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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XX씨-10화 (10/125)

10화

순식간에 엎어진 자세가 된 김민석은 양손으로 등 뒤로 잡혀 가는 것을 막으려 몸부림쳤다. 하지만 하준서의 요령이 좋은 데다 힘이 달렸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끈으로 양손이 결박당했다. 몸부림칠수록 끈이 손목을 파고들었다. 하준서는 뒤로 양손이 묶인 김민석 위로 몸을 실은 채 잠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상의 단추가 침대 위에 눌려 있어 풀 수 없으니 양쪽으로 뜯어내 버렸다. 단추가 후드득 소리를 내며 뜯겨 나가고 상의가 양쪽으로 벌어졌다. 상체가 훤히 드러나고 나니 그다음은 아랫도리 차례였다. 고무줄로 된 부드러운 하의는 속옷과 함께 아래로 쭉 잡아당기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벗겨졌다.

“놔! 이거 놓으라고! 이 강간범 새끼야!”

김민석은 있는 대로 몸을 버둥거렸지만, 등을 누르는 손 하나에 간단히 제압당할 뿐이었다. 상상도 못 했던 상황에 정신이 어리벙벙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하윤이를 다시 처음 따먹게 되다니 이런 행운이 다 있네.”

하준서가 귓가에 속삭이고는 목덜미 뒤와 어깨에 연신 입술을 눌렀다. 그러면서 양손으로는 골반을 잡아 올려 무릎을 새우게 만들었다. 훤히 드러난 아랫도리에 공기가 느껴지자 수치심이 치고 올라왔다.

“놔! 놓으라고!”

김민석은 통하지도 않을 악을 쓰며 외쳤다. 하지만 하준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하준서가 느긋한 손길로 김민석의 성기와 음낭을 잡아 애무하기 시작했다. 길고 하얀 데다 부드럽기 짝이 없는 손가락이 성기를 잡아 흔들고 음낭을 주무르자, 믿기지 않게도 아랫도리가 저릿해졌다.

“흣….”

김민석은 온몸에 힘을 주며 흐린 신음을 흘리고는, 자신이 신음했다는 사실에 놀라 몸을 흠칫 움츠렸다. 하준서가 등을 살짝 깨물며 옅게 웃었다.

“기억을 잃었어도 하윤이는 하윤이네. 몸이 이렇게 야한 걸 보면.”

“닥쳐.”

김민석은 반박했으나, 하준서가 애무하는 아랫도리에서 점점 진하게 올라오는 쾌감의 기운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하준서의 잠시의 애무만으로 성기는 완전히 빳빳해져 버렸다. 당장에라도 격하게 잡고 흔들어 싸게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치밀었다. 뿐만 아니었다. 어딘지 모를 아랫배 깊은 곳이 미칠 듯 가렵고 저렸다.

“으응… 응….”

하준서는 만족스러울 만큼 성기에 마찰을 가해 주지 않았다. 느긋하게 가지고 놀 뿐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코에서는 절로 비음이 흘러나오고 허리가 들썩들썩 움직였다. 허리를 들썩일 때마다 하준서의 손에 성기가 쓸려 감질나게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해 줄까요?”

하준서가 성기를 슬쩍 잡아 흔들며 물었다.

“…닥쳐.”

김민석은 애써 신음을 삼키며 말했다. 하지만 성기와 배 속 깊은 곳의 지끈거림은 점점 진해지고 강해져만 갔다. 저도 모르게 엉덩이에 움찔움찔 힘이 들어갔다. 아마도 하준서의 눈에는 힘이 들어가 움찔거리는 뒤가 고스란히 보일 터였다.

“거봐요. 몸은 날 기억하네.”

하준서가 웃음기 실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래로 내려간 그가 김민석의 엉덩이를 살짝 깨물었다.

“하, 하지 마!”

김민석은 뭘 하지 말라고 하는지도 모른 채 외쳤다. 당혹감과 수치심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뒤를 돌아보려 했지만, 침대에 처박힌 상체 때문에 여의치가 않았다.

“그럼 이것도 기억하나 볼까?”

