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2-8화
“일리온한테 부탁 좀 했지.”
시오한이 웃음을 터트렸다. 오색찬란한 빛에 물든, 시원하게 웃는 그의 얼굴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신이 나서 주체할 수가 없다. 이도하는 충동에 저항해 보려는 눈곱만큼의 노력도 발휘하지 않았다.
그가 와락, 시오한을 덮쳤다. 시오한이 또다시 웃음을 터트리며 그를 받아 내려다 옷자락을 밟고 비틀, 넘어가고 말았다. 굳이 버티고자 하면 그러지 못할 것도 없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제가 아주 풀 코스로 영화까지 준비해 왔거든요. 환상은 마력도 얼마 안 들어.”
시오한에게 마구 뽀뽀를 퍼붓다 호흡이 달린 이도하가 그의 옆에 풀썩 누웠다. 별똥별이 긴 꼬리를 남기며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 뒤에 어김없이 펑, 펑 폭죽이 터졌다. 그 모습을 꽃밭에 누운 채 유리 천장 너머로 보니 아주 그만이다.
따뜻하고 벌레도 없고 향은 좋고, 이런 곳에서 누워서 밤하늘을 배경으로 영화 한 편 때리면 이게 바로 올바른 데이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말이다. 나 이벤트 좀 잘하는 것 같네. 뿌듯해하며 이도하가 말했다.
“근데 시오한, 그럼 다음 황제는 누가 해?”
이도하가 문득 물었다. 후궁 따위의 선택지는 당연히 존재하지도 않으니 이번 대에는 후사가 없을 터였다. 성절을 앞두고도 그리 연일 지겹도록 회의가 이어진 데에는 그가 계약자가 세상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물론 문제였겠지만 아마 남자라는 것도 대단한 문제였을 것이다.
아칼테케 황제, 황실의 적자였던 그 대단한 정복 황제로부터 마찬가지로 적자였던 선황으로 이어져 온 혈통이다. 시오한은 현 황실의 유일한 적장자이자 잉태된 순간부터 제위가 약속되었던, 역대 가장 완벽한 정통성을 갖춘 황제였다. 그 정통성을 이어 가고 싶은 건 대단한 유혹일 터였다. 이리스티리움에 적을 둔 이라면, 누구라도 그의 혈통을 잃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사촌도 없잖아.”
“손이 귀한 탓에 이리스티리움은 제위에 관대해. 황가의 피를 잇기만 했다면 자격이 주어지지. 방계라면 얼마든 있어.”
시오한이 별문제도 아니라는 듯 답했다. 혈통 같은 것에 대한 미련은 정말 먼지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정작 이도하가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고 있었다. 그 역시 혈통 같은 건 관심 없었다. 다만 혈통이 아니라 그냥 시오한의 핏줄을, 그의 유전자는 보존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든다.
“……그래, 뭐. 오래 있을 자리는 아닌 것 같으니 오래 하진 말자.”
엉뚱한 생각이 들 것 같아, 얼른 생각을 흘려보낸 이도하가 말했다. 폭죽은 이제 끝 무렵에 접어들고 있었다.
“저들 앞가림은 저들이 해야지. 놔두면 또 알아서 잘 살아.”
“응.”
시오한이 눈웃음 지으며 답했다. 이도하도 씩 웃었다.
“내일은 좀 나갔다 오자. 나 살 거 있어.”
“무엇을?”
“당신 굿즈.”
“굿즈?”
“몰라? 뭐 컵이고 손수건이고 부채고 별게 다 나오는 것 같던데. 궁인들이 다 하나씩 들고 다닌다고. 나만 없어.”
“음. 내일은 없을 텐데.”
“뭐? 왜?”
“황제의 초상을 함부로 그려 내는 것과, 상업 활동을 통하여 이윤을 취하는 중죄에 대한 사면 기간이 오늘이면 끝이라.”
“뭐?”
이도하가 벌떡 일어났다. 자그마한 꽃잎과 풀이 나풀거리며 떨어져 내렸다.
“와 씨, 한정판이었어? 지금 가자.”
시오한이 웃음기 어린 얼굴로 그를 황당하다는 듯 올려다보았다.
“영화는?”
“그건 내일 보면 되지.”
“내일은 그대에게 승마를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승마?”
“진상된 말 중에 귀한 말이 있기에. 푸른빛이 그대와 잘 어울릴 것 같아 그대에게 주려고 했지.”
“뭔 말이 파래?”
이상한 모습을 상상하는 것 같은 이도하의 얼굴에 시오한이 웃었다.
