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믐밤에 달이 뜬다-31화 (31/250)

31화

<백주 대낮 강남 카페에서 폭행 사건 발생해… 가해자는 인소더블 특기자>

지난 19일 강남에 위치한 카페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가해자가 인소더블로 유명한 이모 씨(24)로 밝혀졌기 때문. 인소더블(측정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무한한) 이란 특기자 중에서도 특기의 유형, 성질, 한계 등을 가늠할 수 없는 특기자들에게 붙는 호칭으로, 1940년 스페인의 특기자 가엘 루이즈 이후 처음 사용되었다.

현재 밝혀진 인소더블은 단 셋으로,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특기자가 일반인을 폭행한 것.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가해자 이 씨는 이후 소환진에 의해 소환되며 상황을 빠져나갔으며, 이에 특별한 경찰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권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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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더블 폭행 사건… 누가 막을 수 있나. 특기 관련 범죄에 관한 가중처벌 다시 재정비해야>

지난 19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국내 유일, 세계적으로도 단 셋뿐인 인소더블 이모 씨(24). 지인과 함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던 이 씨는 시비에 휘말렸고, 이는 결국 폭행 사건으로 발전했다.

문제는 특기를 사용한 일방적인 폭행. 목격자들에 의하면 이 씨는 특기를 사용하였고, 피해자 이 씨(25)는 변변찮은 방어조차 하지 못한 채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이모 씨는 현장에서 소환되어 아직 신변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

이에 인소더블인 이 씨에 관한 특별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최세원 구원대학교 교수의 목소리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특기에 의한 범죄는 특정범죄에 관한 가중처벌 대상이지만, 인소더블에 관한 법률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게 국내의 실태이다.

신형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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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폭행 사건 피해자 이 씨(25), 이성 그룹 회장 손자로 알려져>

19일 강남에서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는 폭행 사건의 피해자 이모 씨(25)가 이성 그룹 이성호 회장의 손자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인천공항에서 수화물로 액상대마 카트리지 수십 개를 운반하다 적발되었으며, 현재 마약 유통 및 투약 혐의로 재판 중인 것.

목격자들에 의하면, 카페에서 지인과 함께 대화를 나누던 이 씨(24)에게 이 회장의 손자가 먼저 시비를 건 상황이었으며, 이후 이씨는 상황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손자가 이 씨와 이 씨의 지인에게 폭언을 퍼부었다고 전해진다. 더욱이 이 씨의 지인은 국제 이능 연구소 IERA(이하 아이라)의 연구원으로, 올해 19살인 미성년자로 알려져 더욱더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폭언과 시비로 이 회장의 손자는 이번에도 마약 투여 여부가 의심된다. 사건 발생 당시 연구원인 이 씨의 지인 역시 그의 마약 투여를 의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냐’ ‘정당방위다’ ‘재벌 3세면 다냐’ ‘이게 나라냐’ ‘먹여 살렸더니 배은망덕’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지희 기자 [email protected]!news.com

오뉴스 서울 저작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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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여론… 이성 그룹 공식 사과>

강남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에 관하여 이성 그룹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성 그룹 이성호 회자의 손자 이모 씨(25)씨가 피해자인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 그러나 이성 그룹은 이 씨가 먼저 폭언을 퍼부은 것, 미성년자인 김모 양(19)에게 폭행을 휘두르려 했다는 점, 또한 이 씨가 마약을 유통, 및 복용 혐의로 재판 중인 것을 고려하여 이를 ‘명백한 잘못’이라고 표현하며 사과했다.

더불어 이 씨의 마약 유통 및 복용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력하여 잘못을 바로잡겠다고도 밝혔다. 그간 재벌 3세들의 마약 혐의에 관한 국내 기업들의 대처와 지지부진했던 경찰 수사로 미루어 보아, 이번 이성 그룹의 발 빠른 대처는 이례적으로 보인다.

