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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동생이 생겼다-100화 (10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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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어떤 대단한 선물을 준비 하셨길래..!”

밥돌이도 덩달아 설레는 얼굴로 보고 있다. 그리 대단한 건 아닌데.

대단한 거라기 보단 그냥 다연이가 좋아할 만한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오..!”

나는 상자에서 선물을 꺼내든다.

진짜 별 거 아닌데.

“인형..!”

밥돌이가 기계적인 리액션을 했다.

다연이는 인형을 좋아한다. 이러고 있으니 처음 수박 인형을 받았을 때가 생각났다.

그 정도로 인형을 좋아했고 또, 다연이가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도 좋아한다.

그래서 이걸 고른 거다.

“무슨 인형이에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밥돌이가 내게 물었다.

“다연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이요.”

그래도 생일 선물인 만큼 평범한 인형은 아니다.

무려 한정판 수박 인형. 구하기 힘들었다. 정말로.

“오..! 저 이거 뭔지 알아요! 이거.. 과일 수호대..! 저번에 다연이가 자랑하던 인형이 이거 였군요!”

“다연이가 보여줬었어요..?"

"네! 오빠가 사준 거라고 얼마나 자랑을 하던지!"

밥돌이는 그렇게 말하고선 호탕하게 웃는다.

내가 산 인형은 수박이 변신한 버전이다. 사실 이게 왜 유명한 건지 아직까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다연이가 좋아한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다연이가 좋아할까요?”

힘들게 인형을 구하면서도 확신이 없었다.

솔직히 다연이가 선물로 뭘 받아야 좋아할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물었던 거다.

내 물음에 밥돌이가 대답한다.

“당연하죠! 다연이가 엄청 좋아할 것 같은데요?”

“정말요?”

“네. 사장님은 다연이가 인형 자랑하는 거 들어본 적 없죠?”

있긴 했다. 다연이가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사 준 인형을 자랑하는 걸.

특히 다연이의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걸 봤었다.

“있어요.”

“그러면 다연이가 얼마나 좋아하실지도 알겠네요! 사장님이 뭘 선물하시든 좋아할 것 같지만 그건 더 좋아할 것 같네요!”

그러면 다행이다. 이 인형도 나름 힘들게 구했으니까.

심지어 다연이 모르게 구하려고 일부러 피해다니거나 다연이가 잠들었을 때를 노렸다.

나는 인형을 안 보이게 잘 숨긴 다음 요리를 이어나간다.

“흠.. 이제 좋은 냄새가 나네요.”

밥돌이의 말처럼 좋은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 충분히 물이 졸지 않았다. 끓고는 있었지만 이대로 푹 놔둬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온 손님들을 평소처럼 전부 내가 받는다. 대신 밥돌이가 이어서 요리를 맡는 식으로 했다.

그렇게 손님을 맡다가 밥돌이가 나를 불렀다.

“사장님! 이거 맛 좀 봐주십쇼!”

아까 전에 말했던 것처럼 잡채 맛을 봐달라는 말이었다. 밥돌이는 그 장면도 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맛있네요. 다연이가 좋아하겠어요.”

진짜 맛있었다. 뭔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어디에서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맛이다.

적어도 선생님의 잡채를 먹었을 때처럼 도로 뱉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휴, 다행이네요.”

밥돌이는 그제야 안심하고 요리를 이어나갔고, 나도 돼지갈비찜을 완성시키러 간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갈비찜. 처음보다 많이 줄어든 양념장이 두툼한 돼지갈비의 틈으로 스며들었다. 양념장의 색은 더 진해졌고 고기의 겉면도 마찬가지다.

"흠."

숨을 깊게 들이마시니 달콤한 향이 코를 찌른다. 당장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빛깔을 띠고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더 추가해야 하는 재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양파와 무, 파, 버섯 같은 채소들을 가져와서 썬다. 가볍게 썰려 나가는 채소들을 한 곳에 모아준 다음, 여전히 끓고 있는 돼지갈비찜에 순서대로 넣어준다.

