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멤버의 남동생이 되었다 185화
My music
전 세계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든 JJ와 랜디의 콜라보 앨범이 공개 하루를 앞두게 되었다.
GN 엔터테이먼트는 돈을 아끼지 않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고, 랜디의 소속사 역시 각국에 홍보 포스터를 뿌렸다.
약 5년 만에 복귀하는 랜디.
그리고 JJ의 복귀 앨범.
국내와 해외를 가릴 것 없이 현재 모두가 기다리는 앨범인 건 확실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디자이너를 영입해서 앨범 표지를 맡겼어요. 잘 나왔죠?”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네. 현재 몸값이 제일 비싸요. 앨범 표지 맡기는 게 20억이 넘게 들었으니까요.”
“2, 20억?!”
“표지부터 시작해서 앨범 LP랑 CD를 사는 사람한테는 별도로 앨범북이 나가거든요. 그 디자인도 같이 맡겼어요.”
삼촌은 정신 나간 가격을 듣고 나서 정말 정신이 나갈 것처럼 보였다.
“야. 아무리 그래도 20억은 너무 비싸지 않냐?”
“그나마 그것도 좀 싸게 한 거예요. 그 디자이너가 다행히 저랑 랜디 팬이었거든요.”
“하······ 예술의 세상이란 알면 알수록 이해가 안 되는 곳이야.”
나도 솔직히 20억이나 주고 앨범 표지를 만드는 건 정신 나간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심을 다해야죠. 사람들이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있잖아요. 사소한 부분이라도 대충할 생각이 없어요. 돈을 엄청 쏟아붓더라도 제대로 된 걸 보여주고 싶어요. 기다린 사람들이 다 만족할 수 있게요.”
모두가 만족하는 앨범을 만들 순 없다.
하지만 대부분이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 순 있다.
그리고 진성 팬들은 단순히 디지털 음원만 듣는 게 아니라 CD나 LP판을 소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아무리 팬심이 깊다고 해도 허술하게 만들어 버리면 크게 실망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불만을 가지면 참고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 다른 사람 말 들을 필요 없이 네 생각대로 밀고 가면 되는 거야.”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를 구해 앨범 표지 작업을 한다는 기사가 나갔을 땐 몇몇 사람들은 내가 헛돈을 쓴다며 비판했다.
물론, 비판을 하는 사람보다 기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다.
“아무튼, 난 너한테 참 고맙다.”
“저한테요?”
“그래, 인마. 네 덕분에 랜디랑 술도 같이 먹어 보고, 작업도 같이 했잖냐. 꿈 같은 시간이었다. 내 평생 그런 거물이랑 작업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가끔 보면 삼촌은 참 겸손한 거 같기도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뭐야?”
“그렇잖아요. 대한민국에서 정점을 찍으셨던 분이 그런 말을 하시니까.”
“흐흐. 그거 다 옛날 이야기야. 그리고 한국에서 정점이면 뭐하냐? 빌보드 순위에는 근처에도 못 가봤는데. 넌 나랑 차원이 다르지.”
삼촌은 다 이루었다는 표정이었다.
“네 덕분에 제 2의 전성기를 누리는 기분이다.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음악적 영감도 다시 살아나는 것 같고. 이제 딱히 이루고 싶은 것도 없다. 다만 원하는 게 있다면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이 해내지 못 한 걸 네가 해냈으면 한다. 네가 저번에 말했지? 세계 최고의 팝스타가 되어 보겠다고. 꼭 해내라.”
“네. 이번 앨범이 그 시작이 될 겁니다.”
대한민국, 아니. 아시아에서 그 누구도 이뤄내지 못 한 그 꿈.
그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 이제 곧 공개되려 한다.
* * *
드디어 JJ와 랜디의 콜라보 앨범 ‘My Music’이 공개 되었다.
뉴튜브 사이트와 국내, 해외 음원 사이트에 동시 공개가 되었는데, 유명 음원 사이트는 갑작스레 사람들이 몰리면서 트래픽 폭주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기도 하는 초유의 사태를 보여 주었다.
-혜나가 찔끔찔끔 곡을 공개할 때마다 너무 애가 탔는데, 이제야 성불합니다. 노래 너무 좋네요. 기다린 보람이 있어요. CD도 사전 구매하기 정말 잘한 듯. 이제 없어서 못 팔 거 같아요.
-이번 해에 들어본 것들 중 최고였다. 아니. 여태까지 들은 노래 중 단연 으뜸.
-랜디랑 JJ가 스타일이 달라서 좀 걱정했는데, 역시 괜한 걱정이었네요. 장연욱이 괜히 음악 천재로 불리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Music in my mind가 왜 타이틀 곡이 아닌지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앨범 수록곡들 중 버릴 게 정말 하나도 없네요. 전부 다 명곡입니다.
보통 앨범이 나오면 음악을 비판하는 리뷰가 나오기 마련인데, 그런 리뷰를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커뮤니티에서도 희대의 명곡이 뽑혔다는 리뷰가 지배적일 정도로 여론이 좋았다.
“맥스. 이번에 나온 새로운 앨범을 들어보셨나요?”
“아~ 뭔지 알 거 같군요. JJ와 랜디의 콜라보 앨범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물론 들어봤죠.”
“맥스는 날카로운 비평가로 유명하잖아요. 이번 노래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해외 라디오쇼에 나온 맥스 윌리는 남들처럼 입바른 소리를 하지 않고 평가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라디오를 진행하는 MC의 질문에 맥스는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고 대답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강제로 헤드폰을 껴서 듣게 만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와. 그 정도인가요?”