심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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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릿지, 깊은 유감 표명… 최선을 다해 소속 계약자 보호할 것>

<에너젠, 유감 표명… 이번 사건을 계약자에 주목해서는 안 돼>

<이성 그룹… 그룹 차원의 법률 지원 없을 것>

<이성 그룹 발 빠른 사과에도 싸늘한 반응… 불매 언급까지>

<인소더블 vs 재벌 3세… 승자는?>

<독일 언론 화제… ‘인소더블 그렇게 대우할 바엔 독일로 보내달라’ 막말>

<오슬란드 미 대통령, ‘한국, 아직 인소더블 감당할 능력 없어’>

<세금 없어지나? 제반 사정으로 당장은 힘들지만 긍정적…>

<내년 3월부터 전면 무상 교육 실시된다>

<보건복지부, 12월부터 의료비 지원 확대. 무상 의료 실현될 수도…>

[영상] 강남 폭행사건 원본(자막 있음)

[영상] 인소더블 위엄 (사이다 주의)

[영상] 강남 폭행 사건 이성 그룹 이규원 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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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도르신? 혐생이 너무 x같아서 빙글 돌아버리셨어요? 우리 이모형이 언제 특기로 사람 팸? 저건 참교육의 현장인데요??

ㄴ오늘도 기레기가 기레기했다.

ㄴ이모형 뭔뎈ㅋㅋㅋㅋㅋㅋㅋ순간 이모가 누구지 했네 시밬ㅋㅋㅋㅋㅋㅋ

ㄴ이모형ㅋㅋㅋㅋㅋㅋ갑자기 존나 친-근

ㄴ미친노마 이모형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이모씨 별명된거냐곸ㅋㅋㅋㅋㅋㅋ

ㄴ우리 이모형은 가만히 있어 저 새끼 대가리는 내가 깨줄게

ㄴ저 새끼 대가리 깨러 갈 파티원 모집함

ㄴ사실상 대한민국 전원 아니냐

ㄴ저 빡대갈 새끼는 최소 한국인 아님

나 저 카페에 있었고 처음부터 다 봤는데 저 새끼가 먼저 시비 오지게 걸었고 우리 이모형 존나 쿨워터향나게 처음부터 끝까지 병먹금함. 근데 저 새끼가 어그로 만렙인지 오르페노스 황제 걸고 넘어지면서 성희롱 존나 해대서 이모형이 빡돈 것. 결론은 저 새끼가 무조건 잘못함. 우리 이모형 잘못 1도 없음.

ㄴ다 받고 나도 저기 있었는데 특기 쓴 건 저 새끼 맞다가 넘어가서 탁자 깰까봐 잡아준 거임. 특기로 때린 적 없고 교육만 함 때린 적 없음 아무튼 잡아준거임.

ㄴ탁자 깨질까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언제부터 너네 형이냐

ㄴ근데 계약자 앞에서 계약주 욕한 거면 저 새끼는 진짜 오체분시 안 된 게 다행임. 계약자들한테 패드립에 버금가는 게 계약주 욕이랬는데

ㄴ내 친구 계약잔데 맨날 계약주 존나 욕하던데.

ㄴ내 친구도 인간인데 패드립 맨날 함

ㄴ이 도라이들은 뭐야;;;

저거 정당방위임. 아무튼 맞음 무조건 맞음.

ㄴ캬 배우신 분

ㄴ고등교육 받으신 분

ㄴ이 새끼 최소 하버드

ㄴ새끼?

