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태양!
해변!
바다!
미녀!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것들!
그래서 세간에는 리우데자네이루에는 3가지 s가 있다고 한다. sand, sun, sea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더 해서 요즘은 4s라고도 물린다.
그s는 sex다.
그런 욕망이 넘치는 아름다운 해변에 강민은 수영복 차림으로 걸어 다니고 있었다. 물론 얼굴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가리고 있었다.
주변에는 많은 브라질 미인들이 헐벗은 채 태양 빛에 피부를 노출 시키고 있었다. 늘씬늘씬 쭉쭉 빵빵! 세나와 에이리를 몰랐다면 눈이 저절로 향하고 말았을 광경들! 강민은 아름다운 광경이라 생각하며 목적지로 부지런히 걸었다.
그가 걸음을 멈춘 곳은 해변의 한 곳에 있는 작은 까페였다.
까페라곤 하지만 커피보다는 시원한 과일 음료가 더 잘 팔리는 곳이었다. 내부에는 사람이 가득해서 앉을 자리가 없을 지경!
강민은 주변을 둘레둘레 살피다가 한 남자가 혼자 앉은 곳을 발견하고 거기로 갔다. 그리고 그 앞자리에 앉으며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그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화도 가능했다.
“당신이?”
남자가 얼굴을 찌푸리고 말했다.
물론 영어로.
사실 브라질은 포루투칼어를 공용어로 쓴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오기도 하는 사정이 있어서 영어 사용자는 드물지 않다.
리우데자네이루 같은 경우 영어만 알아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
“그렇죠.”
“생각보다 훨씬 젊은 거 같은데...”
“뭐 그런 거 상관 있나요.”
“없지.”
남자는 피식 웃으며 시켜뒀던 음료수를 쪽 빨아들였다.
“나가죠.”
강민은 고갯짓해 말했고 남자는 동의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가게 밖으로 나가 해변을 걸었다. 오면서 보았던 미녀들이 무수히 해변에 누워 일광욕하는 모습들이 들어왔다.
강민은 새삼 감탄했다.
“역시 브라질. 멋지군요.”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상품이 바로 미녀 아니겠나.”
농담삼아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 브라질에는 세계적인 미녀들이 많다. 모델로 성공하는 미인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니 브라질의 효자수출 상품이 미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최고의 수출 상품은 축구선수지만!
“그렇다곤 들었습니다.”
“어때, 하나 소개시켜 줄까?”
남자가 강민에게 물었다.
강민은 어이가 없다는 듯 반문했다.
“포주도 하고 있습니까?”
“경찰 노릇만 가지곤 살아가기 힘들거든.”
남자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그는 호세라는 이름의 bope 현재 대장이다. 폭력조직을 작살내기 위해 CIA의 소개로 오늘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이다.
“뭐 그래도 할 일은 다 한다는 평판이니 그건 따지지 않도록 하죠.”
브라질에서 마약상들과 국가가 전쟁을 치르고 이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어떻게 국가가 폭력조직 따위한테 고생한단 말인가!
사실 인원과 무장을 생각하면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고려치 않는게 있는게 바로 부패다. 브라질 공권력의 부패는 어마어마해서 경찰은 전부 뇌물 먹고 사는 놈 취급을 받을 지경이다.
오죽하면 마약과 총격전이 벌어지면 경찰 중 절반은 적이라는 말이 있을까!
그 정도로 경찰과 폭력배 간의 결탁이 세다.
특수부대인 bope 역시 그런 환경에서 만들어졌다. 부패에서 완전히 거리를 두진 못했다. 하지만 비교적 깨끗하고 또 싸워야 하는 적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잔인하기 때문에 별말 없이 넘어가고 있는 것뿐.
“잘 생각했어. 어차피 자네도 불법 아닌가.”
“그렇다고 쳐 두죠.”
호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법의 테두리에서 활동한다면 강민은 범죄자들을 잔인하게 살육할 수 없었을 테니까. 강민은 길을 걸으며 이어 물었다.
“협력 활동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이걸 주지.”
강민은 호세가 내미는 걸 받아 확인했다.
폰이었다.
“그냥 스마트폰 아닙니까?”
“맞네.”
“그러면?”
“실력에는 자신 있다고 했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강민은 코웃음을 쳤다.
보피.
물론 강하다.
시가전이라면 세계에서 둘째가라 해도 서러울 정도!
하지만 강민은 장갑맨이다! 그는 미군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힘을 선보였다. 그를 이기고 싶다면 미군 일개 사단이 투입되어도 될지 안 될지 모른다.
bope 정도로 감히 그 앞에서 강하니 약하니를 거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 그러니까 그 새끼들 족치러 갈 때, 일단 이걸로 우리에게 연락을 주고 돌입하게.”
“그러면요?”
“밖에서는 우리가 포위하고 있도록 하지. 안에서 마음껏 설치라고, 아무도 간섭하지 못하게 막아줄 테니까.”
호세의 말에 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군요.”
“그렇지.”
어차피 강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표적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주변을 포위하는 것과 그 내부에 쓸데없이 말려드는 사람이 없도록 청소를 해 주는 것이다.
bope가 나서서 그걸 철저히 해 준다면 강민으로선 최고의 환경이다.
“그러면 여기 치안도 좀 좋아지도록 서로 노력해 보죠.”
