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믐밤에 달이 뜬다-160화 (159/250)

160화

[속보] <행방불명 인소더블 이도하… 돌연 아이라에 나타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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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자회견에서 이드로 탈퇴를 선언하며 독일에 간 것으로 알려져 있던 인소더블 이도하(24)가 오늘 오후 2시경 아이라 본관에서 목격되었다. 이도하는 당일 기자들과 인터뷰 중이었던 신모 군(12)을 데리고 나가 짧은 이야기를 나눈 이후 다시 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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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종잡을 수 없는 이도하 행보… 누가 막을 수 있나.>

지난 기자회견에서 아이라 탈퇴를 선언한 뒤 사라졌던 이도하가 오늘 오후 아이라 건물에 나타났다. 독일 당국은 이도하가 공식적으로 당국에 입국한 적이 없음을 밝혔지만 그가 독일에 갔던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출국도, 입국 허가도 없이 한국에 나타난 이도하의 행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무런 제지도 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그의 행보가 국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논란이 뜨겁다.

최태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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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오늘 낮 아이라 본관에 흔들림… 이도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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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2시 40분경 아이라 본관 건물 흔들림으로 인해 약 3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연구원들 및 일반 관계자들, 기자들은 지진 규모 약 3에 해당하는 흔들림을 느꼈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이로 인해 인근 소방서에 지진 신고가 빗발쳤으나, 한국지진연구소는 해당 시간에 지진이 일어난 적은 없는 것으로 밝혔다.

한편 당시 아이라 본관 옥상에서 촬영된 인소더블 이도하의 모습으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 아이라 본관 규모의 건물 전체를 흔들 수 있을 만한 특기를 가진 것이 이도하뿐이며, 헬기에서 촬영된 영상 속 이도하에게서 섬광이 또렷이 목격되었기 때문. 다행히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흔들림이 이도하의 영향이라면 그가 이러한 소동을 일으킬 만한 이유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국내 유일의 인소더블 특기자의 특기 제어력에 대한 의문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아이라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분명하게 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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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대학가 한복판에 나타난 이도하… 동행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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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귀환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도하가 서울 소재의 모 대학가 앞에 나타났다. 그가 재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이 학교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 것은 아이라 본관 옥상 위에서 촬영된 이후로 추정되는 시각. 문제는 이도하의 동행인으로, 일각에서는 그가 이도하의 계약주인 이리스티리움의 황제, 시오한 오르페노스 황제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팽배한 가운데에도, 금발과 기적처럼 수려한 외모가 여태 계약자들에 의해 전해진 오르페노스 황제와 일치하는 것. 아이라에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는 중이지만, 해당 기관은 이러한 현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지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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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목봐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ㅋㅋㅋㅋㅋㄹㅇ 홍길동이네 뭐 장막 때문에 국제 도약 불가능하다더니 장막 일 안하냐

ㄴ 인소더블이라서 장막 따윈 그냥 무시하나 봄 크 클라스

ㄴ 분위기 파악 못하고 감탄이나 쳐하고 있냐 이거 존나 심각한 문제임

ㄴ 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

ㄴ 미친노밐ㅋㅋㅋㅋ

ㄴ 이야 인소더블 특별법 통과했다고 이름 존나 막 쓰네 이제 이모형을 이모형이라고 부를 수 없고

불법 촬영은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거냐 이도하 인권 어디감

ㄴ 불법 도약은 되고 불법 촬영은 안 되고요?

ㄴ 아 지랄 노 환멸난다 이도하 불법 도약해서 독일 갔다는 증거 있음?

ㄴ 시발 이 새끼야 핸드폰 내려놔라 와이파이 쓰지 마라 전기 쓰지 마라

ㄴ 뭐 시발 이도하가 무료봉사해주는 것도 아니고 지도 존나 떼돈 벌면서 마력팔이 하는 건데 내가 고마워해야됌?

ㄴ 네 다음 발작

ㄴ 이모형 뭔데 지금 그냥 걷어찬 걸로 난간 다 뜯겨나간 거임? 개무섭네 개빡친것 같은데 ㄷㄷㄷㄷㄷ

ㄴ 이제 이도하 빡치면 다 뒤지는거냐 후와호!

다 비켜 댐 황제 맞다 미친 시발 다 저게 사람얼굴이냐 이모형 저 얼굴을 여태 혼자서만 봤냐 계약자들 시발 저 얼굴을 그냥 잘생겼다고 한 거냐 표현력이 그거밖에 안 되냐 세종대왕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광광 울겠다 미쳤다 어머니아버지 저 얼굴을 보려고 이제까지 제가 살았나 봐요 시발 심장 벌떡거린다 이거 어떻게 진정시키냐 와 도랐다 우리 왜 저런 황제 없냐 왜 없냐고

ㄴ 아니 좀 진정해 봐

ㄴ 텍스트로도 개 시끄러운데 존나 이해감 인정2222222 미친 진짜 기적의 현신이다

ㄴ 시발 바람막이 뭔데 다 찢어버려 이모형 뭐하는거야 아무리 형이라지만 이건 용서 안된다 바람막이 치우라고!!!!

ㄴ 이모형 가만안둬 진짜 우리 폐하 내놔라!! 혼자 보지 마라!!!

