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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동생이 생겼다-146화 (14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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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여기에 이찌? 고양이가 있는 거 보니까 아까 심부름 갔을 때인 거 가튼데에..”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지켜보고만 있다.

진짜 들킨 건가 싶긴 했지만 다연이의 눈을 보니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아직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본인도 딱히 답은 모르는 것 같았다.

“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예나와 친구들이 곧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생각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무거운 목소리였다.

“사실.. 다연이가 심부름 나가고 언니들도.. 밖에 나갔잖아..?”

“응.”

“그런데 다연이가 보여서 찍은 거야··· 정말로 그거만 찍고 우리는 다른 거 하러 갔어··· 다연이 안 따라다니고오···”

오히려 그러게 말하는 것이 더 의심스러웠지만 다연이의 표정을 보니 의문이 조금 해소된 모양인 듯 했다.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겨 있던 다연이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흠.. 무슨 말인지 알게써.. 내가 고양이랑 가치 걸어가는 게 신기해서 사진 찌근 거구나..?”

“응!”

다연이 말처럼 고양이와 같이 걷는 것도 신기한 일이긴 했다. 길고양이와 그 먼 길을 나란히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을 테니까. 그걸 다연이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럴 수 이찌. 우리 고양이는 신기한 고양이니까.”

“맞아..!”

그래도 다연이가 별 다른 의심을 하지 않아서 무난하게 넘어갔다.

그나저나 이 사진은 정말로 잘 찍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당장 잡지나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도 될 정도의 퀄리티다.

예나가 이런 재능이 있었다니.

“그거 모델이 좋아서 잘 찍힌 거예요. 그치, 다연아?”

“마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이제 다연이는 완전히 의심을 거둔 것 같았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새 다연이도 핫도그 하나를 전부 비워냈다. 빈 막대가 테이블 위를 굴러다닌다.

“핫도그 하나 더 해줄까?”

“응!”

“너희들도?”

“네.”

표정과 말투를 보니 생각보다 더 괜찮았던 모양이다.

다음 번에는 감자가 더해진 핫도그나 치즈 핫도그도 한 번 해봐야겠다. 반응이 좋으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래, 만들어줄게.”

묘하게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

.

두 번째 핫도그를 먹으며 다연이가 심부름을 가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들었다.

고양이도 같이 따라왔고, 수박이도 만났다는 이야기였다.

“수바기는 열심히 일을 하고 이써찌···”

운 좋게도 그 때 식당에 찾아왔던 그 학생이 일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인형탈도 어떻게 잘 고친 것 같고.

다연이가 말을 이었다.

“수바기 잘 있는 거 봐쓰니까 이제 식당에 꼭 안 와도 된다고도 말해써.”

“왜..?”

수박이가 식당에 오는 걸 바라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의외의 대답이었다.

내가 되물으니 다연이가 다시 대답한다.

“잘 있는 거 봐짜나. 그래서 안 와도 된다고 말했지. 수바기도 바쁜데. 그리고 수바기가 그 오빠랑 친구라고도 말해써.”

“그렇구나.”

이제 그 학생에 대한 의심도 완전히 사라져서 다행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핫도그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예나와 친구들이 문득 뭔가가 생각난 듯 말했다.

“아, 아저씨. 혹시 그거 아세요?”

“뭐?”

내가 되묻자 예나가 말을 이었다.

“별 건 아닌데. 요즘 학교에서 교감 선생님이 아저씨 식당 엄청 맛있다고 계속 말하고 다녀요.”

“응···?”

그건 조금 의외였다. 다소 뜬금없기도 했고 내가 알 수도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다연이가 그 뒤를 이어서 바로 말했다.

“진짜? 교감 선생님이면 저번에 와떤 그 선생님이지?”

“응, 특징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아마 다연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을 거야. 되게 활발한 선생님.”

“마자.”

예나가 계속해서 말했다.

“근데 그게 거의 세뇌 수준이에요. 저번에 한 번 왔던 이후로 계속 그래요.”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자주 안 오시는데?”

예나와 친구들의 호들갑에 비해서 교감 선생님은 우리 식당에서 잘 보이지 않았다.

잘이 아니라 그 때 이후로 거의 못 본 것 같다.

