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씨발, 맛있게도 빨아 당기네.”
최상혁이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에도 이제 제법 흥분기가 섞여 있었다.
쿡. 결국 끝까지 밀고 들어온 성기가 배 속 깊은 곳을 찔렀다. 입으로 감당하기도 힘들던 그 길고 두꺼운 성기를 뒤로 남김없이 삼켰다고 생각하니, 김민석은 가슴 깊은 곳이 떨렸다.
“내가 왜 너를 못 버리는 줄 알아, 서하윤?”
“읏….”
“이 쫄깃하고 맛있는 구멍 때문이야.”
“흣….”
마치 물건 취급당하는 것 같았다. 우스운 것은 그따위 말에 몸이 파르르 떨리며 쾌감이 솟구친다는 사실이었다. 최상혁에게 이따위로 다루어지니 기분 좋았다. 그리고 그렇게 기분 좋은 자신이 어이없었다.
“제발… 움직이지 마세요.”
김민석은 겁에 질려 애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최상혁은 깊이 처박은 성기를 몇 번 가볍게 툭툭 밀어붙이는가 싶더니, 곧 골반을 단단히 붙잡은 채 강하게 허리 짓하기 시작했다.
“흐앗! 으읏! 흐읏! 읏! 그, 그만! 아읏! 읏!”
퍽퍽퍽- 용서 없이 쑤셔 박는 강도가 너무 강했다. 뒤로 뺐다가 퍽 하고 처박을 때마다 둘의 몸은 완벽하게 결합하였다. 뭉툭한 성기 끝이 몸속 깊은 곳에 쑤셔 박힐 때마다 내장이 찢어질 것 같은 공포가 치밀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서하윤의 몸은 그 길고 두꺼운 성기를 잘도 받아먹고 있었다. 심지어 이런 행위에 따라붙을 만한 고통도 거의 없었다.
“아흑…! 아읏! 읏! 읏! 흣! 흐읏…!”
입에서 터져 나오는 신음이 교묘하게 조금씩 변해 가고 있었다. 성기가 배 속 깊은 곳을 들쑤실 때마다 뭉툭한 성기 끄트머리가 기분 좋은 부분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아흐. 으. 으응… 흐읏….”
김민석도 이제는 자신의 신음이 거의 비음에 가깝게 변해 가고 있음을 인지했다. 하지만 그것이 부끄럽다 생각할 정신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의 신경은 온통 기분 좋은 곳을 감질나게 스쳐 지나기만 하는 최상혁의 성기에 쏠려 있었다.
“아흣… 읏… 최상혁 씨… 흣. 읏.”
감질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곳만 제대로 찌르고 비벼 주면 좋아서 줄줄 쌀 것 같은데 그렇게 해 주질 않았다. 2년이나 몸을 맞춘 사이에 그걸 모를 리가 없다. 최상혁은 분명 알면서도 그곳을 제대로 찔러 주지 않는 게 분명했다.
“아읏. 흣. 읏.”
아쉬운 마음에 어느 사이엔가 허리가 낭창낭창하게 흔들렸다. 정신없이 치받는 속도에 맞추어 엉덩이를 들썩이자 기분 좋은 부분에 성기 끝이 제대로 스치기 시작했다.
“아앗…!!!”
마침내 제대로 된 쾌감이 온몸을 직통했다. 김민석은 높은 신음을 내지르며 몸을 벌벌 떨었다. 과했다. 정말 과한 쾌감이었다. 하지만 너무 좋았다. 미칠 것 같았다. 허리가 알아서 최상혁의 움직임에 맞춰 낭창낭창 흔들렸다. 성기가 박히는 박자에 맞춰 엉덩이를 들썩일 때마다 단단한 기둥이 그 부분을 용서 없이 비비고 들쑤셨다.
“아흑! 윽! 읏! 아응… 흐응….”
한번 쑤셔 박힐 때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강렬한 쾌감에 입가로 타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어느새 생리적인 눈물이 솟아 시야가 물기로 일렁였다.
“흐읏…! 으응! 하읏… 흐읏….”
입 밖으로 신음과 뒤섞인 옅은 흐느낌이 새어 나갔다.
“씨발, 누가 서하윤 아니랄까 봐 좆 받아먹으면서 좋아서 울기는.”
