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해져서 놀러왔다-203화 (203/227)

203화

“어서 죽여! 막아!”

호세와 당케가 악을 썼다.

부하들이 서둘러 강민을 공격했다.

타다당!

타다당!

“하핫! 그런 걸로 나를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물론 그들의 공격은 의미가 없었다.

“너희들 따위는 그냥 버러지일 뿐이지!”

강민은 놀리듯 외치며 번개처럼 이동해 그들에게로 거리를 좁혔다.

“끝낼 때가 됐지!”

비명을 지르며 마피아들은 강민에게서 도망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곧이어 동굴에는 끔찍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

“으으...”

“아아...”

겁에 질린 얼굴로 벌벌 떨면서 멘델과 만델라는 무릎 꿇고 앉아 있었다.

앞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강민.

“너희들은 이제 천천히 죽어갈 거다.”

그는 악마처럼 웃으며 말했다.

옆에서 세나가 통역해서 그 뜻을 전달했다.

“아주 아프게.”

지금 강민이 한 말에 둘은 발작을 일으킬 것처럼 더욱 떨었다. 강민이 사람을 얼마나 끔찍하게 죽이는지 아니까 당연한 반응이었다.

“제, 제발...”

“돈을 다 드리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그들은 울부짖으며 사정했다.

강민은 그들을 비웃었다.

“너희들 때문에 죽은 사람의 수가 몇인데 이제와서 그딴 소릴 하는 거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들 둘이 그러했던 것처럼 살고 싶다고 사정했을까. 하지만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모조리 죽였기에 이들은 이 자리에 올라왔다.

그래도 할 말이 있었던 듯 멘돌라는 외쳤다.

“저, 저흰 그냥 마피아로 태어나 마피아로 살았을 뿐입니다. 운이 좋아서 보스가 되었을 뿐, 원해서 악행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고 말고요! 그 증거로 저희가 사라진다고 해도 곧 마피아들이 리오를 장악할 겁니다!”

당케도 악을 쓰듯 외쳤다.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곧 리오를 다른 마피아가 장악할 거란 건 틀림없지.”

둘은 희망이 보이는 것처럼 강민을 바라봤다. 그러나 이어진 그의 말은 둘의 희망을 무참하게 짓밟는 것이었다.

“하지만 누가 장악하든 너희들보다야 훨씬 덜할 거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함부로 설치면 언제 장갑맨이 돌아와서 학살을 시작할지 모른다.

이번 리오가 청소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돈을 받아먹은 정치인들이 몸을 사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마피아는 입지가 많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리고 장갑맨의 동료라고 활동하는 이를 감히 건드려서 자살하고 싶어하는 녀석도 앞으로는 사라지겠지.”

강민의 입장에선 이게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

“으으...”

“그러니 너희는 죽어줘야 하겠다.”

친한 친구에서 농담하는 듯한 어조였다.

“머더퍼커!”

“개새끼야!”

당케와 멘돌라는 절망하며 외쳤다.

“주제를 모르는군.”

강민은 코웃음을 치며 멘돌라의 손가락을 잡아 그 관절 부분을 뜯어냈다.

“끼아아악!”

멘돌라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우, 우우우...”

고통과 공포에 절망하고 있는 그들을 향해 강민이 위로하는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편하게 죽는 방법은 있지.”

둘은 눈을 번쩍이며 관심을 보였다.

“일단 너희들 재산을 전부 내가 지정한 계좌로 이체하도록 해.”

“왜, 왜 니놈 좋은 꼴을...”

당케가 이를 갈며 말했다.

강민은 피식 웃고는 답했다.

“아니면 만갈래로 찢어 죽일 테니까.”

“읏...”

“천천히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좋겠지.”

이어서 강민은 당케의 손을 잡아 꽉 쥐었다. 과자처럼 손이 박살나 고깃덩어리가 됐다.

“키에엑!”

강민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뭉개진 손을 찰흙처럼 떼어냈다.

“꺄아악!”

“자, 어디까지 뜯기고 나서 굴복하게 될까?”

당케는 울부짖으며 항복했다.