무는 물렁해져야 하니까 푹 삶고, 조금 여유를 준 다음, 나머지 채소들도 뒤따라 추가한다.

돼지갈비와 주변의 다른 채소들이 양념장의 진한 갈색빛을 머금으면서 같이 익어간다.

나는 천천히 재료들을 저어주다가 고기 하나를 꺼낸다. 맛을 보기 위함이다.

떡볶이나 김치찌개처럼 나에게 친숙한 메뉴였다면 이렇게 맛을 볼 필요가 없겠지만 나도 돼지갈비찜을 실제로 해보는 건 처음이다. 간이 잘 베어들었는지, 너무 짜지는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물을 추가하거나 더 끓여야 할지 판단해야 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고기 끝을 살짝 도려내서 맛을 본다.

“맛있어요?”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밥돌이가 고개를 내밀면서 물었다.

“네.”

맛있다. 양념장이 적당히 잘 베어들었고 고기도 부드럽다.

작은 고기 조각을 잘근잘근 씹고 있으니 나머지 고기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있고 중독적인 맛이다.

“저도 한 번 먹어봐도 될까요?”

“네.”

밥돌이에게도 작은 고기를 건네준다.

"오..!"

고기 조각을 먹은 밥돌이의 눈이 커졌다. 곧이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오..! 맛있어요. 다연이가 좋아하겠는데요?”

“그럼 이대로 놔두면 되겠네요.”

“네! 그대로 둬도 괜찮을 것 같아요.”

밥돌이는 방송인이라 그런지 리액션도 좋다. 과장된 반응에 괜히 우쭐해진 기분도 조금 들었다.

이제 돼지갈비찜은 이대로 놔두기만 하면 되니 딱히 할 건 없다. 밥돌이를 도와주면서 다연이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전부다.

“이제 저랑 같이 합시다.”

“후.. 안 그래도 조금 힘들기 시작했는데 도와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밥돌이는 평소처럼 좋은 리액션으로 화답했다.

***

오늘 다연이는 오빠가 데리러 오지 않는단 걸 알고 있다.

왜냐하면 어린이집에 오기 전에 오빠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혜원이네 엄마가 데리러 올 거라고.

그래서 다연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혜원이 엄마가 오길 기다리면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중이다.

다연이의 생일 파티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 오빠가 맛있는 거 만들어준다고 그랬어.”

“다연이 오빠는 요리 잘하니까 맛있겠다.”

“마자.”

아이들이 차례대로 고개를 끄덕인다.

다연이는 그런 아이들을 만족스러운 얼굴로 바라본다. 오빠가 요리를 잘한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다.

다연이는 사람들이 다연이보다 오빠를 더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는게 다연이도 좋으니까.

“내가 엄청 신기한 거 말해줄까?”

아이들의 말에 자신감이 생긴 다연이가 설레는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뭐?”

“혹시 밥도리 아라?”

“밥돌이?”

“응!”

다연이는 밥돌이와 친구인 것도 자랑하고 싶었다.

어제 밥돌이에게 문자를 보냈기 때문에 오늘 올 수도 있다. 그래서 미리 말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다연이를 멍하니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나는 잘 몰라.”

“이름은 아라. 밥도리.”

그런데 이름만 안다는 친구가 전부였다.

“어···.”

다연이는 밥돌이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인 줄 알고 있었는데. 사실 밥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알고 있었던 거다.

애초에 다연이가 유독 먹는 걸 좋아해서 밥돌이를 좋아하는 거지 다른 아이들은 그런 영상보단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영상들을 더 좋아하는 법이지만 당연하게도 다연이는 모르고 있었다.

“밥도리 엄청 유명한 내 친군데에···”

그 때 민재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나 알아! 밥 많이 먹는 사람!”

“마자!”

드디어 아는 사람이 생겼다.