“파란 건 아니고, 검은빛에 아주 짙은 푸른색이 감도는 예쁜 빛이야.”
“그럼 그건 그다음 날 하자. 지금은 한정판을 사야 한다.”
그다음 날도 있고, 그다음 날도 있고. 날은 많지만 한번 간 한정판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도하가 손을 내밀었다. 드러난 손목에는 여전히 푸른 끈이 묶여 있었다.
“하면 연화지도 나가서 묶을까?”
“아, 좋지.”
시오한이 그 손을 잡았다.
***
[1736] 우리집에왜왔니 아이라 특집 편에 이도하 나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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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 특집 촬영하는 사진 떴는데 이모형 있음ㅋㅋㅋㅋㅋㅋ
이모형이 거기서 왜 나와……?☆
댓글(1574)
└ ????
└ 촬영 현장 사진임????
└ 이모형 맞아?
└ 뭐야 시발 21세기에 화질구지 뭔데 누가 좀 빨아와 봐
└ 뭔데 뭔데 이모형 왜 곰 인형 안고 있는 건데 뭔데ㅠㅠㅠㅠㅠㅠㅠㅠ
└ 미쳐따 은호도 있고 세오도 있다 시발 다 이루었도다
└ 와 비율이 연예인들 압살하넼ㅋㅋㅋㅋㅋ 이모형 멋있어 사랑해 응원해
└ 이 형이 이런 예능에 뜰 형이 아닌데 진짜 우연히 지나가다 찍혔나 봄 피디 계 탔넼ㅋㅋㅋㅋㅋ
└ 와씨 이모혀유ㅠㅠ 형 오즈에만 잇지 말고 여기도 좀 와조라 너모 반갑고 여전히 잘생겼고ㅠㅠㅠ
└ 오즈에만 잇지 말고 여기도 와조라2222 황제님이랑 연애할 거면 우리 앞에서 해조라……!
└ 둘이 천년만년 해 연애 대신 우리 앞에서 해……. 우리가 좀 알게 해조라!
└ 이도하 게이야?
└ 삐빅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 뭐얔ㅋㅋㅋㅋㅋㅋ
[1983] 오늘자 우집왜 보다가 귤 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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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음 화 예고편에 이모형이 나옴??????????
댓글(2148)
└ 축하합니다 당신은 한국인 댓글을 찾으셨습니다
.
.
└ 촬영 현장 사진 떴었는데 레알 찐인 듯 미쳐땈ㅋㅋㅋㅋㅋㅋㅋ
└ 아 시발 존나 궁금하다 이모형 어떡하다 왜 곰 인형 안고 있는 건데
└ 귤을 왜 뱉엌ㅋㅋㅋㅋㅋㅋ
└ 와 우집왜 아이라 간다고 해서 진짜 혹시나 설마 했는데 와 뭐야 와
└ 섭외면 존나 능력 인정 어디든 프리 패스할 이력이다
└ 근데 섭외일 리가 없음
└ 섭외일 리가 없음22
└ 이모형 도질머리에 섭외일 리가 없음3ㅋㅋㅋㅋㅋㅋㅋ
└ 존나 짜증 나 왜 잠깐 지나가는데도 잘생긴 건데 진짜 나 속상해
└ 미쳤ㅋㅋㅋㅋㅋㅋ
[1780] 나 대형마트 알반데 오늘 이모형이 곰 인형 들고 가는 거 봄
첨에 곰 인형이 발목 없는 귀신처럼 스르륵 지나가길래 존나 뜨허헙 괴상망측한 소리 냄.
이게 ㄹㅇ 놀랄 수밖에 없는 게 곰 인형이 사람보다 더 큰 사이즈임. 카트에 앉힌 인증짤 유명해서 알 거임.
너도나도 다 그렇게 태워서 가는데 워낙 크니까 가끔 특기자들이 그런 식으로 들고 가는 일도 있긴 함.
존나 놀라긴 했는데 또 누가 저러나 싶어서 데리고 가는 사람 봄.
????
이모형이 왜 거기 있어?
너네 당장 핸드폰 꺼내서 다 카메라 깨 버려라 티비고 너튭이고 올라오는 거 다 이모형 실물 반도 못 담음
걍 존잘임. 아닥하고 태어나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그랜절 할 정도로 존잘임.
곰 인형이 시강이라 사람들 다 쳐다보는데 걍 마이웨이로 곰 인형 데리고 감. 멋있어서 ㄹㅇ 그랜절 박을 뻔.
근데 이모형 곰 인형 왜 삼……? 웨……?