“네. 죽기 전 반드시 들어야 할 노래입니다. 무엇보다 5년 동안 침묵하고 있던 팝의 전설 랜디가 피쳐링을 한 곡이에요. 믿겨지십니까? 피쳐링이라고요! 한번도 피쳐링을 하지 않았던 천하의 랜디가 말이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들을 가치가 있는데, 그냥 이 노래는 도입부부터 마무리까지 완벽합니다. 도저히 비판할 거리를 찾지 못하겠더군요.”
상대 가수가 누구든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있다면 사정 없이 공격해 버리는 맥스가 이번 앨범은 깔 것이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것도 크게 화제가 되어 기사에 오르는 등, 미국과 유럽을 가리지 않고 티비 채널만 돌렸다 하면 JJ와 랜디의 콜라보 앨범 노래가 흘러 나왔다.
-정신병 걸릴 거 같아. 회사를 가도, 식당을 가도 이 노래 밖에 안 나와! 그런데 더 듣고 싶어. 내가 이상한 걸까?
-지극히 정상이야. 나도 타이틀 곡부터 수록곡들 전부 다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어
-처음에는 랜디 솔로 앨범이 나왔으면 했는데, 지금은 이게 제일 좋아. 랜디가 낸 앨범들 중 이게 최고야.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네. 랜디가 지금껏 작업한 노래들 중 피쳐링을 한 곡이 최고라니······.
-둘이 또 콜라보 해주면 안 되나?
외국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음원 사이트가 마비되는 건 처음 보네.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세계 각국에서 모여서 듣다 보니까 그렇대.
-뉴튜브 봤어? 뮤직 비디오 공개 1시간 전에 대기하는 사람이 100만 명이었음.
-뉴튜브도 방금 영상 터졌다면서?
-다른 건 몰라도 뉴튜브가 영상 때문에 사이트 멈추는 건 진짜 처음 본다.
음원 사이트 마비.
뮤직 비디오가 공개되는 뉴튜브도 잠깐 사이트가 멈추는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상당한 숫자의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그리고 이틀 만에 영상이 1억뷰를 돌파하면서, 해당 영상은 지금껏 공개된 영상들 중 가장 빨리 1억뷰를 돌파한 영상이라며 뉴튜브에서 공식으로 인증을 해주었다.
-앨범 파실 분?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사전 예약으로 살 걸.
-저도 앨범 삽니다. 3배 가격을 줘서라도 살 테니까 꼭 팔아 주세요!
그뿐만이 아니었다.
사전 예약을 한 사람들에게 앨범이 모두 발송되고 곳곳에서 인증샷이 올라왔는데, 가격 대비 굉장한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어서 지금이라도 앨범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미 사전 예약에서 완판을 한 터라 지금 당장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콘서트는 언제 한답니까?
-둘이 콘서트 같이 해주면 너무 좋겠다.
-진짜 기대된다. JJ와 랜디의 콜라보 콘서트.
-월드 투어는 당연히 하겠지? 설마 한국에서만 공연하고 월드 투어는 안 오는 거 아니지?
-불안하다. 장연욱이 원래 공연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는데. 월드 투어 안 오면 어떡하지?
앨범 노래가 히트를 치면서 콘서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많아졌다.
물론 소속사에서는 투어 일정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아 더 사람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그리고 곡이 공개된지 일주일이 넘었을 때였다.
[JJ X 랜디 콜라보 앨범. 빌보드 1위 달성.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 쾌거.]
[장연욱과 장혜나. 마침내 빌보드 1위 달성했다.]
[아시아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1위 달성!]
사실 예측된 일이었다.
음원 사이트가 마비되고 뉴튜브까지 잠깐 다운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보여 주지 않았던가. 그래서 사람들은 정말 JJ의 앨범이 빌보드 1위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아무리 그래도 아시아 노래가 빌보드 1위를 달성하는 건 어려울 거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결국 해내고 말았다.
“이거야 말로 국위선양이 아니겠습니까? 무려 빌보드 1위입니다. 아시아에 있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역사적인 일이에요.”
“JJ의 인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 아닐까요? 이번 앨범은 진짜 명곡들만 가득하지 않습니까. 아마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큽니다.”
“타이틀 곡은 물론 수록곡들도 죄다 빌보드 순위에 올라갔어요. 1위부터 3위까지 전부 다 JJ의 노래입니다.”
빌보드 1위도 굉장한데, 3위까지 전부 앨범 수록곡으로 채워졌다.
또한 앨범 판매량도 순식간에 200만장을 돌파하는 등,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은 인기를 보여 주고 있었다.
[미국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 난 JJ를 제일 좋아한다.]
[미국 인기 가수 투표 JJ 1위 달성.]
[유럽은 현재 JJ 앓이 중.]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JJ의 노래는 빌보드를 시작해 전 세계 음원 시장을 휩쓸고 있었다.
미국 대통령은 직접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JJ이며 한국에 갔을 때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
또한 프랑스와 영국 같은 유럽에서도 온 길거리에 JJ의 노래가 나오는 등, 그 인기가 사그라 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한국으로 넘어오는 관광객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잠깐이나마 연욱과 혜나의 얼굴을 보기 위해 GN 엔터테이먼트로 몰려 드는 사람들의 숫자가 너무나도 많아 별도로 경찰의 통제를 받아야만 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JJ의 혜나입니다~!”
빌보드 1위를 달성하고 나서 팔로워 숫자가 5배로 늘은 혜나는 짧은 영상 하나를 남겼다.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화답하고자 이번에 월드 투어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첫 공연을 한 뒤 일정표에 따라 세계 전역을 돌아다닐 예정이에요!”
팬들이 아프리카에서 해도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한 JJ의 생애 첫 월드 투어 일정이 공식으로 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