“나는 밥도리랑 친구야! 오늘 생일 파티에도 온다고 해써!”

“진짜···?”

“응!”

그제야 민재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다른 아이들은 다연이가 무슨 이야길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지만 민재는 알고 있다.

그 사람이 엄청 유명하다는 걸. 그래서 다연이의 말이 얼마나 신기한 말인지도 알고 있었다.

큰 눈으로 놀라던 민재가 묻는다.

“어떻게 밥도리랑 친구 됐어?”

“밥도리가 오빠 음식 맛있어서 식당에 왔거든!”

실제로 밥돌이는 정말 오빠가 만든 음식이 맛있어서 왔으니까 그렇게 말했다. 그 말처럼 밥돌이도 오빠 음식을 엄청 좋아한다.

“우와···”

다른 친구들이 그게 대단한 거냐고 물었고 민재가 다연이를 대신해서 얼마나 대단한 건지 설명했다.

다연이는 그 뒤에서 감독처럼 아이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마자마자. 밥도리가 나랑 친구야.”

훈련하는 병사들의 모습에 만족한 왕 같다.

“조아아.”

오빠 요리 솜씨에 대해 자랑도 했고 밥돌이와 친구인 것도 자랑한 다연이가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남은 건 생일 파티에 와서 오빠가 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 뿐이다.

“좋아.”

아주 좋다.

.

.

.

다른 친구들은 선물을 가져오겠다면서 각자 집으로 가고 다연이는 혜원이와 같이 식당으로 향하는 중이다.

혜원이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혜원이가 다연이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 밥도리라는 아저씨도 지금와서 같이 밥 먹어?”

“어.. 그건 나도 몰라. 밥도리가 바쁘다고 했거든. 못 올 수도 있대. 만약에 못 오면 나중에 온대.”

“그렇구나.”

사실 밥돌이는 올 수 있지만 다연이에게 바빠서 못 올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다연이 오빠가 그랬던 것처럼 오는 걸 모르고 있어야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처럼 지금 다연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그렇게 걷던 혜원이는 또 뭔가가 떠올랐는지 다시 다연이를 불렀다.

“다연아!”

“응?”

“나 선물 가져왔는데!”

“선물..!”

다연이가 동그란 눈으로 보고 있으니 혜원이가 가방에서 뭔가를 꺼낸다.

다연이는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혜원이를 보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선물이 기대되긴 했다.

당연히 선물 때문에 생일이 좋은 건 아니다. 아무튼 아닌 거다.

“쨘! 색연필이야!”

“오···! 엄청 좋은 거다!”

다연이는 혜원이의 선물에 만족했고,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혜원이의 엄마도 만족하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좋아하니까 다행이네.”

혜원이와 혜원이 엄마가 함께 고른 선물이었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웠다.

너무 비싼 건 선물로 좋지 않으니 나름 고심해서 산 선물이다.

잠시 후에 아이들과 혜원이 엄마는 식당에 도착했다.

"배고프다."

그 말처럼 지금 다연이는 배가 고픈 상태다.

오늘 맛있는 걸 해준다고 해서 일부러 점심도 많이 먹지 않았다. 그래서 다연이는 아직 배고프다.

"얼른 들어가자."

"네."

아마 식당 안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있겠지.

다연이는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을 수 있는 날이라니. 말도 안 된다. 그래서 더 좋은 거지만.

딸랑.

문을 여니 종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 달콤하고 진득한 냄새다.

묵직하지만 그래서 더 좋다. 무엇보다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이 기대가 됐고 또, 처음 맡는 냄새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고기다."

다연이는 본능적으로 그게 고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냄새를 따라 시선을 옮기니 테이블 위에 잔뜩 올려져 있는 음식들이 보인다.

"우와···!"

맛있게 삶은 돼지갈비와 잡채, 그리고 케이크까지.

맛있는 건 더 많았지만 당장 눈에 들어오는 건 그것들이었다.

"최고다아.."

그걸 보면서 매일 생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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