존나 귀엽긴 한데……. 이모형 설마 도질머리로 곰 인형 찢어 버리려는 거 아니지……?
결론: 존잘 이모형이 거의 자기만 한 곰 인형 사 감.
댓글(1915)
└ 곰 인형이면 그 우집왜에서 안고 찍은 그 곰 인형 아님????
└ 이모형은 곰 인형을 찢어…….
└ 킹리적 갓심ㅋㅋㅋㅋㅋ
└ 아니 그거 우집왜에서 곰 인형을 안아보세요 뭐 그런 거였다는 얘기 있던데 안아보고 촉감 좋았나 봄ㅋㅋㅋㅋㅋㅋㅋ
└ 이모형 왜 그렇게 곰 인형에 진심인건뎈ㅋㅋㅋㅋㅋㅋ
└ 이모형이 예능에 곰 인형 안고 어디 나옴??? 언제????? 또 나만 진심이었지 또 또 곰 인형 안고 있는 거 또 자기만 보려고!
└ 급발진 미쳤낰ㅋㅋㅋ 예고만 뜨고 아직 본편 안 뜸 진정햌ㅋㅋㅋㅋ
└ 이모형 곰 인형 안아보는 짤 그만 보는 방법 알려줄 사람
[9179] 우집왜 이도하ㅠㅠㅠㅠㅠ
우집왠느 이도하 편집한 거까지 남김없이 다 풀어줘라 줘ㅠㅠㅠ
안 그래도 짧은데 ㅠㅠㅠ
진짜 이모형 존나 귀엽ㄷ고 존나 남들이 이상해하건 말건 난 곰 인형을 안아봐야겠다 하는 도른 눈이 시발 자꾸 날 꼬셔 어 이모형 진짜 시오한 폐하 외에 웃어 주기만 해봦 ㅣ니자짜 나 어 먼저 꼬셔 놓고 이러기 있냐고 엉엉 우집왜 잘했어ㅠㅠㅠㅠㅠㅠ
댓글(578)
└ 좀 이상한 앤가 봐…….
└ 미친 사람 취급 뭔뎈ㅋㅋㅋ
└ 아 근데 분량 진짜 짧긴 하더랑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쥐어짠 느낌이었음 연예인들이 존나 연예인 보듯이 쳐다보는 리액션까지 빵빵하게 넣어 가지고 반복 오지는 게
└ 그래도 좋았다
└ 그래서 좋았다……2
└ 그렇기 때문에 좋았다……3
└ 아니 이모형 존나 까칠한데 표정은 잘 못 숨김ㅋㅋㅋ 연예인들이랑 인사할 때는 존나 뚱한데 인형 안을 때 만족스러워하는 것 좀 봐 진짜 너무 귀여워서 질척이고 싶다
[28710] 이도하 반지 샀다는 소리 있던데
지인이 ㄲㄹㄸㅇ에서 일하는데 얼마 전에 이도하 왔다 갔다고 함. 반지 보고 갔다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탐탁잖아해가지고 본사랑 연결해줬다는 듯. 들어 보니 따로 원하는 디자인이 있는 듯해서 뭐 장인인지 그쪽에서 제작자랑 직접 연결해 준다는 것 같음 커스텀으로
댓글(2263)
└ 인소더블 클라스 오져 버렸네;;;
└ 이모형 설마 프러포즈하는 거야?
└ ???????
└ ㄹㅇ?
└ 인증 없음 모다?
└ 아 시발 좀 비켜봐 이모형 진짜 반지 산 거야? 이모형 겨론해? 이제 여기 안 와??????? 야이 씨 프러포즈할 거면 우리도 보여 줘라!!!!!!
└ 아니 왜 둘이 사귀는데 둘이서만 사귀어? 왜 우리는 안 보여 주냐고 이거 진짜 유죄야 킹받네 진짜
└ 걍 선물하는 걸 수도 있지 이리스티리움 곧 성절이잖아
└ 아 그러네
└ 급 침착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둘이 같이 있을 거면 우리도 좀 보여 줬음 좋겠다……. 나도 좀 알게 해줘……
└ 성절이라서 선물 샀네 크 이도하 선물 클라스 봐라
└ 이리스티리움 반지 안 끼지 않음???
└ 이모형이 준 건데 끼겠지 뭐
└ 계약자들 나와 봐 성절 지나고 폐하가 반지 끼고 있나 안 끼고 있나 잘 보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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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하 반지 끼고 있음!!!!!
[그믐밤에 달이 뜬다 외전 完]
YumY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