“아.. 그건 아마도 영양사 언니...가 아니라 선생님 때문에 그럴 거에요. 선생님들도 학교에서 밥 안 먹는단 거 알게 된 뒤로 강제로 급식을 먹였거든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예나의 이야기를 들으니 예나네 학교는 생각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 같다.

내가 학교를 다닌지 꽤 오래됐지만 그 때의 기억에 따르면 저렇게 자유롭진 않았던 것 같은데.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식당을 홍보하는 교감 선생님도, 그런 교감 선생님을 붙잡아 놓고 급식을 먹이는 영양사 선생님도 없었던 것 같다.

하긴 교감 선생님과의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았으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선생님 같진 않을 거라 생각했다.

"신기하네. 내가 알고 있는 교감 선생님의 위치는 조금 무거운 편이었던 것 같은데."

"다른 곳은 몰라도 우리 학교는 안 그래요. 아마 두 분이서 누구 말이 맞는지 싸우시다가 여기로 올 것 같아요. 두 분 성격이면 오고도 남죠."

정말 특이했다.

그런 말을 하면서 예나는 학교 다니는 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식당 문이 벌컥 열렸다.

"진짜 맛있다니까요?"

"...그건 먹어봐야 아는 거죠."

전에 봤던 예나네 학교의 교감 선생님이었다.

교감 선생님 이외에도 몇몇 선생님들이 같이 들어왔는데 아마도 방금 전까지 예나와 나눴던 말이 눈앞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 같았다.

교감 선생님과 영양사 선생님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교감 선생님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정말 호랑이도 제 말하니 나타나는 것 같다.

“안녕, 다연아.”

“안뇽.”

뒤따라 오는 선생님들 중에는 이미 다연이를 알고 있는 선생님도 있었기 때문에 인사를 하면서 들어왔다.

“안녕, 오랜만이네.”

“안뇽.”

예나와 친구들은 그 학교의 학생인데도 인사는 모두 다연이에게만 했다. 그 상황에 아이들이 살짝 실망한 표정을 했고 다연이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손님을 받아야 되니 나는 선생님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선생님들의 대화 주제는 확실했다.

“...근데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그게 급식을 먹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아니에요.”

“네..”

교감 선생님이 꾸중을 듣는 모습은 생각보다 신선했다.

아무래도 교감 선생님의 말처럼 음식이 맛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양사 선생님이 직접 오신 것 같다. 다른 선생님들은 그냥 구경하고 싶거나 이끌려서 온 것 같고.

아무래도 이번에는 조금 더 집중해서 요리를 해야겠다.

“오··· 우리 오빠가 음식 마싯게 하는지 보러 온 거지..?”

다연이가 예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예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대화하는 목소리가 선생님들께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일부러 말을 하지 않았다.

나도 다연이와의 대화가 들려서 어색해지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

“그거면 엄청 쉽찌. 원래 하던 대로 하면 되자나···!”

“그래.”

원래 하던대로 하면 안 될 것 같지만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서 주문을 받기 위해 다가간다.

“사장님, 여기 전부 다 수제비로 주세요.”

“네.”

아까부터 이야기를 엿들었기에 단체 수제비가 교감 선생님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우리 식당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메뉴가 수제비였고, 교감 선생님은 영양사 분을 설득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했던 것 같다.

왜 그런 거냐는 영양사의 물음에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다음에도 올 거니까 올 때마다 하나씩 먹어봐야죠!’

‘다음에는 급식소에서 먹어야죠.’

그 말에 옆에서 듣고 있던 다연이가 풀이 죽은 얼굴을 했지만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찌됐든 지금은 최대한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 되는 거다.

나는 주문을 받고 주방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더 긴장이 된다. 여태까지 요리를 했던 어떤 순간보다 중요한 때였다. 뭔가 시험을 보는 기분이다.

내가 주방에서 그런 긴장감을 느끼고 있을 때, 홀에서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다연이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선생님들이 앉아있는 곳으로 향한다.

“어, 다연아. 무슨 일이야.”

“아무거또 아니에요.”

다연이를 알고 있는 다른 선생님들이 아는 척을 했지만 다연이는 단호한 얼굴로 계속 나아가서 아까 내가 주문을 받았던 자리에 선다.

그리고 영양사 선생님에게 말했다.

