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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동생이 생겼다-78화 (78/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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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오빠의 숨소리가 들린다.

동시에 다연이의 심장도 세차게 뛰고 있었다. 뭔가 큰 잘못이라도 저지르고 있는 것 같다.

오빠를 깨웠을 때 오빠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

“후..”

다연이가 숨을 내뱉으며 오빠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던 때, 누군가가 다연이의 어깨를 툭툭 친다.

다연이는 그 손길이 혜원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래, 혜원아?”

그렇게 말하면서 뒤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혜원이가 아니었다.

“아줌마?”

혜원이 엄마였다.

“왜요?”

“놀다 와도 돼.”

“오빠한테 허락 받아야 하는데..”

그 말에 혜원이의 엄마가 살짝 웃었다.

“괜찮아, 오빠 일어나면 아줌마가 말해줄게.”

“오빠한테 허락 안 받아도 돼요?”

“아줌마한테 받으면 괜찮아.”

다연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인다.

“네에. 감사합니다.”

혜원이가 엄마한테 물어본 모양이다.

혜원이의 엄마가 8살 언니에게 물었다.

“너희 가족은 어디에 있어?”

“저기요. 저기 초록색 텐트.”

“아.. 가깝네. 그래, 조심히 놀고. 다치지 말고. 저녁 먹기 전에는 오고.”

“네에.”

“혜원이랑 다연이는 무슨 일 생기면 엄마한테 바로 와야 돼.”

“네.”

혜원이 엄마는 아이들을 이렇게 놀게 놔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과한 보호는 오히려 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어차피 가까워서 문제도 없을 거다.

“그러면 우리 놀다 올게.”

“그래.”

혜원이 엄마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의자에 앉는다.

다시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그러면 충분히 즐겨야지.

한편, 다연이는 언니의 텐트에 도착했다.

“오···”

아까 오빠랑 같이 본 엄청 큰 텐트보단 작지만 그래도 크다.

“여기가 우리 집이야!”

언니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넓은 텐트와 새로운 장소. 아이들은 오늘 만난 언니와 친해졌다는 것도 좋고 그 언니의 텐트에 놀러왔다는 사실도 좋았다.

“머싰다···”

“너희들 집도 멋있었어!”

아이들은 천천히 텐트를 살펴본다.

그러다가 언니의 부모님과 마주친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아까 놀던 애들이네.”

“맞아요.”

다연이는 그런 언니의 부모님들도 좋다. 혜원이 부모님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로 와!”

“응.”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 큰 오빠 두 명이 있었다.

다연이는 오빠 때문에 이렇게 큰 오빠들을 보는 게 낯설지 않았다.

“우리 오빠야! 큰 오빠랑 작은 오빠.”

오빠들은 키가 꽤 크다.

다연이의 오빠 만큼은 아니지만. 예나 언니와 비슷할 것 같다.

큰 오빠는 예나 언니보다 크고 작은 오빠는 비슷하다.

“안녕, 예린이 친구구나.”

“안뇽하세요.”

“얘들은 6살이야. 내가 언니!”

“그래, 예린이 언니 됐네.”

다연이는 그런 언니의 오빠들을 찬찬히 살펴본다.

큰 오빠라고 하는 사람은 다연이와 혜원이에게 별로 시선을 주지 않지만 작은 오빠라고 하는 사람은 다연이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내가 언니라니..!”

다연이는 그 모습을 보면서 얼마 전, 아기들의 언니가 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8살 언니도 언니라는 말을 좋아하는 걸 보면 언니는 정말 좋은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다연이도 얼른 동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여기서 놀려고?”

“응! 오빠도 같이 놀아!”

그 말에 작은 오빠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래.”

“큰 오빠는?”

8살 언니가 그렇게 물었지만 큰 오빠는 휴대폰을 보고 있다가 대충 대답할 뿐이다.

“작은 오빠랑 놀아. 막둥아.”

“응.”

그래도 8살 언니는 익숙하게 대답했다.