최상혁이 그렇게 말하며 성기를 더욱 세게 퍽퍽 들이박았다. 기둥이 좋은 부분에 연신 들이박힐 때마다 김민석은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오락가락했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아 겁나면서도, 동시에 이 강렬하고 격렬한 쾌감이 영영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
“아흐읏…. 으읏! 나… 나 죽을 것 같아요… 나 죽어… 흑.”
김민석은 정신 회로를 모두 태워 버릴 것 같은 격렬한 쾌감에 못 이겨 호소했다.
“좋아서 죽을 것 같아?”
“흐읏….”
“그래, 내가 오늘 죽여주지.”
최상혁이 골반을 한번 고쳐 잡더니 별안간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퍽퍽퍽퍽- 정신없이 쑤셔 박는 속도에 몸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서하윤의 몸조차도 그 움직임을 감당하지 못해, 더는 허리를 흔들거나 엉덩이를 들썩일 틈을 찾지 못했다.
“악. 윽. 윽. 읏.”
김민석은 그저 미친 듯이 뒤흔들리며 강제로 주어지는 죽을 것 같은 쾌감에 몸서리를 쳤다. 신음을 내지를 틈도 없어 그저 숨만 겨우 헐떡였다.
“제, 제발 그만….”
김민석이 애원했다. 고개를 숙여서 본 자신의 성기에서는 정액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뒤만 쑤셔 줬다 하면 자지로 질질 짜지. 음란하기는.”
최상혁이 속도를 조금 늦추어 뒤를 푹푹 쑤시며 속삭였다. 길고 두꺼운 성기가 뒤로 빠졌다가 푸욱 쑤실 때마다 몸이 파드득 튀어 올랐다.
최상혁이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고 성기를 쭉 빼내었다. 갑자기 성기가 빠져나간 뒤가 텅 빈 것처럼 허전해졌다.
“아…?”
김민석은 저도 모르게 아쉬운 소리를 냈다.
최상혁이 김민석을 돌려 눕혔다. 몸을 떠받치느라 부들부들 떨리던 팔다리에 힘이 풀리며 침대 위에 축 늘어졌다. 최상혁은 눈물로 촉촉하게 젖은 눈가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더니, 곧 상체를 숙여 젖은 눈물점을 혀로 핥았다.
“최상혁 씨….”
그냥 평범하게 부르려고 했을 뿐이다. 하지만 서하윤 특유의 나긋나긋한 데다 쾌감에 절어 있는 몸으로 내는 목소리는 아주 음란한 요청을 하는 것처럼 들렸다.
최상혁이 부름에 답하듯 부들부들 경련하는 김민석의 양다리를 잡아 올렸다. 그리고 빨갛게 변한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구멍에 단번에 끝까지 삽입했다.
“아윽…!”
퍽퍽퍽퍽-
다시 몸이 정신없이 흔들렸다. 서하윤의 몸은 알아서 허리와 엉덩이의 위치를 조절해 가며 자신이 기분 좋은 부위에 성기가 정확히 꽂히도록 움직였다. 김민석은 저도 모르게 최상혁의 목에 팔을 감은 채 그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그러자 최상혁이 뜨거운 눈으로 잡아먹을 것 같은 키스를 퍼부었다.
마주 본 채 하는 섹스는 또 색달랐다. 뜨거운 열기가 서린 최상혁과 시선을 맞댄 채 그의 성기를 몸속 깊이 품고 있으려니 새삼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최상혁은 부끄러운 듯 시선을 피하는 것이 제법 마음에 들었던 듯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아까까지와는 또 다른 박자로 허리 짓을 하기 시작했다.
“흐읏…?!”
지금껏 마구잡이로 쑤셔 박던 허리 짓과는 차원이 달랐다. 최상혁은 적당히 완급을 조절해 가며 김민석이 느끼는 부분을 교묘하게 공략해 나갔다. 성기 끝으로 슥슥 문지르다가 갑자기 퍽 처박기도 했다. 김민석은 자신을 쥐락펴락하는 최상혁의 기술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흐읏! 흣! 으응! 아앗! 으응. 앙….”
코에서 절로 달콤한 비음이 흘러 나갔다. 배 속 깊은 곳에서부터 퍼져 나가는 진하고 달콤한 쾌감에 절로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
“흐응. 으응. 최… 상혁 씨… 너무 좋아… 아아-… 아흣….”