ㄴ이 님

ㄴ태세전환보솤ㅋㅋㅋㅋㅋㅋㅋㅋ

최세원은 또 어디의 듣도보도 못한 잡새끼고 구원대는 또 뭐냐 너나 구원해라 이 호로 잡놈아 인소더블이 지금 나라를 구하고 있는데 어디서 개같은 망발을 지껄이고 있어 너 이 시발새끼야 딱 기다려랴 내가 창문따고 들어간다 나불대지마라죽는다진짜존나빡치네특별법이니뭐니개지랄하면모가지를따버릴거ㅑ

ㄴ뭐야 존나 화났어ㅋㅋㅋㅋㅋㅋ하지만 응원함

ㄴ와중에 꼬박꼬박 띄어쓰기하다가 그라데이션 분놐ㅋㅋㅋㅋㅋㅋㅋ

ㄴ쓰면서 점점 더 빡치는게보옄ㅋㅋㅋㅋㅋ

ㄴ근데 구원대가 진짜 어디임 특별법 저런 얘기 진짜 나온 적이 있나

ㄴ나오긴 나왔는데 저런 쪽으로는 당연히 아님 그냥 듣보잡 교수새끼가 듣보잡한 것

특별법 필요하긴 하네 진짜 시발 인소더블 건드리지 말고 가만히 놔둬라로 이 기레기새끼들아 내가 ㅇㄷㅎ였으면 존나 환멸나서 이민 갔다 그럼 덮어높고 거지꼴을 못 면하는 거임 이 좆병신새끼들아

ㄴ맞는말이긴 한데 ㅇㄷㅎ 없다고 우리가 거지는 아니지 않냐

ㄴ이 새끼는 또 뭐야 좀 꺼져 시발 이성 댓글알바냐?

ㄴㄹㅇ 존나 환멸날듯

가중처벌 웅애웅애 존나 무슨 소리세요 기레기야 뭐 인소더블이면 가중처벌 더 받기라도 해야 한다는 뜻임? 그럼 저 재벌레새끼는 돈 더 많으니까 벌금 시발 오백억쯤 내야겠네? 논리 오지고지리고요

ㄴ서울시청 축구선수가 싸커킥한거랑 호랄두가 싸커킥한거랑 다르게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급;;;

ㄴ그깟 뺨따구 몇 번 맞은 것 가지고 뭔 가중처벌이야 라떼는 말이야 학교에서도 이 백대씩은 맞았다 이 말이야

ㄴ아 알지알지 볼기 오백대쯤은 스승의 은혜였음 귓방맹이 세대면 찐사랑이지

ㄴ아 여기 허벅지 삼백대쯤 안 맞아본 사람도 있음?

ㄴ발바닥 이백대면 감사해서 눈물 줄줄 남

이모형!! 이모형!! 존나 사랑해!! 시발 사랑해!! 멋있어!! 잘했어!! 칭찬해!! 응원해!!!

ㄴ아휴 시끄러워 조용히 좀 말해

ㄴ개찬물ㅋㅋㅋㅋ너무햌ㅋㅋㅋ

ㄴ뭐야 시발 나도 할래 이모형 나도 사랑해!!! 시발 존나 멋있어!!!

ㄴ이모형 굳어진거냐곸ㅋㅋㅋㅋㅋㅋ

ㄴ잘했어!!

ㄴ멋있어!!

ㄴ칭찬해!!

ㄴ응원해!!

와 씨 사이다 씹팔만잔 들이부은 것 같다 존나 멋있어 시발 인소더블은 사람을 찢어요;;;;

ㄴ씹팔만잔은 뭔뎈ㅋㅋㅋㅋㅋㅋㅋ

ㄴ인소더블은 사람을 찢어요222

ㄴ저 새끼 ㄹㅇ 찢어질 뻔

ㄴ찢었어도 할 말 없다

이성 시발 존나 다급하게 사과하는 거 봐랔ㅋㅋㅋㅋㅋ솔까 저기 있던 게 이모형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누가 피해자 됐겠음? 인소더블이니까 그 자리에서 존나 참교육 시전하고 그러고도 이성도 설설 기며 사과했지 일반인이었으면 이성 눈도 깜짝 안했다는데 내 손모가지를 건다.