다연이와 아이들이 향한 곳은 언니의 장난감이 있는 작은 상자 앞이었다.

“여기에 내 장난감이 많아. 다연이랑 혜원이도 이거 가지고 놀아도 돼.”

“응, 고마워. 언니.”

다연이는 그 곳에서 같이 놀면서 8살 언니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에 있는 장난감은 전부 큰 오빠가 사줬다고 했다. 잘 놀아주지는 않지만 뭔가를 가장 많이 사준다고 한다.

작은 오빠는 잘 놀아주고.

“우리 이제 이거 가지고 놀자!”

그 때 8살 언니가 뭔가를 번쩍 들면서 말했다.

“이게 뭐야?”

“자동차!”

그건 작은 장난감 자동차였다.

다연이는 그게 뭔지 알고 있다. 저번에 티비 광고에서 본 적 있기 때문이다.

조종하면 혼자서 달리는 자동차다.

“그거 가지고 놀고 싶으면 나가서 해.”

언니의 큰 오빠가 말했다.

“알겠어!”

그렇게 다연이와 아이들이 밖으로 나선다.

8살 언니는 언니의 부모님께 나가서 놀아도 되냐고 물어본다.

“오빠랑 같이 가.”

그렇더니 그런 말이 되돌아 왔다.

다연이는 그 말을 듣고 언니의 작은 오빠가 나올 줄 알았다.

방금 전에도 잘 놀아줬으니까. 그런데 아이들을 따라 온 사람은 뜻밖의 사람이었다.

“큰 오빠!”

“그래, 빨리 갔다 오자.”

여전히 무덤덤하게 말했지만 귀찮아 보이진 않는다.

다연이는 왜 그런 건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런 건 딱히 중요한 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넓은 공터로 나오는 순간 그런 것들을 전부 잊혔기 때문이다.

“이거.. 이렇게 하면 움직여.”

언니가 직접 시범을 보이며 가르쳐 준다.

다연이는 언니의 말을 들으면서 장난감 자동차를 조작해 본다.

“오···”

신기하다.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거라서 더 신기했다.

“재밌다..”

그러자 8살 언니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이거 우리 오빠가 사준 거야! 큰 오빠가!”

다연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큰 오빠는 엄청 많이 사줘. 그치?”

“그래, 막둥아.”

큰 오빠라는 사람이 8살 언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 때 혜원이가 말했다.

“다연이도 오빠 있는데.”

“맞아, 나도 알아. 아까 계곡에서 봤어. 엄청 컸어.””

“응.”

다연이는 오빠도 여기서 놀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자고 있어서 그럴 수 없겠지만.

8살 언니가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우리 오빠는 생일 때 선물도 사줬어. 그게 이거야. 자동차!”

“정말로?”

“응, 내가 이거 가지고 싶다고 했는데 이거 사줬어.”

다연이는 그 말을 들으면서 원래 오빠는 사달라는 건 다 사주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

다연이 오빠가 사달라는 건 사줬으니까.

“우리 오빠도 왔으면 좋겠다..."

“우리 아빠도.”

그런 말을 들으면서 아이들이 작게 말했다.

오빠가 있는 걸 자랑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물론 8살 언니는 아이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 목적으로 말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연이는 지금 오빠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연이도 오빠를 자랑하고 싶었으니까.

“여기 있었네.”

그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혜원이도, 다연이도 알고 있는 목소리다.

“오빠!”

“안녕.”

다연이가 밝게 말했다.

***

“흠···”

오랜만에 낮잠을 잤다.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낮잠을 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다연이가 오기 전에는 편한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었고 다연이가 온 뒤에는 할 일이 많았다.

식당 뿐만 아니라 다연이를 키울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낮잠을 잤다.

“아, 다연이는 놀러 갔어요. 오늘 계곡에서 만난 애기랑요.”

나는 그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

딱히 다연이를 찾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잘 놀고 있을 테니까.

“잘 놀고 있겠지.”