“우리 오빠가 한 거 엄청 마시써요..! 너무 마시써서 많이 먹게 되지! 그러면 우리 식당에 자주 오게 되는 거에요.”

“..?”

갑작스런 말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마도 다연이는 나름 홍보를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음식을 내오기 전에 맛있다는 말로 현혹을 하면서 정말로 맛있게 먹기를 바라고 있었다.

물론 나로서는 더 부담이 되는 말이었지만.

그런 다연이를 보면서 내가 이마를 짚고 있을 때도 다연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마치 상사 앞에서 비위를 맞추는 말단 직원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마싯게 먹어야 돼요. 그래야 배가 부르고 기분이 조아지지.”

“...그래.”

영양사 선생님은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무표정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식당에 들어올 때부터 그런 걸 보니 원래 성격이 저런 것 같다. 나처럼은 아니겠지만 비슷하게 그런 거다.

설교와 세뇌를 마친 다연이를 다시 자랑스런 얼굴로 그 곳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제자리로 되돌아간다.

덕분에 부담이 잔뜩 늘어났다. 나는 부담감을 안고 준비를 이어나간다.

그러는 와중에 선생님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온다.

“귀엽죠? 쟤가 여기 마스코트에요.”

“음....조금 그렇네요.”

영양사 선생님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연이 나름의 접대가 잘 통한 모양이다. 이제 남은 건 맛있는 음식을 내주는 것뿐이다.

수제비를 정식 메뉴로 포함시킨 다음에도 수제비에 대한 공부는 계속 이어나갔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그 첫 번째 시도가 어제 있었다.

“어제해서 다행이야.”

나는 중얼거리면서 반죽을 꺼낸다.

수제비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것은 단연 반죽과 수제비 반죽을 뜨는 방식이다. 반죽은 쫄깃해야 하고, 뜨는 방법은 적당한 식감과 맛이 나게끔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며 떠야 한다.

수제비를 뜨는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경험과 연습이 필요하지만 의외로 반죽은 조금의 정성만 더하면 더 쫄깃하게 만들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에는 족타가 있었다. 쉽게 말해 발로 반죽을 밟는 거다.

물론 더럽거나 세균이 들어가지 않게 잔뜩 덮어준 다음에 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밟아주면 손으로 할 때보다 더 쫄깃해진다.

그 방법을 어제 처음으로 시도해봤다. 오늘도 춥기 때문에 수제비가 많이 나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마싯게 만드러.”

어느 새 다가온 다연이가 내게 말했다.

조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혹시 맛없게 만들까봐. 표정이 딱 그랬다.

“응.”

그렇게 대답하고 요리를 이어나간다.

예상대로 반죽의 질감은 평소보다 조금 달랐다. 뭔가 더 맛있어 질 것 같은 느낌이다.

수제비 반죽은 적당한 두께감을 유지하며 떼어내준다. 최대한 얇게, 하지만 식감이 충분하게 느껴질 만큼.

애매한 정도지만 그 정도를 잘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수제비 만드는 과정을 습관처럼 이어나가다보니 순식간에 수제비가 완성됐다.

이제는 기계처럼 몸에 완전히 익어서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다. 그냥 익숙한 과정일 뿐이다.

순식간에 완성된 수제비는 늘 그렇듯 좋은 빛깔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국물 위로 떠있는 반죽들이었는데 정성을 쏟아서 그런건지 평소의 수제비 반죽보다 더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이건 아마도 내 착각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 됐습니다.”

나는 나름 친근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수제비를 하나, 둘 내놓는다.

영양사 선생님은 수제비를 열심히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자리를 뜨자 그제야 한 술 떠서 입에 넣는다.

우리들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심사를 기다리는 요리 대회의 참가자 같았다.

“왜 내가 더 긴장되지?”

옆에 있던 예나와 친구들이 말했다.

“음..”

그리고 가만히 보고 있던 다연이는 다시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말리려고 했지만 내 손보다 다연이의 걸음이 훨씬 빨랐다.

곧이어 테이블 앞에 선 다연이가 말했다.

“마시써요?”

노골적인 물음이었지만 그래서 더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그 말에 영양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다연이를 한 번 바라보고선 작게 입을 열었다.

“.....그래. 맛있네.”

특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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