ㄴㅆㅇㅈㅂㅂㅂㄱ

ㄴㄹㅇ인소더블 아니었으면 저 새끼 도라버린 정도로 봐서 개맞았을듯. 그러니까 정당방위

ㄴ개도 어깨너머로 삼년을 보면 배운다는데 저 병신새끼는 이성에서 뭘 보고 배웠길래 저렇게 빡대가리냐.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ㅇㄷㅎ 존나 유명하고 그냥 보고 잊어버리기 쉬운 얼굴도 아닌데 도대체 시비를 왜 텀?

ㄴ자식새끼 하나 잘못 키워서 회사 말아먹겠네

ㄴ응 이성 안 사

ㄴ법률지원 안한다는 것도 그냥 발빼기 같고 존나 졸렬함ㅋㅋㅋㅋ

ㄴ이성에서 사과하는 것도 존나 맘에 안 듬 이성 다니는 회사원들이 뭐 잘못함? 회장이랑 그 일가 다 튀어나와가지고 약쟁이 새끼 꿇려놓고 사과해야지 뭐 시발 그룹이 사과를 해 사과를 하길

근데 옆에 저 친구놈은 또 뭐야 곤란하긴 뭐가 곤란해 개때리고 싶네

ㄴ끼리끼리 논다는데 저 쪽도 재벌3세일듯

ㄴ도월회장 손자라는 말 돌던데.

ㄴ특기자인 듯 이도하 앞에 불꽃 팍 텼음

ㄴ????언제???

ㄴ영상 6분12초

ㄴ헐 시발 진짜네 그럼 저 새끼는 지도 특기자라고 나댄 건가 상대가 인소더블인데???

ㄴ찢는걸 막은건가

ㄴ뭐야 발상의 전환

ㄴ뭔 개소리를 하고 있어

근데 존나 이해가 안 간다 진짜 아무리 뽕빤 약쟁이라고 해도 어떻게 저렇게 말이 안 되는 짓을 함? ㅇㄷㅎ가 누군지 모름?? ㅇㄷㅎ가 존나 흐리멍텅 이목구비 구분 안 가는 오징어도 아니고, 뭣보다 계약명 눈 밑에 있는게 ㅇㄷㅎ밖에 더 있음 존나 트레이드 마큰데 몰라볼 수가 있나? 아니 진짜 상황 판단력이 아무리 떨어져도 사람 존나 많은 카페에서 저렇게 공공연하게 ㅇㄷㅎ한테 시비를 건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ㄴ저 때도 이미 약한거지 뭐

ㄴ약을 해도 저렇게까지??? 진짜????

ㄴ약 빨고서 뭔들 못함 저 때도 약한거 맞음. 전담 연구원이라는 ㅇㄷㅎ 지인이 아이라 최연소 입사랬음. 최소 의학 생명공학 박사 학위 두 개는 있다는데 딱 보고 약했다고 함.

ㄴ전담 연구원도 특기잔가 저 때 손 막은거 ㅇㄷㅎ 아닌 것 같은데. 게다가 눈에 섬광 돌았음.

ㄴ미친 ㄹㅇ이네 원래 아이라 연구원들 다 특기잔가?

ㄴ그렇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ㄴ ㄴㄴㄴ아님 아이라 입사하기 개 힘든데 그럼 특기자들이 다 천재게.

***

“흠.”

주르륵- 남자의 손끝에서 화면이 빠르게 올라갔다. 올려도 올려도 끝이 없는 댓글 창을 남자는 흥미롭게 정독했다. 와장창!! 남자가 앉은 소파 건너편의 문 안쪽에서 또다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잡겠네, 잡겠어….”

심드렁하게 말한 남자는 쭉 기지개를 켜며 소파 등받이에 머리를 걸쳐놓았다.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고 새로운 뉴스가 뜨는 인터넷의 바다를 뒤지던 핸드폰 화면이 돌연 수신화면으로 바뀌었다. 할망구- 발신명에 남자가 씩 웃었다.

“네, 할멈.”

