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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서 놀러왔다-180화 (180/227)

180화

또 다른 클럽에서의 이야기다.

몇몇 브라질 청년들이 클럽에 갔다.

그들은 파벨라 출신으로 리우의 관광객을 털어먹는 거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꿈이라면 앞으로 무술을 배우고 마약 판매를 열심히 해서 어엿한 폭력조직단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돈, 여자, 마약을 마음껏 가질 수 있게 될 테지!

그들은 없는 돈을 쥐어 짜내 맥주를 홀짝이며 오늘 밤 상대가 될만한 여자가 없는지를 찾았다. 그게 아니라면 먹잇감이라도.

그러던 중 한 청년이 씨익 웃었다.

“저기 보이냐?”

“동양인이네.”

친구가 가리키는 쪽을 보면서 옆의 청년이 말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곳에는 신기한 듯이 주변을 구경하는 체격이 꽤 큰 동양인이 셋 있었다. 표정을 보니 셋 다 어리버리해 보였다.

“관광 온 모양인데.”

“꼴같잖은게 여자 노리고 온 거겠지?”

“돈만 많은 동양 새끼들이 별 수 있겠어?”

앞서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s는 넷이 있고 그 중 하나가 sex라고.

실제 여기 남자들이 관광 오는 경우는 상당수이 경우가 섹스를 노리고 오는 것이다. 그건 매춘일 수도 있고, 아니면 축제 분위기에 맞춰 유혹에 쉽게 넘어오는 하룻밤 상대를 찾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둘다 결과적으로 동일하다.

“좀 골려 줘야겠군.”

“그래. 어디 땅딸만한 원숭이 주제에 우리나라 여자를 노리는지 말야.”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헤이!”

그리고 어설픈 영어로 재철 일당을 향해 말을 걸었다.

“응?”

“뭐라고 한다.”

“에... 헬로우!”

수구가 나서서 답했다.

일단 마음속은 여자 구경하기도 바쁜 판에 웬 시시한 남자새끼들이 말을 거냐고 생각했지만 외국에 나가면 다들 외교관! 나라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일단 친절하게 응대할 생각이었다.

물론 안 되면 저지르고 튀면 된다.

‘스미마셍’이라는 필살기도 있고 말이지!

“웨얼 아 유 프롬?”

“코, 코리아.”

수구는 반사적으로 말하고 후회했다.

필살기 ‘스미마셍’을 이제 쓸 수가 없다!

“오, 코리아! 아이 노 코리아! 김치, 삼성, 스타크래프트!”

“스타를 쟤들도 아네.”

말을 건 외국인이 아는 체를 하자 재철이 만수를 보며 수군댔다.

“종특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더니 진짠가 보다.”

“그런가봐.”

인터넷에서만 접해온 사실을 실제로 접하니 놀라웠다.

외국인은 계속 말했다.

“이프 유 루킹 포 퍼니 씽, 아이 헤브 어 굿 스터프.”

“뭐래는 거냐?”

니글거리며 외국인이 말하는 걸 듣고 재철이 수구에게 물었다.

“즐길 거리 찾고 있으면 멋진게 있다는데.”

“그건 끌리는데.”

뭘 소개해 주려는 걸까. 솔직히 가슴이 뛰었다.

혹시 여자?

매춘이면 어쩌지? 강민은 하지 말라고 했지만, 대비를 철저히 해서 사면 하루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뭔지 물어봐.”

재철이 두근거리며 재촉했다.

수구도 재철과 같은 심정이었기 때문에 얼른 물었다. 그러자 남자들은 씩 웃으면서 품에서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알약 같은게 들어 있었다.

“허흐?”

“헉.”

“마약이다!”

셋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마약!

어떤 종류의 마약인진 모르겠지만, 이런데서 약을 팔려고 하면 마약 외에 달리 있을 리가 없었다. 얼른 수구가 나서서 손을 흔들었다.

“노쌩큐.”

“헤이헤이헤이.”

세 사람이 얼른 관심을 끊으려고 햇다.

하지만 그럴 거면 처음부터 말을 걸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사구려 마약을 이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아치우고 싶어서 접근했던 거니까.

말을 걸었던 남자는 화난 얼굴로 요구했다.

“노노노. 유 머스트 딜 위드 미.”

“뭐래?”

“반드시 거래해야 한다는데.”

“미쳤나. 이것들이 멀쩡한 사람을 범죄자 만들려고.”

재철이 험상궂은 얼굴이 됐다.

두들겨 패서 버릇을 고쳐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얼굴 팔린 상태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건 역시 좋은 일이 아니다 싶어 참았다.

그리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응.”

그들이 떠나려 하자 브라질 청년들은 분노했다.

“퍽킹 옐로우 몽키!”

그들은 셋을 향해 덤벼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두들겨 패고 지갑을 빼앗자!

그것이 그들의 현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재철이 나서서 발을 날렸다.

퍽!

“켁!”

덤벼들던 남자는 거기 걷어차여 뒤로 날아가고 말았다. 클럽이 갑자기 환호성에 가득 찼다. 갑자기 발생한 이 싸움이 그들의 흥미를 끈 것이다.

튕겨 나간 브라질 청년의 동료가 나섰다.

와아아아!

클럽의 남녀는 모두 열광했다.

수구가 나섰다. 그는 달려드는 남자의 주먹을 간단히 피했다.

“어딜.”

“머더퍼커!”