하준서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직후, 철썩 소리와 함께 엉덩이 한쪽이 화끈해졌다.

“뭐, 뭐 하는…!”

철썩-!

다시 같은 곳을 손바닥이 세차게 갈겼다. 엉덩이를 내리치는 매운 손찌검에 윽, 하는 신음이 터졌다.

“이런 미친놈….”

김민석은 수치심에 못 이겨 숫제 울먹이듯 욕설을 중얼거렸다. 분명히 빨갛게 변했을 엉덩이를 부드럽게 어루만진 하준서가 다시 한번 같은 자리를 손바닥으로 갈겼다.

철썩-!

“흐으….”

온몸이 움찔 움츠러들며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니, 그건 신음이라기보다는 비음에 가까웠다. 제 입으로 내뱉어 놓고도 믿을 수가 없어서, 김민석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맞은 엉덩이에서 퍼진 진한 아픔이 온몸으로 파도처럼 번져 나가며 찌릿찌릿함을 만들어 냈다.

“오?”

하준서가 김민석의 성기를 어루만지며 의미심장한 소리를 냈다. 하준서의 손이 성기를 한번 쓸었을 뿐인데 저릿저릿한 쾌감에 저도 모르게 허리가 뒤틀렸다. 선단을 만지는 하준서의 손가락이 축축해져 있었다. 김민석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아니 서하윤의 몸은 하준서의 손찌검에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것도 기억 못 한다면서 이렇게 느껴 주니 너무 기쁜데요?”

하준서가 그렇게 말하고는 쪼옵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빨았다. 김민석의 쿠퍼액으로 잔뜩 젖은 손가락을 빠는 소리가 더없이 선정적이었다. 한쪽만 붉게 물든 엉덩이를 훤히 내민 채, 하준서의 손길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찔거리는 성기를 빳빳이 세운 이 상태가 수치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더 견딜 수 없는 점은 따로 있었다. 수치스러워 죽을 것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하준서가 이 상태를 어떻게든 좀 해 주었으면 하는 은밀한 바람이 머리를 들었다.

“이거 풀어요.”

김민석은 애써 침착한 목소리를 가장하며 요구했다.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하준서가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가 이번에는 아직 손대지 않은 반대편 엉덩이를 의미심장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겨우 이걸로 이렇게 되어서야 나중에는 어떻게 견디려고?”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에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피부의 세포 하나하나가 하준서가 언제 손바닥을 날릴지 긴장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하준서의 손이 떨어졌다. 김민석은 눈을 질끈 감으며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하준서는 엉덩이를 때리지 않았다. 설마 이제 끝난 건가? 속으로 생각하며 슬며시 눈을 뜰 때였다. 몸에 긴장이 풀리는 그 순간에 철썩! 하고 엉덩이를 얻어맞았다.

“아흣…!”

순간 방심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엉덩이에 가해진 충격이 긴장이 풀렸던 사지로 뻗쳐 나갔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지만, 또 신경을 바짝 곧추세울 만큼 강한 자극은 각 신체의 말단으로 전해졌다. 찌릿찌릿한 감각이 잔뜩 곧추서 있던 성기를 직격했다. 성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쿠퍼액을 질질 흘리는 것을 자신도 느낄 수 있었다. 김민석은 허공에 허리를 들썩이며 사정을 위한 자극을 찾았다.

“아흐… 으….”

입에서 안타까움 가득한 신음이 연신 흘러나왔다. 하준서가 엉덩이를 한 번만 더 제대로 때려 주면 그대로 사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치밀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추한 꼴을 보일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망치질했다.

김민석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이 몸은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몸이란 말인가. 엉덩이를 얻어맞는 것만으로도 쿠퍼액을 질질 흘리다니. 마조히스트야 뭐야? 대체 어디까지 야한 몸이란 말인가.

“싸고 싶어? 하윤아?”

하준서가 마치 김민석의 마음속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처럼 물었다. 김민석은 침대에 처박힌 머리를 격렬하게 내저었다. 하지만 허리는 미세하게 아래위로 들썩이고 있어, 본인이 느끼기에도 제대로 된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게 아니었다. 하준서가 들썩이는 허리선을 손가락 끝으로 더듬으며 옅게 웃었다. 그는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다.