“자, 잘못했습니다!”

“부디 죽여주세요!”

멘돌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살려주세요가 아니었다. 죽여달라는 것이 그들의 부탁이었다. 강민의 손에 걸리면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겪게 될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죽고 싶다면 시키는 대로 해.”

“아, 알겠습니다.”

강민은 세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준비했던 태블릿을 꺼내 강민에게 던졌다. 그걸 받은 강민은 화면을 조작하고 둘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기기는 여기 있다.”

“네, 네...”

“뭐 달리 필요한 게 있냐?”

“그, 그런 건 없습니다.”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당케와 멘돌라는 굽실대며 자발적으로 화면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좋아.”

“으으으...”

“크으윽...”

그들은 신음을 흘리면서도 바쁘게 화면을 조작했다. 곧 둘다 화면을 다 조작하고 나서 강민에게 보고했다.

“끄, 끝났습니다.”

“네. 다, 했습니다.”

“어디 보자.”

강민은 태블릿을 받아들고 계좌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는 세나를 바라보며 부탁했다.

“세나.”

“응, 잠시만.”

세나는 어디론가 전화했다.

“여보세요.”

그녀가 전화한 곳은 이번에 그들의 돈을 세탁해 주기로 한 금융업체다. 미 정부의 편의를 얻어 이루어진 작업이었다.

“네. 들어왔나요? 깨끗하고 확실한가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세나는 전화를 끊고 강민에게 보고했다.

“들어온게 맞대.”

“좋아.”

강민의 말을 듣고 덜덜 떨면서 멘돌라와 당케는 부탁했다.

“그, 그럼 이제...”

“편안하게...”

“뭐, 약속을 했으니 말이야.”

강민도 이런걸로 상대를 괴롭힐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강민이 이들에게서 들어야 할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묻지. 이것만 만족스레 대답을 해주면 이번엔 정말로 약속을 지킬거다.”

“뭐, 뭡니까?”

“너희들, 어디서 정보를 얻어 재철의 아버지를 납치하려던 거지?”

강민이 그걸 묻자마자 멘돌라와 당케는 경악한 표정이 됐다.

“헉, 그럼 정말로...?”

“그래. 그땐 솔직히 좀 곤란했어.”

강민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한 표정을 했다.

“으으...”

당케와 멘돌라는 사태를 호전시킬 카드를 손에 다 넣고도 결국 이꼴이 됐다는데 피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강민은 그들을 웃으며 바라보고는 말했다.

“하지만 그런 걸 알고 있는 놈들을 살려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 모조리 죽여야지. 그러니까 그놈들도 처리하도록 이야기해 봐. 너희들이 사회에 공헌하는 몇 안 되는 방법이기도 할 거란 말야.”

“아, 알겠습니다. 말하죠.”

어차피 죽는 판이다. 혼자 죽는 건 억울하니 다 같이 쓸려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멘돌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중국 마피아인 삼합회로부터 들었습니다.”

“삼합회?”

“네.”

“그들이 싸워 본 적이 있다고...”

당케도 말했다.

“흠...”

짚이는 것이 있었던 강민은 가면 안쪽에서 얼굴을 찌푸렸다.

세연도 듣고 짚이는 바가 있었던지 말했다.

“그거 지연이 건 아냐?”

“틀림없어.”

에이리도 이제야 어떻게 됐는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아직도 꼬리를 끌고 남아 있었군.”

“그러게말야.”

강민과 에이리는 생각지도 못한 데서 정보가 셌다고 혀를 찼다. 그리고 강민은 둘을 향해 말했다.

“자, 그럼 정보 고마웠어. 약속대로 편안히 죽게 해주지.”

강민의 손이 움직였다.

“컥!”

“켁.”

강민의 주먹에 얻어맞고 그들은 인형처럼 쓰러졌다.

고통은 없이 죽었을 것이다.

“끝이군.”

강민은 긴 숙제를 끝마친 것처럼 홀가분하게 말했다.

세나와 에이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

리오의 어느 술집.

카를로스는 매우 놀란 모습이었다.

“정말 해냈군.”

