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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서 놀러왔다-222화 (222/227)

222화

그들은 달려서 폭발 소리가 난 곳으로 다가갔다.

“어어어…….”

“어서 불을 꺼!”

거기에는 이미 다른 경비병들도 소리를 듣고 달려와 있었다. 그리고 지켜야 할 건물이 불기둥이 되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대폭발이…….”

“쓰촨 대지진 때도 이런 건 없었는데…….”

다들 바쁘게 움직여 타오르는 화재를 진압하려 했지만 사실 알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는 것을. 건물을 이제 살릴 수 있을 가능성은 없었다.

“오호호!”

그리고 멀리서 그걸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아, 오랜만에 성대하게 마법을 사용하니 정말 신이 나는걸!”

거대한 불꽃의 빛에 아름다운 용모가 한결 빛이 나는 듯한 그 여성은 금발이었다.

바로 세나였다.

방금 박살난 서버 건물은 그녀의 강력한 마법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대규모 파괴마법을 사용한 덕분인지 기분이 아주 좋았다.

“임무를 끝냈으니 나는 돌아가야지. 다른 사람들은 잘하고 있나 몰라!”

쾌활하게 그녀는 몸을 돌려 임무 장소를 떠났다. 하지만 그녀의 등장은 아무도 눈치챌 수 없었다.

*

삼합회는 어디에나 있다.

그들의 정보원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 리우샨이란 이름의 상해의 엘리트가 있다. 그는 상해에 있는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크게 성공해 개인적인 기사까지 두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성공을 누리고 있지만, 그의 성공은 표면적인 가면에 불과하다. 그의 진정한 정체는 삼합회의 정보원이다.

그리고 그는 삼합회의 정보원이란 자신의 신분을 더 자랑스럽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도 했다. 얼마 전에도 협회를 위해 중요한 일을 했다.

그런 리우샨은 오늘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가 탄 차가 문 앞에서 멈췄다.

달칵.

“아, 피곤하다.”

“어서 들어가시죠.”

“자네도 수고했네.”

기사와 인사를 나누고 그는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한데 문 앞에 누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리우샨이 살피니 아름다운 여성으로 보였다. 누구일까?

리우샨이 묻기에 앞서 그 여자가 먼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당신이 리우샨?”

“그, 그렇소만.”

“쓸데없는 데 손을 댔더군.”

“그게 무슨…….”

여자의 말은 음산했다. 리우샨은 불길한 느낌을 받으며 품에서 폰을 쥐려 했다. 버튼만 하나만 누르면 경찰에 긴급 연락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없었다.

“컥!”

여자가 손을 휘두르자 큰 칼이 그의 배 뒤로 빠져나왔다.

“어어…….”

리샨웅의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는 흐려져 가는 의식 가운데서 여자가 귓가에 속삭이는 말을 들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정보에 손을 댄 대가지.”

대체 어떤 정보를 말하는 걸까? 리샨웅은 그것을 궁금해하면서 죽었다.

“흠, 역시 단번에 여섯 명이나 죽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야. 돌아다니느라 피곤한걸.”

리샨웅을 죽인 여자의 얼굴이 가로등에 드러났다.

에이리였다.

그녀는 이제까지 쭉 정보원들을 사살하며 돌아다녔고, 방금이 마지막이었다. 여러 사람을 죽인 것답지 않게 에이리의 표정은 평온했다.

곧 그녀는 정보원을 모조리 청소했다는 연락을 강민에게 보냈다.

***

강민에게 연락이 왔다.

사천의 백업을 모조리 박살냈고, 조사했던 놈들도 모조리 죽였다는 연락이었다.

“정리됐군.”

강민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리됐다면…….”

“사천의 백업은 폭발했고, 연구원들은 모조리 죽었다.”

“벌써……!”

한스꿔는 화들짝 놀랐다.

전화해서 어디론가 연락을 한 지 아직 24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백업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조사원들까지 다 처리하다니……!

장갑맨은 어쩌면 삼합회 전부보다도 무서운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여기 차례지.”

그리고 강민은 품에서 스크롤을 한 장 꺼냈다.

이곳을 폭발시키기 위해 세나에게 부탁해 만든 폭발 마법이다. 그 폭발력은 족히 폭탄의 어머니만큼이나 강력해서 이 일대는 물론이고 경비를 서고 있던 것들까지 다 죽여버릴 수 있을 것이다.

마법을 기동시킨 다음 강민은 한스꿔를 잡았다.

“가자.”

“포, 폭발시킬 겁니까?”

“그럼 달리 어떻게 할 것 같았어?”

“으음.”

그리고 강민은 달렸다.

그가 달리기 시작하자 한스꿔는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어째서 장갑맨이 전 세계 폭력조직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콰아아아앙!

갑자기 어마어마한 굉음이 등 뒤에서 들려왔고,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그제야 강민은 달리기를 멈추고 몸을 돌렸다.