쨍그랑-!! 문 안쪽에서 또다시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울음소리와 고함 소리도 새어 나왔다. 남자가 조금 눈썹을 찌푸렸다. 이거 119라도 불러야 하나. 태연하게 중얼거린 남자가 다시 전화에 집중했다. 핸드폰 너머 상대가 뭐라 길게 말했으나 남자는 거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수준이었다. 천장의 갈매기 문양을 새던 남자가 대답했다.

“할멈… 잔소리 좀 그만해. 생각보다 일이 좀 더 커진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잘 됐잖아? …그렇긴 한데, 그건 어쩔 수가 없지. 사실 난 그게 더 재미있더라고.”

복도 끝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다가왔다. 남자는 까딱 고개만 꺾어 그를 보았다. 비서진 중 하나였으나, 남자는 반갑게 손을 흔들면서도 고개를 저어 보였다. 비서는 거의 절망한 얼굴로 돌아갔다.

“경계심을 가진 이들이 정신병자 취급당하는 거. 편집증을 가져야만 살아남는다. 그런 책이 있는데, 읽어봤어? 할멈이 보기에는 어때. 살아남는 인간이 있기는 할까?”

아하하- 남자가 웃음을 터트렸다. 문 안쪽에서는 여전히 고함 소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분에 못 이겨 폭발한 목소리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발끝을 까딱이며 즐겁게 통화를 이어갔다.

“그래, 나도 알아. 농담이야. 진지하긴. 아니야. 마주친 건 순전히 우연이었어. 응, 그렇지. 좋은 기회잖아. 이규원은 구제불능의 쓰레기고, 사람들은 그런 쓰레기를 혐오하는 게 무슨 의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니까. 게다가 놀고먹는 재벌 3세기까지 해, 놓치기 아까울 수가 없지 않겠어? 하는 일도 없이 돈이나 축내는 재벌 3세가 감히 인소더블한테 폭언에, 조롱까지 하면… 이만큼 물고 뜯기 좋은 게 또 어디 있어. 난 무슨 생일상인 줄 알았는데. 아니… 나 그 정도까진 못 해요. 이규원 그놈이 원래 그 모양인 거지. 어. 약간 오금이 저리기는 하더라고.”

남자가 낮게 웃었다. 안쪽이 조용해졌다. 더 이상 깨지는 소리도, 부서지는 소리도, 고함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남자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장장 한 시간 만이었다. 지겨워 죽는 줄 알았네, 진짜. 노인네, 힘도 좋지.

핸드폰 너머 상대방의 목소리를 흘려들으며 남자가 중얼거렸다. 지루하게 소파 팔걸이 위로 손가락을 뱅글뱅글 돌리던 남자가 풉 웃음을 머금었다.

“그래? 그런 것 같더라. 음, 나한테 손가락을 날리더라고.”

휴대폰 너머의 목소리가 빠르게 무언가 말했다. 한가득 머금고 있던 남자의 웃음기가 조금 잦아들었다. 흘긋, 한 번 더 문을 확인한 남자가 차분하게 말했다.

“아니야, 그럴 것 같지는 않아. 응. 확실해. 언제?”

남자가 핸드폰을 떼고 달력을 확인했다.

“머지않았네? 솔직히 말해 봐, 할멈. 내가 이렇게 할 줄 알고 있었지? …하하. 알겠어, 알겠어. 조심할게. 그래. 응. 이제 가봐야겠다. 다음에 술이라도, 아니다. 안마기라도 하나 들고 찾아갈게. 잘… 이런.”

그가 미처 인사를 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졌다. 하여튼.

문이 벌컥- 열렸다. 안에서 나온 것은 지금 가장 떠들썩한 주목을 받고 있는 약쟁이. 국내 굴지의 기업 중 하나인 이성 그룹 이선호 회장의 손자이자 원호텔 대표이사 이정준 사장의 막내아들 이규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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