강민은 호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것들은 바퀴벌레야. 자네가 아무리 세도 좋아질리는 없지. 그래도... 천벌을 내리는 정도야 가능하겠지!”
bope는 강민의 손을 잡아 강하게 악수하며 말했다.
***
브라질 리우에서 인생을 엇나간 놈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대체로 범죄다. 그 중에서도 관광객을 털어먹는 일이 인기다.
덕분에 리우에서는 1,000,000명당 살인사건률이 40을 넘는데, 이는 한국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오늘도 그런 먹앗감을 노리고 리우의 한 거리에서 양아치들이 거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보며 먹잇감을 물색했다. 그들 가운데 중간에 앉은 스킨 헤드의 청년이 놀란 눈길로 한쪽을 보며 동료들에게 말했다.
“저것 좀 봐.”
“호오호오.”
그의 동료들도 그가 가리킨 쪽을 보고 곧 놀란 얼굴이 됐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두 여자였다.
한쪽은 키가 크고 단단한 인상이었고, 다른 쪽은 약간 키는 작지만 부드럽고 가녀린 인상이었다. 하지만 공통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못믿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끝내주지 않냐?”
“그야... 오늘 본 중에 최곤데?”
“어디지? 미국은 아닌 것 같고... 유럽인가?”
“그렇겠지.”
“어쨌든 이거 진짜 어마어마한한데...”
모두들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두 여자를 바라봤다. 그중 한 남자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두 여자에게 다가갔다.
“거기 아가씨들.”
“응?”
아름다운 여자가 반응했다. 그 두 여자는 세나와 에이리였다.
“어디서 왔습니까?”
“후후.”
“어디같아 보이나요?”
세나가 장난스레 웃으며 반문했다. 그녀의 말에 남자는 놀란 표정이 됐다.
“어, 브라질 사람입니까? 포루투칼 말이 너무 유창한데.”
“아쉽네요. 아니에요.”
“와, 이거 굉장한데요. 이런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똑똑하기까지 하다니.”
그러면서 남자는 세나 근처에 다가갔다. 세나는 피식 웃으며 그 농을 받아들였다.
“칭찬이 능숙하신데요.”
“나는 질할렌이라고 합니다.”
“나는 세나라고 해요.”
“어때요? 좋은 클럽이 있는데, 같이 안 가겠습니까?”
남자는 노골적으로 두 사람을 유혹했다. 세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환호했고, 두 사람은 그를 따라 움직였다.
에이리가 세나에게 속삭였다.
“괜찮겠어?”
“뭐 어때, 그냥 가지고 노는 건데.”
상대의 속셈이 뭔지는 뻔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왕 놀러 나온 거 잠깐 놀다가 바람맞히고 떠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 그냥 받아들였다.
“사악하긴.”
“흥. 좋은 추억 하나 선물하는 건데 어때서. 제대로 상대하면 제까짓게 나하고 말 한마디나 나눌 수 있을까 봐서.
세나는 자부심 가득한 어조로 주장했다.
자신과 같은 미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 해도 상대로서는 영광! 그러니 감히 남자 쪽에서 바람맞혔다고 불평 따위 할 자격은 없다! 라는 것이 세나의 생각이었다.
“어련할까.”
사실 에이리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곧 그들은 클럽 안에 들어갔고 자리를 잡았다. 두 사람을 이곳까지 안내한 남자는 웃는 낯으로 말하며 술을 두 잔 내밀었다
“자, 여기 제가 술 한잔 사겠습니다.”
“고마워요.”
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걸 받았지만 에이리는 아니었다.
“잠깐.”
“왜 그러시는지...?”
“약을 탔지.”
에이리는 날카로운 눈으로 상대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에이리의 갑작스러운 말에 남자의 안색이 눈에 띄게 변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말도 안 돼?”
에이리는 피식 웃고는 그 술을 상대의 얼굴에 부어버렸고,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정강이를 걷어찼다. 퍽 소리가 나고 정강이가 부러져 벼가 살을 찢고 튀어나왔다.
“으아악!”
“추악한 새끼로군. 잠시 놀아줄까 생각했던 것도 짜증나.”
“뭔가 한 모양이지?”
세나가 비명을 지르는 남자에게는 관심도 보이지 않고 에이리에게 물었다. 에이리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약을 탔어. 술을 받고 품에서 꺼내 타더군.”
“데이트 강간 약물이란게 있다더니, 실제로 쓰이네.”
세나도 불쾌한 표정이었다. 어차피 가지고 놀려고 따라온 것이긴 해도 이런 짓을 하는 상대라니, 추악한 놈들이었다.
“상종할 가치도 없는 말종이야.”
“그러게.”
그리고 두은 클럽을 빠져나가려 했다. 친구가 당하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순 없었던 그의 동료들이 두 사람에게 달려왔다.
“이년이!”
“벌레들이 달려드네.”
세나가 비웃었다.
“청소는 내가 하지.”
“잘 부탁해.”
에이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전투를 시작했다.
아니, 그건 전투도 아니었다.
“켁!”
“으악!”
시종일관 에이리의 일방적인 구타! 그녀가 눈에 보이지도 않겠다 싶은 속도로 번적일 때마다 달려든 던 남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지는게 전부였다.
싸움이 끝나기까지는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와아아아!
그걸 보던 클럽의 구경꾼들은 감탄해서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세나는 상큼하게 웃어 그 환호에 답하고는 에이리와 함께 그 클럽을 빠져 나왔다. 역시 너무 아름다우면 그것도 문제라고 생각하면서.