ㄴ 아니 둘이 왜 그렇게 끌어안아…? 저 바람막이 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데 우리 같이 좀 알자… 응? 나도 좀 알게 해줘…

ㄴ 잘생긴 애 옆에 잘생긴 황제 최고된다

ㄴ 아니 그러니까 오즈에서는 그럼 저 둘이 같이 있는걸 그냥 볼 수 있는 거라고…? 평범하게…? 미친 나 왜 안오즈 나 왜 안 특기자야 나 왜 안 계약자야 나도 오즈 갈래!!!! 나도 이리스티리움 사람 할래 시발!!!!

ㄴ 아이고 미쳤다 아이고 아이고 세상에 맙소사 난리났다

ㄴ 할버니 바이브 뭔데 우리 할머니 소리 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데 웃기짘ㅋㅋㅋㅋㅋㅋㅋ

ㄴ 할머니가 문제냐 관짝도 박차고 일어나겠다 헉헉 잘생긴 애 옆에 잘생긴 애 최고된다2222222

이도하는 얼굴이 뜨거워져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바람막이라니. 아무리 당황했다지만 그깟 바람막이 하나로 둘이나 가려보겠다고 그 사람 많은 곳에서… 기사에 첨부된 저와 시오한의 사진이 몹시 망측해 이도하는 손과 발이 다 곱아들었다. 기껏 그렇게 가린 보람이라도 있었으면 모를까, 기사에 첨부된 사진 속 시오한의 얼굴은 급하게 찍느라 그랬는지 화면이 잔뜩 흔들려 흐릿한 와중에도 지나치게 자기주장이 강했다.

도로 위로 찬란하게 펼쳐진 황금색 머리칼은 무슨 효과를 준 것처럼 아주 화려하기 짝이 없었고 풍성하게 펼쳐진 옷가지도 평범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누가 봐도 ‘와, 사람이냐’ 하고 한 번쯤을 눈을 의심할 얼굴이고, 위에 엎드린 이도하까지 더하니 누가 봐도 혹시 저 사람이 그 황제가 아닌가 하는 게 차라리 합리적인 추론일 지경이다.

이미 꽤 예전부터 알람이란 알람은 전부 꺼져 벙어리가 된 핸드폰은 아까부터 난리가 나 있었다. 소리를 켜 놓았더라면 또 초코촠촠촠촠 하며 또 그 목 부러진 인형 같은 괴음을 냈을 게 분명했다. 좀처럼 까맣게 꺼지질 못하는 화면 속에서 언뜻 스치는 제 어머니의 메시지를 발견한 이도하는 내일의 이도하에게 모든 걸 맡겨야겠다고 잠시 낙관했던 것이 무색하게 눈앞이 아득해졌다.

망했다. 정말 아주 총체적으로, 다채롭게 망했다. 그때 핸드폰 화면이 변했다. 전화가 들어오고 있었다. 김윤혜였다.

“…….”

안 올 리가 없지. 이도하는 잠시 손바닥으로 눈을 지그시 눌렀다가, 핸드폰을 한참 떼어 놓은 채 통화버튼을 눌렀다.

-이도하씨!!!

아니나 다를까, 아주 핸드폰을 뚫고 나올 기세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이도하가 먼저 선수를 쳤다.

“김윤혜씨도 대피했니. 그거 지진 아니고 나 맞는데.”

-지금 그게 문제예요?!

다른 사람들은 꽤 문제 같이 굴던데. 물론 김윤혜에게야 특기 제어가 어쩌고저쩌고하는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으니 문제가 아니긴 하다. 안 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주제를 돌려보려고 했던 이도하가 한 번 더 선수 쳤다.

“시오한 맞고, 어떻게 했는지 나도 모르고, 어쩌다 보니 그랬고, 변명하자면 좀 불가피했다는 것만 알아주라. 귀 아프니까 작게 말해줄래?”

-진짜 미쳤어!!!

“어, 알아. 미쳤지, 진짜.”

이도하가 아연하게 말했다. 진짜 미쳤지….

-어떡하려고 그래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건데요? 이도하씨는 괜찮을 거고, 황제는 멀쩡한 거예요? 손가락발가락….

“다 멀쩡해, 괜찮아.”

이도하는 약간 묘한 기분으로 대답했다. 여태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갑자기 김윤혜가 시오한을 더러 황제, 하는 것이 묘하게 걸쩍지근했다. 단 한 번도 두 사람을 같은 프레임 안에 넣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그랬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달리 칭할 방법이 없기도 했다. 폐하는 당연히 아니고, 황제님도 웃기고, 시오한씨는 더 웃기다. 진짜 이게 무슨 일이람…. 이도하는 이마를 문지르며 산만하게 퍼지는 생각을 추슬렀다.

“그냥 확인하는 건데, 혹시나 이런 일이-”

-아 당연히 한 번도 없었죠! 차라리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다, 하기라도 하지! 이건 지구가 두 쪽 나고! 하늘이 뒤집히고! 해가 서쪽에서 뜨고!

“…숨겨야겠지?”

-알면 그 대학가로 가질 말았어야지!

울분에 가득 찬 목소리에 이도하는 잠깐 억울함이 솟구쳤으나, 곧 약간 더 암담해지며 수긍하고 말았다. 제가 왜 그 도떼기시장처럼 북적거리는 곳으로 도약을 했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차라리 무의식적으로나마 이렇게 집으로 왔다면 눈곱만큼이라도 더 수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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