한스꿔도 자신이 일하던 건물이 폭발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아득하니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높은 불기둥이 솟아올라 있었다.

“으아악!”

“아악!”

“꺄악!”

비명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강민은 그 비명소리를 음악처럼 감미롭게 들으며 외쳤다.

“자알 탄다!”

“으으……!”

한스꿔는 두려울 뿐이었다.

“후후, 뒤처리는 미국에 부탁하면 되겠지.”

폭발로 인한 소란이나 이 과정에서 죽은 사람들로 인한 소란 같은 거로 뒤처리는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민이 그 작업을 일일이 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는 미국에 그걸 부탁하기로 했다.

역시 미국이 그런 일에는 경험이 많은 만큼 잘한다. 중국 정부가 문제지만 이번 일이 성공하면 시진핑이 강민에게 신세를 많이 지는 셈이니 별 충돌 없이 협력하게 될 것이다.

“장갑맨 당신은 미국의…….”

“친분이 있는 거야. 미국 부하로 생각하면 화낸다.”

“그, 그렇습니까?”

한스꿔는 목을 움츠렸다.

강민은 그에게 자랑하듯이 이어 말했다.

“장래는 중국과도 친분이 생길 예정이지.”

“중국과?”

“그래.”

이 일이 끝나면 시진핑과 친하게 지내게 될 테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친한 정도가 아니고 어마어마한 은혜를 입힌 것이니 시진핑 측에서 굽실거릴 것이다.

복구할 길이 없이 파괴된 서버실을 구경하다가 강민은 이만하면 됐다 생각하고 폰으로 시진핑에게 연락했다.

“여보세요.”

“자넨가.”

초조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건강합니까, 시진핑 어른.”

“죽을 거 같네. 아직 멀었나?”

시진핑이 투덜거리자 강민은 웃었다.

“하하하하! 이제 움직이시면 됩니다.”

“그 말을 기다렸지!”

시진핑은 환호하듯 외쳤다.

“정보는 받았지요? 다 쓸어버리십시오!”

“물론이지!”

답과 동시에 시진핑은 전화를 끊었다. 이제 중국 전역이 또다시 시끄러워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한스꿔는 지금 강민이 한 통화를 듣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되어 있었다.

“시, 시진핑?”

“한 가지만 얘기해 주지. 그는 죽지 않았다.”

“죽지 않았다니, 말도 안 돼…….”

전 세계에 시진핑의 죽음이 알려졌는데 죽지 않았다니 믿기 힘든 게 당연했다.

“그렇지? 하지만 죽지 않았지. 집에 가면 뉴스를 보라고.”

강민은 씨익 웃으며 그를 놓아줬다.

어차피 그는 감히 장갑맨의 비밀을 상세히 아는 것도 아닌데다가 가족이 인질로 잡힌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니라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놓아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

시라이는 단잠에 빠져 있었다.

중국의 최고 권력자가 된 그는 행복에 젖어 요즘 매일매일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그의 숙면을 방해하는 전화가 울렸다.

때르르르릉!

“으응?”

짜증나는 표정으로 시라이는 침대에서 일어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석, 주석!”

“이 밤에 무슨 일이냐!”

심상치 않은 일이라 생각하며 그는 사정을 물었다. 한데 돌아온 대답이 너무도 어이없는 것이었다.

“쿠, 쿠데타입니다!”

“쿠데타? 무슨 개소리지!”

경악하면서도 시라이는 믿을 수가 없어 되물었다.

쿠데타가 일어나려면 그럴만한 지지 세력을 가진 야심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자들은 시라이가 모조리 청소하고 흡수했다.

이제 와서 그를 배신하는 야심가가 있다니? 하필이면 이 순간에? 그런 게 성공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더욱 어이가 없었다.

“시진핑입니다!”

“시진핑……?! 무슨 개 같은 소리냐! 죽은 자가 어떻게……!”

“살아있었던 모양입니다! 우리 눈을 속이고!”

시라이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걸 느끼며 이를 갈았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이냐!”

“하지만 각 중요 거점이 공격당하고 있고 이미 지방 군벌들도 체포 내지는 사살되는 형편인 것으로…….”

시라이는 현기증이 일어난 것 같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위험한 정치적 도박의 순간은 여러 차례 겪었지만, 이번처럼 황당한 꼴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다.

“곧 간다! 대기해!”

“오, 오지 마십시오. 이곳은 이미 제압되기 일보 직전입니……. 아악!”

수화기 저편으로 총성이 들렸다. 전화하고 있던 부하는 그 총에 맞아 죽은 것 같았다.

“잡아!”

시라이가 화들짝 놀라는데 누군가 수화기를 잡았다.

“시라이지?”

시라이는 두려움에 굳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기다려라! 너도 곧 같은 꼴이 될 거다!”

음산한 선고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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