 가린 천을 벗으려고 했다. 하지만 하준서의 손이 그것을 막았다.
“준서 씨?”
김민석이 의아하게 부르자, 하준서가 김민석의 귓불을 깨물며 속삭였다.
“아직 안 끝났어요.”
“그치만….”
“내가 그랬잖아요. 최상혁이 와서 볼 때까지 박아 주겠다고.”
“그건…!”
“농담인 줄 알았어요? 난 진담이었는데. 그리고 되게 좋아했잖아요, 그거. 최상혁이가 진짜 봐 주면 더 기분 좋지 않겠어요?”
“그런 생각, 안 해요.”
“거짓말. 우리 정직한 민석 씨가 거짓말도 다 할 줄 아네.”
하준서가 놀렸다. 그러면서 한 손을 내려 김민석의 젖꼭지를 꽉 쥐어 비틀었다.
“아흣! 준서 씨!”
깜짝 놀라 몸을 파르르 떨며 부르는데, 아직 몸속 깊이 박혀 있던 성기가 쑥쑥 덩치를 불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젖꼭지도 잔뜩 귀여워해 줄게요.”
하준서가 속삭이며 자세를 바꾸었다. 김민석의 다리를 넓게 벌리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허리를 옅게 들쑤시며, 한 손으로 가슴 위에 솟은 젖꼭지를 잡아 비틀기 시작했다.
“아읏. 읏. 싫어요, 그거. 아팟….”
“아픈 게 좋은가 봐요? 벌써 자지 세우고 있는데?”
놀리는 듯한 어조에, 김민석은 손을 내려 자신의 성기를 더듬었다. 그것은 확실히 발기해 있었다.
“이, 이건… 서하윤의 몸이 야해서….”
김민석은 두서없이 핑계를 댔다.
“그 야한 몸, 오늘 마음껏 써먹어 봐요. 내가 뒷구멍 헐렁거릴 때까지 쑤셔 줄게요.”
하준서가 옅은 웃음기가 스민 목소리로 말하고는 허리와 손을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읏! 흣! 앗! 준서, 씨! 앗!”
김민석은 다시 치솟는 쾌감에 잠겨 신음하기 시작했다. 눈앞이 가려져 감각이 더 예민해진 것 같았다. 그저 젖꼭지를 한번 비틀거나 잡아당기는 것뿐인데도 전기가 통하며 온몸을 저릿저릿하게 만들었다.
“내가 오늘 아주… 죽여줄게요.”
“아흣! 아읏! 으흣…! 으응!”
신음이 점차 비음이 되어 가기 시작했다. 김민석은 저도 모르게 박자를 맞춰 낭창낭창하게 허리를 흔들며, 주어지는 쾌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 ❖ ❖
‘야, 최상혁.’
서하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났다. 아, 또 서하윤의 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체의 서하윤은, 마찬가지로 나체인 최상혁 가슴 위에 엎드린 채 턱을 괴고 있었다. 몸 아래로 단단한 근육질 몸이 느껴졌다. 막 섹스를 마친 듯 침대 위는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었고, 아랫도리도 젖은 상태였다.
최상혁은 서하윤을 자신의 몸 위에 올린 채로 또 태블릿을 보고 있었다.
‘최상혁.’
서하윤이 다시 부르며 최상혁의 태블릿을 홱 낚아챘다. 태블릿에 뭐가 떠 있나 보니 숫자로 가득한 엑셀 화면과 그래프 따위였다.
서하윤이 태블릿을 옆자리에 홱 집어 던졌다. 그런 다음 그것을 다시 집어 들려는 최상혁의 손목을 붙들었다. 굵고 단단한 남자의 손목과 그것을 붙잡은 하얀 손이 유난히 대비되었다.
‘또 왜 그래? 아직 부족했어?’
최상혁이 조금 짜증이 난 목소리로 물었다. 서하윤이 태블릿을 손끝으로 툭툭 쳐서 멀리 밀어내고는 말했다.
‘난 원래 밤새도록 해도 부족해. 너는 근데 조폭 나부랭이 주제에 뭐 맨날 태블릿을 가지고 회사원처럼 일하고 있어?’
‘조폭 아니라니까.’
최상혁이 한쪽 눈썹을 까딱 들어 올렸다.
‘아, 그래그래, 조폭은 아니고 조폭 비슷한 거지.’
‘서하윤.’
‘알았어. 알았어. 조폭 비슷한 것도 아니고 그냥 사채업자.’
서하윤이 비아냥거리니 최상혁이 기가 막힌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원하는 게 뭐야. 생활비 다 썼어?’
‘어, 다 썼어.’
‘내일 입금하라고 해 둘게.’
‘그게 끝이야?’
‘뭐, 더 필요해?’
최상혁이 무심하게 물었다. 서하윤이 잠시 최상혁을 노려보듯이 쳐다보다가 그의 가슴 위에 얼굴을 철퍼덕 올렸다. 그리고 시야에 보이는 단단한 가슴에 손가락으로 장난질을 치다 입을 열었다.
‘왜 더 필요한지 물어보지도 않아?’
‘필요하니까 달라고 하겠지.’
‘하- 달라는 대로 다 줄 건 또 뭐야. 아무리 봐도 넌 호구야. 이 호구 새끼야.’
‘호구 잡은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참 나. 어이가 없다. 내가 살면서 너 같은 호구는 본 적이 없어. 그나마 착한 날 만나서 다행이지, 진짜 지독한 새끼 만났으면 넌 이미 전 재산 다 털렸어. 알아?’
‘네가 걱정할 일은 아니고.’
무덤덤한 대답이었다. 서하윤은 그의 가슴팍에 대고 있던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잠시 씨근덕거렸다. 그리고 손을 내려 최상혁의 성기를 붙잡았다.
‘서하윤.’
‘시끄럽고, 나 하고 싶으니까 한판 더 해.’
서하윤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아래로 내려가 최상혁의 성기를 빨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