김민석은 솔직하게 반응하며 최상혁의 단단하고 두꺼운 어깨를 긁었다. 천상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았다. 한낱 인간의 육체로 이런 강렬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니, 실로 믿기지 않았다.
“최상혁 씨….”
애타게 부르는 음성에 최상혁의 눈매가 설핏 가늘어졌다. 그가 곧 농염하고 달콤한 키스를 퍼부었다. 김민석은 마음이 간질간질해져 최상혁의 목을 끌어안으며 그 키스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둘은 깊은 키스를 나누며 섹스에 몰입했다. 한층 부드러워진 행위 덕분에 최상혁의 움직임에 맞춰 보조하기는 한결 쉬워졌다.
둘의 몸은 마치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완벽하게 결합했다가 떨어지길 반복했다. 부드러운 움직임 덕에 결합부에서는 찌걱찌걱 젖은 소리가 울렸다.
“흐응… 으응… 아아….”
키스하는 잇새로 달콤한 신음이 연신 흘러 나갔다.
“흐읏. 으응. 읏. 읏.”
느긋하던 허리 짓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퍽퍽퍽 들이박는 강도도 강해졌다. 최상혁의 전신에 힘이 바짝 들어간 게 느껴졌다. 김민석은 본능적으로 그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읏. 읏. 읏. 읏.”
몸이 정신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민석은 그가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절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본능적으로 뒤를 바짝 조였다.
“서하윤….”
최상혁이 으르렁거리며 이름을 불렀다. 그가 느리고 강하게 퍽, 퍽, 퍽, 들이박더니 이내 몸을 바짝 굳혔다.
잡아먹을 것 같은 키스가 쏟아졌다.
“흣….”
키스하는 잇새로 최상혁의 나지막한 신음이 새어 나갔다.
몸속에서 꿈틀대는 성기가 느껴졌다. 아주 깊숙이 틀어박힌 성기가 꿈틀대며 뜨거운 정액을 쏘아 냈다.
“흐으읏…!!”
김민석은 성기 끝과 완벽히 맞물린 기분 좋은 부위에 정액이 쏘아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한번 까마득한 절정에 올랐다. 최상혁에게 매달린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세상이 까맣게 변했다가 다시 새하얗게 변하길 반복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김민석은 그대로 침대 위에 축 늘어졌다.
“하아… 하아… 하아….”
조용한 침실에 두 사람의 가쁜 호흡만이 얽히고설키며 울렸다. 최상혁은 배부른 맹수처럼 김민석의 입술과 눈물점을 번갈아 가며 느긋하게 핥았다. 김민석의 몸은 아직 자신의 뒤에 들어 있는 성기를 옴찔옴찔 죄며 짜릿한 후희를 즐겼다. 정말이지 음란한 몸이었다.
이내 둘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김민석은 최상혁의 팔에 머리를 올린 채였다. 방금 전까지 뼈와 살이 불타는 행위를 해서인지, 나체로 그와 붙어 누워 있는데도 별 어색한 느낌이 없었다. 뭐, 나쁘게 말하자면 볼 장 다 본 사이가 아닌가.
“내일 병원에 가 봐.”
열기가 좀 식고 난 후, 최상혁이 문득 입을 열었다.
“병원이요?”
“그래. 기억 상실인지 해리성 장애인지, 아프면 치료를 해야지.”
“나는 그런 게 아니라 몸이….”
바뀐 건데. 김민석은 뒷말을 다 잇지 않았다. 어쩐지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일단 가.”
최상혁이 말투는 여전히 명령조였다. 하지만 별반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알겠어요.”
김민석은 순순히 대답했다. 어차피 외출할 핑계도 필요했고, 의사에게 가는 김에 병원에 들러 자신의 진짜 몸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터였다.
잔뜩 달았던 몸이 식고 나니 약간의 추위가 몰려왔다. 몸을 푸르르 떨자 최상혁이 이불을 끌어 올려 덮어 주었다. 포근한 이불에 감싸이자 급격히 피로가 몰려왔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정한 데다, 방금 전까지 격렬히 섹스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병원 말고는 함부로 싸돌아다니지 마. 특히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면 무조건 무시하고.”
“네.”
“한숨 자.”
최상혁이 말했다. 김민석은 순순히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러면서도 머리 한구석이 복잡했다. 내일 병원에 가는 김에 자신의 몸을 찾아보고…. 찾아서 몸을 다시 바꾸고 나면 최상혁과의 인연도 끝인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심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