헛친 남자는 서둘러 몸을 돌리며 다시 수구를 노렸다. 수구는 어깨를 으쓱여 그를 놀린 다음 짧게 달리며 주먹을 휘둘렀다.

퍽!

“컥!”

도 한 명이 쓰러졌다.

이제 남은 것은 한 명. 수구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더 덤빌테냐!”

남은 한 사람은 주춤거리다가 품에서 뭔가를 꺼내 손에 끼웠다. 너클이었다. 아주 위험해 보이는 형태였다. 저기 얻어맞으면 얼굴이 그대로 떡처럼 찢어지고 말 것 같았다.

수구가 나서려는 걸 만수가 말리고 제가 나섰다.

“나도 한 판 해야지.”

만수는 앞으로 돌진했다. 브라질 청년은 놀라며 반사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만수는 그걸 피하고는 품으로 파고 들어 상대의 얼굴에 박치기!

퍽!

“켁!”

남자는 떡이 되어 바닥에 굴렀다.

“겁쟁이 주제에.”

싸움이 끝나고 재철 일당은 쓰러진 셋을 비웃었다.

와아아!

군중들은 그들의 승리 환호했다.

세 사람은 쑥스럽게 그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주고는 원래 자리에 돌아와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목표했던 미인은 만나지 못했지만 신나는 하루가 된 것 같았다.

그런데 세 여자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왔다.

“헤이 가이즈!”

모두 놀라 그녀들을 바라봤다.

금발이나 흑발, 갈색 머리로 다양한 머리색이 꽤나 아름다운 여자들이었다. 또 몸매가 모두들 훌륭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재철이 수구를 보면서 수군거렸다.

“스타가 된 것 같은데.”

“그러게.”

“헤헤헤헤...”

재철 일당은 모두 설레는 표정으로 그녀들을 맞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끝내주는 하루가 될 것 같았다.

*

해가 떴다.

창가로부터 떠오르는 해의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우웅....”

태양 빛에 밝아지는 방은 크고 넓고 깨끗했다. 그리고 그 침대에는 한 남자가 벌거벗은 채 잠들어 있었다.

“헉!”

갑자기 남자는 놀란 듯 몸을 일으켰다.

재철이었다.

그간 수련을 했던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온몸으로 보여주듯이 근육으로 가득했다. 보디빌더처럼 울룩불룩 한 정도까진 아니지만 누가 보더라도 놀라며 감탄할만한 몸매라고 할까.

일어난 그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멍하니 중얼거렸다.

“꿈은 아니겠지?”

침대에는 혼자만 남아 있었다.

꿈이었던 걸까?

하지만 휴지통에는 분명 어제 사용했던 콘돔이 들어 있었다. 그걸 보고 즐거웠던 밤이 생각나서 재철은 헤헤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재철은 침대에서 벗어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젯밤 좋은 시간을 보냈던 여자가 보이지 않았으니까. 말도 없이 혼자 떠나버린 것일까. 하룻밤 상대라고는 해도 좋은 시간을 보낸 상대가 말도 없이 떠나버린 건 좀 섭섭했다.

재철은 입맛을 다시며 옷을 챙겨 입었다.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

“엇!”

바지에 두툼하게 느껴져야 할 것이 없었다.

재철은 당황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뒤졌지만 없는게 그런다고 느껴질 리는 만무하다! 재철은 당황하며 외쳤다.

“지갑 털렸다!”

어젯밤 재철과 좋은 시간을 보냈던 그 여자는 그의 지갑을 노렸던 꽃뱀이었던 것이다.

“무서운 브라질...”

한국에서 도착하자마자 마약 파는 놈을 만나지 않나, 원나잇 하고 나서 지갑을 털리지 않나. 과연 명성대로의 무서운 곳이었다.

“그래도 좋았긴 하지만.”

어젯밤의 꿈같던 시간을 생각하고 재철은 웃었다.

***

재철 일당이 우르르 호텔로 돌아왔다.

각자 방은 따로 잡아 뒀지만, 따로 모여서 이야기 할 것이 많기 때문에 따로 또 큰 방을 잡아서 거기 모여 낮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먼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그 방에 모여 있던 강민 일행이 재철 일당이 돌아온 것을 봤다. 강민이 먼저 물었다.

“어디 갔다 왔어?”

“그런데가 조금”

“그래.”

“헤헤...”

재철 일당은 웃으면서 얼버무리듯이 말했다.

괜히 즐거워 보이는 표정에 하루 외박하고 나서의 귀환. 강민이 번쩍 눈을 떴다. 짐작가는 바가 있었다.

그는 외쳤다!

“이 새끼들 홈런치고 왔구나!”

재철 일당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홈런이 뭐야?”

“글쎄?”

“야구 안 했어.”

그들은 강민이 말한 홈런의 뜻을 모른다.

강민은 그들의 반응을 보고 자신이 참 빨리 애들을 갱생시켰다고 느꼈다. 원래 홈런 같은 업게용어는 비교적 금세 익히는 것인데 고딩때 잡아 죽여 놓으니 대학생이 된 지금도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강민이 설명했다.

“홈런은 그걸 뜻하는게 아냐. 원나잇에 성공했다는 거지!”

하룻밤 상대를 건지는데 성공하는 걸 나이트 업계에서는 홈런 쳤다고 한다.

그제서야 재철 일당은 놀란 표정이 됐다.

“어.”

“헉!”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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