그런 생각이 든 이유는 그 만큼 다연이와 보낸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잘못된 일은 하지 않을 거니까.

그리고 이제는 다연이도 혼자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저녁 시간이 올 때까지 혼자서 주변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예전에는 산책을 가본 적도 없었다.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까.

당연히 지금은 다르지만.

나무를 따라서 걷다보니 저 멀리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이 보인다.

작은 아이들이 세 명 있었고 그 옆에 어른도 한 명 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아이들 쪽으로 향했다. 그러다 다연이를 만났다.

“여기 있었네.”

“오빠!”

다연이는 나에게 인사한 뒤 아이들에게 말했다.

“우리 오빠야!”

“우와! 안녕하세요.”

계곡에서 만났던 그 아이였다. 옆에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

“우리 오빠에요!”

나랑 비슷한 처지의 남자였다.

다연이는 나를 보면서 웃더니 다시 계곡에서 만난 언니에게 시선을 돌린다.

“우리 오빠도 내가 사달라는 거 많이 사줘! 맞지?”

“응.”

그 말에 그 아이가 대답했다.

“멋있네!”

“맞아!”

그런 아이들을 멍하니 보고 있던 혜원이가 나를 툭툭 찌른다.

“우리 아빠는요..?”

평소에 해맑던 혜원이의 얼굴이 아주 살짝 굳어 있었다.

왜 그런 건지는 아이들의 행동과 말을 봐서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아마 혜원이도 아빠 자랑을 하고 싶었던 거겠지.

“저녁 준비하고 계셔. 혜원이 아빠 요리 잘하시잖아.”

“맞아요!”

그제야 웃는 얼굴로 돌아왔다.

그 사이, 해는 점점 더 빠르게 저물어간다. 그래봤자 여름이어서 어둡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만드는 음식 냄새가 사방에서 몰려온다.

저녁 시간이 다 됐다는 의미다.

나는 아이들에게 저녁을 먹어야 된다고 말한 뒤, 다시 텐트로 향했다.

“안녕, 언니!”

“안녕, 얘들아! 내일도 놀자!”

“응!”

내일이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되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오빠, 우리 내일도 놀 수 있지?”

“응, 집에 갈 때까지.”

벌써부터 아쉬워 할 필요는 없으니까.

다시 돌아온 곳에선 혜원이 부모님이 막 저녁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빨리 오셨네요.”

“네.”

나도 혜원이 부모님을 따라서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한다.

오늘 저녁은 삼겹살이다. 이렇게 야외에서 먹는 건 처음이라서 나도 기대 된다.

“고기는 제가 구울게요.”

“정말요? 저희 남편이 해도 되는데.”

그 말에 혜원이 아버지가 눈을 번쩍 떴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괜찮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요.”

“그런거면.. 감사합니다.”

말 그대로 내가 하고 싶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다연이에게 직접 구워주고 싶기도 했다.

“그럼 먼저 번개탄에 불부터 붙이세요. 저희는 다른 준비하고 있을 게요.”

“네.”

고기 굽는 건 여러 번 해봤다.

하지만 음식에 들어갈 재료로서 굽는 것이 전부였기에 이렇게 야외에서 고기만 굽는 건 처음해본다.

나는 번개탄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올려 놓은 철판에 고기를 얹는다.

온도가 적당히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일이다. 한 시라도 빨리 먹고 싶었으니까.

캠핑장이라서 그런지 여기저기에서 고기 냄새가 난다. 냄새와 더불어서 웃는 소리와 약간의 술냄새까지 섞여 들어온다.

다연이와 혜원이는 아예 내 앞에 의자를 들고와서 앉아있다.

“마싯는 고기!”

“고기 주세요!”

논다고 많이 배고팠던 모양이다.

나는 열기를 느껴서 불판의 온도를 확인한다.

“다 됐네.”

“와! 이제 고기 먹어?”

“응, 이제 구울 거야.”

나는 삼겹살 한 점을 길게 집어 든 다음 불판 위에 올린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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