김민석은 남자였다. 절정의 끝이 보이는 순간에 멈춰 선 채 방치되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 수치심이고 뭐고 다 내던지고 일단 싸고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내던지고 싶지는 않았다.

“…제발, 이것 좀 풀어 줘요.”

하준서에게 싸게 해 달라고 애원하는 것보다는 이게 나았다. 하준서가 풀어 주면 제 손으로라도 한 발 뺄 수 있을 것이다.

“하윤이가 애원하는 게 제일 듣기 좋더라.”

하준서가 진심으로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김민석의 척추 위에 가볍게 입술을 누르더니 칭찬하듯 말했다.

“상으로 시원하게 싸게 해 주지.”

하준서의 그 말에 김민석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준서가 가할 어떤 일에 대한 은밀한 기대감과, 곧 무너질지 모르는 자존심과 존엄에 대한 안타까움이 속에서 뒤범벅되었다.

등에서 입술을 뗀 하준서가 곧 그 하얗고 커다란 손을 용서 없이 휘둘렀다.

철썩-!

엉덩이를 때리는 손길이 얼마나 요령이 좋은지, 짜릿하고 기분 좋은 통증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철썩! 철썩!

“아흣! 읏!”

하준서가 연달아 엉덩이를 휘갈겼다. 김민석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달콤한 신음이 터져 나갔다. 엉덩이에서 시작된 맵고도 달콤한 아픔이 성기 끝까지 내달리며 짜르르한 쾌감을 만들어 냈다.

하준서가 방치되어 있던 김민석의 성기를 부드럽게 감싸 쥔 채 강하게 두어 번 문질렀다.

“아흑. 윽. 아흣… 조, 좋앗…!”

이 와중에 성기에 직접적인 감각이 주어지자 엉덩이가 절로 들썩거렸다. 타인이 주는 강한 쾌감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김민석은 거의 무아지경이 되어 허리를 들썩였다.

“그렇게 좋아요?”

하준석이 속삭이듯 물으며 발갛게 부어오른 엉덩이 살을 깨물었다. 가뜩이나 몇 번이나 후려 맞아 자글자글한 아픔이 남아 있는 살을 깨물자, 그 자극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흣!”

하준서가 엉덩이를 깨무는 것과 동시에 성기를 세게 펌프질했다. 순간 온몸이 오싹하며 근육이 동시에 수축했다.

“나… 나왓…!”

중얼거리는 순간 풍선처럼 부풀었던 쾌감이 펑 하고 터졌다.

“아흑…!!”

김민석은 나지막한 신음을 흘리며 정액을 울컥울컥 토해 냈다.

“하아… 하아… 하아….”

격한 숨소리만이 방을 가득 채웠다. 상체는 침대에 처박은 채 엉덩이만 치켜든 불편한 자세 때문에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강렬한 쾌감의 여운이 정신을 멍하게 만들었다. 아직 엉덩이와 성기에 남아 있는 감각 때문에 피부가 저릿저릿했다.

“윽.”

하준서가 갑자기 김민석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무릎을 꿇은 상태로 상체가 들리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준서는 한 손으로는 김민석의 어깨를 잡은 채, 나머지 한 손을 김민석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부러울 정도로 하얗고 모양 좋은 긴 손가락은 탁한 액체로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김민석이 토해 낸 정액이었다.

“자, 이제 뒤처리해야죠?”

하준서가 달래듯 말하며 정액으로 젖은 손가락을 김민석의 입술에 대고 꾹 눌렀다. 김민석은 자신의 정액을 먹을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었기에 입을 힘주어 닫은 채 고개를 틀었다. 하지만 하준서는 집요했다. 그는 김민석의 꽉 다문 입 속으로 기어코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이… 변태 새끼!”

비릿한 정액 냄새와 맛이 느껴지자, 김민석은 불편한 자세로도 몸부림을 쳤다. 하준서가 웃으며 손가락을 목구멍까지 깊어 쑤셔 넣었다. 기어코 남은 정액을 죄다 김민석의 입 속에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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