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구슬윤 - 히어로는 반드시 현장에 나타난다

국내 유일의 SSS급임에도 하필 능력이 힐(치유)인 비운의 에스퍼 우민재. 신입 에스퍼 박지환은 민재를 가이드로 오해하고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다. “제 가이드가 되어주세요!” 첫 임무에서 역대급 실수를 저지르고 설상가상으로 민재와 페어까지 된 지환. 처음엔 까칠하던 민재도 자신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직진 또 직진을 연발하는 지환에게 점점 마음을 여는데- 어느 순간부터 순진하기만 하던 지환이 변해 버렸다. *** 쾅!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일그러졌다. 구겨진 문 뒤로 상처투성이가 된 지환이 서 있었다. 미친 새끼. 민재가 중얼거렸다. “선배. 오늘 일정에 바람피우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난 몰랐네.” 지환이 싱글싱글 웃으면서 물었다. 피를 질질 흘리는 게 상당히 기괴한 모양새였다. 지환은 노려보는 민재의 시선을 무시하고는 천천히 걸어와 민재의 손목을 살짝 끌어당겼다. “내가 안 모자라게 늘 챙기는데.” “까불래? 네가 여길 왜 와.” “걱정했단 말이에요.” 지환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민재는 대량의 욕과 한숨을 삼키며 지환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었다. “넌 어쩌다가 이렇게 모지리가 된 거냐.” “선배가 이러니까….” 지환이 민재의 손에 얼굴을 묻은 채로 무어라 웅얼거렸다. 뭐? 민재가 묻자 지환은 말없이 눈꼬리를 휘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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