“장갑맨은 이런걸로 허풍 따위 치지 않습니다.”

카를로스의 맞은편에서 얼굴을 가린 채 그를 상대하고 있는 것은 강민이었다. 일을 끝마치고 카를로스와 헤어지는 인사를 하기 위해 만남을 가진 것이다.

“사실은 그냥 눈에 띄기 좋아하는 미치광이 정도로 생각했었네만...”

술을 마시면서 카를로스는 말했다.

강민은 어깨를 으쓱였다.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정말 생각을 바꿔야 했어. 믿을 수가 없더군.”

bope조차 리오를 깨끗이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날아온 정체 모를 초인은 일을 시작한 지 정말 두 달도 되지 않아 리오의 모든 범죄조직을 괴멸시켰다.

믿어지지 않는 대업적이었다.

“그러면 기왕에 청소를 했으니 리오가 앞으로는 범죄의 도시 소리 듣지 않도록 수고해 주십시오.”

“그래서 bope가 있는 거지.”

완전히 청소하는 건 무리다.

그러나 가장 커다란 벌레가 죽었으니 남은 벌레들이 다시 그런 커다란 벌레가 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정도는bope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강민이 이어 카를로스를 공격했다.

“한데 그 전에 경찰 본인이 불법에 관여 하는건 그만둬야 하는거 아닙니까?”

“큼, 할 말이 없군. 조금씩 정리하도록 하겠네.”

포주 노릇을 하며 돈과 여자를 함께 얻고 있던 카를로는 창피한 얼굴이 되어 답했다.

“그게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 말을 지킬지는 모를 일이었다.

“그럼 정말 고맙네.”

“카를로스 당신의 도움도 컸습니다.”

그리고 둘은 악수를 했다.

***

계단을 사람들이 오르고 있었다.

한둘이 아니었다. 인종 구성도 다양했다. 브라질 사람은 물론 동양인도 많이 보였다. 그들 가운데 재철과 지젤도 있었다.

그들은 계단을 한참 올라 겨우 정상에 도착했다.

“휴, 다 왔다.”

지젤은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녀는 옆에서 같이 걷던 재철이 전혀 지친 기색이 없는데 감탄하면서 말했다.

“저는 힘들었는데 재철씨는 쌩쌩하네요.”

“하하하, 나는 남자잖아.”

“남자라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힘들어하던데.”

재철은 자신의 가슴을 탕탕 쳤다.

“뭘, 나는 그런 놈들하고는 차원이 다르지.”

재철은 글로브 아미다. 평범한 인간의 범주를 한참 뛰어넘는 건 물론이고 곰하고도 싸워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수준이다.

지젤은 믿음직하단 시선으로 재철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죠.”

그리고 둘은 잠시 걷은 다음 함께 고개를 들었다.

빌딩같이 커다란 조각상이 보였다.

두 앞을 넓게 펼친 남자의 모습.

바로 예수님이었다.

“이게 그 유명한 예수상이란 말이지.”

“굉장하죠?”

지젤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지금 두 사람이 와 있는 곳은 바로 코르코바두 산의 정상. 그리고 그 산의 정상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수상인 거대예수상이 있다.

“그래. 멋진데.”

거대 예수상의 예수는 리우 전체를 품에 안을 듯이 넓게 팔을 펼치고 있었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본 다음에 지젤은 재철을 이끌었다.

“자, 여기로 와 봐요.”

“어딜?”

그리고 둘은 자리를 옮겨 예수상의 앞으로 갔다.

재철은 두 눈을 휘둥그레 하게 떴다.

“와, 멋진데.”

리우의 전경이 거기서는 전부 다 보였다.

리우가 어째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정말 다른 세상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네. 여기서는 리우가 한눈에 보이죠.”

“정말 아름다운 도시야.”

재철이 감탄이 가시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게요.”

지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우울한 얼굴이 됐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답지만, 엉망인 범죄의 도시이기도 하죠.”

“그러게.”

재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글로브 아미로서 많은 싸움을 치뤘다. 겉으로 보기엔 예쁜 도시지만, 사실은 서울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썩은 도시이기도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